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경상북도 포항시 죽도시장 쌀가루 비트 수수 호떡 맛집 호떡집

좀좀이 2024. 1. 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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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 새옹지마

여행의 운은 들쭉날쭉

 

경상북도 영덕군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어요. 이날은 영해면에서 출발해서 이른 아침에 강구항을 버스를 타고 간 후, 강구항에서 영덕 블루로드 D코스인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19코스를 걸어서 포항시로 간 후, 포항시에서 버스를 타고 포항 시내로 들어가는 일정이었어요. 숙박은 포항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24시간 찜질방에서 해결하기로 했어요.

 

이날 출발하면서 아침은 먹지 않았어요. 아침 식사를 할 만한 곳이 없었어요. 게다가 방에서 조금 밍기적거리다 조금 늦게 출발했어요. 원래는 영해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구항 가는 첫 차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늦장 부리다가 첫 차를 놓쳤어요. 영해면에 아침 식사 할 만한 곳을 알아보지 않았고, 강구항 가서도 아침 식사를 할 생각이 없었어요. 원래 아침 식사는 잘 안 하기 때문이었어요.

 

이날 점심 식사 계획은 마침 영덕군 장사시장이 장날이었어요. 그래서 원래 계획은 영덕군 장사시장 가서 시장 음식을 사먹으며 점심을 해결하는 것이었어요. 시장 구경은 뭐니뭐니해도 시장의 길거리 음식이 최고니까요. 제가 진짜 야채도 사고 생선도 사러 여행 중 장날에 장 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장사시장은 사실상 안 합니다.

 

장사시장 장날이기는 했지만 장이 제대로 서지 않았어요. 장사시장 오일장이 열리는 곳으로 가봤더니 아무 것도 없었어요. 매우 당황스러웠어요. 처음에는 제가 잘못 온 줄 알았어요. 장날이면 상인들이 있을 텐데 공터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었어요. 지도에서 확인해봤어요. 제가 간 곳이 장사시장 장날에 장이 서는 곳 맞았어요. 장날도 다시 확인해보니 맞았어요. 그런데 장이 서지 않았어요.

 

"오늘 장날 아닌가요?"

"여기 장 제대로 안 선 지 꽤 되었어요. 사람이 있어야 장이 서죠."

 

장사시장 장터에는 붕어빵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어요. 가게 사장님께 오늘 장사시장 장날 아니냐고 여쭈어봤어요. 사장님께서는 장사시장은 사람이 없어서 장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제가 간 날에는 오전에 야채 파는 할머니 한 분만 오셨다고 하셨어요. 그 할머니도 사람이 너무 없어서 11시쯤에 가버리셨다고 하셨어요. 제가 간 날, 장사시장은 상인이 야채 파는 할머니 한 분 뿐이었고, 그나마도 11시 되자 돌아가버리셨어요. 저는 그 할머니가 돌아간 후에 장사시장으로 왔기 때문에 아무 것도 보지 못했구요.

 

장사시장에서 점심을 먹으려는 계획은 완전히 망했어요. 그래도 점심으로 뭔가 먹기는 해야 했어요. 붕어빵을 6개 사서 먹었어요. 이게 이날 점심이었어요.

 

붕어빵 6개로 점심을 때우고 해파랑길을 계속 걸었어요. 영덕군과 포항시 경계까지 왔어요. 매우 재미있었던 영덕 여행은 이렇게 끝이었어요. 포항시 여행이 시작되었어요. 길을 계속 걸었어요.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19코스 중 영덕 블루로드 D코스는 아름다운 해변 산책로 수준이었어요. 하지만 포항시 구간은 비포장에 바닷가 암석으로 된 길을 걸어야하는 곳도 있었어요. 길이 험하고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비포장 구간이 있었어요.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19코스는 영덕 구간이 포항 구간보다 훨씬 쉽고 누구나 웃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었어요.

 

'죽도시장 가면 뭐 먹을 거 있겠지?'

