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복습의 시간 (2016)

복습의 시간 - 74 중국 여행기 - 상하이 라오제 (상해노가, 上海老街)

좀좀이 2016. 12. 1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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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맥도날드 들렸다 가자."

"맥도날드? 갑자기 왜?"

"숙소 가는 길이랑 뭣 좀 찾아보게."


친구가 기차역에서 나오더니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 상하이역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에 잠깐 갔다가 숙소로 가자고 했어요.


중국 상하이 맥도날드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친구는 숙소 가는 방법을 확인한 후, 와이파이로 뭔가 개인적인 일을 처리했어요. 친구가 일을 마친 후,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이거 비 오는 거 아니야?"


푹푹 찌는 공기. 하늘은 미세먼지 알갱이 하나가 구름을 톡 건드리는 순간 물이 쫙 쏟아지게 생겼어요.


"상하이의 이 습한 공기 진짜 싫다."


친구가 투덜대었어요. 더워서 땀이 나는 것이 아니라 습해서 땀이 났어요. 일단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갔어요. 버스에서 내려서 숙소로 걸어가는데 계속 비가 한바탕 퍼부을 거 같았어요. 절대 조금 내릴 비가 아니었어요. 크게 한 방 터뜨리려고 물을 계속 꾹꾹 모아놓고 있는 것이 피부에 와닿았어요. 이것은 터지면 바로 폭우처럼 쏟아질 분위기였어요. 둘 다 우산이 없었어요. 부지런히 숙소를 향해 걸어갔어요.


숙소에 도착하자 체크인을 하고 짐을 던져놓은 후 다시 밖으로 나왔어요.


"오늘 어디 가지?"


여기는 상하이. 여기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이 중심이 되는 곳. 친구는 상하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여행'이 끝났어요. 그냥 저를 위해 같이 숙소에서 1박 하고 노는 것이었어요. 물론 같이 노니 같이 여행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친구에게 상하이는 더 이상 신기할 것이 없는 공간이었어요. 저는 중국에서 하고 싶은 것이 아무 것도 없었어요. 친구와 놀기 위해 숙소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딱히 어디 가서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저 역시 원점으로 돌아왔거든요. 처음 상하이에 도착했을 때 한족의 중국에는 그 어떤 관심도 없었어요. 그리고 중국을 횡단하면서 다시 그 상태로 돌아왔어요. 숙박비를 내니 돈이 그렇기 많이 남지 않아 특별히 기념품과 선물을 사러 갈 수 없었어요. 친구에게 위안화를 빌린 후 친구의 한국 계좌로 돈을 송금해주면 되기는 하는데, 이 나라에서 돈을 쓰고 싶은 마음은 아예 없었어요.


원래 계획은 상하이의 짝퉁 시장인 한성시장과 상하이 라오제를 가는 것이었어요. 제 수중에 있는 위안화로만 버틴다고 하면 한성시장 가서 물건을 살 돈이 없었어요. 그러므로 한성시장은 일부러 또 갈 필요가 없었어요. 날도 구질구질하므로 상하이 라오제만 가기로 했어요. 상하이 사는 친구도 상하이 라오제는 처음 보는 곳이라고 했거든요. 여기만 보고 저녁 먹고 잠이나 실컷 잘까 생각했어요.



길거리에 나와 있는 화로를 보며 하늘을 바라보았어요.


"우리 우산 사야하지 않을까?"

"그냥 가자."


친구가 우산을 사자고 했지만 그냥 가자고 했어요. 이 나라에서 더 이상 돈을 쓰고 싶지 않았어요. 중국 여행에 대한 의욕이 아예 없어져 버렸어요.


황희 정승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나라.


