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

저금리의 함정 - 불경기라는데 왜 여행 가는 사람은 많을까

좀좀이 2016. 8. 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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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우리나라의 금리는 거시적으로 보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정부에서 소비를 살리기 위해 더 금리를 낮추라고 한국은행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은 이제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고, 한국은행에서는 이에 대해 어느 정도 따라주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금리가 엄청나게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내수 시장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나날이 절망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해도 될 것이다.


요즘 사회를 살펴보면 매우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말도 안되는 모순의 소용돌이 속에 모든 국민이 휩쓸려 있는 듯한 모습이다.


1. 모두가 정말 살기 어렵다고 한다.

2. 그런데 관광지, 공항, 맛집에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3. 모두가 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거라고 비관한다.

4. 그런데 정작 소비는 안 하려고 한다.


1,2 번은 서로 모순된 상황이다. 공항이 미어터지는 것은 국내 관광지가 바가지라서 사람들이 외국으로 여행나가는 거라 한다고 치자. 그러면 모두가 살기 어렵다는데 연휴만 되면 꽉꽉 막히는 고속도로와 여행지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들 모두가 제때 외국 여행 갈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한 패배자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외국 여행 가는 것이 무서운 겁쟁이들? 그 이전에 정말 살기 어렵다고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상황에서 연휴만 되면 관광지, 공항, 맛집에 사람이 넘쳐나는 현상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를 단순히 '요즘 인간들은 정신이 나약하고 근성이 없다'고 말할 것인가? 설령 백만 보 양보해서 요즘 인간들이 예전 인간들보다 정신이 나약하고 근성이 없다 치자.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신이 나약하고 근성이 없어서인지 설명을 해야할 것 아닌가. 단순이 배가 불러서? 물질적으로 너무 풍족하다 못해 모두가 물질에 깔려 죽을 것 같아 이제 소비를 하지 않는다? 이건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유통기한, A/S 보증기간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3,4 번을 보자.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물가는 앞으로 더 뛸 것이라 전망한다. 가격이 그대로면 양이 줄었고, 양이 그대로면 가격이 올랐다. 게다가 정부는 대놓고 물가인상률이 너무 낮아서 걱정이라고 한다. 이것은 정부가 비꼬며 말한 것이 아니라, 진짜 지표상으로는 물가인상률이 워낙 낮게 나와서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임을 말한 것이다. 통계가 맞은지 엉터리인지는 여기에서 중요한 내용이 아니니 넘어가겠다. 중요한 것은 그렇지 않아도 국민들이 앞으로 물가가 더 뛸 것이라 전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조차 앞으로 물가인상률이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절대적이든 상대적이든 어떤 식으로든 꾸준히 가격을 인상해온 기업들의 행태를 지켜본 국민들에게 정부가 저리 말하니 과연 국민들이 앞으로 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과연 가질까?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른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면 소비가 증가해야 한다. 현재 구입을 하는 것이 미래에 구입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국민들이 소비는 안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8월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은 8.66%로, 4년 전인 2012년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은 2011년 3.86%, 2012년 3.90%, 2013년 5.60%, 2014년 7.18%, 2015년 추정치 8.82% 라고 한다. 즉, 얼핏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반 경제 상식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 (세계일보) 가계저축률 4년새 2배… 내수 위축 '경고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유동성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유동성의 함정이란 아무리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도 경제주체들이 디플레이션을 전망해 돈을 움켜쥐고 소비 및 투자를 하지 않아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정부 및 중앙은행에서 아무리 금리를 낮추어서 시중에 자금을 풀어도 소비자는 앞으로 경기가 악화되어 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을 예상해 나중에 소비하는 것이 이득이라 생각해 소비를 하지 않고, 기업에서는 경기가 어려워지므로 투자를 해야 손해라는 생각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는 현재 경제상황은 어떤가? 절대 이 상황이 물가가 안 오르는 상황도 아니고, 디플레이션을 예상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물가가 예전보다 더 살벌하게 오르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담배값, 술값, 대중교통비가 크게 인상되었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물가도 전반적으로 크게 오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방증이 바로 수입 과자, 수입 맥주 소비의 보편화라 할 수 있다. 원래 컴퓨터 비교할 때 사용되던 용어인 '가성비' (가격 대비 성능비) 란 말이 이제는 어떤 제품이든 평가할 때 다 따라붙는 말이 되어버린 말이 된 것 또한 이에 대한 방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냉정히 보았을 때, 분명히 우리나라 국민들의 명목 수입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출이 커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일해서 버는 돈은 예전보다 늘어났다는 것이다. 물론 소득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지출이 더 크게 늘어났으므로 실질적으로 수입이 더 줄어들었다고 모든 것을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설명이 안 되는 현상이 있다. 당장 여행 가는 사람이 증가하고, 부동산 및 임대료가 상승하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인가? 여행 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부동산 및 임대료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집을 구입하고 새로 가게를 차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한다. 돈이 없고 살기 어려운데 오히려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여행 가는 사람이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요즘 사람들은 정신상태가 썩어서 허영심만 강하다'고 정신력 문제로 마무리지어버리고, 부동산 가격 상승은 전세난에 저금리라 집을 그냥 사는 것이 이득이며, 임대료 상승은 나이 먹고 어디 가서 굽실거리며 일하기 싫고 사장님 소리 듣고 싶어서 장사하려고 하다보니 그러는 거라고 설명해 버린다.


