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동해안 여행 계획을 짜면서 숙소를 알아보는 중이었어요. 울진은 울진읍에 24시간 찜질방이 있었어요. 영덕은 영해면에 게스트하우스가 있었어요. 울진과 영덕 숙소는 해결했어요.
"이번에 여행 얼마나 다녀올까?"
수도권 거주자에게는 제주도보다 교통비 더 비싼 경상북도
흔히 제주도를 간다고 하면 엄청나게 멀리 간다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들이 제주도 여행을 매우 특별하게 여겨요. 사람들을 보면 제주도 간다고 하면 다른 국내여행 갈 때와는 다르게 많은 준비를 하고, 아주 특별한 여행이라고 기록도 많이 남겨요. 저야 제주도 출신이라서 제주도 가는 것이 전혀 특별하지 않지만, 제주도 출신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제주도 여행이 매우 특별한 여행이에요.
제주도 출신을 제외하고 타지역 사람들에게 제주도 여행이 매우 특별하게 와닿는 이유는 비행기를 타고 가기 때문일 거에요. 솔직히 제주도 가는 거 하나도 안 어려워요. 김포-제주 노선은 비행기가 무슨 서울 시내버스보다도 더 많아요. 타지역도 아니고 서울 시내버스 노선들 배차시간보다 김포-제주 노선 비행기 시간 간격이 더 짧아요. 거의 서울 시내 지하철 수준으로 있어요. 수도권 거주자라면 전라도, 경상도 여행 가는 것보다 제주도 여행 가는 게 시간도 훨씬 덜 들고 대중교통도 많아요. 김포-제주 노선 여객기 하루 전체 운항 횟수만 놓고 보면 어마어마해요.
여기에 제주도는 잘 찾아보면 할인 항공권도 꽤 있어요. 주로 김포-제주 노선에 몰려 있기는 하지만요. 김포-제주 노선 항공권은 인기 없는 애매한 시간대의 비행기표, 당일 떨이 비행기표를 찾아보면 유류할증료와 세금 포함 2만원대도 있어요. 제주도 항공권이 비싸다고 하지만, 항공권은 잘 찾아보면 무지 저렴한 항공권 많아요. 비인기 요일에 비인기 시간대 김포-제주 항공권은 대략 왕복 6만원 선으로 구입할 수 있어요.
반면 경상북도는 왕복 교통비 6만원으로는 택도 없어요. KTX로 간다면 정신나간 요금이 나와요. 버스로 가도 왕복 6만원은 무조건 넘어요. 경상북도 왕복 교통비가 정말로 제주도 왕복 항공권보다 더 비싼 일이 꽤 있어요. 최소한 제주도 가는 만큼 비싸요. 시간은 제주도 가는 것보다 더 들구요. 제주도야 김포공항에서 비행기 타면 1시간이면 가니까요.
"교통비 생각하면 포항도 다녀와야 하는데..."
교통비를 생각하면 울진, 영덕만 다녀올 것이 아니라 포항도 같이 다녀와야 했어요. 그래야 그나마 1일 평균 여행 비용에서 교통비가 저렴해질 거였어요.
'포항에 뭐 있나?'
포항에 뭐가 있는지는 나중에 알아보기로 했어요. 중요한 건 포항을 울진, 영덕 여행에 묶는 것과 안 묶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어요. 먼저 포항을 가서 여행 일정을 하루라도 더 늘리면 1일 평균 여행 비용에서 교통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 낮아졌어요.
두 번째로 포항을 묶으면 여행 일정 짜기 상당히 수월해졌어요. 포항부터 시작하든, 포항에서 마무리를 짓든 서울에서 포항 가는 버스는 많기 때문에 포항을 넣으면 갈 때든 올 때든 한 번은 여유 있고 융통성 있게 계획을 짤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포항부터 시작한다면 서울에서 막차를 타고 내려가서 포항 심야시간 여행을 하고 일찍 구룡포와 호미곶을 본 후 돌아와서 북쪽으로 올라갈 수 있었어요. 포항에서 영덕, 울진 가는 버스는 나름 늦은 시각까지 있기 때문에 포항에서 여행을 시작해서 그날 포항을 보고 편하게 떠날 수 있었어요. 반대로 포항에서 여행을 끝낸다면 포항에서 서울 가는 버스가 많기 때문에 포항에서 놀다가 봐서 돌아가고 싶을 때 올라가면 되었어요.
"포항 찜질방 찾아보자."
포항 찜질방을 찾아봤어요. 포항에는 24시간 찜질방이 몇 곳 있었어요. 저는 대중교통과 도보로 여행할 거였기 때문에 교통이 제일 좋은 찜질방으로 가야 했어요. 포항에서 교통이 제일 좋은 찜질방은 그랜드24시찜질방이었어요. 그랜드24시찜질방은 포항 시외버스 터미널과 포항 홈플러스 근처에 있었어요. 시외버스 터미널은 교통의 요지에요. 그랜드24시찜질방에서 버스로 포항 여기저기 가기 매우 좋을 거였어요. 특히 제가 포항 여행가서 가려고 하는 구룡포는 포항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버스가 꽤 많은 편이었어요.
