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은 과거 3개의 칸국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 3개 칸국의 수도가 각각 부하라, 히바, 코칸드였죠.
우즈베키스탄에서 관광으로 유명한 도시인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 모두 한 나라의 수도였던 도시이죠. 하지만 유독 코칸드는 한 나라의 수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잘 안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타슈켄트를 기준으로 우즈베키스탄 동부를 여행하는 사람들도 코칸드는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우즈베키스탄 동부로 여행을 가는 이유는 크게 빼어난 자연 경관을 보러 가거나 키르기즈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지나쳐 가는 것이 대부분이거든요. 아니면 사업 및 일 때문에 가든가요. 우즈베키스탄 결혼으로 잘 알려진 나만강도 타슈켄트 기준으로 동부에 위치한 곳이랍니다. 왜 그런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즈베키스탄 결혼 하면 우리나라에서 타슈켄트 및 타슈켄트 동부 쪽이 많이 알려져 있어요.
코칸드가 우즈베키스탄 역사에서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상할 정도로 매우 안 알려진 곳이기도 해요. 물론 거기에는 그 나름대로의 여러 이유가 있기는 해요.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에 비해 볼 것이 매우 적은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얼마 되지 않는 볼 것들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아니구요.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 모두 볼 것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 있어요. 사마르칸트의 레기스탄 광장~비비 하늠 모스크~쇼히 진다, 부하라의 라비 하우즈~아르크, 히바의 이찬 칼아는 볼 것이 모여 있어 '관광 구역'을 형성하고 있죠. 하지만 코칸드는 볼 것이 많지 않은데 그나마도 서로 떨어져 있어서 '관광 구역'을 형성하고 있지는 않아요. 게다가 타슈켄트 기준으로 동부는 철도가 안 다녀요. 지도상으로는 철도가 있고, 기차역도 있지만 2013년 3월까지도 기차가 안 다니고 있어요. 이쪽 철로가 공사중이라고는 하는데 언제 개통될 지는 잘 몰라요. 게다가 타슈켄트 기준으로 동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민감한 지역이에요. 안디잔 문제 외에도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준동을 획책한다든지 마약이 이쪽을 많이 지나간다든지 해서 정부에서 철저히 신경쓰고 있는 지역이죠. 그래서 타슈켄트 기준 동부는 아직까지 거의 지나쳐가는 곳에 가깝죠. 그러다보니 관광 인프라도 개발이 잘 되지 않은 편이구요.
타슈켄트 기준 동부에서 그나마 유적을 보는 관광을 할 만한 곳은 코칸드와 안디잔 정도에요.
1. 타슈켄트 기준 동남부 지역에 대한 짧은 소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기준으로 동남부에서 갈만한 도시들, 또는 많이 가는 도시들로는 코칸드, 파르고나 (페르가나), 안디잔이 있어요.
이 지역은 흔히 '페르가나 계곡' (페르가나 벨리)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먼저 타슈켄트에서 동부로 들어가는 길은 아름답다고 구경 잘 하며 가라고 추천하는 길입니다.
코칸드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역사적인 도시입니다. 비록 아직 관광이 많이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왕 동부를 여행할 거라면 보는 게 좋은 도시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 있습니다.
파르고나 (페르가나)는 우즈베키스탄 동부에서 큰 도시 중 하나로, 파르고나주의 주도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특색이랄 것이 없어요. 이 도시가 유명해진 이유는 특히 서양인들이 페르가나 계곡 트래킹을 하러 가기 때문입니다. 숙소도 마땅치 않고, 시내에는 볼 게 없어요. 공원 하나 있답니다. 파르고나의 아름다움은 오히려 정작 시내에서 벗어나 외곽으로 가야 나타난답니다. 시 외곽으로 가면 진짜 맑은 물이 흐르는 개천, 아름다운 꽃들과 과일 나무들이 어우러진 집들로 이루어진 마을을 볼 수 있지요. 즉, 관광 - 특히 시내만 둘러볼 것이라면 파르고나는 웬만해서는 갈 필요가 없습니다.
안디잔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기준 동남부 최대 도시입니다. 정비도 잘 되어 있고, 이 지역 최대의 시장도 안디잔에 있어요. 그리고 저렴한 숙소도 많답니다. 한국인 및 한국 기업들도 활발히 활동하는 곳이라 한국에 대해서도 잘 알려져 있지요. 안디잔도 아름다운 도시이며, 구경할 만한 도시랍니다.
