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시장 31

바람은 남서쪽으로 - 23 베트남 호이안 중앙 시장 Chợ Hội An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잤기 때문에 정말 깊게 잤어요. 사실 거짓말이에요. 저는 원래 잠을 매우 깊게 자거든요. 한 번 잠들면 절대 못 일어나요. 심지어 알람이 울려도 못 듣고 그냥 계속 자는 일도 비일비재해요. 동네방네 잠자는 사람 다 깨울 정도로 시끄러운 알람이어야 잠에서 깨어나요. 세상에서 잠자는 것이 제일 좋고 잠자는 것은 정말 잘 해요. 스트레스 받으면 그냥 자요. 너무 짜증나거나 화가 나면 잠이 오고 한숨 자고 나면 나아지거든요. 그래서 호이안 일정이 비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잠을 못 자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욱 푹 잤어요. 여행 일정이 엉망이 되었다는 사실, 노트북 가방 끈이 떨어져서 답 없어진 상황이라는 사실, 신발이 완전히 푹 젖어버렸다는 사실은 제게 자장가가 되었어요. 실낱 같은 ..

[제주도 여행] 생존과 여행의 갈림길 - 32 제주도 제주시 오일장 미신의 진실

"공중전화박스다." 공중전화박스가 있었어요. 오른쪽에 있는 공중전화기는 왼쪽에 있는 공중전화기보다 오래된 형태의 공중전화기였어요. 오른쪽에 있는 공중전화는 마그네틱 전화카드를 사용하는 공중전화였고, 왼쪽에 있는 공중전화는 IC카드 전화카드를 사용하는 공중전화였어요.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마그네틱 전화카드를 사용하는 공중전화를 잘 사용했어요. '옛날 생각 나네.'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다 쓴 공중전화카드를 수집했어요. 아침에 등교하면서 공중전화를 쭉 돌면서 다 쓴 공중전화카드를 주워서 모았어요. 공중전화카드에는 '지역카드'라는 것이 존재했어요. 지역카드는 특정 지역에서만 발행된 전화카드였어요. 지역카드 중에서 제주도 지역카드는 수량이 적게 발행되어서 다른 지역 지역카드보다 가격이 높았어요. ..

서울 강동구 천호동 천호역 천호 문구완구거리 문구 도매상가 밀집지역

서울 강동구 5호선, 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으로 와서 천호 로데오 거리, 천호 텍사스, 동서울시장을 둘러본 후였어요. '이거 잘못하다가는 밤에 와서 하나도 촬영 못 하겠는데?' 서울 강동구 천호역 주변 심야시간 풍경을 촬영하기 전에 사전답사하러 와서 둘러본 결과, 이 동네는 심야시간 풍경 촬영하기 매우 어려울 거 같았어요. 딱 봐도 난이도가 매우 높아 보였어요. 차라리 종로나 강남 번화가 심야시간 풍경 영상 촬영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워 보였어요. 천호역 주변은 동네 자체가 매우 침울했어요. 침울한 정도가 아니라 무섭다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낮에 돌아다녀보니 천호 텍사스는 밤에 와서 심야시간 풍경 촬영할 때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았어요. 천호 텍사스에 있는 유리방은 윤락업 종사자들이 전부 빠져나간 것 같..

여행-서울 2020.05.04

서울 강남구 논현동 논현역 영동전통시장 심야시간 야경 풍경

강남대로를 따라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을 지나 지하철 7호선 논현역을 향해 걸어갔어요. '논현동 먹자골목도 촬영하고 가야지.' 강남대로 번화가 중 밤에 사람들이 술 마시러 많이 가는 곳은 몇 곳 있어요. 강남역 일대 뒷골목에도 사람들이 많은 편이에요. 그러나 심야시간이 되면 강남역 먹자골목은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밤새도록 흥청망청 노는 분위기까지는 아니에요. 강남역 특성상 사람들이 계속 있기는 하지만요. 심야시간에 강남역 일대 가보면 의외로 한산한 편이에요. 진짜 강남쪽에서 심야시간에 술 마시고 시끄러운 동네는 논현동이에요. 논현동 먹자골목이 밤에 술 마시고 노는 곳이거든요. '논현동 먹자골목이 대체 정확히 어디지?' 논현동 먹자골목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어요. 그쪽이 강남에..

