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18년도 며칠 남지 않았어요. 올 한 해를 정리할 때가 왔어요.


제가 올해 가장 많이 들은 노래이자, 올해 나온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여성 아이돌 그룹 드림캐쳐 Dreamcatcher 가 2018년 5월 10일 발매한 악몽 Escape the ERA - 2nd Mini Album 타이틀 곡인 You and I 에요.


저는 원래 TV를 잘 보지 않아요. 잘 보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안 봐요. 자취방에 TV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원룸에 원래 있던 것이고, 이 원룸에 들어와서 TV를 켜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제가 TV를 보는 것이라고는 명절 때 집에 내려가서 그때 TV가 틀어져 있으니까 보는 것 뿐이에요. 그래서 어떤 아이돌이 있고 어떤 노래와 앨범이 나오고 있는지 전혀 몰라요. 인터넷을 많이 하기는 하지만 인터넷에서도 하는 것이라고는 주로 뉴스를 싹싹 읽고 제 관심사와 관련된 글 찾아 읽는 정도에요. 문화 소비 생활과는 엄청나게 멀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저와 직접 대화를 나눠보면 상당히 당황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작년에 24시간 카페를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제가 카페를 원래 많이 갔을 거라 추측하곤 해요. 아니에요. 저 혼자 카페를 처음 간 것 자체가 그 24시간 카페를 찾아 가보기로 한 그날이었어요. 영화관도 몇 년 간 안 가다 올해 딱 한 번 가봤어요. 블로그에 판타지 소설 써서 올리니 사람들은 제가 소설을 많이 읽을 거라 추측해요. 전혀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읽은 소설은 거의 10년 전 이스마일 카다레 소설들을 읽은 것이에요. 소설 안 읽은 지도 10년이 넘었어요. 문화 생활과는 아예 담을 쌓고 살아요. 작년 1월의 저와 지금 제가 대화를 한다면 아마 서로 대화가 잘 안 통할 수도 있어요.


처음 만난 사람들은 물론이고, 저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조차 제가 이렇게 문화 소비 생활과 평소에는 아주 담을 쌓고 지내는 줄 잘 몰라요. '그래도 어느 정도는 하겠지'라고 추측할 뿐이에요. 당연히 저는 저 혼자 있으면 그 '어느 정도'조차 안 해요.


아이유가 한창 인기가 좋을 때였어요. 학원에서 학생들이 저한테 아이유 좋아하냐고 물어보았어요. 당연히 아이유가 누군지 몰랐어요. 전국민이 아이유 삼단고음에 열광하던 그 시기였어요. 아이유를 모르는 게 간첩일 때였어요. 그런데 저는 아예 몰랐어요. 어쨌든 학생들이 물어봤기 때문에 일단 모른다고 할 수는 없으니 제일 만만한 대답 - 그냥 그럭저럭이라고 대답했어요. 학원이 끝난 후, 여자친구에게 물어보았어요.


"아이유 인기 좋아?"

"아이유 요즘 인기 엄청 좋아. 갑자기 왜?"

"오늘 애들이 아이유 좋아하냐고 물어봐서."

"오빠도 아이유 좋아해?"

"아니. 아이유가 누구야? 누군지 알아야 좋아하든 말든 하지."


한동안 말이 없어진 여자친구.


"오빠 아이유 진짜 몰라?"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누군데?"


저와 몇 년을 사귄 여자친구조차 제가 이렇게 심각하게 문화 소비 생활과 담을 쌓고 지내는 줄 몰랐어요. 여자친구가 그 사실을 알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대요. 그때부터 여자친구가 최신곡들 중 괜찮은 것은 제게 알려주기 시작했어요. 최소한 기본적인 것은 알고 살라구요.


2017년 봄. 여자친구가 아이돌 노래들 유투브 주소를 이것 저것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내주었어요.


"어? 이거 뭐야?"


완전 일본 애니메이션 OP 같은 노래. 이런 노래가 우리나라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어요.


"얘네 노래 나오면 사람들 다 일본 애니메이션 노래 같다고 해."

"아 진짜 무슨 애니 OP같다. 막 귀신과 싸우고 그런 거."


아이돌 노래는 보통 사랑 사랑 타령인데 이건 아니었어요. 처음 듣고 무슨 우리나라 어떤 애니메이션 OP거나 일본 애니메이션 OP 한국어 버전인 줄 알았어요. 그 노래가 바로 드림캐쳐의 Chase Me 였어요. 뮤직비디오도 이게 어디를 봐서 아이돌 그룹인지 전혀 알 수 없었어요. 그냥 이런 스타일의 아이돌 그룹이 우리나라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어요. 놀라운 정도가 아니라 충격이었어요. 원래 이런 노래를 좋아했기도 하고, 전혀 아이돌 노래 같지 않은 노래를 부르는 그룹이라 기억에 확 남았어요.


그때부터 드림캐쳐 노래는 잘 들었어요. 모처럼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노래였거든요.


2018년 5월 중순. 드림캐쳐가 새로운 앨범을 출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앨범이 바로 악몽 Escape the ERA - 2nd Mini Album 였어요.


"헐...이거 장난 아닌데? 승부 거나?"


타이틀곡 You and I 를 뮤직비디오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랐어요. 퀄리티가 상당했어요. 그냥 잘 찍었다는 정도가 아니라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어요.


