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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3

복습의 시간 - 03 인천공항에서 발견한 귀찮음이 준 축복

지하철이 인천공항에 도착할 즈음 잠에서 깨어났어요. 더 자고 싶었지만 이제 공항철도에서 내려야 했기 때문에 대충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어요. 눈을 비비고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역시나 공항철도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승객들이 있기는 있어서 드러누울 수는 없지만, 드러누워도 될 정도로 자리가 널널했어요. 의자 하나에 두 명이 앉아 있는 경우도 보이지 않았어요. 공항철도가 드디어 인천공항에 도착했어요. 블루스크린! 한때 모든 사람들의 친구였던 블루스크린. 열심히 작업하는데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희망의 상징 파랑새가 띡 뜨면서 정신줄 놓아버리게 만드는 바로 그 파란 세상.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블루'라는 말만 들어도 순간 움찔하게 만들던 바로 그것. 윈도우가 좋아지기 전에는 길거리 스크린판에서..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06 인천국제공항에서 밤새고 출국하기

"드디어 끝났다!" 학원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집으로 갔어요. 마지막 출근을 조용히 잘 넘겼어요. 속이 시원했어요. 가볍고 신나는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왔어요. 원래 계획은 집에 오자마자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하고 바로 P형네 집으로 가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집에 도착하니 너무 더웠어요. 몸에서는 땀이 나고 있었어요. 샤워를 해야 했어요. 샤워를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어요. 단지 땀이 나기 시작했고, 이대로 P형네 집까지 가면 겉옷까지 모두 땀에 절어버릴 것 같았어요. 속옷과 양말이야 버릴 것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땀에 젖든 뭐하든 상관 없었지만, 겉옷은 이야기가 달랐어요. 샤워를 하고 마지막으로 짐을 꾸렸어요. 캐리어는 학원 가기 전에 다 꾸려놓았기 때문에 건드릴 필요가 없었고,..

바람은 남서쪽으로 - 04 인천국제공항에서 밤새기

2014년 12월 16일 화요일. "너 비행기표 제대로 산 거 맞니?""예.""비행기표 왜 그렇게 싸? 혹시 사기 당한 거 아니니?""아니에요. 제대로 산 거 맞아요." 어머니께 베트남 여행 간다고 전화드리고 비행기표를 43만원에 구입했다고 하자 어머니께서는 혹시 사기 당한 것 아니냐고 걱정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알아본 결과, 이 표는 그냥 평범한 비엣젯 항공의 표였어요. 그래서 어머니께 이것은 잘못 산 것도 아니고, 사기도 아니고 그냥 딱 제 값 주고 산 것이라고 말씀드리자, 어머니께서는 베트남이 좋으면 나중에 가족 여행으로 다녀오자고 하셨어요. "너 비행기는 몇시니?""오전 11시 5분 출발이요.""그러면 거기서 몇 시에 출발해야 해?""아마 첫 차 타야할 거에요.""그러면 차라리 공항에서 밤을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