여행-서울 2020.04.16

[제주도 여행] 생존과 여행의 갈림길 - 21 제주도 제주시 구제주 광양 보성시장

"너 어디에서 내려주면 돼?""시청." 삼대악산이 차에 시동을 걸고 제게 어디에 내려주면 되냐고 물어봤어요. 삼대악산에게 제주시청에 내려달라고 했어요. 뭐라카네가 사는 곳은 동문로타리 근처였어요. 정확히는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근처였어요. 제주여상과 동문로타리는 매우 가까워요. 동문로타리에서 인제 방향으로 빠지는 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제주여상이 있거든요. 제주시청에서 동문로타리로 걸어서 내려간 후에 뭐라카네를 불러서 밥을 같이 먹든가 하고 함께 돌아다닐 생각이었어요. 동문로타리로 걸어가면서 광양과 중앙로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을 작정이었어요. 삼대악산이 운전하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차도에 차가 많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인제가 차 막히고 연동 쪽은 그렇게까지 안 막히는 곳이었는데...' 제가 어렸을 적에 ..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전통시장 - 1,6일 오일장

양수역에서 산책로를 따라 쭉 걸어왔어요. 세미원이 유료 입장이었기 때문에 세미원을 안 들어가고 두물머리를 가기 위해서는 양수리시장까지 일단 가야 했어요. 양수리시장 맞은편에서 강가로 내려가는 길이 바로 두물머리 가는 길이었어요. 다리를 건넜어요. 다리를 건너자마자 양수리 전통시장이 나왔어요. 양수리 전통시장은 매 1일과 6일에 오일장이 열린다고 해요. 그래서 4월 12일 양수리를 갈 때 이것 때문에 양수리를 갈까 말까 많이 고민했어요. 12일은 2로 끝나는 날이기 때문에 양수리시장에서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 아니었거든요. 그렇지만 상설 시장도 있다고 했어요. 상설시장 앞에서 오일장이 열리는 거래요. '상설 시장만 보고 올까?' 양수리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것이 이것이었어요. 상설시장만 보고 올..

여행-한국 2019.04.24

서울 종로구 종로5가 광장시장 야시장 풍경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에는 광장시장이 있어요. 여기 앞은 정말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에요. 종로에서 버스를 타고 의정부로 돌아갈 때 이 앞을 지나가야 하거든요. 의정부에서 108번 막차를 타고 서울 도심으로 나갈 때 버스로 이 근처까지 와서 내리구요. 여기는 의정부 살기 이전부터 많이 지나다녔던 곳이에요. 대학교 다닐 때부터 주로 동대문에서 남대문까지 이어지는 곳에서 많이 놀았거든요. 대체 왜 광장시장이 유명해졌지? 광장시장은 1905년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이에요. 종로4가와 예지동 일대에 자리잡은 배오개(이현(梨峴)) 시장은 조선 후기 서울 3대 시장으로 손꼽하는 시장이었어요. 1905년 일본이 조선에서 화폐 정리 사업을 단행하며 조선 상인의 기반을 흔들자 조선 상인들은 동년 7월에 광장주식회사..

