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중앙아시아 170

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 - 배은망덕한 뱀

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에서 뱀은 대체로 나쁜 동물로 나온답니다. 한 청년이 낙타를 타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는 사막에서 카라반들이 불을 피우고 앉아 있는 것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청년은 카라반이 불을 피우는 장소로 걸어갔습니다. 청년이 카라반 대상들이 불을 피운 장소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이미 멀리 떠난 후였습니다. 그때 거친 바람이 불고, 꺼진 불에서 살아있던 불똥을 다시 살려냈습니다. 바람이 불어 불똥은 주변에 있던 건초로 날아갔고, 건초가 불타기 시작했습니다. 청년은 불타고 있는 한 무더기의 건초 안에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라는 소리를 우연히 들었습니다. 청년은 불타고 있는 건초 더미를 바라보았습니다. 불타고 있는 건초 더미 안에서 뱀 한 마리가 죽음의 공포로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청년..

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 - 북소리

- 이 이야기에서 나오는 북은 Nog'ora 라는 북입니다. 옛날 옛적, 상인들이 무역을 하기 위해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들의 길은 왕의 초원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초원은 너무나 광활해서 아무리 걷고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초원 한가운데에 갔을 때, 준비해온 물이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물을 마실 수 없게 되자 상인들은 목이 말라 차례차례 기운을 잃고 쓰러져 갔습니다. 그들은 목적지까지 걸어갈 힘이 전혀 남아 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대상에는 한 젊은 청년도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물주머니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물을 동행자들의 입에 똑똑 떨어트려 넣었습니다. 조금이나마 물을 마신 사람들은 잠시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러나 전부 정신만 차렸을 뿐, 조금이라도 걸어갈 상태가 되지는 않았습..

해야 했던 숙제 - 30 우즈베키스탄 히바 야경

다시 공원을 지나 하렘 쪽으로 갔어요. 여기부터는 저 역시 정신이 없었어요. 그냥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된 기분이었어요. 정신적, 육체적 피로로 의해 뒤죽박죽이 되로 엉망진창이 된 것은 아니었어요. 정말로 정신이 없는 곳이었어요. 일단 하렘 성벽으로 갔어요. 혹시나 들어갈 곳이 있을 거 같아 궁전 반대편으로 걸어갔어요. 하렘 옆에는 담장 하나를 두고 또 다른 경찰이 있었어요. 여기는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둘러보는데 담장 위에 윤형 철조망이 쳐져 있었어요. 그래서 문을 두드려볼까 고민하던 차에 마침 경찰이 빵을 들고 가고 있었어요. "여기 들어갈 수 있어요?" "여기 내가 사는 곳이야." 예...경찰이 사는 곳이면 못 들어가겠구나. 아무리 우즈베키스탄에서 경찰을 무서워할 것 까지는 없다 해도 경찰이..

해야 했던 숙제 - 29 우즈베키스탄 히바 디샨 칼아

성벽에서 내려와 북문 Bog'cha darvoza를 통과했어요. "빨리 디샨 칼아 보고 이찬 칼아 안이나 돌아다녀야지!" 이찬 칼아는 거의 다 보았어요. 못 본 곳이라면 오크 샤이크 보보와 거기를 통해 올라가야 하는 전망대. 여기는 석양을 보기 위해 남겨둔 곳이었는데 디샨 칼아까지 빨리 다 보게 되면 그때 가서 느긋하게 안도 둘러보고 안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며 감상하다 석양이 질 무렵에 전망대에 올라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아니면 이찬 칼아 주변을 둘러보든가요. 어쨌든 시간이 남으면 좋은 것. 북문에서 나와 큰 길까지 쭉 걸어갔어요. "저렇게 보니 북문도 괜찮네?" 이찬 칼아 안에서 북문을 보았을 때에는 북문이 아름답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안에서 본 북문과 그 주변은 그냥 황량한 공간일 뿐..