이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가? 요즘 사람들이 단순히 도덕적 타락으로 인해 없는데도 미래 생각 안 하고 펑펑 써버린다고 생각하는가? 이 말이 맞다면 OECD 통계로 나온 저축률 상승은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원래 또라이들이 집단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착시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할 것인가? 어떻게 해도 이 얼핏 보면 모순같아 보이는 현상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


경제학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소비가 줄어들고, 금리가 인하되면 소비가 증가한다고 한다. 이것은 이제 중학교 학생들도 배워서 아는 아주 기본적인 이론이다. 그런데 이것으로 간단히 경제가 잘 돌아간다면 경제를 시원하게 말아먹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경제는 단순하지 않고, 이 기초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여러 조건과 상황하에 따라 새로운 이론을 발견해내었다.


얼핏 보면 그나마 유사해보이는 이론이 유동성의 함정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이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만 늘린다는 차이점이 있다. 폴 크루그먼은 유동성의 함정 해결책으로 구조개혁, 재정정책, 비상식적 통화정책을 들었다. 이 중 재정정책으로 사회기반시설 투자와 실업수당 등 정부지출을 직접 늘려 일자리를 늘리고 경기를 활성화할 것을 제시했는데,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높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일자리가 부족해서 청년실업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청년실업률이 높고 공무원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청년실업률을 낮추면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올라가겠지만, 그게 과연 그대로 고스란히 국민들의 지출증대로 이어질까? 그랬다면 지금 소비의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야 한다. 즉, 한쪽에서는 펑펑 돈을 쓰는데 한쪽에서는 돈이 없어서 극한으로 소비를 줄이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랬다면 저축률 상승률이 저렇게 가파르게 상승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즉, 유동성 함정과는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현상이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마이너스 금리까지 등장해 채무자가 오히려 이자를 받아야 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등장하기까지 했는데, 의외로 엉뚱한 곳에 이런 현상의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바꾸어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영원히 일하며 돈을 벌 수 없다. 어느 순간 정년퇴직을 하게 되며, 그 이후부터는 그간 모은 재산으로 살아가게 된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자 소득이다. 이는 단연 노후 설계 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재산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리 1.25%다. 이를 기준으로 한 번 계산해보자. 이자에 붙는 각종 소득세 등은 제외하고 오직 한국은행 기준금리만 가지고 계산해보도록 하겠다.


출처 : http://www.bok.or.kr/


1억원을 1년간 예치했을 경우 획득할 수 있는 이자소득은 1년에 125만원이다. 2011년 3월부터 2012년 9월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선이었다. 1억원을 모았을 때, 2011년 기준으로는 매년 이자가 약 3백만원씩 나온다고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125만원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6년 2/4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 (명목, 도시, 2인이상)에 의하면 근로자외 가구의 가구원수는 2.92명, 한 달 평균 가계지출이 2,844,380 원이다. 여기서 근로자외 가구란 '가구주가 상무, 이사, 감사 등 법인경영자와 자유업자, 개인경영자 또는 무직인 가구'를 지칭한다. 반면 2012년 2/4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 (명목, 도시, 2인이상)에 의하면 근로자외 가구의 가구원수는 3.11명, 한달 평균 가계지출이 2,723,720 원이다.


