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월요일에 가자 (2012)

월요일에 가자 - 25 타지키스탄 후잔드 판즈샨베 바자르

좀좀이 2012. 5. 29. 00:43
728x90

"우리 방 옮겨야지."


갑이 저를 깨웠어요. 그 방에서 씻지도 않고 바로 일어나서 방을 옮겼어요.


"온수가 잘 나와!"


우리 모두 방에서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나왔어요. 정말 상쾌했어요. 확실히 여름 여행이 겨울 여행보다 더 힘들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호텔이었어요. 겨울에는 땀이 잘 안 나기 때문에 몸만 녹이면 되요. 볼 게 없어서 문제이지, 못 씻어서 힘든 것은 없어요. 하지만 여름에는 확실히 체력 소모도 겨울보다 훨씬 크고, 제대로 씻지 못하면 몸이 찐득거려서 더 피곤해져요. 확실히 씻고 나니 피로가 매우 많이 풀리고 체력이 조금 더 충전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 내일도 여기 머무를까? 내일은 여기에서 쇼핑하자!"


을이 내일도 여기 이 방에서 머무르자고 했어요. 참고로 여기에서 쇼핑이란 파리, 밀라노 가서 명품 쇼핑하는 게 아니에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이상하게 비싼 공산품들 - 샴푸, 치약, 칫솔, 비누 등등을 사자는 것이었어요. 오늘 관광을 끝내고 내일은 푹 쉬다가 필요한 물품 사고 모레 넘어가자고 했어요. 모두 괜찮은 생각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왕 여행을 마무리짓는 거 뭔가 아쉬웠어요. 그래서 안디잔, 페르가나, 코칸드도 갔다가 귀국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모두 좋은 생각이라고 했어요. 이왕 여행 시작한 김에 우즈베키스탄 동부까지 끝내버리자고 의견을 모았어요.


을이 판즈샨베 바자르 말고 다른 시장이 있다고 해서 일단 그곳을 보고 판즈샨베 바자르로 가서 구경하기로 했어요.



소련의 흔적은 여기 저기 매우 많이 남아 있었어요.




레닌 거리가 아닌 다른 길. 레닌 거리와 달리 그냥 평범하게 사람 몰려사는 곳인데 후잔드의 레닌 거리가 두샨베의 루다키 거리처럼 화려하게 꾸며놓은 거리가 아니라서 별로 충격적이거나 놀랍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당연히 느껴졌어요. 사실 루다키 거리가 이상한 거에요. 루다키 거리는 타지키스탄에서 정말 삐까번쩍하게 꾸며놓은 거리에요. 물론 다른 국가들과 비교한다면 삐까번쩍이라고 할 수 없지만...타지키스탄에서는 정말 그 어떤 곳과도 비교를 불허하는 곳이 바로 루다키 거리에요. 타지키스탄 도시 및 서부만 놓고 보았을 때, 루다키 거리 빼면 다 고만고만해요. 루다키 거리만 이상하게 화려하고 잘 꾸며놓은 거에요.



을이 다른 시장이라고 데려간 곳은 판즈샨베 바자르 근처에 있는 시장. 사실상 둘이 연결되어 있어요.






시장을 구경하는데 집시 여자애 둘이 우리에게 따라붙었어요. 확실히 타지키스탄에서 집시를 보니 타지크인과 집시가 구분이 되었어요. 우즈베키스탄어-한국어 사전에는 우즈벡어 'loli'가 집시라고 나와요. 그러나 이것은 전적으로 틀린 것이에요. 우즈벡에로 'loli'는 타지크인들을 가리키는 말. 집시는 'tsigan'이라고 해요. 타지크계에게 '롤리와 찌간은 같나요?'라고 하면 화내요. 우즈벡인들은 어렸을 적부터 롤리와 찌간을 보고 자라서 보면 확실히 구분한대요. 하지만 한국인 입장에서는 그냥 얼굴 새까만 거지라면 그 민족이 그 민족. 저 역시 마찬가지에요. 타지키스탄에 와서는 타지크인과 우즈벡인이 구분이 되었고, 타지크인과 집시도 구분이 되었는데 우즈베키스탄 돌아오니 다시 구분이 안 되요. 확실한 것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롤리'와 '찌간'은 아예 다른 민족이에요. 롤리는 타지크인, 찌간이 집시. 이 애들을 보니 타지크인과 집시가 아예 다른 민족임을 알 수 있었어요.


