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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65

바람은 남서쪽으로 - 28 베트남 하노이 유교 문화 유적 문묘 Văn Miếu

방에서 친구에게 줄 선물을 정리했어요. 베트남인 친구는 곧 결혼할 거라고 했어요. '축의금이라도 줘야 하나?' 지금껏 결혼식 축의금을 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주변에서 장례식이 있으면 찾아가서 조의금을 내고 온 적은 몇 번 있었어요. 그렇지만 제 친구, 동기 결혼식은 가본 일도 없고 있어도 안 갔어요. 축의금을 내지도 않았어요. 장례식은 갈 수 있으면 반드시 찾아가지만 결혼식은 제 가족 결혼식 아닌 이상 안 갔어요. 그 원칙은 항상 지켜오고 있었어요. 세상에 장례식은 오직 한 번이에요. 아무리 의학 기술이 발전했다고 하나 죽은 사람을 되살려낼 방법은 없어요. 모든 사람에게 장례식이란 인생에서 단 한 번 있는 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친구의 가족이 사망해서 장례식에 가야 한다면 갈 수 있는 한 갔..

바람은 남서쪽으로 - 27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서욱교

슬리핑 버스 안에서 계속 잤어요. 잠자리가 엄청나게 불편했어요. 슬리핑 버스 좌석은 어정쩡하게 상반신이 들려 있었어요. 몸을 전혀 뒤척일 수 없는 구조였어요. 앉아 있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누워 있는 것도 아니라 오히려 더 불편했어요. 조금만 몸을 틀면 허리가 꺾여서 바로 잠이 깨었어요. 한 자세로 계속 누워 있으려니 몸이 엄청나게 불편했어요. 그렇다고 앉아 있자니 이건 앉아 있기도 불편했어요. 어떤 자세도 답이 없었어요. 밤새 그렇게 뒤척이다 잠을 깨기를 반복했어요.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 자다가 깨기를 반복했어요. 시끄러워서 깨거나 어디에 버스가 정차해서 깬 것이 아니었어요. 순전히 슬리핑 버스에서 누워서 자다가 몸을 틀면 허리가 꺾여서 깨었어요. 그렇게 계속 반복하다가 나중에는 기절하..

바람은 남서쪽으로 - 26 슬리핑 버스로 베트남 호이안에서 하노이 가는 길

"이제 숙소 돌아가야겠다." 어느덧 오후 1시였어요. 숙소로 돌아갈 때가 되었어요. 호이안 일정의 끝이 성큼성큼 다가왔어요. 호이안에서 하노이로 가는 슬리핑 버스는 숙소를 통해 예약해놨어요. 숙소에서는 택시로 슬리핑 버스를 탑승하는 곳까지 데려다줄 거라고 했어요. 만약 숙소에서 호이안에서 하노이 가는 슬리핑 버스를 예약하지 않았다면 이제부터 여행사로 달려가야했을 거에요. 다행히 그럴 필요가 없어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호이안을 돌아다녔어요. "이 놈의 비는 또 오네." 베트남 호이안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이런 곳은 떠날 때 아쉬움이 매우 많이 남아요. 그러나 그런 거 하나도 없었어요. 눈꼽만큼도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쪽에 정신 팔릴 때가 아니었어요. 빗줄기가 다시 슬슬 굵어지고 있었어요..

바람은 남서쪽으로 - 25 베트남 호이안 푸젠 화교 회관 Hội quán Phúc Kiến

장기 한 판 두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했어요. "베트남 와서 장기 뒀다!" 계획에도 없었고 의도한 것도 아니었는데 베트남 현지 문화를 하나 체험했어요. 매우 큰 소득이었어요. 베트남 와서 베트남 민속 놀이인 장기를 두어봤으니까요. 이런 일은 여행 중 쉽게 일어나지 않아요. 호이안이 내가 불쌍해서 이런 이벤트 하나 준 건가. 베트남 호이안 일정은 정말 안 좋았어요. 대충 둘러볼 것은 거의 다 둘러봤어요. 그렇지만 정말 운이 참 없는 일정이었어요. 날씨는 엄청 안 좋았어요. 중요 소지품을 넣고 다니는 노트북 가방은 끈이 떨어져버렸어요. 신발은 물에 완전 푹 젖었어요. 숙소에서 드라이기로 간신히 말리기는 했지만요. 기념품으로 구입한 전통의상 입은 인형은 목이 다 끊어졌어요. 밤에 쏟아진..

