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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타야 9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40 타이 아유타야 왓 나 프라멘, 왓 로까야 수타

"이제 드디어 섬 바깥 절을 보러 나간다!" 왓 프라람을 보고 나니 속이 시원해졌어요. 섬 안에서 볼 유적은 이제 끝났어요. 남은 것은 섬 바깥에 있는 유적. 섬 바깥에서 볼 유적은 두 곳이었어요. 동선을 보니 북쪽에 있는 왓 나 프라멘을 먼저 본 후, 와불이 있다고 나와 있는 왓 로까야 수타를 보면 깔끔하게 최소한의 목표는 다 달성할 수 있어 보였어요. 섬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다리가 있는 곳으로 먼저 가야 했어요. 지도로 길을 확인한 후, 가벼운 마음으로 자전거 위에 올라탔어요. 자전거를 밟는 발이 매우 가벼웠어요. 왓 나 프라멘, 왓 로까야 수타만 보면 아유타야 일정이 끝날 것이었어요. 설령 시간이 아무리 많이 남는다 하더라도 더 돌아다닐 생각이 없었어요. 지도에 나와 있는 유적 상당수가 그렇게..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9 태국 아유타야 왓 프라 시산펫, 왓 프라 람

"이제 왓 프라 시산펫 보고 점심 먹어야겠다." 일단 주변에 식당이 보이지 않았어요. 점심을 먹으려면 이곳에서 멀리 걸어나가야 했어요. 지금 이 땡볕 아래에서는 1mm라도 덜 걷고 싶었어요. 다행히 배가 크게 고프지는 않았어요. 그저 목이 마를 뿐이었어요. 돌아버릴 것처럼 더웠고, 목만 말랐어요. 액체를 아무리 뱃속으로 흘려보내도 소용이 없었어요. 이 정도로 콜라와 물을 계속 마시면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기 마련인데 화장실 가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 동선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은 바로 옆에 있는 왓 프라 시산펫을 보고 점심을 먹는 것이었어요. "별로 배고프지도 않고..." 그저 타는 목마름을 느끼며 안으로 들어갔어요. 입장료는 이번에도 50바트. 들어가자마자 이곳이 아유타..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8 태국 아유타야 왓 프라 몽콘 보핏 Wat Phra Mongkhon Bophit

"헉! 벌써 11시 되어가잖아!" 왓 마하탓을 다 보고 나오니 10시 45분. 왓 랏차 부라나를 다 보고 나왔을 때가 9시 30분 조금 넘었을 때였어요. 왓 마하탓을 둘러보는 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모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각을 확인해보니 한 시간 동안 둘러보았어요. 왓 랏차 부라나는 그렇게까지 볼 게 없었고, 왓 마하탓도 나무 뿌리가 품고 있는 불상 머리 외에는 그렇게까지 오랫동안 사람의 발을 묶어놓는 곳이 없었어요. 날이 워낙 더워서 천천히 걸어다니며 보기는 했지만 한 곳에 지나치게 오래 서 있었던 곳은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규모가 크고 하나하나 잘 살펴보고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보니 왓 마하탓에서만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게 되었어요. "그 부처님 머리가 무슨 시간을 축지법으..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7 태국 아유타야 왓 랏차 부라나, 왓 마하탓

우르릉 꽝! 불을 끄고 자리에 눕자 천둥과 번개가 치고 스콜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태국 와서 3일 연속으로 밤에는 스콜이 내리고 있었어요. 예전 어떤 글에서 읽은 바에 의하면 태국 우기에는 스콜이 자주 내리는데 주로 밤에 내리고, 스콜이 밤에 내려주어야 다음날이 그나마 선선하다고 했어요. 이게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일단 스콜이 내리든 말든 상관없이 낮에 무지 더운 것은 사실이었어요. 하루에 샤워를 6번 했다는 것에서 얼마나 더운지 증명되었어요. 밖에서 돌아다니다 들어와서 샤워한 것이야 그렇다 치지만, 마지막에 샤워하고 에어컨 바람 쐬고 있는데도 더워서 다시 찬물로 샤워한 것은 얼마나 더운지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었어요. 폭우처럼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다 아침 8시 즈음..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6 태국 아유타야 야시장