중국에 대한 평을 보면 모세의 기적처럼 쫙 갈리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중국을 엄청나게 찬양하는 무리와 중국을 엄청나게 비난하는 무리로 갈려요. 이들 사이에 위치한 중간적인 사람들은 거의 없어요. 인터넷상에서 중국을 엄청나게 찬양하는 무리를 조선족이라고 욕하고, 중국을 엄청나게 비난하는 무리를 조선놈이라고 욕해요. 선진국에 대한 평을 보면 나쁜 것도 있고 좋은 것도 있다고 공존을 인정하는 편인데, 중국은 유독 공존이 없는 편이에요. 중국 여행을 오기 전, 대체 어느 쪽이 맞나 의문이었어요. 단순히 인터넷상의 평가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의 평도 이렇게 모세의 기적처럼 쫙 갈라져 있었거든요.


황희 정승은 이 놈도 맞고 저 놈도 맞다고 했어요. 둘 다 맞았어요. 분명히 중국을 찬양하는 무리의 말처럼 엄청나게 번화한 곳도 있었어요. 하지만 대부분은 중국을 비난하는 무리의 말처럼 엄청나게 낙후되어 있었어요. 중국은 워낙 넓다보니 자기가 본 세계를 기준으로 이야기할 수 밖에 없고, 중국인도 워낙 많다보니 자기가 만난 사람들 기준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어요.


주사위를 던져서 10번 연속 짝수가 나오면 그 다음에 던졌을 때 또 짝수가 나올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짝수가 나올 확률은 여전히 1/2에요. 한편 색깔만 다르고 나머지는 전부 똑같은 구슬 두 종류를 잘 섞어서 병에 쏟아넣으면 희안하게 골고루 섞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색 구슬 몇 개씩 뭉쳐 있는 우연의 법칙도 있어요. 환경에 따라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는 하나, 전혀 다른 환경으로 가더라도 한 번 좋은 사람을 만나기 시작하면 연타로 좋은 사람을 만나고, 한 번 나쁜 사람을 만나기 시작하면 연타로 타쁜 사람을 만나는 일이 종종 발생해요. 그래서 인간 관계에 대해 조언해주는 것이 상당히 어렵죠. 좋은 사람을 A, 나쁜 사람을 B라고 했을 때, 내가 모르는 사람을 만난 경험 순서가 ABBBAAAAAA 이라 해서 상대도 그 순서대로 사람을 만날 리 없으니까요.


외국 체류 및 여행기를 읽어보면 선진국으로 갈 수록 사회 하류층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고 후진국으로 갈 수록 사회 중상류층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져요. 자신이 갖고 있는 돈에 맞추어 생활해야 하다보니 물가 비싼 선진국으로 갈 수록 하류층에 가깝게 지내야 하고, 물가 저렴한 후진국으로 갈 수록 중상류층에 가깝게 지내야 해요. 이러다보니 만나는 사람들도 그에 맞추어지게 되요. 경험담 또한 그에 맞추어지게 되구요. 그래서 빈부격차가 심한 후진국으로 갈 수록 교민, 장기 유학생, 단기 유학생들이 서로 니들이 여기 살아봤냐 가봤냐 엄청나게 싸워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어요.


이제야 이해가 되었어요. 중국에 대한 평은 그렇게 극단적으로 갈릴 수 밖에 없었어요. 중국은 크고, 중국인은 많고, 중국의 빈부격차는 엄청나게 심각하니까요.


화려한 상하이의 번화가는 실상이면서 허상이었어요. 양쪽 눈의 시력차가 크게 날 때 흐릿하면서 선명하게 보여요. 안개가 끼어 있는데 사물이 선명히 보이며 앞을 잘 볼 수 있는데 잘 보이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되요. 이 말이 이해가 안 된다면 한쪽 눈만 손으로 지긋이 눌렀다 떼고 앞을 보면 되요. 잘 보이는데 잘 보이지 않고, 잘 보이지 않는데 잘 보이는 모순의 현장. 그것이 거대하고 현대적이고 화려한 중국 번화가의 실체였어요. 2016년 IMF 자료에 의하면 중국 1인당 GDP는 8261달러에요. 흔히 접할 수 있는 화려한 중국의 모습과 1인당 GDP 8261달러가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가 27633달러고, 타이완이 22044달러고, 경제상황 안 좋다는 포르투갈이 19759달러, 그리스가 18078달러에요. 오늘도 우리나라에 불법체류하며 돈 벌어 귀국할 꿈을 꾸는 중국인은 쏟아져나오고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불법체류를 시도라도 해볼 수 있는 사람들은 그 13억 중국인 중에서도 엄선된 중국인이에요.


