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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5

기억을 되짚어 04 - 진주시 진주성, 촉석루, 꿀빵

남해군 읍내로 돌아와서 할 것은 일단 두 가지 있었어요. 첫 번째는 점심을 먹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남은 일정을 확정짓는 것이었어요. "점심 먹어야지." "벌써? 시장 좀 구경하다 먹자." 밥을 먹자고 하자 친구가 시장을 둘러보다가 점심을 먹자고 했어요. 버스를 타고 오던 길에 '남해사투리사전'을 파는 서점이 보여서 일단 그곳에 갔다가 시장을 둘러보고 밥을 먹기로 했어요. 분명 버스를 타고 갈 때에는 서점 문이 열려 있었는데, 막상 남해군청에서 내려서 서점으로 걸어가보니 서점은 그새 문을 닫아버렸어요. 시장을 둘러보며 친구와 남은 일정을 어떻게 할 지 논의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어떻게 할까? 금산 갈까, 아니면 통영 갈까?" "글쎄...?" "너 산 안 좋아하잖아." "응." 친구는 산에 올라가는..

진주 꿀빵과 통영 꿀빵의 차이

통영에 가면 꿀빵을 접할 수 있어요. 강구안을 따라 꿀빵 거리가 조성되어 있어서 꿀빵을 시식해볼 수도 있고, 직접 구입할 수도 있지요. 통영 꿀빵 중 유명한 가게인 오미사 꿀빵은 강구안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있구요. 진주 역시 꿀빵이 유명하답니다. 통영 꿀빵에 밀려서 크게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요. 진주 꿀빵 중 유명한 가게인 덕인당은 진주 중앙시장 안에 있어요. 오미사 꿀빵, 덕인당 모두 유명하기 때문에 오미사 꿀빵은 강구안 근처, 덕인당은 중앙시장 안에서 상인들에게 물어보면 어디인지 알려줘요. 오미사 꿀빵은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고, 덕인당은 일요일에도 영업을 한답니다. 둘 다 꿀빵인데, 실제 먹어보면 맛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서 같은 꿀빵이라고 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랍니다. 먼저 통영꿀빵 ..

삼대악산 - 23 지리산 (번외편)

드디어 함양 백무동 코스 입구에 도착했어요. 칠흑 같은 어둠...까지는 아니었어요. 가로등도 켜져 있었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내려서 랜턴을 켰기 때문에 그다지 어둡지도 않았어요. 버스가 계속 들어오는데 들어오는 버스마다 사람들이 꽉 차 있었어요. 외롭고 무서운 새벽 산행이 아니라 북적대고 정신없는 새벽 산행이 되겠구나. 슬슬 속도를 내서 걸었어요. 여기도 비가 꽤 많이 왔다고 했어요. 한참 가다가 조금 쉬고 한참 가다가 조금 쉬고 하다 보니 어느새 선두권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조금 가다보니 뭔가 보였어요. 읽어보니 백무동에서 세석으로 가는 길은 비가 많이 와 길이 유실되었기 때문에 입장을 통제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백무동에서 장터목으로 바로 가는 길로 가야 했어요. 사람들이 이 갈림길에서 어느..

뭐라카네 - 06 경상남도 사천

진주-하동-구례-진주-남해-진주-사천-제주 아침 10시. 오른쪽 무릎 안쪽의 아랫부분이 심하게 아파서 잠에서 깨었습니다. 누군가 있는 힘껏 꽉 누르는 느낌이었어요. 얼마나 아픈지 엄지손가락으로 눌러보자마자 이제 보통 자다가 잘못 되어서 아프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꾸르륵 오른쪽 무릎이 아파서 계속 누워 있는데 뱃속에서 꾸르륵 소리가 났습니다. 절대 ‘꼬르륵’이 아니었어요. ‘꾸르륵’이었어요. ‘오’와 ‘우’의 미묘한 차이. 두 개가 단지 모음만 차이날 뿐인데, ‘아’와 ‘오’의 차이만큼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아닌데 ‘꼬르륵’과 ‘꾸르륵’은 아주 다른 의미에요. ‘꼬르륵’은 몸 안으로 무언가를 초대하고 싶은 의미이고 ‘꾸르륵’은 몸 밖으로 무언가를 내쫓고 싶은 의미. 하지만 무릎이 너무..

뭐라카네 - 01 경상남도 진주

졸업식 때문에 서울에 와서 졸업식을 참석하고 백수의 세계로 진입했습니다. 아직 백수라는 것이 체감이 안 되었어요. 왠지 개학날 학교에 등교해야 할 것 같다는 묘한 의무감이 남아있었어요. 가족들 모두 누나들이 청주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졸업식을 마치자마자 바로 청주로 내려갔어요. 청주에 내려가서 함께 졸업한 공군 위탁장교분께서 직접 공군사관학교를 누나들과 함께 견학시켜주시고, 온 가족이 함께 청남대를 구경하기도 하며 뒹굴뒹굴 거리다가 졸업식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기 전에 진주에 사는 친구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나 이번에 졸업식 끝나면 진주 갈까 생각중이다.” 저는 사실 계획을 그다지 잘 짜는 편이 아니에요. 계획을 짜기 보다는 무심코 던진 말이 계획이 되고 목적이 되는 편이 많은 편이에요. 이번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