 

포항 죽도시장은 전국적으로 상당히 유명한 재래시장이에요. 포항 죽도시장은 규모도 꽤 크다고 들었어요. 포항 죽도시장 가면 길거리 간식 같은 것도 많이 있을 거였어요. 장사시장에서 시장 음식으로 식사하는 것은 실패했지만, 죽도시장에서는 시장 음식으로 식사할 수 있을 거였어요.

 

부지런히 걸었어요. 해파랑길 19코스를 완주했어요. 해파랑길 19코스를 완주한 후, 해파랑길 스탬프를 찍은 엽서를 우체국에서 부치기 위해 포항 송라우체국까지 걸어갔어요. 포항 송라우체국에서 해파랑길 스탬프를 찍은 엽서를 부치고 포항 5000번 버스를 탔어요.

 

나중에야 이때 포항 일정을 상당히 잘못 짠 사실을 깨달았어요. 먼저 포항 송라우체국은 관광우편날짜도장이 있는 우체국이었어요. 포항 송라우체국은 굳이 갈 일이 없기 때문에 이때 반드시 포항 송라우체국 관광우편날짜도장을 받아야 했어요. 그런데 포항 송라우체국에 관광우편날짜도장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그래서 힘들게 포항 송라우체국에 갔지만, 포항 송라우체국 관광우편날짜도장을 받지 못했어요.

 

두 번째 큰 실수는 이날이 포항 흥해읍 장날이었어요. 포항 5000번 버스를 타고 가다가 거리에 상인들이 많이 나와서 물건을 팔고 있는 모습을 봤어요. 흥해읍 시장이 있는 곳인 줄 알고 그냥 지나쳤어요. 버스에서 내릴 기회가 충분히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어요. 나중에야 그게 오일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포항 송라우체국 관광우편날짜도장은 몰라서 못 받았고, 포항 흥해읍 장날도 몰라서 그냥 지나쳤어요. 그렇게 포항 죽도시장까지 왔어요.

 

'뭔가 느낌이 좀 안 좋은데...'

 

왠지 느낌이 안 좋았어요. 점심을 붕어빵 6개만 먹었기 때문에 일단 아주 늦은 점심으로 죽도시장 근처 식당에서 김밥 한 줄을 사먹었어요. 김밥을 사먹고 죽도시장으로 갔어요.

 

 

왠지 느낌이 안 좋더라.

 

포항 죽도시장은 크기는 매우 크지만 일찍 문을 닫는 시장이었어요. 이제 저녁 5시인데 벌써 파장이었어요. 길거리 음식 파는 가게들도 정리하고 있었어요. 완전히 망했어요. 먹고 싶은 것을 먹어야 하는데 파장 분위기라서 팔리고 남은 걸 찾아서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시장을 돌아다니다 김밥 파는 가게를 발견했어요. 김밥과 떡볶이를 사서 먹었어요. 다행히 맛있었어요. 그렇지만 사진은 촬영하지 못했어요. 맛은 있었지만 맛있게 생긴 모습이 아니었어요. 파장 시간이라 어쩔 수 없었어요.

 

김밥으로 가볍게 저녁을 해결한 후, 시장을 돌아다녔어요. 시장 왔는데 김밥과 떡볶이만 먹고 가자니 아쉬웠어요. 단순히 아쉬운 게 아니라 이날 하루 종일 식사라고 먹은 것이 붕어빵 6개, 김밥 2줄, 떡볶이 1인분이 전부였어요. 하루 종일 꽤 많이 걸었는데 먹은 건 극도로 부실했어요. 이러면 여행 중 하루 먹은 게 거의 없다고 짜증나는 수준을 넘어서 다음날 일정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요. 먹은 게 부실하면 피로가 훨씬 잘 안 풀리거든요.

 

"간식이라도 있으면 먹고 가야겠다."