출처 : http://kosis.kr/


2011년 2/4분기와 2016년 2/4분기 각각 1억원의 예금이 있다고 가정하고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2011년 2/4분기 : 이자 300만원, 한 달 평균 가계지출 2,723,720 원

2016년 2/4분기 : 이자 125만원, 한 달 평균 가계지출 2,844,380 원


즉, 2011년 2/4분기에는 1억원을 모았다면 향후 한 달은 이자만으로 먹고 살 수 있었지만, 2016년 2/4분기에는 2억원이 있어도 이자로 한 달도 못 버틴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상황은 중산층조차도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왜냐하면 2011년 2/4분기에 1억원을 모은 사람이 불과 5년 사이에 추가로 1억원이 넘는 돈을 모아야 2011년 2/4분기에 1억원을 넣고 기대했던 이자 소득의 가치 - 즉 실업 상태에서 한 달 생활비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2016년 2/4분기에 2억원을 갖고 있어도 한 달 평균 가계지출 액수보다 적은 이자를 받으니 말이다.


이러니 당연히 사람들은 이자 소득은 줄고 가계지출은 증가하니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져서 저축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 읽고 '1억원 모았으면 그게 부자지, 가난한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많을 것이다. 그래서 보다 피부에 와닿도록 단위를 낮추어서 100만원으로 낮추어서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2011년 2/4분기 : 이자 30,000원

2016년 2/4분기 : 이자 12,500원


현재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이 교통카드로 지불할 경우 1250원이다. 2016년 2/4분기 현재 이율로 내년에 이자를 받을 경우, 12500원을 받을 것인데, 이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이자 받았다고 기분내기 위해 지하철 타고 식사하러 갔다온다고 생각해보자. 왕복 교통비가 2500원이고, 식당에서 밥 한 끼 사먹으면 얼추 7천원. 여기에 커피 한 잔 사먹으면 남는 돈이 없다. 그나마 맛집이라고 하는 곳에 가서 식사를 하려 한다고 하면, 또는 커피조차 제일 저렴한 메뉴로 마시지 않으면 원금 까먹는다. 그 이전에 기본요금 구간을 넘어서는 순간 원금 까먹는 결과가 확정되어 버리는 수도 있다.


이러니 돈이 많든 적든 원금을 늘리려는 데에 주력하게 되고, 소비를 악착같이 줄이려고 드는 것이다. 즉, 기존 상식과 달리 오히려 저금리가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저금리가 소비를 위축시키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분석해볼 수 있다.


1. 이자 소득이 너무 적어서 이자 소득을 소비로 돌릴 여력이 없다.

- 100만원 저금해서 1년 후에 받는 이자가 저 꼴인데 1년 후에 이자 받았다고 기분좋게 소비를 할까?


2.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원금을 늘리기 위해 주력한다.

- 실직후 바랄 것이 그나마 이자 수익인데, 이것이 너무 적으므로 어떻게든 원금을 늘리려 한다.

-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실상 회사가 일방적으로 나를 쫓아내주어야 하며 (자발적으로 그만두면 받지도 못한다), 국민연금이 과연 내 노후를 책임져줄지 의문이다. 이는 고사하고 내가 납입한 원금이나 똑바로 노후에 받을 수만 있어도 다행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 '물가가 내려간다, 안 올라간다' 하는데 과연 그것을 마구 체감하는 소비자들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생산자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최종소비자들은 경험적으로 물가는 어쨌든 항상 오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술적으로 보면 2011년 2/4분기에 예금으로 받은 이자만큼 받으려면 2016년 2/4분기에는 2배 조금 더 넘는 돈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 물가가 어쨌든 오를 거라 전망하기 때문에 돈을 더 모아야 한다고 판단한다. '미래에 비싸질 것이니 지금 구입하는 것이 이득'이 아니라 '미래에 구입할 돈을 만들기 위해 지금 당장 저축을 해야 한다'고 결정내리는 것이다.


3. 건물주는 이자 소득을 바라기 어려워지므로 임대료를 올려서 이를 만회하려고 한다. 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임대료 지출 상승으로 이어져 가뜩이나 부족해진 소비여력을 더욱 줄여버린다.