해야 했던 숙제 - 28 우즈베키스탄 히바 토슈 호블리 궁전

다음날에는 아침 일찍 우르겐치로 넘어가 우르겐치를 조금 둘러보고 갈까 생각중이었기 때문에 일단 주변에 있는 것은 빨리 보고 끝내버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바로 동문 Polvon darvoza 으로 나가지 않고 토슈 호블리 궁전 Tosh hovli saroyi 부터 보고 가기로 결정했어요. 쿠틀룩 무로드 이녹 마드라사에서 왼쪽으로 가면 토슈 호블리 궁전이 있다고 지도에 나와 있었어요. 쿠틀룩 무로드 이녹 마드라사에서 토슈 호블리 궁전 가는 길에는 기념품 좌판이 많이 있었어요. 그리고 한쪽에서는 무언가 금속을 계속 두드리는 소리가 났어요. 기념품 가게 뒤쪽에서는 직접 손으로 기념품을 만들고 있었어요. 여기 저기서 물건을 만드는 소리, 관광객들의 북적이는 소리로 조용하지는 않은 거리였어요. 성수기..

해야 했던 숙제 - 27 우즈베키스탄 히바 이슬람 호자 미나렛

드디어 이슬롬 호자 미노라 Islom Xo'ja minorasi 가 나타났어요. 이슬롬 호자 미노라 바로 옆은 1908~10년에 지어진 이슬롬 호자 마드라사였어요. 이 미나렛을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경찰에게 몰래 돈을 쥐어주고 올라가는 곳이 아니라 제대로 입장료를 주고 올라갈 수 있는 곳이었어요. 게다가 이곳은 57미터로 히바에서 가장 높은 탑이자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높은 탑. 여기 올라가면 히바 전망을 매우 잘 볼 수 있다고 해서 여기는 정말 꼭 올라가보고 싶었던 곳이었어요. "얼마에요?" "3천숨." 입장료도 매우 저렴했어요. 입장료는 불과 3천숨. 1달러 조금 넘는 돈이었어요. 입장료가 얼마 하지 않아서 기분 좋게 안으로 들어갔어요. 위의 사진에서 오른쪽에 앉아 ..

해야 했던 숙제 - 26 우즈베키스탄 히바 파히아본 마흐무드 묘소

이제 해야할 일은 숙소 찾기.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바로 탑이었어요. 그러나 탑에서 잠을 잘 수는 없는 일. 오타 다르보자 근처에 숙소가 그럭저럭 모여 있었기 때문에 여기부터 차근차근 숙소를 알아보기로 했어요. 가장 처음 간 숙소는 Alibek 게스트하우스. "방 있나요?" "방 있어요." 주인 아주머니께서는 방을 보여주셨어요. 먼저 보여준 것은 2인 1실 방이었어요. 여기는 20달러였어요. 온수도 잘 나왔고 변기도 괜찮았어요. 그 다음에 보여준 방은 3인 1실 방이었어요. 3인 1실 방은 25달러였어요. 2인 1실 방은 1층에 있었고, 3인 1실 방은 2층에 있었어요. 가격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편이었어요. 둘이 왔다면 매우 저렴한 가격에 지낼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혼자였어..

해야 했던 숙제 - 25 우즈베키스탄 우르겐치

경찰에게 여권과 기차표를 보여주고 검문소를 통과했어요. 이제 진짜 부하라 여행은 끝이 났어요. "아...하루만 더 있었으면..." 포기하면 편한데 포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포기를 하지 않을 상황도 아니었어요. 지금 여기에서 뛰쳐나간다면 남은 기차표 전부 취소해야 했어요. 이것은 더 큰 일. 선택지는 기차를 타고 히바로 가는 것 외에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이것은 선택이고 말고가 없는 문제였어요. 여행 계획에서 3일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방법이 없었어요. 부하라발 우르겐치행 기차는 일주일에 딱 한 대 - 수요일 밤에만 있었으니까요. 히바 일정을 줄이고 부하라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기는 했어요. 기차표가 남아 있을 지 모르기는 했지만 목요일 밤에 우르겐치발 부하라행 기차가 있었거든..