여행-서울 2019.04.16

바람은 남서쪽으로 - 16 베트남 후에 동바 시장

이제 남은 일정은 드래곤 보트를 타는 것이었어요. 가이드가 버스에서 관광객들에게 알려주었어요. "이제 드래곤 보트를 타러 갈 거에요. 보트에서 내리는 것으로 일정이 끝나요. 이 차로 돌아오지 않아요. 그러니 모두 짐을 다 갖고 내리세요." 어? 뭔가 이상한데? 시간 관계상 생략인 거야? 이 투어 설명을 처음 들을 때였어요. 호텔 아주머니께서는 버스를 타고 가서 쭉 구경을 한 후, 버스가 다시 숙소까지 데려다줄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가이드 지시 사항에 따르면 이 버스는 딱 드래곤 보트 선착장까지 가는 버스였어요. 그 이상 안 갔어요. 그렇기 때문에 버스에 짐을 놓고 드래곤 보트를 타면 절대 안 되었어요. 어디에 내려줄 지는 모르겠지만 숙소에서 그렇게까지 멀리 떨어진 곳에 던져놓지는 않을 것이었어요. 후에..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시장

작년에 서울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닐 때 영등포 시장 근처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갔었어요. 그날 24시간 카페 돌아다니는 일정 중 가장 마지막 일정이 바로 영등포 시장 근처에 있는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점이었어요. 영등포시장 근처에 왜 24시간 카페가 있나 참 궁금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24시간 카페가 거기 있었고, 그래서 영등포시장쪽으로 갔어요. 카페에서 글을 쓰고 음료를 마시다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밤새도록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닌 날이라 매우 피곤했어요. 오래 있으며 글을 쓸 수가 없었어요. 영등포에서 의정부까지 돌아가야 했거든요. 영등포에서 의정부는 상당히 먼 거리라 그거 돌아가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려요. 수유나 노원 정도에 있는 카페였다면 정말 피곤할 때까지 글을 쓰다 집으로 돌아가면 되..

여행-서울 2018.01.16

서울 금천구 독산동 남문시장

서울특별시 금천구 독산동은 서울에서 중국인들이 많이 밀집되어 살고 있는 곳 중 하나에요. 중국인, 조선족 및 다문화 이야기가 나올 때 종종 등장하는 곳이에요. 금천구는 제가 가볼 일이 정말 없는 곳이에요. 금천구에서 그나마 제가 가보는 곳이라면 가산디지털단지 정도에요. 가산디지털단지는 제가 옷 사러 가끔 가는 곳이에요. 그것 말고는 금천구에 가볼 일이 없어요. 금천구는 광명시 옆에 있고, 서울의 남서부 끝자락에 있거든요. 의정부시는 서울의 동북부 끝자락에 붙어 있는 곳이다보니 금천구를 간다는 것은 서울을 대각선으로 질러간다는 것을 의미해요. 사실 의정부에서 금천구까지 가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의정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도봉산역으로 가서 7호선으로 환승한 후 쭉 가면 되거든요. 방법은 어렵..

여행-서울 2017.11.23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 시장 새벽풍경

"수원에 내려왔는데 뭐라도 하나 보고 가야지!" 수원은 예전에 온 적이 있어요. 수원화성을 한 바퀴 다 돌아보기 위해 왔었거든요.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니며 스스로 깨우친 점이 하나 있어요. 점심까지 기다려서 뭐 먹고 들어갈 생각은 하지 말자. 밤 늦게 나와서 밤새 카페 돌아다니며 커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해도 낮이 되면 잠이 몰려오기 시작해요. 단순히 잠잘 시간 때문에 졸린 것이 아니에요. 그냥 피곤해서 입맛이 뚝 떨어져요. 카페 한 곳에 오래 있으면 질리기도 하구요. 어찌 보면 이 '질리는 것' 때문에 오래 버틸 수가 없어요. 게다가 카페를 가면 기본적으로 글 하나는 써야 해요. 24시간 카페 간 글을 써야하니까요. 일단 최소가 하나, 많을 때는 너댓 개까지 써야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점심은 고사..