애들이 손바닥으로 자꾸 툭툭 치며 돈을 달라고 구걸했어요. 그러자 갑이 40디람을 주었어요. 보통은 여기서 상황 종료가 되요. 외국 거지들은 우리나라 거지들과 달리 돈 주는 것 자체 중요하지 얼마를 주었는지 중요하지는 않아요. 이날 아침, 아이를 안고 구걸하는 집시에게 제가 주머니에서 잡히는 대로 동전을 주어서 20 디람 두 개를 주었어요. 그러자 고맙다고 하고 그냥 갔어요. 타지키스탄이라고 거지들이 목표 액수를 달라고 조르는 건 아니에요. 그저 돈을 달라고 할 뿐이고, 동전 한 두 개 주면 알아서 사라져요. 물론 안 주어도 그만이구요. 그런데 이 두 집시는 갑이 40디람을 주자 더 끈질기게 달라붙었어요. 돈을 받은 집시는 계속 1소모니를 달라고 달라붙었고, 옆의 집시는 자기도 돈을 달라고 졸랐어요.


애들이 갑과 을의 체력을 계속 갉아먹었어요. 걔네들이 손바닥으로 툭툭 치며 1소모니를 달라고 할 때마다 쥐가 조금씩 쏠아먹듯 체력이 조금씩 닳았어요. 애들은 갑과 을의 겁먹은 반응이 재미있었는지 계속 쫓아다니며 손바닥으로 툭툭 치며 계속 돈을 달라고 졸랐어요. 갑과 을은 몇 번 '녜뜨'라고 외치다가 도망다니기 시작했어요. 애들은 우리들을 만만하게 보았는지 장난 겸 구걸로 계속 손바닥으로 우리들의 몸을 쳐대며 돈을 달라고 졸랐어요.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만약 갑이 돈을 주지 않았다면 적당히 동전 몇 닢 주고 보냈겠지만 갑이 돈을 주는 것을 보았어요. 그래서 더욱 짜증이 났어요. 1소모니 자체가 큰 돈은 아니었지만 돈을 받았는데 더 내놓으라고 하는 행태 자체에 화가 났어요.


"녜뜨!"


저를 손으로 치며 자꾸 돈을 달라고 조르자 크게 외치며 자리에 멈추어서서 노려보았어요. 그러자 그때부터 제게 달라붙지 않았어요. 두 애는 갑과 을에게 달라붙었어요.


"녜뜨!"


다시 한 번 소리를 쳤어요. 그러자 큰 애가 움찔했어요. 작은 애가 갑과 을에게 또 돈을 달라고 하는데 제가 큰 애를 노려보자 큰 애가 작은 애를 혼냈어요. 둘은 계속 제 눈치를 보며 우리들을 쫓아다녔어요. 하지만 제가 계속 걔네들을 노려보았기 때문에 애들은 섣불리 갑과 을에게 달라붙지 못했어요. 자꾸 우리들을 따라오길래 쫓아버리려고 하자 둘은 애써 가는 방향이 같다는 것을 몸짓으로 변명했어요. 시장 출구에 다 와서야 애들은 다른 사람에게 들러붙었어요.


"야, 도망을 갈 게 아니라 쫓아내야 할 거 아니야!"
"나는 나름대로 소리친 거라구."


갑의 말에 그냥 어이가 없어서 웃었어요. 그래도 나름대로 소리친 갑이 아무 말도 못하고 열심히 도망다니던 을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서 그나마 얼마 없던 을의 체력이 완벽히 고갈되었던 거 같아요.


을은 여행 의욕을 완벽히 상실했어요. 체력이 아예 없는 것이 눈에 보였어요. 체력이 고갈된 것은 물론이고 정신줄 놓고 멍때리기 시작했어요. 우리들을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 하는 것 같았어요. 바퀴벌레처럼 끈질기게 쫓아다닌 집시 꼬마들 때문에 이날 일정은 이제 망했다는 생각이 확 들었어요.



시장에서 나와 드디어 판즈샨베 바자르로 가는 길.


정신줄 놓고 있는 을을 데리고 판즈샨베 바자르로 갔어요.



바자르 근처에서는 '모르스'라는 음료수를 팔고 있었어요.



"저거 마셔볼래? 내가 사줄게."
"아니, 저거 마시면 왠지 설사할 것 같아."


그래서 저만 사 마셨어요. 가격은 1소모니. 색깔은 맥주빛인데 맛은 그냥 미세한 향이 섞인 설탕물 맛. 그냥 설탕물도 아니고 수돗물에 설탕 탄 맛이었어요. 그래도 사람들은 패트병을 가지고 와서 1리터를 사 가는 등 꽤 잘 팔리고 있었어요. 정말 타지키스탄은 음료수만큼은 별로인 나라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콜라맛 사탕맛이 나는 RC콜라가 그나마 괜찮은 음료. 물론 코카 콜라나 펩시 콜라, 환타, 스프라이트도 있지만 이건 다른 제품들에 비해 비싸고 그나마 만만한 게 콜라맛 사탕맛 콜라인 RC콜라. 나머지는 전부 정말 색소와 설탕과 이상한 향을 수돗물에 녹인 맛.