해야 했던 숙제 - 24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낙쉬반드 묘소

그렇게 보고 싶었던 장면까지 보고 시토라이 모히 코사에서 나오니 오후 6시였어요. 관광을 마쳤어야 할 시각에 날림으로 부하라 칸국 여름 궁전 구경을 끝내었어요. 계획과는 아주 어그러진 현실. 해는 사람 약올리듯 땅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어요. 브레이크 좀 살짝 밟아주면 참 고마울텐데 태양에게 그런 건 없는 거 같았어요. 오직 인생은 직진, 악셀러레이터 뿐이라는 듯 땅에 처박으려고 있는 힘껏 서쪽 땅으로 들이박으려 전력질주하는 태양을 보며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어요. 이럴 때 믿을 것은 오직 돈. 우즈베키스탄 숨, 나는 너를 믿는다! "이거 택시죠? 낙쉬반드 묘소, 5천!" 시토라이 모히 코사 앞에 세워진 차를 보자마자 달려가서 흥정을 시도했어요. 만 숨이라도 줄 생각이었어요. 낙쉬반드 묘소..

외국에서 먹은 팔도 남자라면

오늘은 정말 밥 해 먹기 귀찮은 날. 요즘 들어 계속 낮에 잠만 와서 손가락 하나 꿈쩍이기가 싫어요. 이런 날은 바로 라면 끓여먹는 날. 여기에서는 라면도 별미에요. 절대 함부로 먹을 음식은 아니에요. 그도 그럴만한 것이 한국 라면 한 봉지가 3~4천 숨 하거든요. 3~4천숨이면 시장에서 밥 한 그릇 먹는 가격.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 라면을 구하기는 쉬워요. 가스피탈리 시장 주변에 한국 식품 파는 가게들이 있거든요. 가스피탈리 주변에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살다 보니 여기 가면 웬만한 것은 다 구할 수 있어요. 그래서 끓여먹은 남자라면. 이건 올해 처음 먹어보는 라면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조금 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한국 라면은 비싸서 사먹은 적이 없었지만, 날이 추워지니 역시나 얼큰한 국물이 땡기더..

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 - 줌라드와 큼마트

우즈베키스탄에도 당연히 전래동화가 있어요. 이 나라도 전래동화가 많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전래동화 중 하나가 바로 '줌라드와 큼마트' (Zumrad va Qimmat) 라는 전래동화랍니다. 이야기의 구성, 대립구조, 갈등관계가 우리나라 콩쥐팥쥐나 심청전과 비슷해요. 이런 류의 전래동화는 세계적으로 매우 많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매우 친숙하게 읽을 수 있답니다. 그리고 이런 점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에 관광하러 왔다가 이 이야기를 접할 수도 있어요. 실제로 부하라의 꼭두각시 박물관에는 이 '줌라드와 큼마트' 이야기 꼭두각시들을 전시해놓고 있죠. 이 이야기가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다양한 동화책에 실려 있어요. 저는 일단 러시아인을 위한 우즈베크어 교과서인 O'zbek tili 5권에 실..

해야 했던 숙제 - 23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칸국 여름 궁전

공원에서 빠져나오니 오후 3시를 훌쩍 넘어버렸어요. 빨리 빠져나오려 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어요. 확실히 여행 중 설사에 한 번 시달리면 체력을 다시 회복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공원을 걸으며 깨달았어요. 빨리 걸어 나오면 30분 안에 나올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몸에 힘이 없어서 도저히 빨리 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앉아서 쉬다가 다시 걷고 앉아서 쉬다 다시 걷다 보니 돌아나올 때에도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렸어요. '이대로 일정을 계속해도 될까?' 공원에서 빠져나오며 이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평소같으면 이런 생각을 할 시각에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걷고, 바로 부하라 칸국의 여름 궁전인 시토라이 모히 코사로 이동했을 거에요. 하지만 공원을 빠져나오는 길이 힘들게 느껴졌기 때문이 이..

해야 했던 숙제 - 22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사모니 공원

아르크까지 다시 걸어가려니 엄두가 안 났어요. 점심 시간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어요. 딱 지금이 점심을 먹어야할 시각. 걸어왔던 길을 돌아가서 아르크까지 가려면 2km 정도는 걸어가야 했어요.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지금은 특별한 계획이 없는 게 아니라 예상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각을 소비했어요. 오늘 일정을 끝내야하는 시각은 오후 6시. 6시 이후에는 사진 찍기 나쁘기 때문에 6시까지 일정을 마칠 생각이었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동시간까지 다 포함해서 지금부터 2시간 동안 사모니 공원 및 서벽, 2시간 동안 시토라히 모히 코사, 2시간 동안 낙쉬반드 묘소를 돌아야 했어요. 아니, 이미 한 시간 전에 사모니 공원을 돌아다니고 있어야 했어요. 그래서 택시를 잡았어..