여행-한국 2017.09.13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6 라오스 루앙프라방 여행 - 왓 부파위빳나람, 나위앙 캄 시장, 쑤파누웡 동상

"저런 불상은 어디에서 팔지?" 불단 안에는 금색과 은색 불상이 있었어요. 왜 내가 가는 곳에서는 저런 화려한 불상이 안 보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어요. 불단을 보면 예쁜 인형도 많고 아름다운 불상도 여럿 있는데 이상하게 파는 곳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태국에서도, 라오스에서도 어디에서 그런 것을 파냐고 물어보면 전부 시장에 가라고 했어요. 그러나 시장에서 저런 것을 파는 것은 보지 못했어요. 제가 간 곳은 장터고 시장은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요. 조금 더 걸어가자 하천이 나왔어요. 하천 한쪽은 쓰레기가 뒹굴고 있었어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환경에 신경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그 나라가 잘 산다는 이야기에요. "여기도 사회주의 국가 맞구나." 사회주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거대한 포스터가 보였어요...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4 라오스 여행 - 루앙프라방 탁발 행렬, 아침 시장, 산티 쩨디, 왓 빠폰파오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여행 기록을 정리했어요. "여행 기록 쓰는 게 무슨 밀린 숙제하는 것 같네." 귀찮아서 후딱 쓰고 끝내고 싶은데 기록을 정리해서 남기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며칠 동안 기록을 남기지 못했는데 그것을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당장 오늘 여행 기록을 정리하는 것도 일이었거든요. 아주 많이 돌아다닌 것은 아니었어요. 지도상 거리만 보면 별로 돌아다니지 않았어요. 단지 절을 참 많이 갔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솔직히 오늘 간 절 이름이 전부 떠오르지도 않았어요. 사진을 보며 기록을 정리해야 하는데 사진도 많았어요. 사진이 150장이 넘었어요. 이 사진을 정리하는 것도 일이었어요. 150장이 넘는 사진을 보며 기록을 정리하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일이었어요. 돌아다닐 때 딱히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69 라오스 여행 - 루앙프라방 포씨 시장 Phosi market

"겨우 도착했네." 이제 여기에서부터 숙소까지는 오토바이 택시인 뚝뚝을 타고 가야 했어요. 한국인들과 같이 뚝뚝을 잡아탔어요. 거리에는 차가 거의 없었어요. 하늘은 너무나 맑았어요. 태국어 글자와 다른 라오어 글자가 보였어요. 이제야 진짜 라오스에 도착했다는 것이 실감이 났어요. 진작에 도착했어야 하는 곳이었지만 괜찮았어요. 비록 루앙프라방 일정 하루가 날아가버리기는 했지만, 일정 자체를 빡빡하게 짜지 않았거든요. 6월 23일 비엔티안으로 떠날 예정이기는 했지만 그날 야간 이동이었어요. 야간 이동이 있는 날 열심히 안 돌아다니는 것이 제 원칙이기는 했지만 그 원칙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었어요. 뚝뚝은 길을 시원하게 달렸어요. 맨 뒷좌석에 앉아 계속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지만 빠르게 달려서 사진 찍기..

복습의 시간 - 70 중국 서안 화각항 化觉巷, 대안탑 大雁塔

회족 거리로 오니 역시나 쓰레기통이 있었고, 여기에 버려진 나무 꼬챙이를 재활용하기 위해 주워가는 사람이 보였어요. "여기도 역시나 나무 꼬챙이 재활용하네." 란저우에서 목격한 장면을 여기에서 또 목격했어요. B에게 저거 보라고 하면서 여기에서는 절대 큼지막한 나무 꼬챙이에 끼워진 거 먹으면 안 된다고 알려주었어요. 거리에서는 회족이 양고기를 해체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우리나라라면 어떻게 지저분하게 거리에서 저렇게 고기를 해체하냐고 하겠지만, 여기는 중국이었어요. 저렇게 거리에서 해체하는 장면을 보니 매우 믿음이 갔어요. 고기에 미세먼지 좀 뭍는다고 해서 걱정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잘 안 보이는 곳에서 이상한 고기 섞어서 팔거나 하는 것보다 차라리 저렇게 대놓고 공개하는 것이 훨씬 믿음이 갔어..

