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벚꽃 바람과 염불소리 (2018)

벚꽃 바람과 염불소리 05 - 인천 부평 베트남 불교 문화 - 베트남인 절 원오도량

좀좀이 2018. 4. 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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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가보아야 할 베트남인 절에 갈 때가 되었어요.


오후 4시. 미얀마인 청년과 부평역에서 헤어졌어요. 미얀마인 청년은 나중에 꼭 다시 놀러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후에 언어교환도 하자고 했어요. 아마 언젠가는 같이 언어교환을 할 수 있을 거에요. 그 전에 제가 미얀마어 글자를 다 외워야겠지만요.


베트남인 절 역시 인천 부평에 있었어요. 부평역에서 인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간석오거리역으로 가야 했어요. 1호선 부평역으로 들어가서 인천 지하철 1호선 부평역으로 갔어요.


인천 지하철 1호선 부평역


'진짜 있겠지?'


베트남인 절인 원오도량은 오피스텔 1실이었어요. 만약 다른 곳으로 옮겼다면 허탕치는 것이었어요.


제일 먼저 찾으려 했던 외국인들을 위한 불교 사원은 베트남인 절이었어요. 그러나 인터넷에서 베트남인 절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어요.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어요. 분명히 있기는 한데,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국내에 거주하는 베트남인들은 매우 많아요. 베트남인 노동자도 있고, 국제결혼으로 입국한 베트남 여성들도 많아요. 하지만 베트남인 절은 몇 곳 없어요. 베트남이 통일된 이후, 사회주의 정권이 불교를 탄압했거든요. 그래서 현재 불교를 열렬히 믿는 베트남인들은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다고 해요. 그러다보니 베트남인의 국내 이주 역사에 비해, 그리고 국내 체류 베트남인 수에 비해 베트남인 불교 시설은 그 수가 매우 적어요. 국내 체류 인구수에 비해 꽤 많은 불교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미얀마인들과 반대되는 상황이에요. 그렇지만 불교 시설 설립 역사가 짧고 불교 시설 수가 적은 것에 비해 조직화는 매우 잘 되어 있다고 해요.


한참 검색에 검색을 하다보니 우리나라에 있는 베트남인 불교 시설 이름이 '원오도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원오'는 베트남어로 Viên Ngộ 라고 한대요. 베트남도 한자문화권이라 한자어가 많아요. 단, 읽는 방법은 우리나라와 매우 달라요. '원' won 에서 w 가 v로 가는 것은 매우 흔한 언어 현상이에요. w 이름 자체가 불어에서는 'v 2개', 영어에서는 'u 2개'이니까요. 하지만 그 다음 '어'가 ê 가 되었어요. 베트남어로 읽는 한자는 우리가 읽는 한자와 상당히 많이 달라요. 당장 우리가 '베트남'이라 하는 '비엣남' Việt Nam 이 '월남'을 베트남식으로 읽은 거에요.


'원오도량'으로 검색을 하고, 또 키워드를 찾아서 검색하는 식으로 찾자 확실한 단서가 나왔어요. 역시 여기는 페이스북도 있고, 홈페이지도 있었어요.


베트남 절 홈페이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주소가 바로 오피스텔이었어요. 거기에 있다고 하니 가는 길이었지만, 진짜 있을까 의문이었어요.


마침 다시 2014년에 갔던 베트남 여행기를 쓸까 하고 있던 중이었어요. 밀린 여행기는 제 인생의 숙제 같은 존재니까요. 그러던 차에 베트남 절을 찾았고, 여기를 꼭 가보고 싶었어요.


'베트남도 대승불교인데 여기는 어떤 모습일건가?'


베트남은 우리와 같은 대승불교를 믿는 나라에요. 제가 베트남 여행을 갔을 때만 해도 이 사실을 전혀 몰랐어요. 베트남도 소승 불교를 믿는 줄 알았고, 문화는 태국과 많이 비슷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승불교를 믿고 우리나라와 문화가 비슷해서 상당히 많이 놀랐어요. 이제는 그런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거기가 어떤 모습인지 더욱 궁금해졌어요. 베트남 여행 갔을 때 못 보고 지나쳤던 것들을 하나라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어요.


오후 4시 11분. 인천 지하철 1호선 간석오거리역에 도착했어요.


간석오거리역


7번 출구로 나갔어요.


간석오거리역 7번 출구


"진짜 여기 있는 거 맞겠지?"