해야 했던 숙제 - 21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일반 구역 탐험 02

알-잔디 묘소에서 다시 제가 걷던 길로 돌아왔어요. 거기에서 보이는 거대한 유적. 그게 관광 구역인 줄 알고 열심히 걸어갔어요. "응? 뭐지?"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어요. 저는 이곳이 관광 구역에 있는 유적지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엉뚱한 곳에 있는 유적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속을 만도 했던 이유가 있었어요. 이 유적은 감히 '버려져 있을'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했거든요. 주변은 전부 동네 주민들이었어요. 관광객이라고는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어요. 동네 주민들은 이 거대한 유적에 별로 신경쓰지 않으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어요. "이게 방치되어 있을 수가 있나?" 이 정도 규모면 절대 작은 유적이 아니었어요. 당장 부하라에서도 꽤 큰 유적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이게 단지 관광 구역에서 멀..

우즈베키스탄에도 학원과 과외가 있다

외국 나가서 한국에 대해 조금 들은 외국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한국의 교육 문제에 대해 말하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어요. 한국에서는 애들이 불쌍하다, 어떻게 11시 넘게 학원에 가고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냐 등등이요. 그리고 사실 생각해보면 외국인과 이야기할 때 학원을 빼고 이야기하려고 하면 학창시절 이야기할 게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학원을 한 번도 안 다녀본 사람 찾기도 어렵고, 설령 자신이 학원을 한 번도 안 다녔다고해도 주변 사람들까지 학원을 한 번도 안 다녔다는 사람은 아직까지 보지를 못했어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학원 이야기를 제외하고 학창시절을 말할 수 없는 게 일반적인 한국인. 그런데 문제는 이런 '학원'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단어인데, 정작 이 ..

해야 했던 숙제 - 20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일반 구역 탐험 01

오늘은 2012년 9월 26일, 부하라 2일차. 그리고 우르겐치행 밤 기차 타야 하는 날. 눈을 뜨니 아침 7시. 여행중 이동이 많으니 저절로 아침형 인간이 되었어요. 평소에는 울리든 말든 신경도 안 쓰는 핸드폰 알람을 듣고 잠에서 바로 깨어났으니까요. 일어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갔어요. 아직도 속이 안 좋은 건가? 다행히 전날보다 많이 좋아졌어요.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다시 잠깐 생각해 보았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종종 먹으러 가던 타슈켄트 초르수 바자르에 있는 케밥집서 먹은 케밥이 문제였던 거 같았어요. 하지만 심증만 있을 뿐. 그 외에도 속이 안 좋아질 이유가 몇 개 더 있었어요. 어쨌든 다 나은 건 아니지만 하루만에 많이 좋아졌어요. 체크아웃 시각은 12시. 전날 아침을 8시 반에서 9시에 먹겠다..

우즈베크어 숫자

우즈베키스탄에 오면 이렇게나 영어가 안 통할 수도 있나 싶어요. 계속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영어 잘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최소한 숫자는 외워서 오시는 게 좋답니다. 러시아어로든, 우즈벡어로든요. 참고로 우즈벡어에서 i는 경우에 따라 '으'로도 발음되고 '이'로도 발음됩니다. 어말의 t는 묵음이 되며, 어말의 k는 y가 되죠. 1 bir 브르 2 ikki 익키 3 uch 우츠 4 to'rt 토르 5 besh 베슈 6 olti 올트 7 yetti 옛트 8 sakkiz 삭크즈 9 to'qqiz 톡크즈 10 o'n 온 20 yig'irma 이기르마 30 o'ttiz 오투즈 40 qirq 크르크 50 ellik 엘리 60 oltmish 올트므슈 70 yetmish 옛트므슈 80 sakson ..