"너희 나라 좋은 나라야. 그런데 너희 나라 인민들은 행복하니?"


친한 동생이 짝퉁 중화사상 탑재한 made in china 인간들을 상대할 때 저렇게 이야기한다고 했어요. 이들은 매킨토시 제품에 맥 OS가 깔려 있는 것처럼 뇌에 기본 운영 프로그램으로 위조 중화사상이 탑재된 것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객관적인 자료를 들이대도 소용이 없어요. 그래서 이들을 상대할 때 적당히 중국 빨아주는 것 맞장구쳐주다가 이 기본 OS 로 탑재된 엉터리 중화사상에 에러를 일으킬 수 있는 명령어인 '너희 나라 인민들은 행복하니'를 입력한대요. 그러면 바로 시스템 에러.


제 눈앞에 펼쳐진 상하이의 풍경은 그랬어요. 저 또한 처음 중국 상하이를 돌아다닐 때에는 중국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감탄했어요. 그 첫 인상은 완벽히 사라졌어요.


"위구르인이다!"



반가운 마음에 위구르어로 인사를 했어요. 정말 반가웠어요. 가볍게 몇 마디 나눈 후 또 목적지 없는 것처럼 걸었어요.


"밥이나 먹자."

"너 뭐 먹고 싶은데?"

"차오판."


차오판만 잔뜩 먹고 싶었어요. 친구는 괜찮아보이는 식당으로 데려갔어요.



식당은 문을 활짝 열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있었어요. 이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 딱히 중국만 그렇다고 할 것은 아니었어요. 우리나라도 산업용 전기가 워낙 저렴해서 가게들이 문을 활짝 열고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는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지요.


중국 볶음밥


"맛있냐?"

"어. 볶음밥은 진짜 맛있다."


꾸준히 볶음밥만 시켜먹는 저를 보며 친구가 감탄했어요. 중국의 볶음밥은 우리나라 볶음밥보다 훨씬 맛있는데, 이것은 한국 돌아가면 먹을 수 없는 것이었어요. 중국의 볶음밥과 밀크티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뛰어났어요.


볶음밥을 먹고 밖으로 나왔어요.


"너 진짜 가고 싶은 곳 없어?"

"어. 그냥 상해노가나 다녀오자."


친구가 다시 제게 정말 상하이에서 가보고 싶은 곳이 없냐고 물어보았어요. 정말 가고 싶은 곳이 하나도 없었어요. 상하이 라오제도 원래부터 있던 오래된 거리는 아니라고 하니 딱히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그마저도 안 가면 오늘 갈 곳이 아무 곳도 없었어요. 시계를 보니 아직 오후 4시도 안 되었어요. 뭔가 가보고 싶은 거나 해보고 싶은 것이 없을까 생각해 보았어요.


"야, 우리 모스크 가자!"

"아, 또 뭔 모스크야? 상하이에 모스크 없어!"

"에이, 설마 상하이에 모스크 없을라구."

"진짜라니까! 내가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모스크를 본 적이 없다. 볼래?"


순간 상하이에 있는 모스크를 가보고 싶어졌어요. 저 멀리 발칸유럽에서 여기까지 여행하는 동안 국가마다 모스크 1개씩은 꼭 가보았어요. 의도해서 그런 것은 아닌데 그렇게 되었어요. 멀리 발칸유럽의 알바니아, 마케도니아, 코소보, 불가리아부터 시작해 이어진 거대한 모스크의 길. 중국에서도 계속 도시마다 모스크를 보며 왔기 때문에 굳이 상하이에서 모스크를 안 간다 해도 위대한 모스크의 길을 완주했다고 하려면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 여행의 마지막 지점에서 모스크를 가서 진짜로 확실하게 이 위대한 길을 마무리짓고 싶었어요.