복습의 시간 - 52 중국 여행기 둔황 거리 풍경

"이제 슬슬 돌아갈까?" 멍하니 자리에 앉아서 말없이 쉬고 있는데 친구가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자고 했어요.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2시였어요. 숙소까지는 걸어가기로 했어요. 숙소까지 약 1시간 정도 걸렸기 때문에 이제 슬슬 출발할 때가 되기는 했어요. 더워서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았어요. 음료수 하나 더 시켜서 더 앉아서 멍하니 있고 싶었어요. 그러나 그렇게 무한정 계속 있을 수는 없었어요. 자리에서 일어나 슬슬 걷기 시작했어요. 지금껏 가보지 않은 쪽으로 돌아가서 숙소로 가보기로 했어요. "야시장이랑 사주시장 연결되어 있는데?" 야시장도 사실 사주시장의 일부분. 그런데 이쪽 사주시장은 밤에 계속 왔던던 관광지 사주시장과는 살짝 거리가 있는 풍경이었어요. 관광 기념품도 팔고 있었지만 일반 잡화도 팔고..

복습의 시간 - 42 중국 서부 쿠차 위구르인 바자르

드디어 시장에 도착했어요. 시장에 도착하자마자 아이스크림 파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어요. "우리 일단 아이스크림 좀 먹자." 덥고 힘들어서 쓰러질 거 같았어요. 웬만하면 땀을 안 흘리려고 했지만 땀을 안 흘릴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덥기는 엄청 덥고, 제대로 쉴 만한 곳은 하나도 없었거든요. 여기 와서 그나마 조금 쉬었다는 것이 모스크 구경한 것 뿐이었어요. 점심이고 뭐고 일단 더위부터 식혀야 했어요. 점심을 먹으려면 어디에서 무엇을 먹을지 돌아다니며 또 골라야 했으니까요. "도그 2개 주세요." 카슈가르 야시장에서 먹었던 이 지역 빙수인 도그를 달라고 했어요. 도그는 하나에 3위안이었어요. 아이스크림 가게 아저씨는 아주 평범한 방법으로 빙수를 만들었어요. 얼음을 끌로 긁어내어 가루로 만든 후 요구르트 같..

복습의 시간 - 30 중국 실크로드 카슈가르 시장과 음식

향비묘에서 중앙아시아 국제 무역 바자르까지는 직선으로 쭉 걸어내려가는 길이었어요. "저기 시장 아니야?" 길을 걸어가는데 길 아래쪽으로 시장이 보였어요. 평일이라 그런지, 대낮이라 그런지 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어요. 이 시장이 아침에만 열리는 시장인지, 아니면 주말에만 열리는 시장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시장 시설과 규모로 보아 원래는 큰 시장 같은데 몇몇 상인들이 작게 물건을 내다팔고 있는 정도였어요. 저기에서 파는 것은 어차피 국제 무역 바자르 가면 다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굳이 아래로 내려가서 한 바퀴 돌아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냥 지나쳤어요. "마늘 주렁주렁 매달아놓은 거 봐라." 야채 가게에 마늘이 우리나라에서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어요. 대체로 우리나라에서 먹는 야채와 비슷했어요. ..

복습의 시간 - 22 중국 우루무치 홍산 건과일 시장 Hongshan Dried Fruit Market

2016년 6월 1일 아침 8시. 우루무치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아침. 눈을 떴어요. 너무 졸렸어요. 굳이 아침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었어요. 일정이라고는 박물관 가서 미라 보는 것 뿐이었어요. 저녁 기차였기 때문에 열심히 돌아다니며 땀을 흘리고 싶지 않았어요. 땀에 절은 몸은 기차 안에서 못 씻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거든요. 다음날 밤은 카슈가르 안 어딘가에 텐트를 치고 자기로 했기 때문에 이틀 연속으로 샤워를 할 수 없었어요. 다시 눈을 감고 잤어요. 짐을 쌀 것도 없었어요. 전선과 전자기기만 잘 챙겨서 나가면 끝이었어요. 이틀밤을 한 방에서 머물렀다면 짐을 어느 정도 풀렀겠지만, 이틀을 다른 방에서 잤어요. 덕분에 짐을 다 풀지 않았어요. 짐이랄 것 자체가 별로 없기는 했지만요. 그저 신경이 조금 쓰..

