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베스킨라빈스31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 엄마는 외계인

좀좀이 2017. 1. 21.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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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홍대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 홍대입구역으로 갔는데 제가 친구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어요. 전철역은 추웠기 때문에 전철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따뜻한 곳을 찾아 들어가려고 전철역에서 나와 돌아다니다 베스킨라빈스31을 발견했어요.


"아이스크림 하나 먹는 동안이면 오겠지."


카페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 있기에는 아마 친구가 일찍 도착할 것이고, 그렇다고 전철역에서 기다리자니 애매한 시간이었어요.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며 기다리면 시간이 그럭저럭 맞을 것 같아서 베스킨라빈스31로 들어갔어요.


"뭘 먹지?"


어떤 것을 먹을까 고민하다 베스킨라빈스에서 인기 좋은 메뉴 중 하나인 엄마는 외계인을 골랐어요.


엄마는 외계인



베스킨라빈스31 홈페이지에서 엄마는 외계인에 대해 '밀크, 다크, 화이트 세가지 맛 초콜릿에 달콤 바삭 초코볼' 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제가 먹은 것은 싱귤레귤러로, 2800원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 엄마는 외계인



'엄마는 외계인'은 이렇게 생겼어요.




맛이 상당히 부드러웠어요. 부드러운 밀크 초콜릿 맛이었어요. 초코볼과 자잘한 초콜릿 알갱이가 재미를 더해주었어요. 이것들이 아니었다면 그냥 맛이 괜찮은 초코 크림 아이스크림이라고 생각해버렸을 거에요.


쿠키에 초콜릿에 코팅이 되어 있는 초코볼이 파자작 씹혔어요. 이것은 덩어리가 커서 '내가 초코볼을 먹는구나'라는 것을 먹기 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 커다란 초코볼 외에 자잘한 초콜릿 알갱이도 있었어요. 이 알갱이들 또한 씹는 맛에 재미를 주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건 왜 하필 이름이 '엄마는 외계인'일까?


맛은 있었어요. 분명히 인기 있을 맛이었어요. 그렇지만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었어요. 이 아이스크림의 이름은 '엄마는 외계인'. 이름은 매우 독특한 맛일 것 같은데 실제 맛은 전혀 독특한 맛이 아니었어요. 맛이야 좋지만 외계인이라고 부를 정도로 기발하고 충격적인 맛은 아니었어요. 딱 '초코 아이스크림 중 맛있는 것'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엄마가 아이한테 이것을 사주었다고 아이가 엄마를 외계인이라고 부를까? 그러면 대한민국에서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모든 어머니가 다 외계인이다! 아무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다지만 이게 진짜는 아니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 아이스크림은 '외계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너무 평범했어요. 하지만 제가 반기를 든다 해도 어쨌든 이름은 '엄마는 외계인'.


엄마가 학교에서 선생님 말 잘 들으면 저녁에 맛있는 것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그래서 선생님 말 잘 들었다.

집에 돌아왔다.

엄마한테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 말 잘 들었다고 말했다.

엄마가 저녁에 맛있는 것 해준다고 했다.

신났다.

저녁을 먹었다.

엄마가 초콜릿에 밥 비벼줬다.

엄마가 이상했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이것은 엄마가 초콜릿에 밥을 비벼주었기 때문에 '엄마는 외계인'이라는 이름이 붙은 거야! 그것도 콩밥에 밥 비벼줬어! 커다란 초코볼은 큼지막한 콩알이고, 작은 초콜릿 조각은 밥풀이야! 아무리 아이라 해도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초콜릿에 밥 비벼주면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어느 순간 엄마는 자신의 정체를 밥을 통해 아이에게 보여준 거야.


수수께끼는 풀렸다. 이것은 엄마가 아이에게 자신이 외계인임을 넌지시 알려주기 위해 초콜릿에 밥을 비벼준 거야. 그 맛을 표현한 거야!


이러자 납득이 되었어요. 맛은 있으나 딱히 기발하다고 할 것까지는 없는 이 아이스크림에 '엄마는 외계인'이라는 희안한 이름이 붙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해석하면 말이 되었어요. 저라도 누가 제게 이 아이스크림에 밥 비벼주면 진심으로 외계인이 지금 나를 시험에 들게 하시나 생각할 거에요.


친구가 베스킨라빈스로 왔어요. 친구에게 이 훌륭한 추리를 이야기해주자 친구가 어이없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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