4. 저금리로 인해 위축된 소비로 인해 수익이 줄어든 기업은 박리다매가 아니라 소리다매 전략을 취한다. 박리다매로 해봐야 어차피 안 팔리기 때문이다. 구입할 사람은 어쨌든 사고 구입 안할 사람은 뭘 해도 안 살테니 구입할 사람에게 비싸게 팔아버리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소비는 더욱 위축된다.


4가지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2번이다. 지금까지는 이율이 낮아지면 소비가 늘어난다고 보아왔다. 즉 이율과 소비는 반비례 관계였다. 그러나 이것이 아니라, 어느 선 아래로 이율이 낮아질 경우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 또한 위축되어버린다고 보아야 한다. 아쉽게도 그 기준이 무엇을 기준으로 몇 % 이율이라고 계산할 수 있는 수식은 모르겠다. 대충 감으로는 1인당 5년 모은 돈에 한 달 생활비 정도 아닐까 하지만, 이것을 정확히 계산해내지는 못하겠다. 1인당 5년 모은 돈에 한 달 생활비라 추측해본 이유는 2인일 경우 30년간 돈을 모으면 이자로 1년 생활비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과연 저금리를 이유로 하여 현재 우리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현상들을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1. 주택값 인상

-> 이건 뉴스에 여러 차례 보도된 것이다. 특별히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건물주가 이자 소득을 바라기 어려워져서 임대료를 올리고, 전세가 아니라 반전세, 월세로 임대하려 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임차하지 않고 저금리를 이용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해버리는 것이다. 주택쪽 수요가 증가했으니 당연히 주택값 상승. 그리고 대출로 인해 원리상환을 해야 하니 이로 인해 소비 위축. (설명 가능)


2. 수시로 문 열고 망하는 가게들

-> 중장년층들이 퇴직 이후 그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이자 수입을 기대할 수가 없다. 위에서 계산해본 것처럼 4억 있어도 3인 가구가 이자소득으로는 2달을 못 버틴다. 이러니 자기 인건비라도 벌어보려고 가게를 계속 여는 것이다. 사장님 소리 듣고 싶어서, 대박칠 자신 있어서 가게를 여는 사람도 많지만, 월 200만원이라도 가져가려고 가게 여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다. 취직은 정말 힘들고 아르바이트로는 생활비를 벌 수가 없으니 무턱대고 가게를 여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대부분 망한다. 이렇게 무턱대고 덤벼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니 장사가 되든 말든 임대료는 계속 올라간다. (설명 가능)


1, 2번 현상으로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이제 상식처럼 퍼졌다.


3. 공무원 응시 광풍

-> 요즘 청년들 중 '공무원 해볼까' 생각을 안 해본 청년이 아마 없을 거다. 9급 공무원을 선호하는 이유가 단순히 공무원이 안정된 직장이어서일까? 그보다 공무원은 퇴직후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설명 가능)


4. 환율에 대한 관심 증가, 중고 거래 (되팔이 시세차익)의 활성화

-> 금리가 낮다보니 과거에는 진짜 목돈을 들고 꾼들만 하던 환테크 (환차익)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고, 소규모 보따리 거래 등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되팔이 시세차익을 노리는 중고 거래도 상당히 많이 늘어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이율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4%의 수익을 내는 것도 상당히 힘들다. 순수익이 4%만 되면 해볼만한 짓이라는 것이다. 50만원으로 간단히 예를 들면, 과거 3% 시절에는 30만원을 1년간 은행에 예금했을 경우 15,000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즉, 50만원을 가지고 1년 안에 15,000원을 만들어야 본전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은 1.25%이니 3750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과거에는 50만원 가지고 15,000원을 벌 수 있어서 무가치한 일이라 생각했던 일이 이제는 매우 훌륭한 재산 불리기 방법이 되는 것이다. 환차익에 관심을 보이고, 소규모 보따리 거래 및 되팔이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 모두 과거에는 꾼들이 하는 것이었지만, 요즘은 일반인들도 이런 것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설명 가능)




이제 드디어 글 첫머리에서 언급했던 얼핏 보면 모순된 현상에 대해 다룰 것이다.


1. 모두가 정말 살기 어렵다고 한다.