아트폴리스 오피스텔 입구


안으로 들어갔어요. 일단 입구에는 베트남인 불교 시설이 있다는 것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으로 올라갔어요.


"어? 진짜 있나보네?"


베트남 불교 사원


벨을 눌렀어요. 문이 열렸어요.


"안녕하세요."


스님께서 문을 열어주셨어요.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안으로 들어갔어요.



입구쪽 벽에는 장식장에 베트남 인형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불단 앞에 가서 삼배를 드렸어요.


인천 부평 베트남 불교 문화 - 베트남인 절 원오도량


'진짜 우리나라 불교와 많이 닮았다.'


베트남 대승불교


삼배를 드린 후 내부를 둘러보았어요.


원오도량





"커피 드세요?"

"예."


스님께서 커피를 한 잔 타주셨어요.


벚꽃 바람과 염불소리 05 - 인천 부평 베트남 불교 문화 - 베트남인 절 원오도량


조그만 공간도 매우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어요.


베트남 문화


스님께서는 한국어를 매우 잘 하셨어요. 스님 말씀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베트남 스님이 자신을 포함헤 두 분 계신데, 원오도량을 포함해 베트남인 불교 시설은 총 8곳 있다고 하셨어요. 두 분이 4곳씩 나누어서 관리하고 계시대요. 어디에 있는지 여쭈어보았어요. 수도권에는 이곳 - 원오도량이 유일했고, 그 외에 전라도, 경상도 등등 전국에 흩어져 있었어요. 듣고 깜짝 놀랐어요. 프로야구처럼 수도권에 네 곳, 지방 네곳 이런 것도 아니고 수도권에는 한 곳 있고, 전부 멀리 떨어진 곳들이었거든요.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여덟 곳을 두 분이 4곳씩 맡아서 관리하시다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베트남 불교도 대승불교인가요?"

"예. 맞아요. 한국 불교와 같아요."

"그러면 반야심경도 있나요?"

"예, 있어요."


갑자기 베트남어로 된 반야심경이 너무 보고 싶어졌어요. 베트남이 대승불교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대승불교의 중요 경전 중 하나가 반야심경이에요. 그래서 일부러 여쭈어본 것이었어요. 베트남 대승불교에도 반야심경이 있나 해서요. 스님께서는 당연히 있다고 알려주시고는 베트남어 반야심경을 보여주셨어요.


반야심경이 이렇게 길 리가 없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스님께 여쭈어보았어요.


"스님 이것 말고 다른 반야심경 없나요?"

"이것은 풀어서 쓴 거에요. 한자로 된 것도 있어요."

"그것 혹시 볼 수 있을까요?"


베트남 반야심경




이것이 바로 베트남어로 된 반야심경. 저는 불교도이지만 반야심경을 다 외우지 못해요. 앞의 몇 줄만 외워요. 위의 것을 보면 '마하밧냐바라맛다땀킨' 이라고 되어 있어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이에요.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 五蘊皆空 度 一切苦厄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 오온개공 도 일체고액

Quán Tự Tại Bồ-tát, hành thâm Bát-nhã Ba-la-mật-đa thời, chiếu kiến ngữ uẩn giai không, độ nhứt thiễt khổ ãch.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외우는 것과 묘하게 달라요.



스님께서는 베트남 북부 불교는 암자 비슷한 모습이고, 중부는 전통 불교이고, 남부는 현대 불교라고 알려주셨어요. 그 차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북부, 중부, 남부에 차이가 있대요.


그리고 베트남에도 소승불교가 있었어요. 스님께서는 유투브로 베트남의 대승불교, 소승불교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스님과 유투브로 베트남 불교의 여러 모습을 같이 보았어요. 대승불교 행사 모습은 솔직히 소리만 없으면 우리나라 불교 행사라고 해도 믿을 거 같았어요. 스님 법복 색이 다르다는 것 정도만 달랐거든요. 물론 소리가 들리면 베트남어 불경은 우리나라 불경과 다르기 때문에 불경을 몰라도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제 의정부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어요.


"차 마셔요?"

"예."


스님께서 베트남 차를 선물로 주셨어요.


베트남 차


그리고 달력도 선물로 주셨어요.


베트남 달력


베트남 불교 달력


원오도량은 현재 천안에 절을 세울 계획이 있다고 해요. 나중에 천안에 베트남인 절이 세워지면 꼭 가보고 싶어요. 계획이 잘 이루어져서 우리나라에 베트남인 절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베트남은 우리와 같은 대승불교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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