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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사 학습그림사회 2권 동남아시아

좀좀이 2015. 3. 1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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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사 학습그림사회 2권은 동남아시아랍니다.



표지가 의외로 크게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사진으로 되어 있지는 않아요. 태국 사진인데, 딱 '미소의 나라 태국' 이라는 홍보물에 어울릴 듯한 사진이지요.


목차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어요.


섬과 정글의 나라

필리핀

말레이시아


남중국해의 정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인도차이나 3개국

베트남

캄푸치아

라오스


아시아의 불교 천국

타이

버마


지금 기준에서는 매우 무난하고 잘 알려진 국가들이지요. 하지만 이 책이 출판될 당시, 인도차이나 3개국은 엄연한 우리나라의 적성국가였답니다. 이들 국가들과의 수교 자체가 1990년대 중반에 이루어졌지요. 베트남은 1992년, 라오스는 1995년, 캄보디아는 1997년에 다시 수교를 맺었어요. 1975년부터 복교 이전까지는 적성국가였지요.


이제 본격적으로 내용을 시작할께요.


1. 필리핀



시작은 필리핀이랍니다. 필리핀은 6.25 전쟁에 참전한 국가이기도 하지요.


필리핀 편에서는 필리핀이 가톨릭 국가이며 서양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점, 그리고 원시 문화가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이 부각되어 있어요.



덩굴에 매달려 줄을 타는 산지 소년 사진과 벌집을 먹는 소년의 모습을 보며 꽤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이웃집에서 벌집을 냉장고에 넣어놓고 있다가 아주머니께서 제게 맛보라고 조금 뜯어주신 적이 있었는데 차마 받아먹지 못했던 기억도 나구요. 사진 속에서는 맛있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진짜 그 벌집을 보니 먹을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2. 말레이시아



아주 어렸을 적, '말레이지아'라고 부르고, 책에도 '말레이지아'라고 나와 있던 것이 기억나는데, 희안하게 이 책에서는 '말레이시아'로 되어 있어요.



말레시이사편에서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것은 바로 우측 상단의 물에 잠긴 거리였어요. 어렸을 적 아무 것도 모를 때에는 '우리 동네도 저렇게 물에 잠기면 나가서 물놀이 실컷 할 수 있을텐데'라고 생각했었어요. 고향이 홍수가 나는 동네는 아니었고, 그 동네 출신답지 않게 바다에 들어가서 놀아본 적은 고등학교 때까지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 뿐이었거든요.


말레이시아편을 보면 말레이시아가 다민족 국가임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필리핀편과는 달리 나름 발전한 나라라는 인상을 주는 내용과 사진들이 많이 있어요.


3. 싱가포르



싱가포르편은 사실 사진보다는 만화가 볼 만 해요. 만화를 보면 싱가포르가 화교들로 구성된 나라이며, 질서정연하다고 나와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질서정연한 모습은 서울도 본받아야 한다고 나와 있지요.



흥미로운 저이라면 싱가포르 편에 열대 과일들이 소개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위의 사진을 보면 두리안이 참 작은 과일처럼 생겼어요. 실제로 보면 저 과일들 가운데에서 두리안이 가장 큰데 말이죠.


아주 어렸을 적, 집에서 조금 걸어가면 바나나 농장이 있었어요. 지금 걸음거리로는 가까운 곳인데, 그때는 어렸기 때문에 가까운 곳은 아니었지요. 단 한 번도 들어가본 적은 없지만, 고향에서 한때 바바나 농사를 했었다는 것은 그것 때문에 기억하고 있어요. 물론 필리핀 바나나가 수입되면서 제주도의 바나나 농사는 싹 다 망했지요.


4.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말 그대로 섬들로 이루어진 국가이지요. 인도네시아의 섬이 13000여개라는 것이 처음부터 나와요. 친절하게 하루에 하나씩 보아도 40년 가까이 걸린다고 계산까지 해주고 있지요. 필리핀도 섬이 많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 비할 바가 아니에요. 어렸을 때 이것을 보고 이미 인도네시아를 전부 보는 것은 포기했어요. 그리고 저 숫자가 하도 인상깊어서 저것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외우고 있지요.


인도네시아는 섬이 만삼천여개.



인도네시아편은 꽤 내용이 알차고 재미있는 편인데, 그 중에서 어렸을 적 미스테리였던 것은 바로 이 부분. '춤을 추다 자신의 가슴을 찌르며 쓰러진다고 했는데, 그러면 저 사람들은 춤추고 죽는 걸까?' 라고 생각했어요. 저 춤은 대체 어떻게 추어야 하는 거지? 나중에 알고 보니 저 춤 내용에서 저 장면이 악당이 마법을 걸어서 병사들이 다 스스로 칼을 가슴에 찔러 자살을 하려고 하는데 칼이 가슴에 푹 박히기 전에 마법에서 풀리며 쓰러진다고 해요. 즉, 진짜 가슴을 푹 찌르는 내용은 없는 것이지요.


