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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경리단길 맛집 - 아프리카 감비아, 세네갈 식당 졸로프 아프리카 코리아

좀좀이 2017. 11. 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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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 아프리카 식당이 하나 또 있었네?


해피홈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을 때였어요. 제가 먹어야할 음식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다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어요. 그것은 바로 서울 이태원에 아프리카 식당이 하나 생겼다는 것이었어요. 여기는 이태원은 이태원인데, 이태원역이 아니라 경리단길 쪽이었어요. 그래서 여기를 먼저 가볼까 했지만 일단 아주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것부터 해결하기 위해 해피홈부터 다녀왔어요.


이때 이 가게 메뉴판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한 것이 있었어요.


가게 이름은 졸로프 아프리카 코리아인데 왜 메뉴에 졸로프 라이스가 없어?


메뉴판 사진을 꼼꼼하게 살펴보았지만 가게 이름과 달리 정작 '졸로프 라이스'라는 메뉴는 보이지 않았어요. '베나친'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음식만 있을 뿐이었어요. 베나친 사진을 보니 졸로프 라이스와 비슷하게 생기기는 했어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인터넷을 검색해보었아요.


여기 세네갈 식당이다!


'베나친' Benachine 이 뭔지 검색해보니 세네갈에서 졸로프 라이스를 이렇게 부른대요. 우리나라에는 '베나친'이 전혀 안 알려져 있고 졸로프 라이스로만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가게 이름에 '졸로프'를 집어넣고, 메뉴는 원어로 써서 졸로프 라이스가 베나친이 된 것이었어요.


세네갈 음식이라니 꼭 먹어볼 거야!


셍고르의 나라, 그리고 2002년 월드컵 8강 진출 국가. 개인적으로 예전에 불어를 공부했었던 적이 있어요. 남들은 프랑스와 프랑스 문화와 예술에 관심 있어서 불어를 공부하는데 저는 프랑스 것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어요. 제가 관심이 있었던 것은 불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인 서아프리카 및 북서아프리카. 그 지역의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세네갈이었어요. 그래서 세네갈 음식은 한국에서 맛볼 수 있으면 꼭 먹어볼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 없었어요. 서울에 있는 아프리카 식당은 나이지리아 식당 뿐이었고, 그 뒤에 주말 한정 에티오피아 식당이 생겼고, 그 뒤에 카메룬 식당이 생겼어요.


게다가 해피홈 글에 비밀 댓글로 이 식당을 알려주는 댓글이 달렸어요. 그 댓글에 링크된 트위터를 들어가보니 평이 매우 좋았어요.


원래부터 매우 궁금했는데 평이 괜찮은 것을 보니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서울 다녀올 일이 있어서 명동 갔다가 버스를 타고 이태원으로 넘어갔어요. 이태원역에서 경리단길로 걸어갔어요. 경리단길도 엄연히 이태원이지만 흔히 이태원이라 부르는 이태원역 근처와는 거리가 조금 있는 곳이었어요. 지하철역 기준으로 보면 여기는 녹사평역이었어요.


다행히 카카오 지도에 등록되어 있어서 지도를 보며 가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어요.


서울 아프리카 세네갈 식당


이렇게 해서 이번에 가본 식당은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아프리카 세네갈, 감비아 식당인 졸로프 아프리카 코리아에요.


졸로프 아프리카 코리아 주소는 서울특별시 용산구 회나무로13길 6 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225-93 이에요.


지도 크게 보기
2017.11.1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입구에는 메뉴가 인쇄된 입간판이 서 있었어요.


세네갈 음식


여기 가기 전부터 무엇을 먹을지 이미 속으로 다 결정하고 갔어요. 여기서 먹어볼 것은 비프 도모다와 닭다리 베나친이었어요. 사실 물고기 요리인 칼두가 궁금하기는 했지만, 혼자 간 데다 무난한 것을 먼저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무난해보이는 저 두 개를 먹기로 결심했어요.


식당은 지하에 있었어요. 지하로 내려갔어요. 아래에는 한국인 두 명이 앉아 계셨어요.