바람은 남서쪽으로 - 24 베트남 전통 민속 놀이 중국식 장기 꺼 뜨엉 Cờ tướng

뭔가 사당처럼 생긴 건물이 나왔어요. 입구에는 한자가 적혀 있었어요. 아래에는 베트남어로 작게 Chùa Ông Hội An 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베트남어로 ông 은 '할아버지'라는 뜻이에요. 연장자를 높여 부르는 말인 '어르신, 선생님'으로 사용하기도 해요. Chùa 는 베트남어로 절, 사원이니까 Chùa Ông '어르신 사원'쯤 될 거에요. 안에는 연못이 있었어요. 계속 내부를 둘러봤어요. 골목길이 있었어요. 골목길은 매우 비좁았어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크게 인상을 끄는 것은 없었어요. 이건 아무리 봐도 제가 상상하던 동남아시아 이미지가 아니었어요. 타이완 여행 갔을 때 봤던 중국 문화와 너무 닮았어요. 중국 문화에는 정말 관심 없었어요. 중국 문화를 보고 싶다면 타이완을 다시 갔을 거에요. 저는..

바람은 남서쪽으로 - 23 베트남 호이안 중앙 시장 Chợ Hội An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잤기 때문에 정말 깊게 잤어요. 사실 거짓말이에요. 저는 원래 잠을 매우 깊게 자거든요. 한 번 잠들면 절대 못 일어나요. 심지어 알람이 울려도 못 듣고 그냥 계속 자는 일도 비일비재해요. 동네방네 잠자는 사람 다 깨울 정도로 시끄러운 알람이어야 잠에서 깨어나요. 세상에서 잠자는 것이 제일 좋고 잠자는 것은 정말 잘 해요. 스트레스 받으면 그냥 자요. 너무 짜증나거나 화가 나면 잠이 오고 한숨 자고 나면 나아지거든요. 그래서 호이안 일정이 비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잠을 못 자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욱 푹 잤어요. 여행 일정이 엉망이 되었다는 사실, 노트북 가방 끈이 떨어져서 답 없어진 상황이라는 사실, 신발이 완전히 푹 젖어버렸다는 사실은 제게 자장가가 되었어요. 실낱 같은 ..

바람은 남서쪽으로 - 22 베트남 꽝남성 호이안 야시장

"빨리 돌아가야겠다." 어깨에 옆으로 메는 노트북 컴퓨터 가방은 끈 거는 고리가 완전히 끊어져버렸어요. 여기에 하늘에서는 비가 좍좍 퍼붓고 있었어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우산 쓰고 걷는 것조차 엄청나게 불편했어요. 한 손에는 우산, 한 손에는 보조가방을 들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걸으려니 조금만 걸어도 진이 빠졌어요. 투본강 위에 둥실둥실 떠다니던 빛나는 종이등은 모두 싹 다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갔어요. '앞으로 여행 어떻게 하지?' 머리 속이 엄청나게 심란했어요. 노트북 컴퓨터 가방은 계속 들고 돌아다녀야 했어요. 여기에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었어요. 저의 전재산이라고 해도 될 것들이 싹 다 들어 있었어요. 노트북 컴퓨터, 여권, 돈, 디지털 카메라, 항공권 다 노트북 컴퓨터 가방에 넣고 옆으로 ..

바람은 남서쪽으로 - 21 베트남 호이안 올드타운 야경

'일본인 다리도 갔고, 딘 캄 포도 갔고, 광동회관도 갔고...이제 대충 다 봤나?' 일본인 다리도 건넜고, 딘 캄 포도 갔고, 광동회관도 갔어요. 베트남 호이안 올드타운을 한 바퀴 대충 둘러본 것 같았아요. 이제는 여유가 생겼어요. 일단 대충 다 봤고, 사진도 그럭저럭 찍었거든요. '정말 운 좋았어.' 아마 다낭은 여전히 비가 퍼붓고 있을 거였어요. 비구름보다 제가 빨랐어요. 비구름은 호이안으로 몰려오고 있었어요. 일기예보상 호이안은 이날 비가 내릴 거라고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호이안 올드타운을 대충 다 둘러보는 동안 비는 내리지 않았어요. 예쁜 호이안 올드타운 사진을 많이 못 찍은 것을 아쉬워할 때가 아니었어요. 이렇게 비가 안 내려서 사진 찍으며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크게 감..

바람은 남서쪽으로 - 20 베트남 호이안 광동회관 Hội Quán Quảng Đông

"이제 광동회관 들어가야지." 베트남 호이안 광동회관 Hội Quán Quảng Đông 주변을 돌아다니다 슬슬 안에 들어가보기로 했어요. 하늘을 한 번 쳐다봤어요.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지만 운이 정말 좋다면 이대로 비구름이 비를 뿌리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어 보였어요. '빨리 다 돌아봐야겠다.' 일단 광동회관까지 보면 호이안 돌아보는 것은 대충 마무리될 거였어요. 주요 관광지 중 꼭 가봐야하는 곳은 대충 찾아가본 셈이었거든요. 시간과의 싸움이었어요. 비가 올 지도 신경써야 했고, 날 자체가 어두워지는 것도 신경써야 했어요. 사진기는 이미 날이 많이 어두워졌다고 제게 계속 알려주고 있었어요. 사진을 안 흔들리게 촬영하려고 하면 셔터스피드를 올려야 했고, 그러면 사진이 시커멓게 나왔어요. 반대..