하여간 인도네시아편은 처음에 나오는 다 둘러보려면 약 40년부터 시작해서 매우 신기한 내용이 꽤 있는 편이었어요.


그리고 인도네시아편의 가장 마지막은 브루나이랍니다. 딱 한 쪽 다루고 있지요. 보통은 아무리 비중이 없어도 다루는 나라가 2개면 맨 앞에 병기해주는데, 브루나이는 그것조차 없답니다.


5. 베트남



이제부터 인도차이나 3개국 - 베트남, 캄푸치아, 라오스 편이랍니다. 이 세 나라는 당시 적성국가였기 때문에 국기와 공식국명이 나와 있지 않아요.



재미있는 것은 이 책에 호치민시가 '사이공'으로 나와 있다는 점이에요.


베트남편은 딱 4쪽으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우리나라가 월남전에 참전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 있었을 자료들에 비해 매우 분량이 적은 편이지요. 하지만 당시 적성국가였음을 고려한다면 이해못할 부분도 아니에요.


이 책에는 '위에의 두도슈쿠 왕릉' 이라는 곳이 나와요. 이곳은 오늘날 어디일까요? 바로 후에에 있는 카이딘 왕릉이랍니다. 왜 카이딘 왕릉이 두도슈쿠 왕릉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6. 캄푸치아



이 당시에는 '캄보디아'라고 부르지 않고 '캄푸치아'라고 불렀어요. 캄보디아는 국기도 여러 번 바뀌었고, 국명도 여러 번 바뀌었죠. 이 책에는 당연히 킬링 필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답니다. 킬링 필드 자체는 베트남이 1978년 캄보디아를 점령하고 크메르 루즈 정권을 붕괴시킨 이후 국제적으로 알리기는 했지만, 당시 자유 진영 및 진보적인 지식인들이 베트남의 사보타주라고 전혀 믿지 않았지요. 하지만 훗날 이 킬링 필드, 뚜옹 슬렝 등이 사실임이 밝혀지며 당시 베트남의 조작이라 주장하던 사람들은 모두 반성해야 했어요. 서양 좌파 지식인들에게는 문화대혁명과 더불어 정말 잊고 싶은 수치스러운 기억이지요. 뭐가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과 폴 포트의 크메르 루즈 정권을 찬양했으니까요.


캄보디아편은 앙코르와트와 앙코르톰 소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7. 라오스



최근 들어 많은 한국인들이 여행을 가는 라오스에요. 하지만 제가 대학교를 졸업했을 때만 해도 라오스는 널리 알려진 나라는 아니었어요. 기껏 해야 인도차이나 3개국을 외울 때 거기 들어가는 나라로 알고 있을 뿐이었지요.



라오스편은 분량도 얼마 되지 않는데, 그 중 절반이 이렇게 전통 문화와 관련된 내용이랍니다.


8. 타이



동남아시아 관광지에서 우리나라에 가장 일찍 알려졌고, 가장 먼저 사람들이 몰려 가기 시작한 나라는 바로 타이가 아닐까 싶어요. 이 나라는 1990년대에 이미 많이 가는 나라가 되었지요.



타이 편에서는 타이의 불교 문화, 불교 유적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타이편에서는 '대승 불교와 소승 불교'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어요. 이 책 내용에 의하면, 여기에서 '승'이란 배를 뜻하는 것으로, 험난한 바다를 건너는 데에 있어서 다 같이 함께 타고 건널 것인지, 우선 혼자 건널 것인지의 차이가 바로 대승 불교와 소승 불교의 차이라고 언급하고 있어요. 지금은 '소승 불교' 대신 '상좌부 불교'라고 한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승 불교'라고 불렀는데 언젠가부터 바뀌었더라구요. 그 덕분에 '소승 불교'라는 단어도 하나의 추억이 되어버렸죠.


9. 버마



이 책의 마지막은 버마랍니다. 지금은 미얀마이지요.



버마편 역시 불교 문화를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있답니다. 마지막에는 버마가 다민족 국가이고, 이들 간에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고 나와 있지요.


어렸을 적, 동남아시아편은 크게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인상 깊게 남은 페이지는 여러 곳 있었어요. 그 덕분에 베트남 여행을 갈 때 후에를 꼭 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사실 저 책을 보던 어렸을 적, 제가 베트남으로 여행을 갈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어요. 정말 이것이 인생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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