포항 그랜드24시찜질방에 전화했어요.
"거기 24시간 하나요?"
"예."
"거기 입실시간은 몇 시까지에요?"
"저희는 24시간 해요."
"그러면 엄청 심야에...막 새벽 2시 그런 때에도 들어갈 수 있나요?"
"예."
포항 그랜드24시찜질방에서는 24시간 입실이 가능하다고 했어요.
"그러면 사우나는요? 사우나는 몇 시에 문 닫아요?"
"사우나도 24시간이에요."
"사우나도 24시간 내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해요?"
"예."
심지어 사우나도 24시간 내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고 했어요.
"거기는 이용시간 몇 시간이에요?"
"24시간이에요."
24시간?
24시간!
포항 그랜드24시찜질방은 이용시간이 무려 24시간이었어요. 보통 찜질방은 이용시간이 12시간이에요. 그렇지만 그랜드24시찜질방은 24시간이었어요. 만약 저녁 8시에 들어가면 다음날 저녁 8시 전까지만 나오면 되는 곳이었어요. 어마어마했어요.
전화를 끊었어요. 포항에서의 숙박은 결정되었어요. 그랜드24시찜질방이었어요. 무조건 여기였어요. 여기는 시설이 어지간히 안 좋아도 용서될 곳이었어요. 24시간 이용이라면 진짜 완전히 파김치 녹초가 되어서 들어간 후 완벽히 다시 체력을 회복하고 피로 싹 다 풀고 나와도 될 거였어요.
24시간 이용이 주는 이점은 단순히 매우 오래 이용할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니었어요. 이건 여행에서 엄청나게 컸어요. 정말 피곤해서 찜질방 일찍 들어가고 싶은데 이용시간 12시간이면 이른 저녁에 들어가기에는 매우 애매해요. 예를 들어서 저녁 일찍 먹고 저녁 7시쯤 찜질방 들어가려고 하면 12시간 이용일 경우 추가요금을 내든가 다음날 아침 7시 전에 나와야 해요. 이 때문에 여행 가서 찜질방 이용할 때는 빨리 찜질방 들어가고 싶어도 억지로 밖에서 시간을 더 보내다 들어가는 일도 간간이 있었어요. 특히 시골 지역에서 새벽 6시, 7시에 나오면 진짜 할 게 아무 것도 없거든요.
하지만 포항 그랜드24시찜질방은 24시간 이용이었기 때문에 아무 때나 생각없이 들어가도 되었어요. 만약 진짜 피곤하다면 빨리 저녁 먹고 오후 5시 6시에 들어가서 다음날 아침 8시 9시에 나와도 추가요금이 없었어요.
2023년 12월 7일, 일정을 일찍 마치고 포항 그랜드24시찜질방으로 갔어요.
포항 그랜드24시찜질방에 들어가면서 이용 시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어요. 24시간이라고 했어요.
탕에 들어가서 사우나를 즐기다 잠들었어요. 9시쯤에 사우나 청소가 시작되었어요. 물어보니 9시에 잠시 청소하고 24시간 내내 사우나도 운영한다고 했어요.
샤워를 하고 찜질방으로 올라갔어요.
찜질방을 돌아다녔어요.
화장실은 금연이었어요.
"여기 흡연실은 어디에 있지?"
포항 그랜드24시찜질방은 실내 전구역 금연이었어요. 그런데 흡연실이 없었어요. 흡연을 하고 싶으면 밖으로 나가서 해야 한다고 나와 있었어요.
흡연 구역이 어디인지 찾아봤어요.
포항 그랜드24시찜질방은 흡연구역이 입구 바깥에 있었어요. 깡통 하나 갖다놨어요.
다시 사우나로 갔어요. 사우나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사우나 내부 규모는 크지 않았어요. 탕은 온탕과 냉탕만 있었어요.
"그래도 24시간 이용에 교통이 좋으니까."
포항 그랜드24시찜질방은 교통과 이용시간이 매우 뛰어났어요. 특히 아침에 구룡포 갈 거라면, 또는 포항에 매우 늦게 도착했다면 위치가 환상적이었어요. 하룻밤 정도 가볍게 자는 데에는 괜찮은 편이었어요. 무엇보다도 24시간 이용에 포항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매우 가까웠고, 시설도 흡연실이 없다는 단점 외에는 적당히 이용할 만한 곳이었어요.
포항에서 찜질방을 찾는데 대중교통편이 좋은 곳을 찾거나, 다음날 일찍 구룡포에 갈 예정 또는 포항 시외버스 터미널 갈 예정이라면 포항 그랜드24시찜질방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