모스크와 묘소. 왼쪽 묘소 돔 위에 있는 검은 점들은 전부 비둘기에요.



드디어 시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목요일이라서 사람이 더 많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어요. 어제도 이만큼은 있었거든요. 어쨌든 판즈샨베에 판즈샨베 바자르.



시장 내부. 왠지 익숙한 모습이었어요.


제가 타지키스탄의 모습을 처음 접한 것은 타지키스탄 영화 'Sokout' 였어요. 영어 제목은 The Silence로 1998년 타지키스탄 영화에요. 이 영화에 나오는 장면이 하나하나 아름답고, 사람들의 말이 아름답게 들려서 타지키스탄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이 영화에서 나오는 시장의 모습이 이래요.



이 장면과 그 외 몇 장면이 더 있는데 두샨베에서 찾아보려 했지만 두샨베에서는 찾지 못했어요. 그런데 후잔드 판즈샨베 바자르에 와서 영화 소쿠트에 나오는 그 시장과 비슷한 시장을 보게 된 것이었어요.



시장 내부 구조의 특징은 가운데 중심 거리에는 논과 빵을 팔고 있고, 이 중심거리 뒤쪽으로 다양한 식료품을 팔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이것이 타지키스탄의 논. 논 자체는 큰 특징이 없었어요. 단지 시장 한가운데 가장 중요한 자리가 모두 논을 파는 가게라는 것이 인상적이었을 뿐이었어요.



야채 가게. 마늘도 팔지만 우리나라 마늘과는 냄새가 달라요.



향신료와 종묘를 같이 팔고 있어요.



이 가게는 향신료를 파는 가게에요. 사진 가장 앞에 있는 돌멩이가 뭔지 궁금해서 할머니께 여쭈어 보았어요.


"이거 뭐에요?"


할머니께서는 뭐라고 하셨는데 못 알아들었어요. 제가 못 알아듣자 할머니께서는 입을 손으로 가리키셨어요.


"아...암염!"


저는 저 돌이 무슨 옷감을 물들일 때 사용하는 염료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염료는 사람이 먹을 일이 없어요. 할머니께서는 돌멩이들을 먹는 거라고 하셨어요. 그렇다면 저 돌멩이들은 암염.



이렇게 하얀 반죽들은 크림이에요.


판즈샨베 바자르는 2층으로 되어 있어요. 건물 벽면에 2층이 만들어져 있어요. 그래서 1층은 바닥 전체가 시장인데 2층은 벽을 따라 시장이 만들어져 있어요. 2층을 가려는데 길이 보이지 않았어요.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입구는 시장 밖으로 나가서 옆으로 조금 돌아가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고 했어요. 시장 내부에서 바로 2층으로 올라가는 길은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시장 밖으로 나와 2층으로 가는 길.



이렇게 생선을 튀겨서 파는 상인도 있어요.



2층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올라가서 찍은 광장.


2층에는 전자 제품과 다양한 생활 잡화 - 주로 공산품을 팔고 있었어요. 1차 산업 생산물은 1층에서, 2차 산업 생산물은 2층에서 파는 구조였어요. 2층에 올라가자마자 한 아저씨가 우리들을 부르더니 후잔드 홍보 영상을 틀어주며 보라고 했어요.


"이 분께 그 검은 모스크 물어보자!"


하지만 갑과 을 모두 황금 돔이 있는 검은 모스크에 정말 가기 싫어하는 것이 딱 보였어요. 이 자리에서 러시아어를 잘 아는 을이 러시아어로 물어보았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일도 아니었어요. 하지만 을은 제가 러시아어를 못 하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입을 딱 닫아버렸어요. 즉, 자기가 안 도와주면 제가 아무리 찾으려고 노력해도 어차피 물어보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에 검은 모스크는 못 갈 거라 생각했던 것이었어요. 갑도 마찬가지.


이 자식들아, 너희들이 안 도와주면 답이 없을 줄 아냐?


갑과 을이 입을 닫은 이유는 오직 하나. 황금 돔이 있는 검은 모스크에 가고 싶어하는 저를 안 도와주면 제가 그곳을 못 찾을 것이고, 그러면 그곳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나 손짓 발짓 해가면서 아르메니아, 그루지야 여행한 사람이야. 아르메니아어, 그루지야어보다는 타지크어를 훨씬 많이 안다구. 너희들이 안 도와준다고 내가 못 갈 거 같냐?