해야 했던 숙제 - 19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야경

"이게 아르크구나." '아르크'는 그냥 성채였어요. 시간이 늦기는 했지만 혹시 안에 들어갈 수 있을까 해서 정문을 향해 걸어갔어요. 아까 그 여대생은 여기 갈 때 왜 자기한테 전화를 하라고 한 것일까? 전화하겠다고 대답은 했는데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했어요. 아르크 못 찾아갈 거 같아서 전화하라고 한 건가? 이게 그나마 납득이 가는 이유였어요. 그 외 다른 가정은 현실성이 너무 떨어졌어요. 어쨌든 아르크는 잘 찾아왔고, 시간은 오후 6시였기 때문에 전화를 걸기도 애매했어요. 설령 아르크 돌아다니는 것을 와서 도와주기 위해 전화하라고 했다 해도 시각이 늦었거든요. 게다가 아까 그 여대생이 말한 집 방향은 아르크와 반대였어요. 그래서 전화하지 않고 그냥 혼자 구경하기로 마음먹었어요. "헤이, 아르크 10달러..

해야 했던 숙제 - 18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이게 부하라의 상징이구나!" 미리 아랍 마드라사도, 칼론 모스크도, 미노라이 칼론도 모두 컸어요. 세 개 다 한 사진에 집어넣으려고 하니 24미리 화각에 x0.7 광각 컨버터까지 달아서 우겨넣어야 했어요. 이것이 바로 1530~36년에 지어진 미리 아랍 마드라사 Miri Arab Madrasasi. 'мир'는 타지크어로 '왕자, 지도자'라는 뜻이에요.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아랍 지도자 이슬람 신학교'. 이 마드라사가 다른 마드라사와 다른 결정적 차이는 바로 이 마드라사는 지금도 마드라사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이 마드라사는 내부로 들어갈 수 없어요. 입구로 들어가자 한 남자애가 앉아있다가 여기는 못 들어간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그냥 나갈까 아니면 소년에게 부탁을 해볼까 고민을 하며..

해야 했던 숙제 - 17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구시가지

키르크 바자르로 돌아갔어요. 사람들에게 물어보아서 마슈르트카를 타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어요. 이제부터 갈 길은 정말 평범한 길. 부지런히 돌아다녔는데 이 평범한 관광 코스를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은 오후 4시였어요. 관광객들이 잘 안 가는 곳을 가서 유적도 여러 개 보고 신시가지와 시장을 가 보았기 때문에 허송세월을 한 것은 아니었어요. '어차피 내일도 있잖아.' 오늘 못 보면 내일 마저 보고 가도 되는 일. 어차피 부하라를 하루에 다 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늘 끝장을 내면 다음날 할 게 없으니까요. 게다가 부하라는 부하라 구시가지만 볼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하라 외곽에도 볼 것들이 있었어요. 처음부터 계획을 첫날은 구시가지를 보고 두 번째 날은 외곽에 있는 지역을 다닐 생각이었어요. 부하..

해야 했던 숙제 - 16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호스텔로 일단 돌아갔어요. 방에 그림을 놓고 다시 나와 화장실로 갔어요. "휴...살겠네." 역시나 또 설사. 벌써 세 번째였어요.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시원했어요. 전날 먹은 것까지 거의 다 비워낸 것 같았어요. "이제 서점이나 가야겠다." 골목에서 나와 시장으로 가는 마슈르트카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조금 걸어가자 아까 보았던 나스렛딘 호자 아저씨가 나왔어요. "얘들아, 그 아저씨 좀 놔둬라." 애들이 나스렛딘 호자 동상에 올라가 놀고 있는 모습을 보자 자연스럽게 저 말을 중얼거리게 되었어요. 부하라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부하라 시장도, 부하라 주민들도 아니에요. 저 나스렛딘 호자 아저씨가 부하라에서 가장 인기 좋고 바쁜 사람일 거에요. 관광객들도 와서 위에 올라가도 보고 기대어서 사..

해야 했던 숙제 - 15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라비 하우즈

일단 여행의 시작은 라비 하우즈. 라비 하우즈에서 마슈르트카 탔던 곳까지 가서 마슈르트카 타고 시장에 갈 계획이었어요. 제가 가야할 곳은 사진 속 길과 정반대 방향. 아직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아서 조용히 돌아다니기 괜찮아 보였어요. "이거 너무 예쁜데!" 드디어 제가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에 왔다는 사실이 느껴졌어요. 우즈베키스탄 동부 지역이나 타슈켄트에서 이렇게 관광 기념품을 많이 파는 곳이 모여 있는 곳은 보지 못했어요. 지금까지 본 곳 중 그나마 관광 기념품을 파는 곳이 많이 몰려 있던 곳은 타슈켄트 브로드웨이 거리. 그런데 여기는 정말로 예쁜 기념품이 너무 많았어요. 그 중에서 저의 눈을 확 잡아당기는 것은 바로 체스. "이거 얼마에요?" "60달러." 음...너무 비싼데? 정말 ..