복습의 시간 - 19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 옥 시장

시장 건물에서 나와 다시 북적거리는 좁은 길로 들어갔어요. 길 또한 시장이었어요. 식당에서는 열심히 위구르 기름밥인 폴로를 만들고 있었어요. 보통 기름지니까 위구르 볶음밥이라고 많이 하고 그냥 위구르식 차오판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정확히 말해서 이 폴로는 볶음밥이 아니에요. 재료에 당근, 고기를 볶다가 쌀을 붓고 물을 부은 후 끓여주다가 뚜껑을 덮고 뜸을 지어서 밥을 지어요. 밥을 볶는 과정은 아예 없어요. 볶은 재료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쌀을 붓고 밥을 짓는다고 생각하면 되요. 그래서 가정에서는 전기 밥솥 가지고 만들기도 해요. 전기 밥솥으로 만드는 법을 들은 적은 있는데, 정확히 어떻게 하는 것인지는 저도 잊어버렸어요. 중요한 것은 결과물은 볶음밥 같아보이지만 정작 분류하면 볶음밥처럼 밥을 ..

복습의 시간 - 17 중국 우루무치 타타르 모스크 乌鲁木齐市塔塔尔寺

"몇 시지?""10시." 방에 창문이 있기는 했지만 창문 바로 앞이 옆 건물 벽이었어요. 8시쯤 한 번 깨어났지만 그때 친구가 자고 있어서 다시 잤어요. 친구는 9시쯤 깨어나서 제가 자는 것을 보고 다시 잤대요. 둘이 교대로 돌아가며 깨어나서 상대가 자는 것을 보고 다시 잠을 청하다보니 어느덧 아침 10시가 되어버렸어요. 잠을 깊게 푹 잘 잤어요. 방이 컴컴해 불을 켜야만 밝은 것 빼고는 만족스러웠어요. 씻고 짐을 챙겨서 밖으로 나왔어요. 직원에게 열쇠를 반납하자 새로운 열쇠를 주었어요. 이번에는 5층. 한 층 더 높아졌어요. 짐을 놓고 밖으로 나왔어요. 길가에 우루무치시 지도가 보이자 일단 사진을 찍었어요. "너 책 사야 하지?" 친구가 갑자기 물어보았어요. "응. 위구르 교과서.""그러면 서점 가자...

복습의 시간 - 12 중국 투루판 옝기 테렉키야트 시장 吐鲁番新拓商城

이제부터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구나! 중국에서 위험하다고 하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여행이 드디어 시작되었어요. 기차역을 빠져나오자마자 보이는 것은 진짜 총을 든 군인. 상하이역과는 분위기가 달랐어요. 군인이 지키고 있는 곳은 당연히 사진촬영금지. 정확히는 무장경찰 武警 (wǔjǐng) 이었어요. 기차역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사람이 무장경찰인지 인민해방군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어요. 그들이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어요. 다행스럽게도 역 정면에는 무장경찰이 없어서 역사 정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역 정면 왼쪽에 버스가 보여서 일단 거기로 갔어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202번 버스를 타면 시내로 들어갈 수 있다고 알려주었어요. 버스정류장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버스정류장을 찍는 ..