2. 타슈켄트에서 코칸드 가기
2013년 3월 현재까지 타슈켄트에서 코칸드로 가는 방법은 택시 뿐입니다.
코칸드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쿠일룩 바자르로 갑니다. 택시를 타고 쿠일룩 바자르를 가신다면 '코콘갸 보리쉬 우춘 Qo'qonga borish uchun'이라고 말하세요. 쿠일룩 바자르에서 타슈켄트 기준으로 동부로 가는 택시를 타는데, 쿠일룩 바자르가 매우 크거든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쿠일룩 바자르의 입구 - 즉 버스 정거장과 장거리 택시 정거장은 서로 떨어져 있습니다.
합승 택시를 탈 때, 택시 기사가 여권이 있나 확인할 건데,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검문소에서 여권 검사를 하거든요. 여권이 없으면 검문소에서 문제가 되므로 택시 기사가 여권이 있나 확인을 하는 것이랍니다.
3. 다른 도시에서 코칸드 가기
타슈켄트 기준 서부에서는 타슈켄트 들어가서 위에서 설명한대로 타슈켄트에서 코칸드 가는 법을 택하시면 됩니다.
타슈켄트 기준 동부의 다른 도시에서 코칸드로 가는 것이라면 버스나 합승택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합승택시를 타고 가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4. 코칸드 여행은 어떤 점이 어려운가
코칸드는 관광객들이 그다지 많이 가는 도시는 아니에요. 일단 동부 자체가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이 가지를 않죠.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코칸드보다는 반대쪽인 북쪽에 있는 나만강쪽을 더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쪽은 소외된 편이에요.
코칸드 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숙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에요. 코칸드는 물론이고 주변 도시들도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는 숙소가 거의 없어요. 관광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서 숙소 쪽으로는 매우 안 좋죠. 게다가 '거주지등록'이라는 문제도 있구요. 코칸드 자체가 볼 것이 적다기 보다는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에요. 타슈켄트 기준으로 동부는 문화적으로 타슈켄트 기준으로 서부와 문화적으로 많은 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요. 그래서 볼 것이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에 비해 적다 하더라도 문화적 차이가 보여주는 모습으로 충분히 그 부족함을 메꿀 수 있지요. 문제는 여행자들이 원하는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숙소가 없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코칸드 여행은 여기에서 자고 다음날 이동이 아니라 당일치기로 코칸드를 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타슈켄트에서는 아침 일찍 코칸드로 이동해 코칸드를 빨리 보고 안디잔으로 넘어가는 방법이 있어요. 안디잔에는 괜찮은 가격에 좋은 시설을 갖춘 숙소들이 꽤 있거든요. 안디잔에서 코칸드를 여행할 때는 반대로 아침 일찍 코칸드를 가서 본 후 타슈켄트로 넘어가는 방법이 있어요. 코칸드 인근 도시인 파르고나도 저렴한 가격의 숙소가 없기 때문에 숙소 문제는 이렇게 해결하시는 것을 추천해요.
숙소 문제를 제외하면 코칸드 여행에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어요. 아직까지는 관광이 제대로 잘 개발되지 않아서 설명과 정보가 부족해 약간 불편하기는 하지만 론니플래닛 지도만 가지고도 무난히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이랍니다.
5. 관광 방법
코칸드 관광의 핵심은 1871년 지어진 쿠다야르 칸의 왕궁을 보는 것입니다. 일단 이것을 잘 보신 후, 다른 것들을 하나씩 보시면 되요. 왕궁은 지금도 계속 복원중입니다. 왕궁을 보면 타슈켄트 기준으로 우즈베키스탄 동부와 서부 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왕궁을 먼저 보신 후, 다른 것들을 하나씩 찾아가서 보시면 되요. 아니면 왕궁만 보고 바로 다른 도시로 이동하셔도 되구요.
6. 여행 Tip
- 타슈켄트 기준으로 동부 지역은 우즈베키스탄 전체에서도 과일 품질이 매우 뛰어나기로 유명합니다. 동부는 나무에서 열리는 과일들, 서부는 밭에서 열리는 수박, 멜론이 유명하죠. 시장에 들리게 된다면 복숭아, 포도, 체리 같은 것을 사서 드셔보세요.
- 겨울에 동부는 눈이 매우 많이 내립니다. 그래서 차량 이동이 매우 어려워요. 그러므로 동부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여름에 가는 것으로 계획하세요.
