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뭐라카네 (2008)

뭐라카네 - 05 경상남도 남해 금산

좀좀이 2011. 11. 13.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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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별 거 없지만 사진 대방출이라 이날 하루 이야기를 2부로 나누었습니다.



조금 가자 산장이 나왔고, 정말 아름다운 경치들이 계속 나와서 한참 갔다가 타이밍의 여왕님을 부르러 갔습니다. 그리고 보리암부터 간 후, 보리암에서 이성계가 기도할 때 일어섰다는 바위들을 보았어요.



보리암의 모습이에요.



진짜 멀리서 보기만 해도 너무나 아름다운 절이었어요. 하얀 불상이 바로 금산 보리암의 해수관음상이랍니다. 경치 좋고 절도 예쁘고 정말 아는 말을 다 가져다 붙여도 뭐라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었어요.


보리암과 보리암 근처에 있는 세 명의 바위를 구경한 후, 정상을 향해 출발했어요. 정상에 가는 길은 몇 개 있는데 그 중 보리암에서 올라가는 길도 있었습니다. 아침 버스기사 아저씨 말 대로 가도 정상은 갈 수 있었어요. 대신 거기는 입장료를 받는답니다. 저나 K군이나 돈이 없어서 줄일 수 있는 경비는 최대한 아껴보고자 다른 등산로를 택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보리암에서 정상을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금산의 거북바위이자 흔들바위인 바위랍니다. K군과 힘을 합쳐 밀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어요. 흔들린다는 느낌조차 없었습니다.



금산에 있는 단군성전입니다.



이것이 바로 금산의 정상이랍니다.



금산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길을 타고 가면 보리암쪽 입구가 나와요. 정상에서 그 길을 타고 내려갔어요.


웬만해서는 걸어서 내려가려고 했지만, 타이밍의 여왕님께서 수강신청변경원 문제로 학교에 가보아야 한다고 해서 시간을 단축하고자 버스를 탔습니다.



길이 공사중이라 도중에 버스를 갈아타야 했어요. 버스를 타고 보리암으로 내려왔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너무나 정상적인 여행이라서 특별히 쓸 말이 없을 정도였어요. 여행기를 쓸 때 가장 힘들 때가 바로 너무나 정상적인 여행을 했을 때이죠. 금산 등산은 정말 너무나 정상적이었기 때문에 사진 대방출 외에는 마땅히 할 말이 없어요. 하지만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랍니다.



보리암 입구에는 북곡저수지가 있었습니다. 북곡저수지를 보며 남해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알아보았어요.

방금 떠났는데요.”

그러면 다음 차는 몇 시에 있어요?”

오후 5시오.”

현재 시각 오후 15. 5분 차이로 놓쳐버린 것이었습니다. 제 아무리 타이밍의 제왕이라고 해도 저의 저주를 풀 수는 없었습니다. 사실 저도 저주를 걸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단지 K군과 만나자 저조차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저주능력이 발휘된 것이었어요. 항상 시간을 잘 지키고 타이밍의 제왕인 K군과 그런 K군보다 더욱 타이밍에 강한 K군의 여자친구 타이밍의 여왕이 아무리 노력해도 저도 모르게 걸어버린 저주는 풀리지 않았습니다.



북곡 저수지가 참 맑다.


별 생각 없었어요. 진짜 북곡 저수지가 참 맑아 보였어요.



오늘따라 아주 풍경이 예술이구만!


방법이 없어서 길을 걸었습니다.



남해 바다가 참 아름다워.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야!


정말 감탄도 했어요. 불만만 늘어놓은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길이 적당히 길어야 풍경도 아름다운 것이지, 이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판소리 12마당이었어요. 처음에는 이런 것도 매우 독특한 경험이라고 셋이 즐거워하며 노래도 부르고 뒤로 걷기도 하며 즐겁게 걸었어요. 하지만 다리가 아파요. 분명 많이 앞으로 간 것 같은데 전혀 앞으로 나아간 것 같지가 않아요. 풍경은 계속 바뀌었지만 바뀌는지 안 바뀌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더욱이 남해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가는 길이 제대로 된 것인지조차 제대로 알 수 없었어요. 표지판을 보니 엄청난 거리가 남아있었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타이밍의 여왕님이 수강신청변경원을 다른 사람이 대신 내준다고 해서 늦게 가도 된다는 것이었어요.