경리단길 아프리카 식당


안은 매우 깔끔했어요.


경리단길 맛집


메뉴판을 보며 마지막으로 고민했어요. 칼두를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한국인 아주머니께서 비프 도모다를 추천해주셨어요. 그런데...


어떻게 설명을 잘 못해주신다.


이게 참 좋기는 한데, 어찌 설명을 못하겠네.


이런 모습이었어요. 저도 도모다를 만드는 방법까지 찾아보고 온 것은 아니었어요. 졸로프 라이스는 볶음밥 비슷한 맛이 날 테니 수프 같은 것과 밥을 먹는 것을 하나 시키려고 한 것이었어요. 그래서 혹시 이거 카레 같은 거냐고 여쭈어봤어요. 그러자 그렇다고 대답하셨어요.


그때 흑인 청년이 제게 다가왔어요.


세네갈이면 불어 쓰지?


흑인 청년에게 물어보았어요. 흑인 청년이 다른 흑인 청년을 불렀어요. 불어로 대화를 나누었어요. 이 식당에서 파는 음식은 세네갈 음식이었어요. 감비아 음식이기도 하구요. 세네갈이나 감비아나 언어, 문화가 비슷하대요. 불어 공부한 것이 거진 10년 전. 정말 너무 오랜만에 불어로 이야기하고 불어를 들으니 참 어려웠어요.


원래 주문하려고 했던 비프 도모다와 닭다리 베나친을 주문했어요.


그때였어요. 저와 불어로 이야기를 나눈 흑인 청년이 한국인 부부와 한국어로 대화했어요.


"어? 저 흑인 한국어 알아요?"

"예, 한국어 잘해요."


나 왜 힘들게 불어로 대화했지? 그냥 편하게 한국어로 대화할걸. 제게 음식 설명해준 그 불어로 대화나눈 흑인 청년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잘 했어요. 이 식당은 한국어가 아주 잘 통하는 식당이었어요.


흑인 청년 둘이 대화를 할 때는 불어가 아닌 언어로 대화했어요. 그래서 어떤 언어로 대화하냐고 물어보았어요. 그러자 월로프어로 대화를 나눈다고 했어요. 한국어를 잘 하는 세네갈 청년이었기 때문에 궁금했던 것 하나를 물어보았어요. 세네갈에 아랍어 쓰는 사람 있냐고 물어보았어요. 그러자 있다고 대답했어요. 세네갈에서는 불어, 만딩카어, 월로프어를 사용하고 아랍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대요.


먼저 베나친 (졸로프 라이스)이 나왔어요. 청년이 접시 뜨겁다고 알려주었어요. 접시를 만져보니 진짜 뜨거웠어요.


세네갈 졸로프 라이스


이거 완전 맛있잖아!


우리나라에서 먹어본 졸로프 라이스 중 가장 맛있었어요. 이태원 아프리칸포트 졸로프 라이스와 공동 1위. 하지만 둘은 맛이 많이 달랐어요.


일단 이 졸로프 라이스는 생선 냄새가 없었어요. 그리고 매콤한 맛이 있었어요. 맵지는 않았지만 매콤하기는 했어요. 수수한 것 같으면서 화려한 맛.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데 정작 한국 음식에는 또 없는 맛. 굳이 이것의 맛과 비교할만한 것은 라면 스프의 맛이었어요. 꽤 독특하면서 이질적이지 않고 매우 맛있었어요. 매콤하고 뭔가 라면스프처럼 익숙한 맛이 나는 밥이었어요.


그릇 아래에 있는 것은 양배추 같았어요. 이것은 베나친보다 매웠어요.


당근이 크게 한 덩어리 올라가 있는데, 이 당근은 잘 익은 당근이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닭다리. 정말 매우 잘 구웠어요. 포크로 쉽게 해체해서 먹을 수 있었어요. 뼈 마디에 있는 살을 뜯어먹기 위해 마지막에 손으로 잡고 뜯어먹기는 했지만, 그 전까지는 오직 포크만으로 살을 잘 뜯어 먹었어요. 속은 매우 부드럽고 겉은 매우 잘 구운 닭다리였어요.