드림캐쳐 Dreamcatcher - You and I (악몽 Escape the ERA - 2nd Mini Album 타이틀 곡)


아래가 바로 드림캐쳐 Dreamcatcher - You and I 뮤직비디오에요.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공식 뮤직비디오 영상이에요.



아래는 드림캐쳐 Dreamcatcher - You and I 가사에요.


미친 듯이 달려도 

넌 다시 또 제자리였다고

거울 속 너의 모습이

(uh uh)일그러지는 미스테리


Fall in Fall in 해가 저물면

(Times to be) 문을 열어둬

모든 빛이 사라진 밤

Na Na Na Na


스르륵 스르륵 잠든 

스르륵 스르륵 곁에

아무도 모르게 다가갈게

Now Oh Now


수많은 수많은 별이

너만을 너만을 비추길

헤매지 않게


눈을 떠봐 내 손을 잡아봐

매일 꿈 속에만 그렸던 나잖아

그렇게도 원한 너와 내 시간들

Baby 이제는 나와 함께해

Baby YOU AND I


Baby YOU AND I 


Uh 익숙한 길이 낯설게 느껴져

(Eh Oh Eh Oh Eh)

너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

(Eh Oh Eh Oh)

한없이 차가워진 눈빛 

돌아서 가는 너를 숨기고


홀린 듯 이끌린 그곳은 위험해

No No No Way


스르륵 스르륵 잠든 

스르륵 스르륵 꿈에

아무도 모르게 들어갈게

Now Oh Now


흐르는 흐르는 너의 

차가운 차가운 눈물 다

지워줄게


눈을 떠봐 내 손을 잡아봐

매일 꿈 속에만 그렸던 나잖아

그렇게도 원한 너와 내 시간들

Baby 이제는 나와 함께해


문을 열어줘

가득 품에 안고 하나 된 순간

달빛을 모두 담아


끝이 없는 저 하늘의

밝은 빛이 돼 줄게

언젠가 꿈처럼

Stu Ru Tu Tu


눈을 감아 내 손을 잡아봐

다 잊어버려 혼자였던 시간

까만 세상 속에 네 편이 돼 줄게

Baby 이제는 나와 함께해


Baby YOU AND I

Baby YOU AND I


공연 영상도 평범한 무대가 아니라 한 편의 짤막한 악극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댄스를 보면 단순한 군무가 아니라 퍼포먼스가 상당히 강했어요. 한 편의 작품을 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일반적인 가수 무대에서 볼 수 없는 강렬한 동작들이 여럿 들어가 있었어요. 특히 멱살 잡는 포즈로 댄스를 마무리하는 것은 처음 보았어요. 하나만 나와도 놀라울 '실험적인' 장면이 여럿 나왔어요. 안무도 상당히 공들여서 짠 것이 보였어요.


드림캐쳐 you and i 교차편집 영상


유튜브에 교차편집 능력자분이 드림캐쳐 You and I 공연 영상들을 모아 교차편집영상으로 만든 것도 있었어요.



이 영상을 보며 우리나라에 능력자가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더욱 겸손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한류 산업 중 아이돌 영역에서 발전시켜야할 부분 중 하나가 저런 공연 연상 교차편집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드림캐쳐 뮤직비디오 유튜브 댓글을 보면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어요. 댓글이 온통 외국인이에요. 한국에서 인기 있는 것보다 외국에서 더 인기있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에요.


드림캐쳐 You and I 노래와 뮤직비디오, 안무 뿐만 아니라 악몽 Escape the ERA - 2nd Mini Album 에 실린 노래들 모두 하나하나 굉장히 좋은 노래들이었어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상당히 걱정되기도 했어요. 이 앨범은 데뷔부터 이어져온 악몽 스토리의 마지막 앨범이라고 당사자들이 밝혔다고 하거든요. 이 앨범 수록곡은 타이틀 곡인 YOU AND I 와 더불어 Mayday, 어느 별, Scar(이 더럽고도 추한...) - 이렇게 네 곡이에요. 이 네 곡 모두가 퀄리티가 상당했어요. 한 앨범에 수록된 곡 모두가 퀄리티 높기는 상당히 어려워요. 데뷔부터 이어져온 악몽 스토리 마지막 편이라 작정하고 만든 건지, 아니면 여기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작정하고 만든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엄청난 것을 내놓으면 그 다음이 무지 어려워져요. 다행히 그 다음에 출시한 3rd Mini Album - Alone In The City 의 수록곡 What 도 You and I 못지 않게 좋은 곡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악몽 Escape the ERA - 2nd Mini Album 급은 아니었다고 봐요.


드림캐쳐는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 중에서 가장 개성이 강한 그룹이에요. 비슷한 그룹을 찾아보려 해도 전혀 찾을 수가 없어요.


2018년 5월 10일에 출시된 앨범인 악몽 Escape the ERA - 2nd Mini Album 타이틀곡인 YOU AND I 는 개인적으로 2018년에 가장 많이 즐겨 들은 노래이자, 노래 및 안무, 뮤직비디오 모두 합쳐서 가장 독특하고 좋았던 노래에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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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 what도 좋구 풀문도 좋구ㅜㅜㅜ드림캐쳐대박나랏

    2018.12.28 17: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진짜 대박나고 역주행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정말 최고로 저평가받는 그룹이에요 ㅠㅠ

      2019.01.14 20:5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