보리암 주차장에서 어떻게든 히치하이킹을 했어야만 했어요. 하지만 몇 번 하다가 실패해서 그냥 걸어갔는데, 그게 엄청난 실수였어요. 더욱이 보리암쪽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길도 모르고 차도 없었어요. 암담 그 자체였어요.


보리암에서 남해읍으로 걸어오다 지쳐서 히치하이킹을 하기로 했습니다. K군과 타이밍의 여왕님은 나름대로 손을 열심히 흔들었지만 차는 둘을 무시했어요. 저는 히치하이킹이라면 예전 풍기-단양 여행에서 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때의 경험을 살려 손을 흔들었습니다.


기적이 일어났어요!

차가 멈추어 섰어요!


덕분에 양식업에 종사하시는 분의 차를 얻어 타고 남해시외버스터미널까지 도착했습니다. 남해시외버스터미널에서 표를 구입하고 점심 겸 저녁을 먹으러 남해의 재래시장에 들어갔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점심이라고 먹은 것이라고는 보리암 앞에서 김을 파시는 분들이 내놓은 시식용 김을 몇 장 집어먹은 것이 전부였어요.


시장 안에 들어가서 돼지국밥을 파는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돼지국밥만 시켰는데 수육까지 주셨어요. 정말 후한 밥상에 깜짝 놀라며 먹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먹었어요. 느긋하게 즐기며 먹다가 또 버스시간을 놓칠 것 같아서 살짝 겁이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열심히 양파를 찍어먹고 수육을 집어먹으며 숟가락과 젓가락을 열심히 놀렸어요. 다행히 밥은 셋 다 너무 늦지 않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빨리 먹지 않아도 되었어요. 왜냐하면 재래시장 조금 구경하려고 했는데 장날이 아니라서 별로 볼 것이 없었고, 버스터미널에 들어오니 꽤 오랫동안 버스를 기다려야 했거든요. 버스터미널에서 가만히 앉아있자 졸음이 슬슬 밀려오기 시작했어요.



돌아오는 버스에서 본 남해의 모습이에요. 남해대교를 건너자마자 찍은 사진입니다.



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매생이를 말리는 모습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너무 피곤해서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일단 돌아간다는 마음에 긴장이 풀렸고, 여행일정이 나름대로 강행군이었어요. 눈을 떴습니다.


너무나 익숙한 건물이 있네?

내가 진주 올 때 내렸던 곳도 보이네?

졸다가 내릴 곳을 놓쳐버렸어요.


밤에 목욕탕을 갔어요. 피로를 풀기 위해서였습니다. 목욕탕에서 돌아오는 길에 K군이 내일 제가 돌아간다고 특별히 컵라면과 땡초김밥이라는 김밥을 사주었어요. 집에 와서 평소 먹는 것처럼 김밥을 컵라면 국물에 담갔다 꺼내 먹었어요. 땡초김밥은 속에 아무 것도 없고 매운 고추와 참기름, , 밥을 버무려 김밥을 만든 것이었어요. 땡초김밥을 파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눈이 살짝 매웠어요. 라면 국물에 담갔다 먹으니 정말 맛있었어요. 김밥과 라면을 다 먹고 라면 국물을 마셨습니다.


우어어!”

정말 죽게 매웠어요. 땡초김밥을 컵라면 국물에 담갔더니 땡초김밥의 매운맛이 컵라면 국물에 우러난 것이었어요. 더욱이 매운맛을 한결 더 맵게 하려면 기름을 치는데 컵라면 자체에 있는 기름과 참기름이 섞이자 이건 대책없는 매운 맛이 되었습니다. 국물을 마시는데 속이 얼얼할 지경이었어요. 왜 땡초김밥이 생각보다 훨씬 안 매웠는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말 그대로 땡초김밥 액기스를 마신 꼴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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