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족이 하나도 안 보이니 속이 시원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분이 이상하고 불안했어요. 우루무치에서는 당연히 한족이 많이 보였고, 카슈가르 구시가지만 해도 최소한 한족 관광객들이 보였어요. 여기는 정말 한족이 하나도 안 보였어요. 아까 그 황량한 풍경, 산으로 가던 길이 무슨 분계선 같이 와닿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걸어나갈수록 이 길을 가도 되는 것인지 더욱 망설여졌어요. 아까 깜깜할 때 기차역에서 나와 걸을 때에는 그냥 아무 것도 없었을 뿐이었지, 걸어나가는 것 자체가 망설여지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지금은 달랐어요. 이렇게 가는 것 그 자체가 망설여졌어요. '그래도 친구랑 같이 있으니 별 일이야 없겠지.' 친구는 중국어를 알고, 저는 우즈베크어를 안다는 것이 이렇게 엄청난 안도감을 줄 줄은 몰랐어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