여행-서울

서울 새벽 2시 혜화역 대학로 야경

좀좀이 2017. 4. 14.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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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에 집에서 나와서 대학로로 향했어요. 의정부에서 대학로는 늦은 시각에 가기 좋아요. 왜냐하면 108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되거든요. 108번이 기점 기준 자정에 출발해요. 이 버스를 타고 가면 대학로에 1시 반까지는 갈 수 있어요.


대학로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신 후, 거리를 둘러보았어요. 공연 같은 것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혜화역 쪽을 돌아다닌 적이 없어요. 게다가 혜화역은 항상 제가 살던 곳에서 참 애매한 곳이라 밤에 가는 것은 최대한 피했어요. 귀가도 고려해야 했으니까요. 물론 의정부에 살고 있는 지금은 매우 야심한 시각에 혜화역에서 집에 돌아가기는 편해요. 바로 위에서 말한 108번 버스를 타고 귀가하면 되니까요.


혜화는 그래서 제게 가까우면서 참 먼 곳이에요. 대학로에 공연을 보러 간 것은 태어나서 딱 한 번 있어요. 그게 올해였고, 그것은 아마 처음이자 실상 마지막일 거에요. 그것도 제가 돈 내고 간 것이 아니라 서울에 놀러온 친구가 자기가 제 입장료까지 내줄테니 같이 가자고 해서 졸래졸래 따라간 것이었으니까요.


모처럼 한밤중에 온 혜화역 대학로. 여기는 또 언제 올 지 몰라요. 대학로에도 24시간 카페가 몇 곳 있으니 야심한 시각에 여기를 가보기 위해 갈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혜화역 위치가 심야시각에 다른 곳으로 넘어가기에는 상당히 애매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한동안 계속 미룰 수도 있어요. 혜화역에서 광화문, 신촌, 홍대 쪽으로 넘어가려면 종로로 나와서 N26 심야버스를 타야 하거든요. 종로까지 걸어가는 거리가 멀지는 않아요. 충분히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요. 하지만 1km 가 넘는 거리이기 때문에 걸어가려면 솔직히 귀찮고, 한정된 어두운 시간을 이용할 때 이 짧은 시간도 너무나 소중해요.


묶어서 간다면 동대문, 종로와 묶어서 가야할텐데 여기를 당장 갈 생각은 별로 없어요.


이왕 온 김에 대학로의 새벽 풍경은 어떤지 궁금해서 잠깐 돌아다녀보았어요. 새벽 2시부터 3시 사이에 돌아다녔으니 새벽 2시 혜화역 대학로 야경이라 해도 될 거에요.



거리는 매우 조용했어요. 도로 포장 공사중이라 낮에는 시끄러웠겠지만 밤이라 포크레인도 쉬고 있었어요.


자전거도 쉬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단체로 자전거를 타고 온 건지 원래 여기에 세우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도로 포장 공사도 자고 쓰레기도 자는 길거리.



거리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요.



혜화역 큰 거리에는 택시만 많이 있었어요.





드문드문 사람들이 있었고, 24시간 영업하는 식당에는 몇몇이 앉아서 밥을 먹고 있었어요. 낮에는 여기에 사람들이 적지는 않을 거에요. 하지만 밤에는 그냥 죽은 거리. 이 거리를 지도에 표시하면 점 몇 개만 있고 까맣게 앵겨버려도 될 거에요.




사람은 별로 안 보이는데 택시는 많이 보였어요. 거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택시에 태운다 해도 택시가 남아돌 정도로요.





소극장이 있는 거리도 역시나 조용했어요. '대학로'라고 하면 많이 노는 분위기일 거 같지만 새벽 2시에는 조용했어요.



이렇게 시꺼멓게 나온 사진은 마로니에 공원. 밤에 공원은 안 가는 편이에요. 노숙자들 때문에 위험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간 날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노숙자나 취객이 보이지 않았어요. 커플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몇몇이 모여 잡담을 하고 있었어요.



이 사진은 덤이에요. 종로의 새벽 3시 밤거리 모습이에요. 연등축제가 가까워져서 거리에 연등이 매달려 있더라구요.


대학로의 새벽 2시 풍경은 의외로 매우 조용했어요. 여기도 나름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귀로 전해지는 노랫소리를 흥얼거리는 소리도 크게 들릴 정도로 참 고요했어요. 하지만 엉엉 울며 달려가는 여자, 이유 없이 굉음을 지르는 남자가 있기는 했어요. 그거 보면서 '여기도 술 먹는 곳은 맞나보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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