선착장으로 돌아오니 처음 타고 왔던 뚝뚝 기사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보트 기사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드린 후, 뚝뚝에 올라탔어요. 태국인 커플은 선착장에 올 때 다른 뚝뚝을 타고 왔지만 돌아갈 때에는 제가 탄 뚝뚝과 같은 뚝뚝을 탔어요. 뚝뚝 기사는 태국인 커플에게 어느 숙소에 머무르고 있는지 물어본 후, 태국인 커플을 먼저 데려다준 후 제가 머무르고 있는 숙소로 가겠다고 했어요. 숙소로 돌아오니 진짜 밤이었어요. 숙소 주변에는 저녁을 먹을 식당이 보이지 않았어요. "아까 야시장 가서 저녁 먹으라고 했었지!" 아까 숙소에서 알려준 야시장을 향해 걸어갔어요. 밤이라 모기가 더 많이 날아다니는 것 같았어요. 걸어가는 동안 팔을 스치고 지나간 모기가 여러 마리였어요. 다행히 모기에게 뜯기지는 않았어요...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5 태국 아유타야 보트 투어 - 왓 풋타이 싸완, 왓 차이 왓타나람

"저 하얀 탑이 왓 풋타이 싸완인가?" 보트는 천천히 속력을 줄이기 시작했어요. 오후 5시 15분. 드디어 왓 풋타이 싸완 Wat Phutthai Sawan 에 도착했어요. 역시나 관람시간은 20분이었어요. "여기는 볼 만한 것이 뭐가 있지?" 배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가자마자 저를 반긴 것은 바로... 닭 조각이었어요. "여기는 닭을 모시는 사원이야? 왜 절 입구에 닭 조각이 이렇게 많아?" 이 절에 왜 닭 조각이 많은지 알 수가 없었어요. 이렇게 닭 조각이 많다는 것은 이 절이 닭과 무슨 연관이 있다는 말. 하지만 왜 닭 조각이 많이 있는지 설명을 찾을 수 없었어요. 가운데에 있는 인물상 5기는 태국 왕들의 동상인 것 같아 보였어요. 그러나 이 역시 그것으로 끝. 아무리 설명을 찾아보려 해도 이것과 관..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4 태국 아유타야 보트 투어 - 왓 파난 청

네 명이 모두 타자 보트가 출발했어요. 모터 보트는 강 위를 시원하게 달리고 있었어요. 조금 지나지 않아 부레옥잠 뭉텅이가 앞을 가로막았어요. '이거 피해갈 건가?' 보트는 부레옥잠 뭉텅이를 정면돌파했어요. 물이 바바박 튀었고, 보트 안으로 부레옥잠 이파리가 살짝 들어왔다 순식간에 빠져나갔어요. "완전 밀림 대탐험같아!" 여기는 사실 밀림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어요. 양 옆으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어요. 밀림 분위기와는 전혀 거리가 먼 곳. 그런데 보트가 부레옥잠 뭉텅이를 쫙 가르고 나가자 지금 여기가 열대 밀림 아닌가 하는 생각이 확 들었어요. 월남전 영화에 나오는 베트콩들의 침투 장면 같은 느낌이었어요. 베트남에서 했던 투어에서 탔던 보트는 사람이 손으로 저어서 가는 보트였어요. 그래서 매우 조용하고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3 태국 아유타야 왓 쑤완나와스 Wat Suwannawas

체크인을 하기 위해 리셉션으로 갔어요. '어? 여기 보트 투어도 있네?' 원래 계획은 자전거를 타고 섬 바깥 주요 유적도 다 둘러보는 것이었어요. 이날 열심히 자전거를 밟아 다 구경한 후, 다음날은 숙소에서 푹 쉬다가 방콕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어요. 만약 기차가 연착되지만 않았다면 이 계획대로 되었을 거에요. 그러나 기차는 연착했고, 땡볕 아래에서 숙소까지 걸어왔더니 도저히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게다가 자전거를 타고 원래 계획한대로 섬 한바퀴를 돌고 섬 바깥쪽까지 보고 오려면 지금부터 정신없이 밟아도 시간이 부족했어요. "보트 투어 얼마에요?""200바트에요. 보트 투어 신청하시겠어요?" 매우 망설여졌어요. 그냥 오늘 보트 투어를 하고 내일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다닐까? 숙소에서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2 태국 방콕에서 기차로 아유타야 가는 길

방에 돌아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여행 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비록 시간이 늦기는 했지만 여행 기록을 쓰고 싶었어요. 이 감정을 제대로 적어놓고 싶었거든요. 상상과 너무나도 달랐던 방콕의 첫 모습. 이 모습들을 뒤집을 무언가가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너무나 강력하고 충격적인 모습들이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것들로는 생각이 바뀔 리 없었어요. 어쩌면 이 여행 기록을 쓰는 행동이 저 자신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고 싶은 마음에 한 행동일 수도 있어요. 여행 기록 작성하며 안 좋은 감정을 다 쏟아붓고 다음날부터 다시 새롭게 태국을 바라보고 싶었거든요. 우르르릉 쾅 쏴아아 여행기를 쓰고 있는데 밖에서 무섭게 천둥이 치기 시작하더니 스콜이 쏟아져 내렸어요. 모든 것을 다 씻어내려가려는 것처럼 무섭게 퍼부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