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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홍대 일본 라면 맛집 - 지로우 라멘

좀좀이 2018. 6. 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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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방으로 놀러온 친구. 전날 많이 걸었기 때문에 어디를 갈까 고민되었어요. 이왕이면 최대한 안 걷는 곳으로 가고 싶었어요. 오랜만에 많이 걸었더니 매우 피곤했거든요. 제 방에는 먹을 것이 라면 뿐이었기 때문에 밥을 먹으려면 어디든 나가기는 해야 했어요. 제 방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어요. 전날 이태원까지 다 다녀왔으니까요. 멀리 가기도 싫고, 많이 걷기도 싫었어요.


"우리 홍대나 갈까?"


막상 나오기는 했지만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었어요. 그나마 덜 걷고 갈 만한 곳은 홍대 정도였어요. 지하철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거든요. 서울 사람들 기준으로는 먼 거리지만, 경기도에서 살면 이 정도는 갈만한 거리에요. 지하철로 한 시간 정도니까요. 홍대 외에 갈 만한 곳이라고는 기껏해야 종로. 그런데 종로는 질리게 갔어요. 동대문도 질리게 갔어요. 신림, 대림은 의정부에서 정말로 먼 동네였구요. 여기는 의정부에서 가려면 서울을 대각선으로 횡단해야 했기 때문에 쉽게 갈 수 있는 동네는 아니에요.


친구와 홍대로 갔어요. 저녁을 먹어야할 시간이 되어 있었어요.


"우리 뭐 먹지?"

"오늘은 뭔가 평범한 거 먹고 싶은데."

"나도. 뭐 괜찮은 거 없나?"


전날 예멘 식당 가서 배터지게 먹었어요. 이제 특이한 것은 먹어보았으니 덜 특이한 것을 먹고 싶었어요.


"철판볶음밥 먹으러 갈래?"


홍대에 철판 볶음밥 파는 식당이 하나 있었어요. 여기는 맛이 괜찮은 편. 그래서 거기를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봤어요. 친구도 괜찮다고 했어요. 그래서 철판볶음밥을 먹으러 걸어가려던 순간이었어요.


"일본 라면은 어때?"


친구의 말 한 마디에 마음이 바뀌었어요. 일본 라면을 안 먹어본 지 정말 오래되었어요. 예전에는 간간이 먹었지만 언젠가부터 안 먹기 시작했어요. 이유는 없어요. 그냥 그렇게 되었어요. 게다가 일본 음식점이 범람하면서 일본 라면을 먹고 싶다는 생각은 더 안 들게 되었어요. 비슷한 이유로 베트남 쌀국수도 그렇게 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고 있구요.


"그거 맛집 찾아보자."


오랜만에 일본 라면을 먹어보고 싶었어요. 요즘 일본 음식점이 범람하고 있으니 일본 라면 가게가 홍대에 여러 곳 있을 것이 분명했어요. 예상대로 홍대에 일본 라면 파는 식당이 여러 곳 있었어요. 친구와 신중하게 어디를 갈 지 고민했어요.


"지로우 라면 가자."


리뷰를 꼼꼼히 살펴본 결과, 지로우 라멘으로 가기로 결정했어요. 거기는 일단 저와 친구가 있던 장소에서 그렇게 멀지 않아서 별로 안 걸어도 되었어요. 그것이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어요.


친구와 지로우라면으로 갔어요.


지로우 라멘 주소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29가길 79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43-13 1층이에요.


지로우라멘


"여기 맛집인가보네?"


가게는 그렇게 크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어요. 저와 친구도 밖에서 줄을 섰어요.



어느덧 날이 어두워졌어요.



점원이 나오더니 문 앞에 있는 메모장에 이름과 메뉴를 적어놓으라고 알려주었어요. 메뉴를 보니 '폭탄 라멘'이라는 것이 괜찮을 것 같았어요. 폭탄 라멘은 매운 탄탄면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나름 기다려야 했어요. 그 동안 두 팀이 저희 뒤로 와서 줄을 섰어요. 드디어 저와 친구 차례가 되었어요. 


서울 마포구 홍대 일본 라면 맛집 - 지로우 라멘


안으로 들어가자 고기를 푹 고을 때 나는 냄새가 났어요.



"여기 밥 공짜로 준대."


공기밥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적혀 있었어요. 라멘 육수에 말아먹으면 맛있대요.



라멘은 금방 나왔어요.


이것이 제가 주문한 폭탄 라멘이에요.


폭탄 라멘


커다란 돼지고기가 들어 있었어요. 반숙에 가까운 계란 절반이 들어 있었구요. 위에는 파가 뿌려져 있었어요.



역시 이 친구와 같이 돌아다니면 음식 실패하는 일은 없지.


폭탄 라멘 맛은 쌈장 라면 같은 맛이었어요. 국물이 매우 진했어요. 고기향이 참 잘 느껴졌어요. 고기 냄새를 별로 안 좋아한다면 안 좋아할 맛이지만, 저는 고기 냄새를 괜찮게 여기기 때문에 맛있게 먹었어요.


가장 매운 맛으로 주문했지만 그렇게 맵지 않았어요. 매운 것 못 먹는 사람도 천천히 즐길 수 있을 정도였어요. 진한 돼지 국물에 쌈장을 섞으면 이 라면과 맛이 비슷할 것 같았어요. 한편, 짠맛은 강한 편이었어요. 그래서 더욱 쌈장 라면 같았어요.


면을 다 건져먹고 공기밥을 달라고 했어요. 공기밥은 달걀 크기보다 살짝 더 많이 나왔어요. 흔히 상상하는 한 공기의 양보다는 많이 적은 양. 가볍게 국물에 말아 맛만 보라고 주는 것 같았어요.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맛도 괜찮았어요.



공기밥 덕분에 국물까지 깔끔히 다 먹어치울 수 있었어요.


이때 친구는 지로우 라멘을 주문했어요. 그래서 친구의 지로우 라멘도 맛을 보았어요. 지로우 라멘만 먹으면 맛있었을 것 같았어요. 그러나 폭탄 라면 먹던 중에 지로우 라면 맛을 보니 뭔가 심심했어요. 토핑 가득 올라간 화려한 맛의 피자를 먹다 갑자기 토핑 없는 치즈 피자 먹는 기분이었어요.


돼지고기 냄새에 민감한 경우, 그리고 짠맛에 민감한 경우만 아니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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