복습의 시간 - 08 중국 상하이 짝퉁 시장 - 난징시루 한성시장 韩城服饰礼品广场

"야, 비온다!" 2016년 5월 28일. 친구의 외침에 일어났어요. 눈을 간신히 뜨고 창밖을 내다보았어요. 비가 좍좍 퍼붓고 있었어요. 전날 비가 내릴 듯 말 듯 하더니 결국 이제 신나게 내리는 중이었어요. 창밖을 보니 기분이 심란해졌어요. 신장-위구르 지역은 건조기후지역이라 당연히 우산을 안 들고 왔어요. 여행 처음부터 시련의 연속이었어요. 전날 경비를 많이 절약했다고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날씨가 돈을 쓰게 만들려 했어요. "비 내리는 것 좀 보자." 다시 눈을 감았어요. 비가 내리고 말고는 둘째치고 너무 졸렸어요. 공항에서 조금 자고, 숙소 돌아와서는 여행 일정 세운다고 새벽 늦게서야 잤어요. 전날 많이 걸었다고 특별히 피곤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잠을 잔 시간이 너무 적어서 졸릴 뿐이었어요. 친구는 ..

서울특별시 중구 중부시장

서울에는 시장이 여러 곳 있어요. 큰 시장도 있고, 작은 시장도 있고, 유명한 시장도 있고, 동네 시장도 있어요. 이번에 가본 시장은 중구에 위치한 중부시장이랍니다. 중부시장은 동대문에서 그렇게 많이 멀지는 않아요. 가깝다고 하기에는 멀지만, 멀다고 하기에는 가까운 거리에요. 딱 걸어가기엔 먼 느낌이 살짝 있는데, 그렇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기에는 또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랄까요? 중부시장은 주로 건어물을 판매하는 시장이에요. 이쪽에는 숙박업소가 몰려 있어요. 동대문 시장과 거리가 그렇게 먼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우 가까운 편도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숙소들이 몰려 있지요. 그러나 제가 갔을 때 여기에 관광객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어요. 시장은 잘 정돈되어 있었어요. 특별히 무엇을 ..

여행-서울 2015.12.01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07 베트남 호치민 벤탄 시장

비행기에 탑승한 후, 기내식을 먹고 바로 잤어요. 다음날 비행기가 아침 10시였거든요. 호치민 밤거리까지 구경하고 샤워하고 여행 기록 정리하면 자정은 될 듯 했어요. 아침 10시 비행기이니 3시간 전이면 아침 7시. 지도를 보니 공항이 시내에서 멀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늦는 것보다는 일찍 가는 게 나았기 때문에 아침 6시쯤 152번 버스를 타고 호치민 공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어요. 그러면 실제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은 약 5시간. 자정에 눈 감자마자 잠을 자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러고보면 여행에서 정말 '나중에' 라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잘 수 있을 때 자야 하고,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하고, 갈 수 있을 때 가고, 구입할 수 있을 때 구입해야지, '나중에'라고 했다가는 그 '나중'이 여행..

태국 방콕 짜뚜짝 주말 시장 chatuchak market 한국어 지도

태국 방콕에 있는 짜뚜짝 주말 시장은 태국 최대의 시장으로, 관광객 뿐만이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이 오는 시장입니다. 여기는 MRT (지하철) 짜뚜짝 공원 (쑤언 짜뚜짝, 짜뚜짝 파크) 역에서 내려서 1번 출구로 나온 후, 오른쪽으로 쭉 내려가면 입구가 나옵니다. 또는 BTS (지상철) 머칫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앞으로 쭉 가면 됩니다. 이도 저도 모르겠다 싶으면 어떻게든 1번 출구로 나온 후, 백인들 보이면 백인들 따라가세요. 주말에 가면 어차피 대부분 그쪽으로 사람들이 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역에서 나와 가는 방향으로 가도 갈 수 있답니다. 짜뚜짝 시장은 워낙 크기 때문에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가면 무료 지도를 받을 수도 있답니다.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가는 방법은 위에 말한 대로 1번 출구로 나온..