2. 그런데 관광지, 공항, 맛집에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모두가 불경기이고 돈이 없고 힘들다는데 왜 관광지, 공항, 맛집에는 사람들이 넘쳐날까?


이 또한 저금리로 인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먼저 냉정하게 말하자면, 우리는 지금 굶어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죽게 힘들다고 말하지만 정작 죽기는 사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다. 당장 거리의 노숙자들이 있지 않은가. 만약 진짜로 사람들이 먹고 살 돈이 없다면 매일 서울역에서 굶어죽은 노숙자 시체가 발견될 것이다. 서울역에서 노숙자들이 활개치고 다니는 것은 일단 어지간해서는 굶어죽지 않는다는 증거다.


우리가 돈이 없고 힘들다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먹을 것을 살 돈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잘 먹고 잘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다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인간답게 살기 어렵다'는 말이 될 것이다. 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생존하는 데에 필요한 돈은 있다. 그러나 여유를 가질 돈이 없다는 것이다. 한 달 번 돈을 전부 소비에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저축률은 증가하는데 왜 돈이 없다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미래에 사용할 돈이 없다는 것이다. 저금리로 인해 미래에 기대할 이자 소득이 실상 없으니, 쓰고 남은 돈을 모두 수입이 없을 미래에 쓸 돈으로 만들기 위해 저축하는 것이다.


이자 수입을 기대할 수 없으니, 딱 소비를 줄인 만큼 미래에 사용할 돈으로 계산된다. 이자 수입이 없으니 원금 손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은행 예금 이율이 형편없는데도 은행 예금으로 돈이 몰리는 것은 저금리이다보니 원금 손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어서 그런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무언가에 100만원을 투자했는데 2만원을 손해보았다고 해보자. 손절매해 남은 98만원을 얌전히 은행에 예치했을 때, 3% 이율이면 이자가 29400원, 즉 원금은 다시 만회가 된다. 수익률이 형편없어질 뿐이다. 그러나 현재 이율인 1.25% 이율이면 이자가 12500원이므로 원금 손실이 만회가 안 된다. 저금리인데도 은행 예금으로 돈이 몰리는 기현상은 이렇게 간단히 설명이 된다.


소비가 위축되니 기업에서는 '짧고 굵게' 판매 전략을 취한다. 요즘 나오는 상품들 중에는 '이건 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나' 싶은 상품들이 상당히 많다. 특히 외식, 과자 등에서 많이 보인다. 그리고 무슨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 같은 것이 붙어 나오는 상품도 쉽게 보인다. 이것은 소비를 줄이다보니 반복 소비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짧고 굵게 판매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미래에 사용할 돈을 모으기 위해 소비를 줄이는데, 물가는 언제나 그랬듯 향후 상승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니 사람들은 더더욱 소비를 줄인다.


문제는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욕구를 계속 억제하면 쌓이다 폭발해버린다. 평소에 극도로 소비를 줄이다보니 어느 순간 인내심의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면 그 순간 폭발하게 된다. 소비에 대한 욕구가 쌓인 것이니 소비로 스트레스를 풀고자 하는 모습이 나오는 것이다. 수중에 돈은 있다. 단지 지금 당장의 여유로운 생활, 그리고 미래 실직 상태에서 사용할 돈이 부족할 뿐이다. 그러므로 한 번 정도의 욕구 폭발을 시킬 수는 있는 것이다.


왜 맛집에 열광하는가? 발에 채이는 것이 식당이고 먹거리인데 굳이 맛집이라고 아주 먼 곳까지 바득바득 찾아가는 이유는 먹는 것에서 소비를 줄여서 받은 스트레스가 폭발한 것이다. 먹는 것에 대한 소비를 최대한 절제했으니, 특별한 곳에서 특별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어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먹방의 열풍은 먹는 것에 대한 소비를 최대한 줄이다보니 대리만족을 얻기 위해 먹방을 시청하는 것아라 보면 된다. 돈이 넘쳐 흘러서 미식에 환장하여 먹방과 맛집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소비 욕구를 최대한 억누르다 폭발하는 것이 먹방과 맛집에 대한 열광이라는 것이다.


