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식당, 카페

서울 종로3가 24시간 식당 - 라밥

좀좀이 2020. 2. 4.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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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가본 서울 24시간 식당은 서울 종로3가에 있는 24시간 식당인 라밥이에요. 라밥은 김밥천국 같은 분식집이에요.


한밤중에 신당동과 장충동을 돌아다닌 후였어요. 이날 밤에 나간 이유는 신당동과 장충동을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는 것이었어요. 신당동에서 장충동은 걸어서 갈 만한 거리였어요. 밤에 108번 막차를 놓치는 바람에 다른 버스를 타고 간신히 서울 수유역까지 간 후 수유역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동대문으로 넘어간 것 빼고는 그렇게 힘들거나 피곤한 일정은 아니었어요.


'이거 너무 빨리 끝나버렸는데?'


이날 일정은 신당동과 장충동을 돌아다닌 후 24시간 카페로 가서 밤새 글을 쓰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제 예상보다 너무 빨리 끝나버렸어요. 시간이 상당히 많이 남았어요.


'다른 곳 하나 더 갈까?'


다른 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고 나왔어요. 신당동과 장충동만 돌아다녀도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릴 줄 알았거든요. 이렇게 빨리 끝나버릴 줄은 몰랐어요. 새벽 4시에 끝나겠지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새벽 3시에 모든 것이 다 끝나버렸어요. 새벽 3시면 심야버스를 이용해 다른 곳으로 가든 조금 걸어가서 다른 곳으로 가든 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시간적 여유는 매우 충분했어요.


'일단 뭐라도 조금 먹고 생각할까?'


아무 계획을 세우지 않고 나왔기 때문에 어디를 갈 지 고민하는 것이 먼저였어요. 가장 가까운 곳은 동대문 야시장이었지만 동대문 야시장은 이미 영상으로 촬영했거든요. 글도 쓴 적 있구요. 제일 만만한 동대문 야시장을 빼면 다른 곳을 찾아야 했어요. 머리 속에서 딱히 떠오르는 곳이 마땅히 없었어요. 가고 싶은 곳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어요. 조금 생각해봐야 했어요.


날은 추웠어요. 길거리에서 생각하면서 멍하니 서있기는 무리였어요. 게다가 배도 조금 고팠어요. 저녁을 안 먹고 나왔거든요. 야참 겸 저녁을 먹을 때가 되기는 했어요. 추위 속에서 돌아다니니 더욱 춥고 배고팠어요. 춥고 배고프자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스물스물 머리에서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취미로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지만요. 마음 같아서는 다 끝났으니 어서 의정부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그러나 의정부로 돌아갈 방법이 아예 없었어요. 도봉산역에서 의정부 제가 살고 있는 곳까지 걸어가려면 한참 걸렸거든요.


결론은 하나였어요. 일단 뭐라도 먹어야 했어요. 24시간 식당 가서 밥을 먹으면서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할 지 생각해봐야 했어요. 처음 계획대로 24시간 카페에 가서 글을 쓰며 시간을 보낼지 다른 곳을 하나 더 가볼지 생각하면서 밥을 먹는 것이 우선이었어요. 솔직히 만사 귀찮고 어디 들어가서 조금 쉬고 싶었거든요. 춥고 배고프니 의욕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었어요. 24시간 카페까지 걸어가는 것도 귀찮게 느껴질 지경이었어요.


'일단 종로로 넘어갈까?'


동대문에는 심야시간에 영업하는 식당이 많이 있어요. 그러나 동대문에 있는 식당 중 가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식당은 없었어요. 그래서 종로로 가기로 했어요. 종각도 심야시간에 밥 먹을 곳이 조금 있거든요.


종각으로 걸어가던 중이었어요. 종로3가 와서 불 켜진 식당이 보였어요.


'그냥 저기에서 밥 먹어?'


종로3가와 종각 쪽에는 할리스커피 24시간 매장이 있어요. 할리스커피 24시간 매장은 종각에서 심야시간에 영업하는 식당들이 있는 곳 전에 있었어요. 종로3가에서 밥을 먹으면 바로 할리스커피 24시간 매장으로 갈 수 있었어요.


'먹고 생각하자.'