-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 1박 하기에 좋은 도시는 아니므로 일찍 코칸드에 도착해서 일찍 코칸드를 뜨는 것이 좋습니다. 머무는 도시보다는 다른 도시를 가는데 거쳐간다는 기분으로 가는 쪽이 더 낫습니다. '다른 곳 가는 길에 코칸드 왕국의 왕궁을 보고, 다른 것도 조금 보고 갈 길 또 간다'는 기분으로 가는 게 좋죠.
- 타슈켄트에서 코칸드까지 택시로 3시간 조금 안 걸려요. 그런데 합승택시이므로 언제 출발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합승택시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절대 시간을 칼같이 나누어 일정을 짜지 마세요. 손님 네 명이 다 차야 출발하기 때문에 혼자 안 탄 사람 몫까지 지불할 생각이 없다면 손님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제 경험상 한 시간 정도 손님 기다리는 시간을 추가로 더하는 것이 좋더군요. 즉, 타슈켄트에서 코칸드까지 택시로 3시간이라면, 여기에 합승택시 타서 손님 기다리는 시간 1시간을 더해 아예 처음부터 타슈켄트에서 코칸드까지 4시간 걸릴 것이라고 계산하는 것이죠. 차라리 시간이 남으면 문제가 안 되지만 시간이 부족하면 문제가 되니까요.
- 코칸드 지도는 우즈베키스탄에서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이곳이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주의 수도인 '주도'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크게 잘 알려진 관광지도 아니구요. 코칸드 관광 지도를 인터넷에서 못 찾으셨다면 론니플래닛 중앙아시아편을 참고하세요.
7. 관광
코칸드는 크게 세 구역으로 갈라볼 수 있습니다.
쿠다야르 칸 (쿠요도르 콘)의 왕궁, 노르부타벡 마드라사 및 그 주변, 그리고 구시가지이죠. 저는 편의상 이렇게 세 구역으로 나누었는데, 쿠다야르 칸의 왕궁에서부터 구시가지까지 전부 걸어다니며 볼 수 있답니다. 한 지역에 몰려있지는 않지만,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굳이 택시를 타지 않아도 되는 거리죠. 많이 걷는 게 싫으시다면 쿠다야르 칸 왕궁을 보신 후 택시로 조메 모스크로 이동하세요.
1. 쿠요도르 콘 왕궁 Xudoyorxon O'rdasi
코칸드에 가서 반드시 보아야하는 곳이지요. 이 왕궁을 보고, 부하라와 히바의 왕궁들을 보면 우즈베키스탄의 시각적 아름다움에 대해 약간 분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우즈베키스탄에 사는 민족이 130민족이 넘는데다, 아무리 같은 우즈베크인이라고 해도 지역마다 문양 같은 것에 약간씩 차이가 있어요. 그런데 막연히 '우즈베키스탄 전통의상', '우즈베키스탄 전통문양'이라고 조사해보면 당연히 이 지역 저 지역 다 섞여 나오기 때문에 서부 지역의 전통 의상을 입은 동부 지역 사람을 그리거나, 동부 지역의 전통 의상을 입은 서부 지역 사람을 그리거나 하는 일이 발생하죠. 자세히 들어가면 끝도 없지만, 관광객 입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지역 색채와 문양의 특징을 조금이라도 구분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에요. 단, 아직 전부 복원된 것은 아니라 생각보다 구경할 수 있는 구역이 적습니다. 화려한 유럽의 궁전 같을 거라고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그런 궁전을 기대하고 간다면, 우즈베키스탄 어느 궁전을 가도 실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왕궁 앞에는 '무키미 공원' Muqimiy bog' 이라는 큰 공원이 있답니다.
2. 노르부타벡 마드라사, 조메 모스크
노르부타벡 마드라사는 규모가 매우 크며, 지금도 모스크로 사용하는 곳이랍니다. 크기 면에서는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큰 곳이니 한 번 보셔도 괜찮아요.
조메 모스크는 많은 기둥들이 특징인데, 들어가면 입장료 받습니다. 그러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보기에는 별 것 없으므로 밖에서 무수히 많은 기둥을 감상하는 정도로 끝내도 괜찮아요.
3. 구시가지
구시가지 내부에는 무언가 크게 인상적이라고 할 만한 유적은 없어요. 일단 복구 및 정돈이 잘 되어 있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 구시가지 안에도 유적지들이 있답니다. 구시가지를 둘러본다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기도 하구요.
그리고 이 구시가지를 지나가면 버스터미널이 있어요. 이곳에서 동부 각지로 가는 버스들을 탈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