 

식당에서 별도로 또 밥을 사먹을 생각은 없었어요. 포항 시내는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어요. 죽도시장까지 왔는데 식사가 엉망이 되었기 때문에 간식 사먹을 수 있으면 간식 사먹는 것으로 이날 식사를 끝내기로 했어요. 죽도시장이 크고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시장이라고 해서 그래도 6시까지는 할 줄 알았는데 5시에 파장일 줄은 몰랐어요. 성수기라면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갔던 12월초에는 그랬어요.

 

죽도시장 안을 돌아다녔어요. 간식거리를 찾아봤어요.

 

"호떡 있다!"

 

죽도시장 입구에 있는 호떡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어요. 하지만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호떡집'이라는 호떡집이 있었어요.

 

 

호떡은 꼭 먹어야지!

 

원래 시장 구경할 때 호떡 사먹는 것을 매우 좋아해요. 호떡을 많이 좋아하거든요. 시장 구경할 때 호떡 없으면 진짜 섭섭해요. 게다가 이때는 식사도 제대로 못 한 상태였어요. 치명적인 호떡의 매력이었어요. 노아의 방주에 마지막으로 탑승하는 동물의 심정이었어요. 이 순간만큼은 저 호떡 가게의 호떡이 제게 노아의 방주였어요.

 

 

씨앗호떡을 한 장 주문했어요. 씨앗호떡 가격은 한 장에 2000원이었어요.

 

 

사장님께서 호떡을 만드는 동안 호떡가게를 밖에서 구경했어요. 호떡잡에서 판매하는 호떡은 비트수수호떡이었어요. 원산지는 전부 국산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호떡에 들어가는 재료는 비트, 수수, 찹쌀, 쌀, 흑미찹쌀, 밀, 연근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제가 주문한 비트 수수 호떡이 나왔어요.

 

"색이 고운 분홍빛 보라색이네?"

 

포항 죽도시장 호떡집의 비트수수호떡은 색이 고운 분홍빛 보라색이었어요. 비트가 들어가서 색이 이런 색이라고 하셨어요. 사장님께서는 호떡에 꼬챙이를 하나 끼워주셨어요.

 

호떡을 먹기 시작했어요.

 

 

"여기도 진짜 호떡 맛집인데?"

 

경상북도 포항시 죽도시장 호떡집의 호떡은 꽤 맛있었어요. 강원도 삼척시 삼척중앙시장에서 먹었던 호떡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호떡이었어요. 삼척중앙시장에서 먹었던 호떡은 식혀먹을 수록 맛있는 호떡으로, 식을 수록 쫄깃하고 단단해지며 살짝 바삭한 느낌도 드는 호떡이었어요. 반면 포항 죽도시장 호떡집의 호떡은 반죽이 매우 부드러웠어요. 부드럽다 못해서 포슬포슬하다는 표현을 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죽이 매우 부드러웠어요.

 

경상북도 포항시 죽도시장 호떡집의 호떡의 반죽을 먹는 맛은 휴식을 위한 여행을 가서 푹 쉬는 맛이었어요. 한여름에 백사장에 드러누워서 쉬는 맛, 한겨울에 온천 여행 가서 온천에 몸을 푹 담그는 맛이었어요.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뜨겁지 않고 따뜻한 물이 가득한 탕에 들어가서 부력에 몸을 맡기며 쉬는 맛이었어요.

 

"식혜맛 난다!"

 

경상북도 포항시 죽도시장 호떡집의 호떡 반죽을 씹다 보면 가볍게 식혜 마실 때 느껴지는 맛이 느껴졌어요. 쌀가루가 들어가서 식혜맛이 가볍게 나는 반죽맛이 되었어요. 은은하게 느껴지는 식혜향이 있는 호떡이라 신기하고 맛있었어요.

 

포항 죽도시장 호떡집의 호떡은 반죽이 맛있었고, 속에 들어 있는 꿀도 맛있었어요. 식혜맛이 살짝 느껴지고 폭신한 호떡이라 독특하고 매력있었어요. 여기는 제가 먹어본 호떡 중 꽤 맛있는 호떡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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