친구는 당연히 상하이에는 모스크 따위 없을 거라며 스마트폰으로 바이두 지도를 켰어요. 그리고 저 때문에 외우게 된 중국어 단어 清真寺 qīngzhēnsì 칭전스를 입력했어요.


"어? 있네?"

"야, 많다!"


상하이 모스크 지도


검색 결과 상하이에 모스크가 여러 곳 있었어요. 친구는 정신이 붕괴되었어요. 한숨을 푹 쉬며 검색결과를 부정하려 했어요. 잔인한 현실이었어요. 회족 음식점과 위구르 음식점이 아니라 진짜 모스크가 여러 곳이었어요. 친구의 얼굴에 지금 이 머리 위 하늘처럼 먹구름이 가득 끼었어요. 위치나 엄청나게 멀면 굳이 거기를 일부러 가야하냐고 하겠지만 지도를 보니 저와 친구가 있는 곳에서 가깝지는 않지만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에도 모스크가 있었어요.


"야, 모스크 꼭 가야겠냐?"

"글쎄...됐다. 뭐 일부러 갈 것까지야 없어. 너 엄청 싫어하잖아."


모스크 가자고 한다면 친구가 저를 모스크로 데려다주기는 할 거에요. 엄청나게 많이 싫어하겠지만요. 저는 친구에게 '모스크성애자'로 각인된 상황이었고, 친구는 제게 '모스크알레르기'로 각인된 상황이었어요. 친구가 이번에는 반드시 여행기를 쓰겠다고 했는데 그 여행기 속 저는 분명히 모스크만 보면 추파를 던지는 미녀를 본 것처럼 흥분했다고 묘사되겠지요. 마치 제 여행기에서 친구가 모스크 알레르기 중증을 앓는 것처럼 묘사된 것처럼요. 여행 마지막에 모스크를 그렇게 싫어하는 친구를 데리고 일부러 모스크를 찾아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는 제가 모스크를 안 찾아가겠다고 하자 표정이 매우 밝아졌어요.



"우리 우산 사지 않을래?"

"우산? 비 올 건가?"

"이거 아무래도 비올 거 같다. 하나 사자."


거리에서 우산 하나를 10위안에 파는 사람이 보였어요. 친구와 5위안씩 부담해서 10위안 짜리 우산을 하나 구입했어요.


"저거 란저우 라면 아니야?"

"어우! 보기도 싫다. 보기만 해도 열받네."


사진조차 흔들렸어요.



친구와 상해노가로 걸어가는데 교통 표지판이 보였어요.


중국 교통표지판


날라차기!


네까짓 것이 감이 나의 앞을 가로막아? 너 때문에 나는 지금 불편해! 어디 감히 내가 불편하게 만든단 말이야? 저리 꺼져! 내가 편하고 좋은 게 최우선이야!


중국에 처음 왔던 날. 저 표지판을 보며 장난으로 뒤의 여학생이 앞의 남학생에게 발길질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며 사진을 찍었어요. 중국 횡단을 마친 지금 이 표지판은 진지하게 화가 나서 발길질하는 장면으로 보였어요. 어린이 조심이 아니라 뒤에서 누가 날라차기하는 거 조심하라는 표지판. 이것이 맞는 해석인가? 그럴싸했어요. 그래야 중국다우니까요. 교통 표지판을 보며 어서 이곳과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선진 시민의식이 훨씬 발달한 대한민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교통표지판은 왜 찍냐?"

"여행기에 쓰게."


친구와 이런저런 잡담을 하고 사진을 찍으며 상하이 라오제 쪽으로 계속 걸어갔어요.




"우리 여기 뭐 있나 한 번 구경이나 해보자."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요.






미술 용품을 파는 상점들이 몰려 있었어요.