여행 또한 마찬가지다. 모든 소비를 억제하고 최대한 돈을 저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1년에 한 번 정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돈은 있기 때문에 국내든 국외든 연휴만 되면 공항, 고속도로, 관광지가 미어터지는 것이다. 과거에는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견문과 식견을 넓히고 하나라도 더 배워오겠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그저 이 현실을 피해 적당히 쉬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


더욱이 디플레이션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한 번 목돈을 쓰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줄어든다. 어차피 내가 지금 보유한 화폐의 가치는 떨어질 거라 생각하니 지금 당장 참기 힘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한 번쯤 과소비를 하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평소에는 최대한 소비를 억제하다가 스트레스가 터질 때 과소비를 한 번 확 저지르는 것에 대해 자가합리성이 부여되는 것이다. 여기에 저금리는 합리성을 하나 더 부여해준다. 어차피 모아봐야 이자 소득을 바랄 수 없으니 오늘 쓰고 내일부터 조금씩 더 아껴서 채워넣는 거나 1년 뒤에 쓰는 거나 그게 그거라는 생각이다.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을 때에는 미래 생계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최대한 소비를 억제하고,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을 때에는 인플레이션으로 어차피 화폐 가치는 하락할 것이고 저금리로 인해 오늘 사용할 돈을 내년까지 놔둬봐야 불어나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갑자기 한 번 큰 지출을 하는 것이다. 단, 여행은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행위는 아니다 보니 연휴, 휴가철에 그것이 동시에 터져나올 뿐이다.


먹고 살기 힘들다 하는데 연휴, 휴가철이 되면 여행 가는 사람들로 인해 공항, 고속도로, 관광지가 차와 사람으로 꽉 들어차는 이유는 정신상태의 문제가 아니라 저금리임에도 정부만 제외하고 일반인들이 물가 상승을 예상하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가격이 떨어질 거라 예상한다면 지금 당장의 소비를 자랑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남들보다 비싸게 구입한 호구 인증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사람들은 소비를 자랑하고, 사람들은 이에 대해 호구 인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러워하고 따라한다. 왜? 인플레이션 기대, 그리고 저금리로 인한 당장의 절약 동기 상실 때문이다.


저금리의 장기화는 이렇게 우리나라 소비 행태를 바꾸어놓았다. 일정하고 지속적인 소비에서 짧고 굵고 자극적인 한 번의 소비와 극단적인 절약의 일상으로 바뀐 것이다. 소비가 위축된 상태에서 공항, 관광지, 맛집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유는 저금리로 인한 현상이라 보아야할 것이다.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하지만 일반인들이 느끼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깝다. 은행 예금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디플레이션 기대로 인한 소비 지연이 아니라 그냥 저금통 및 지갑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 기대로 인해 모두가 살기 어렵다고 하는데 정작 맛집, 공항, 여행지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모순 같은 현상이 보이는 것이다. 웬만큼 돈을 모아서는 노후 보장이 안 된다는 불안을 덜어줄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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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요약


1. 지나치게 이율이 낮아지자 사람들이 노후/미래에 대해 불안함을 느낀다.

2. 그래서 소비를 크게 줄인다. (금리가 낮아지는데 소비는 오히려 줄어든다)

3. 그러나 당장 쓸 돈은 있다.

4. 소비를 계속 참다가 스트레스가 한순간 터지면 순간 크게 한 번 쓴다.

- 어차피 화폐가치는 하락할 것이고, 저금리이니 한 번 크게 지출하고 더 절약해서 장기적으로 메꾸어가면 된다는 판단을 한다.

5. 정부는 디플레이션 (불황, 가격 하락)을 걱정하지만, 사람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발생할 스태그플레이션 (불황, 가격 상승)을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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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율< (100 x 12 x 평균한달지출) / (노동가능인구)(은퇴연령-노동시작연령)(1년 평균소득) 일 때 오히려 경기침체

이렇게 기본식을 세워서 계산해보면

평균한달지출 : 2844380 (2016 2/4분기)

노동가능인구 : 2 (한 쌍)

은퇴연령 : 60

노동시작연령 : 30

국민 1년 평균연봉 : 3281만 (2015년)

이율이 1.73%보다 낮으면 경기침체에 빠진다고 나온다. 여기에 몇몇 변수가 더 추가되면 될 것 같기는 한데...

이 뉴스 (링크) 를 보니 시기가 얼추 비슷하다. 몇몇 변수를 추가하면 아마 2%로 결과가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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