접시


아주 깔끔하게 비웠어요. 청년이 제게 맛있냐고 물어보았어요. 맛있다고 이야기하며 세네갈 사람들이 이것 많이 먹냐고 물어보았어요. 당연히 많이 먹는다고 대답했어요.


닭다리 베나친을 먹은 후 조금 기다리자 비프 도모다가 나왔어요.


세네갈 음식 - 비프 도모다


이것은 밥에 사용한 쌀이 베나친에서 사용한 쌀과 달랐어요. 이것은 찰기가 조금 있는 쌀이었어요.


이거 최고다!


땅콩, 땅콩버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열광하며 먹을 맛.


참고로 저는 땅콩, 땅콩 버터 엄청 좋아해요.


먹어보니 왜 아주머니께서 이 음식을 추천하기는 하는데 설명은 버벅거리셨는지 알 수 있었어요. 저것 만드는 동영상을 보면 스튜라고 해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스튜 자체가 썩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소스라고 하자니 밥에 소스 비벼먹는다고 하면 솔직히 좀 없어보이는 것이 사실이에요. 소스라고 하면 메인인 것이 뭔가 있을 거 같으니까요. 카레라고 하기에는 향신료가 별로 안 들어가요.


굳이 비슷하게 이야기하면 '땅콩버터 토마토 소스 비빔밥' 정도 될 거에요. 하지만 아주 직관적으로 이해하라고 한다면 간단히 '세네갈 땅콩 카레'라고 하는 게 나을 거에요.


식감, 먹는 법을 보면 인도 카레와 아주 비슷했어요. 맛은 카레와 아예 다르지만요.


땅콩의 고소함이 아주 강했어요. 매운맛은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하나도 안 맵다고 느꼈어요. 땅콩버터의 고소함, 그리고 감칠맛이 아주 잘 어울렸어요. 밥에 비벼먹는데 매우 맛있었어요. 땅콩버터에 밥을 비벼먹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과 맛이 비슷한 편이라 생각하시면 되요. 단, 땅콩버터에 밥 비벼먹으면 엄청 빡빡하고 뻑뻑하고 느끼한데, 저건 그렇지 않았어요.


쇠고기는 질겅질겅 씹는 맛이 있었어요. 이것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어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 식당 가서 느낀 공통점은 바로 이 고기의 식감. 우리나라 식당은 매우 부드럽게 - 거의 흐물거릴 정도의 고기가 들어가는데, 한국의 아프리카 식당 가서 음식을 먹어보면 한결같이 질겅질겅 씹는 맛이 아주 좋은 고기가 들어 있었어요. 이것은 선호하는 고기 식감의 차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닭다리 베나친도 매우 훌륭했지만 비프 도모다는 정말 훌륭했어요. 왜냐하면 이건 우리나라에서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이었거든요. 카메룬 식당인 아프리칸포트에도 땅콩수프가 있는데, 그것과 이것의 맛은 묘하게 달랐어요. 졸로프 아프리카 코리아의 비프 도모다는 땅콩 맛이 아주 강했고, 매운 맛은 없었어요.


빈 접시


당연히 싹싹 긁어먹었어요.


닭다리 베나친, 비프 도모다 둘 다 굉장히 맛있었어요. 분명히 독특하고 특이한 음식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정말로 아프리카 식당 가지 않으면 못 먹는 음식이니까요. 하지만 아주 다르고 독특하고 특이한데, 맛은 '이상하다'의 영역으로 넘어가지 않았어요. 나의 혓바닥이 김치를 갈구하는 토속 한국인의 입이라 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어요. 그런데 희안하게 그런 맛을 가진 음식이 한국에 없어요.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맛있으면서 신기하고 독특한 것 먹고 싶다면 졸로프 아프리카 코리아 있어요. 감비아 음식과 세네갈 음식 맛볼 수 있어요. 베나친과 도모다가 참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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