건물 벽에는 낙서가 있었어요. 건물 창밖으로 풍경을 내려다보았어요.


중국 상하이


shanghai in china


대충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어요.




"너 좋아하는 코코나이차다."

"저기서 나이차 마시면서 좀 쉬자."


친구와 코코나이차 안으로 들어가서 밀크티를 주문했어요.


중국 상하이 코코나이차


가게에서 사먹던 공장제 밀크티 제품들에 비해 확실히 덜 달고 향이 강했어요. 당연한 것이었어요. 중국에서 1위안짜리는 1위안의 가치를 하니까요.




"여기 우리 첫날 왔던 곳이지?"

"어."


정말 큰 흥미 없이 길을 계속 걸었어요.


上海


"여기에서 우리 볶음밥 먹지 않았냐?"

"맞아. 이쪽 어디야."


첫날 친구와 숙소로 가던 길에 거리에서 볶음밥을 하나 사 먹었었어요. 그 장소가 이쪽 어딘가였어요.



차도에 화분을 놓고 키우고 있는 집도 있었어요. 왜 차도에 화분을 놓고 키우냐구요? 저 집주인이 그렇게 하고 싶으니까요.



"야, 저거 모스크 표지판이다!"

"어?"


친구와 상하이 라오제를 향해 걸어가는데 거리에 모스크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붙어 있었어요. 친구는 그것을 보고 경악했어요.


"야, 우리 모스크 가자! 여기서 멀지도 않네!"

"너 진짜 꼭 가야겠냐?"

"상하이에서도 모스크를 가면 중국 모스크 기행 완성 아닌가?"

"음..."


친구는 고민에 빠졌어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순순히 모스크를 갈 친구가 아니었어요. 게다가 일단 상하이 라오제도 가야 했구요.


저녁 5시 20분. 상하이 라오제 上海老街 에 도착했어요.



날은 습하고 먹구름은 가득 끼어 있었어요. 지금 당장 폭우가 쏟아진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상황이 아니었어요.



상해노가


중국 상하이 관광지 - 상하이 라오제


주변을 대충 둘러보며 걸었어요.


"너 그 10위안짜리 안마기 안 살 꺼? 전에 선물로 몇 개 사간대메."

"아니. 돈 없어."

"돈 부족하면 내가 빌려줄께."

"그게 아니라 중국에서 더 이상 돈 쓰기 싫다구."


친구는 첫날 밤 여기를 우연히 발견했을 때를 떠올렸어요. 그때 이 길 입구에 있는 가게에서 10위안을 주고 휴대용 마사지기를 구입했어요. 밤에 그 마사지기를 가지고 마사지를 하면서 본전 뽑고 수익내고 있다고 둘이 매우 좋아했어요. 그때 그 기계가 하도 좋아서 다른 사람들 선물로 주려고 구입할까 생각했었어요. 이제 생각이 바뀌었어요. 위안화는 얼마 없고, 선물을 들고 갈 공간도 별로 없었어요. 선물을 주어야 하는 사람들 것을 하나씩은 챙겼기 때문에 굳이 일부러 더 구입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친구는 뭔가 전에 와봤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다고 하며 계속 고개를 기우뚱거렸어요.





"아, 나 여기 와봤다! 여기 예원 가는 길이네."

"예원?"

"어. 여기 예원이라고 있어. 중국 전통 정원 같은 거. 갈래?"

"거기 입장료 있지?"

"어. 있어."

"안 가."


친구는 이쪽이 예원 가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첫날밤에는 한밤중에 지나갔기 때문에 자기가 모르고 안 와 본 곳이라 생각했던 것이었어요.





사람은 엄청나게 많았어요. 습도도 매우 높았어요. 카메라에 김이 서려서 사진이 뿌옇게 찍혔고, 구름낀 하늘 아래의 저녁 시간이라 어두침침했어요.



친구가 예원 혹시 공짜로 들어갈 수 있는지 가보자고 했어요.




당연히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었고, 그나마도 조금 후면 문을 닫을 거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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