아직도 안 끝난 우즈베키스탄 멜론의 세계 - 가을 멜론편

우즈베키스탄 멜론에 관한 글을 이미 몇 차례 올렸어요. 하지만 아직도 멜론 이야기가 안 끝났어요. 그만큼 우즈베키스탄은 다양한 멜론의 나라랍니다. 지금은 가을 멜론이 나오고 있어요. 이것도 거의 끝물이죠. 겨울 멜론도 있다고 하지만 이것은 정말 보기 어려운 편이에요. 저도 2월에 초르수 바자르에서 파는 것을 본 게 전부. 겨울 멜론도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 사서 먹어보기는 했는데, 그때는 저 역시 우즈베키스탄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이름을 물어보고 사진을 잘 남기고 하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어요. 그때만 해도 '듸냐'가 우즈베키스탄 멜론의 한 종류인 줄 알던 무지하고 미개한 원시인 시절. 저 이야기 우즈베키스탄 현지인에게 이야기했다가 현지인이 깔깔거리며 뒤집어졌었어요. 우즈베크어 '코분'이 ..

해야 했던 숙제 - 14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타슈켄트발 부하라행 기차는 이번이 두 번째. 처음 이 기차를 탄 것은 투르크메니스탄에 가기 위해 파라브 Farab 국경에 가기 위해서였어요. '그때처럼 안개 사우나는 아니겠지?' 투르크메니스탄 여행 자체는 힘들지 않았어요. 투르크메니스탄이 제게 그다지 나쁘고 답답한 곳으로 느껴지지도 않았구요. 그래서 가끔 다시 투르크메니스탄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때마다 뒷목 잡으며 단호히 다시 안 간다고 외치는 이유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가기 위해 하도 고생을 했기 때문이었어요. 투르크메니스탄 비자를 받기 위해 고생한 것도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일. 그리고 그때 비자 문제로만 고생이 끝난 것이 아니었어요. 안개 사우나에서의 하룻밤 2012년 6월 30일의 밤. 그렇게 가기 어렵다는 투르크메니스탄에 간..

중앙아시아 포도 종류 - Kish mish

이제 겨울이 오고 있어요. 오늘은 날이 갑자기 많이 풀려서 따뜻하고 습하지만, 이것도 일주일 정도 지속되고 다시 추워진다고 하고 있어요. 계절이 바뀌며 안 좋은 점은 이제 여기 농산물 가격이 뛰고 있다는 것. 1000숨도 안 하던 감자 1kg이 이제 1200숨까지 하고 있어요. 당연히 과일도 웬만한 과일들은 다 들어갔어요. 지금 나오는 과일들은 사과와 감. 포도는 이제 거의 끝물이에요. 오늘 소개할 포도는 Kish mish 라는 포도에요. 지난번 소개했던 Oq Husayn은 이제 끝물이라서 여름에 먹었던 것만큼 맛있지가 않아요. 지금은 그래서 Kish mish를 사 먹고 있어요. 오른쪽에 보이는 보라색 포도가 바로 Kish mish (크슈 므슈)에요. 왼쪽 초록색 포도가 Oq husayn 이구요. kis..

해야 했던 숙제 - 13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만세!" 할아버지께 3만숨을 드리고 택시에서 내렸어요. "에구구...허리야!" 카메라 가방과 가방을 메고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여기는 너무나 낯이 익은 곳. 바로 타슈켄트역 앞이었어요. 여기는 바로 저의 홈그라운드. 제가 무려 반년 넘게 살고 있는 곳. 물론 제가 살고 있는 곳은 타슈켄트역에서 멀지만 타슈켄트역은 매달 몇 번은 지나가는 곳. 기차를 타러 온 적도 있었고, 이발하고 장을 보러 가스피탈르 가기 위해 온 적도 있었고, 공항 가기 위해 온 적도 있었어요. 타슈켄트역은 초르수 보조르와 더불어 타슈켄트의 교통 중심지. 중심지라고 할 정도로 시내 중심가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영등포, 서울역 정도 되요. 즉, 다양한 방향으로 가는 버스가 모여드는 곳. 제가 간 역은 북역이었어요. 타슈..