만약 다른 곳을 하나 더 간다면 밥 먹고 을지로 쪽으로 빠질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밥부터 먹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제가 종로3가에서 찾은 24시간 식당은 '라밥'이라는 분식집이었어요. 김밥천국 같은 곳이었어요.


라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어요. 안에는 직원 아주머니 2명이 계셨어요. 주문은 무인계산기로 주문하는 시스템이었어요.


"여기 꼬마김밥은 뭐에요?"


메뉴에는 꼬마김밥이 있었어요.


"그거 엄청 가늘고 작아요. 야채 김밥 같은 게 맛있어요."


아주머니께서 꼬마김밥은 별로니까 야채김밥 같은 거 주문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야채김밥 한 줄에 옛날돈까스를 주문했어요. 야채김밥 한 줄 가격은 3000원이었어요. 옛날돈까스 가격은 7000원이었어요.


주문 후 자리에 가서 앉았어요.


서울 종로3가 24시간 식당 - 라밥


식당 내부는 1인 테이블이 중심이었어요. 홀로 앉아서 먹기 좋게 되어 있었어요.


라밥


식당보다는 독서실 같은 1인 테이블이었어요.


종로3가 심야식당


김치와 국물은 셀프였어요. 김치와 국물을 가지러 갔어요.


라밥 기본 제공


국물에 뿌리는 건더기도 셀프였기 때문에 많이 뿌렸어요. 김밥과 돈까스가 나오기 전까지 튀김 조각을 밥 삼아 퍼먹었어요. 국물이 셀프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음식 나오기 전에 튀김 많이 뿌려서 건져먹으며 허기를 달랠 수 있었거든요.


국물을 한 그릇 다 비우고 다시 한 그릇 가져오자 김밥이 나왔어요.


라밥 김밥


김밥은 두꺼웠어요. 아무리 김밥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어지간히 두껍고 크지 않은 이상 3000원은 너무 비싸요. 편의점 도시락과 비교했을 때 김밥 한 줄 반~두 줄과 편의점 도시락 하나 가격이 비슷해야 김밥이 경쟁력 있어요. 김밥 한 줄은 식사가 아예 안 되니까요. 김밥 한 줄 반 정도는 되어야 편의점 도시락과 양에서 비교해볼 수 있어요. 김밥 3000원이면 아무리 맛있어도 호평하기 어려워요.


서울 종로3가 라밥 김밥


2500원이라면 김밥 괜찮았다고 호평했을 거에요. 김밥이 두껍고 밥 잔뜩 넣어서 두께 불려놓은 것은 아니었거든요. 단무지 큰 거 박아서 어이 상실하게 하지도 않았어요. 속에 들어간 것 구성과 비율은 좋았어요.


2500원이라면 매우 좋은 김밥이었겠지만 3000원이었기 때문에 그럭저럭인 김밥이었어요. 3천원이 아까운 맛은 아니었지만 뭔가 이득보는 기분도 전혀 없는 맛이었어요. 국물 퍼먹은 것까지 고려하면 딱 등가교환 느낌이었어요.


돈까스


돈까스가 나왔어요.


"왜 카레가 나왔지?"


소스를 따로 줬어요. 소스는 카레였어요. 돈까스 소스 대신 카레가 나온 것이 신기했어요.


이렇게 줄 거면 세로로 한 번 더 잘라주지...


돈까스 자체는 괜찮았어요. 7000원 주고 먹을 만 했어요. 김밥천국 돈까스보다 훨씬 나았어요. 평소에 돈까스 먹고 싶을 때 먹으면 괜찮을 정도였어요.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7천원 주고 무난히 먹었다고 할 수 있는 정도였어요.


아쉬운 점은 가로로만 썰어줬기 때문에 먹기 참 불편했다는 점이었어요. 이걸 세로로 한 번 더 잘라줘야 소스 찍어서 베어먹는 데에 불편함이 없을 거에요. 양쪽 끄트머리는 저렇게 잘라줘도 상관없지만 중간 부분은 커서 젓가락으로 집어먹기 불편했어요.


서울 종로3가 24시간 식당인 라밥은 무난한 편이었어요. 크게 맛있다거나 양이나 질로 가성비 좋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손해본 느낌 들지도 않는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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