추석 연휴 전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시장

이번 추석 연휴는 고향에 안 내려가게 되었어요. 그래도 명절 때에는 꼭 하고 싶은 게 있으니, 그것은 바로 시장구경! 명절 대목을 맞은 시장은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치죠. 그래서 이번에는 청량리 시장을 구경갔다 왔답니다. 청량리 시장은 청과물 도매시장과 수산물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울에서 상당히 큰 재래시장 중 하나죠. 여기는 규모가 더욱 커 보이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제기동의 경동시장과 사실상 다 이어져 있기 때문이랍니다. 입구부터 사람들이 매우 많더라구요. 정말 대목을 맞은 장 같았어요. 역시 명절이다보니 과일이 많이 나왔더군요. 원래 청과물 도매시장이라 과일이 많은데, 추석을 맞이하여 과일이 더욱 많이 나와 있었어요. 일단 첫번째로 눈길을 끈 것은 바로 단감. 푸르딩딩한 빛이 가시지 않은 단..

여행-서울 2013.09.18

해야 했던 숙제 - 02 우즈베키스탄 코칸드 양기 바자르

드디어 자정을 남기고 여행갈 날이 되었어요. 잠이 안 와! 설레서 잠이 안 오는 것이 아니었어요. 그냥 잠이 오지 않았어요.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자고 싶은데 잠에 안 오는 것이었다면 누워서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을 거에요. 그런데 그런 잠들고 싶은데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아니었어요. 그냥 진짜로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분명 이성적으로 지금 누워서 자야 한다는 것은 알았어요. 야간 이동도 아니고 아침에 코칸드로 바로 이동해야 했거든요. 코칸드에서 며칠 머무르는 일정도 아니고 코칸드를 다 보고 파르고나로 이동하는 일정. 파르고나 숙소 역시 정보가 없어서 가서 헤매어야 했어요. 지금 안 자면 언제 잘지도 모른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어요. 졸리든 피곤하는 어떻게든 코칸드 ..

우즈베키스탄 시장과 현지 적응도 측정

우즈베키스탄에는 시장이 많이 있어요. 타슈켄트 안에도 꽤 많은 시장이 있어요. 각 투만마다 시장이 1개 정도는 있는 듯 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시장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식료품을 주로 파는 데흐콘 보조르 Dehqon bozori,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잡화 및 공산품을 주로 파는 부윰 보조르 Buyum bozori 에요. 전자는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시장이고, 후자는 동대문 시장이나 남대문 시장 생각하시면 되요. 만약 이 나라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어떤 과일과 야채, 향신료가 있는지 궁금하다면 데흐콘 보조르로 가야 해요. 부윰 보조르에서도 약간 팔기는 하나 제대로 볼 수는 없거든요. 이 글에서 다룰 것은 데흐콘 보조르에요. 이 데흐콘 보조르는 몇 개 구역이 나누어져 있어요. 대충 분..

두 개의 장벽 - 26 아제르바이잔 바쿠 테제 바자르

역시나 우리가 가장 늦게 일어났을 거라 생각했어요. 오늘도 9시를 훌쩍 넘겨서 시작하는 아침. "우리 말고도 아직 자는 사람들이 있긴 있구나." 전날 새로 들어온 노르웨이인 두 명은 아직도 자고 있었어요. 둘은 어제 제가 잠들 때까지 호스텔에 돌아오지 않았어요. 전날 1시에 제가 잤으니 정말 꼭두새벽에 들어왔겠죠. 지금까지 자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 느긋하게 맞이하는 아침. 특별한 일정도 없는 아침. 느긋하게 차를 한 잔 마시며 하루를 시작할까 하는데 아랫배가 싸르르 아팠어요. 아무래도 전날 케밥이 맛있다고 두 번 먹었는데 이게 탈이 난 것 같았어요. 워낙 기름기도 많고, 며칠 거의 굶다시피 하다 갑자기 마구 먹어대서 문제가 생긴 것. 그다지 심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여행지에서 이런 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