해야 했던 숙제 - 12 우즈베키스탄 안디잔에서 타슈켄트 가는 길

"배 안 고파?" "예. 괜찮아요." 진짜로 배가 고프지 않았어요. 사실 밥을 먹을 시간이 되기는 했어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지긋지긋한 택시 이동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 그리고 빨리 타슈켄트에 도착하고 싶다는 것. 이것이 중앙아시아 첫 여행이었다면 감상이 달라졌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첫 여행도 아니었을 뿐더러 무언가 강렬한 느낌을 주는 것도 하나도 없었어요. 오히려 분명 짜증이 제대로 날 것을 알지만 타슈켄트에서 여행자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더 기대되었어요. 예전에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투르크메나바트에서 아슈하바트까지 택시로 갈 때에도 지겨워서 혼났는데, 이번도 만만치 않았어요.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도로 포장도 안 좋고 산도 있고 해야 차를 타고 가며 재미가 있는데 이건 길도 좋고 온통..

해야 했던 숙제 - 11 우즈베키스탄 안디잔에서 타슈켄트 가는 길

아침 7시. 별로 어렵지 않게 일어났어요. 오늘은 2012년 9월 24일. 그리고 1000km 넘게 이동해야 하는 날. 오늘의 일정은 안디잔에서 타슈켄트로 넥시아 (장거리 택시)를 타고 가는 1부와 타슈켄트를 돌아다닐 2부,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슈켄트에서 야간 기차로 부하라로 가는 3부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오늘 일정의 꽃이라면 바로 2부. 저는 타슈켄트에서 살고 있어요. 그래서 우즈베키스탄 여행자들이 타슈켄트에서 어떻게 돌아다니는지까지는 잘 몰라요. 여행자로 타슈켄트를 돌아다니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기도 했지만, 안 보아도 심히 짜증날 일이었어요. 여행자로 다니면 좋은 '호구'로 비추어질테니까요. 모르고 당하면 열받을 것도 없지만 제가 모를 수가 없죠. 그렇다고 진짜 알면서 당할 수는 없는 일. ..

해야 했던 숙제 - 10 우즈베키스탄 안디잔

해가 긴 여름이었다면 지금도 백주대낮처럼 밝을 시간이었지만 지금은 가을. 이제 동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어요. 동지까지는 많이 남았지만 이제 해가 짧아져서 8시면 확실한 밤. 7시만 되어도 어두워서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는 데에 제약이 따랐어요. 웬만해서는 6시에 돌아다니는 것을 마치는 것이 이상적이었어요. 문제는 제게 시간을 늘리고 줄이고 뒤로 돌리고 앞으로 당기는 능력이 없다는 것. 점점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 갔어요. 안디잔에도 '우는 어머니 동상'이 있었어요. 이 우는 어머니 동상은 2차세계대전때 희생당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공원에 있는 동상이에요. 주요 도시에서는 이 우는 어머니 동상을 찾아볼 수 있어요. 타슈켄트에도 있고, 그 외 도시들에도 다 있어요. 이 동상이 있다는 것은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

우즈베크인과 청소

우즈베키스탄에 오기 전, 이 나라 거리가 그다지 깨끗할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내가 올 때야 겨울이었으니 그나마 낫겠지만 여름이 되면 분명히 해바라기씨에 담배 꽁초로 거리가 엄청나게 지저분할 줄 알았다. 2012. 09.23 우즈베키스탄 안디잔 그런데 내 예상과 정반대였다. 겨울에는 이 나라 사람들이 청소한다고 물 뿌리는데 물이 얼어 진짜 반질반질한 빙판이 되어버린 바람에 몇 번 자빠지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나라 사람들이 청소를 썩 잘 하고 열심히 한다는 생각은 못했다. 빙판을 걷다 자빠졌을 때, 대체 청소를 하기 위해 물을 뿌리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 자빠지라고 일부러 빙판을 만드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했다. 여름이 되면 거리가 엉망이 될 거라는 나의 예상과 달리 이 나라 사람들은 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