둘이 저를 더 열받게 한 것은 둘이 아예 신경 끄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잘 듣고 있고 이해도 다 하는데 제게만 안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한 마디로 우리가 안 알려주면 너는 발악해봐야 소용 없다는 의미. 하지만 둘은 한 가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었어요. 말이 안 통하는 지역 여행이라면 이미 몇 번 해 보았고, 타지키스탄 여행할 때에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알아서 잘 해가고 있었다는 것. 을이 러시아어를 잘 한다고 혼자 통역을 떠맡은 것도 아니에요. 단지 호텔에서 방을 구할 때와 샤흐리스탄으로 넘어갈 때 기사 아저씨의 말씀을 몇 번 해석해 준 것 외에 저와 갑을 위해 러시아어를 한 적도 없었어요.


둘의 태도에 더 화가 났어요. 아까 집시도 쫓아내면 그만인 것을 계속 질질 끌고 다녔고, 지금은 가기 싫으니까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고 이해 다 하면서 제게만 정보를 주지 않고 있었어요.


제가 계속 황금 돔이 있는 검은 모스크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 낑낑대자 사람들이 몰려왔어요. 하지만 그 사람들이 러시아어로 설명해 주는데 당연히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갑과 을은 계속 제가 알아서 포기하기를 바라며 구경중이었어요.


"모스크 이름 뭐에요?"
"누리 이슬롬."


이제 끝났어!


러시아어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타지크어로 물어보았어요. 그러자 사람들이 '누리 이슬롬'이라고 알려주었어요. 이곳에 가기 위한 핵심 정보는 일단 획득했어요.


사람들이 어떻게 가는지, 그곳의 특징 같은 것을 마구 이야기해 주는데 한 마디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갑자기 을이 소리치듯 말했어요.


"거기 지금 건설중이래."


그 말을 들은 갑의 얼굴이 활짝 폈어요.


"그럼 갈 필요 없겠네!"


갑의 반응에 을이 신났어요.


"패스!"


아놔 이...


진짜 그 자리에서 둘에게 욕을 하며 화내고 싶었어요. 아저씨들과 이해가 되니 않는 대화를 할 때 둘이 알아듣고 있는데 일부러 입을 꾹 다물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어요. '거기까지 가는 마슈르트카 있어요?'를 러시아어로 어떻게 물어보냐고 둘에게 물어보았을 때 둘은 입만 꾹 다물 뿐이었어요. 아주 가기 싫다고 발악하는 게 보였어요. 피곤해서 정신줄 놓고 있어서 못 알아들었다고 하려면 끝까지 못 알아들은 척 하든가. 자기들에게 유리한 것 - 아직 공사중이라는 것만 알려주었어요. 즉, 다 이해했는데 악의적으로 자기들에게 유리한 '아직 공사중'이라는 것만 알려준 것이었어요. 다른 것에 대해서는 일체 말해주지 않았어요.


둘은 아주 신이 났어요. 황금 돔의 검은 모스크 안 간다고 계속 말하며 즐거워했어요. 그래서 더욱 어이가 없고 화가 났어요.



2층에서 본 판즈샨베 바자르 전경.


2층을 대충 둘러본 후 잠시 쉬기 위해 광장에 있는 모스크로 갔어요. 둘은 모스크 내부도 귀찮아서 들어가지 않고 모스크 입구에 있는 벤치에 앉아 쉬기 시작했어요.



모스크 입구.



모스크는 새로 지은 것 같아 보였어요. 내부는 확실히 새로 지은 티가 났어요. 보수 공사를 해서 이렇게 된 것인지, 아니면 아예 새로 지은 것인지 정확히는 몰라요. 지금까지 봐 온 모스크들 중 화려한 모스크라고는 할 수 없지만 깨끗하고 나름 볼 만한 모스크였어요.



모스크 앞 분수에서 사람들이 물을 만지며 놀고 쉬고 있었어요. 분수 물이 전혀 깨끗하지 않은데 마시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내일까지 나누어서 볼래, 오늘 끝낼래?"


갑과 을의 체력은 이미 바닥났어요. 애써 내색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아까 누리 이슬롬 때문에 기분이 매우 안 좋았어요. 그렇다고 둘을 버려두고 혼자 다니기도 그래서 오늘 일정을 어떻게 할 지 물어보았어요.


"오늘 다 보자."


갑이 한숨을 내쉬며 일어났어요.



레닌 거리를 걸으려는데 장례식 행렬이 지나갔어요.



거리의 학생들. 확실히 이 나라 사람들이 우즈베키스탄보다 옷을 좀 더 펑퍼짐하게 입어요. 교복도 마찬가지. 우즈베키스탄이나 타지키스탄이나 교복 규정은 똑같아요. 그런데 우즈베키스탄은 몸에 딱 달라붙게 매우 타이트하게 입는 데에 비해 타지키스탄은 품이 좀 있게 입어요. 정말로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두 나라의 문화.


어쨌든 레닌 거리를 걷기 시작했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