바람은 남서쪽으로 - 19 베트남 호이안 전통 마을 회관 딘 캄 포 사원 Đình Cẩm Phô

"저거 왠 나무 뿌리지?" 벽에 나무 뿌리가 많이 매달려 있었어요. 뭔지 궁금해서 다가갔어요. "이거도 기념품이네?" 나무 뿌리로 만든 사람 머리 모양 기념품이었어요. 나무 뿌리는 사람 얼굴의 수염 모양을 만들고 있었어요. 나무 뿌리로 만든 사람 머리 모양 기념품은 모두 삼국지 관우 얼굴처럼 생겼어요. 잘 찾아보면 삼국지 장비처럼 생긴 얼굴도 있었어요. 얼굴 모양은 전부 동양인 얼굴이었어요. 자세히 봤어요. 기념품 모두 웃는 얼굴이었어요. 관우, 장비와 다른 얼굴이었어요. '저거 사가는 사람 있을 건가?' 집에 기념품으로 걸어놓고 불 끄고 자다가 저거 보면 깜짝 놀라게 생겼어요. 불 꺼진 깜깜한 방에서 저 얼굴 보면 할아버지 귀신이 머리만 공중에 둥둥 떠있는 모습일 거였거든요. 길에는 사람들이 아까 처음..

바람은 남서쪽으로 - 18 베트남 호이안 내원교 (일본인 다리) Lai Viễn Kiều (Cầu Nhật Bản)

숙소에서 나왔어요. 몇 시인지 봤어요. 2014년 12월 21일 오후 1시 44분이었어요. "점심 먹어야겠네." 호이안에 원래 계획보다 매우 늦게 도착했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미 도착해서 점심까지 다 먹고 돌아다니고 있어야 했어요. 계획상 그랬어요. 현실은 오후 2시 다 되어서야 일정을 시작하게 생겼어요. 일정 시작 전에 점심을 먹어야 했어요.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포기할 수 없었거든요. 한 끼 한 끼가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먹는 소중한 기회였어요. 이 기회도 호이안 구경만큼 중요했어요. 솔직히 갈등되었어요. 후에에서 엄청난 비를 뿌리고 있는 비구름이 호이안으로 넘어오고 있었거든요. 다행히 호이안은 비가 내리지 않고 있었어요. 비가 안 내리는 동안 호이안을 다 둘러봐야 했어요. 분명히 그 망할 비구름..

[서울 여행] 서울 용산구 이태원 베트남 퀴논길

이태원 우사단로10길 촬영까지 모두 끝냈어요. 이제 다음에 촬영할 경로는 나이지리아 거리를 지나 베트남 퀴논길로 가는 것이었어요. '나이지리아 거리 못 찍겠는데?' 나이지리아 거리가 있는 쪽은 유흥가였어요. 사람들이 많았어요. 나이지리아 거리가 있는 길 입구쪽에는 동성애자 및 트랜스젠더들이 모이는 곳도 있고, 술집과 어두운 장소도 여기저기 있어요. 그래서 심야시간에 가보면 이쪽은 사람이 꽤 많아요. 야고만두 식당고 미스터 케밥이 있는 곳 골목길 교차로에서 03284 이태원역.보광동입구 버스 정류장이 있는 길로 내려가는 길이 나이지리아 거리에요. 여기는 도저히 영상 촬영하며 걸을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어떻게 영상 촬영을 한다 하더라도 나중에 사람들 얼굴 전부 모자이크 처리를 하고 나면 영상 전체를 모자이크..

여행-서울 2020.01.06

베트남 무알콜 맥주 맥스 라이트 밀러 후기 MAC'S Light Non-Alcoholic

이번에 마셔본 무알콜 맥주는 베트남 무알콜 맥주 중 하나인 맥스 라이트 밀러 MAC'S Light Non-Alcoholic 에요. 예전에 홈플러스에 갔을 때였어요. 음료수를 고르다 주류가 있는 코너로 넘어갔어요. 주류 코너 한 구석에는 무알콜 맥주가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었어요. "술 좋아하는 사람들 기겁하겠네." 저는 술을 안 좋아하기 때문에 별 상관없어요. 그러나 술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알콜 맥주를 보면 아주 기겁해요. 이런 것은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외쳐요. 술 마시고 싶다는 사람에게 무알콜 맥주 주면 너무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너무 화가 나서 웃음이 나오는 거죠.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정말 술을 좋아하는데 술을 못 마실 상황이 되면 무알콜 맥주라도 찾는다는 점이에요. 술 좋..

베트남 인스턴트 커피 믹스 Vinacafe Gold Original 비나카페 골드 오리지널

이번에 마셔본 커피는 베트남 커피인 Vinacafe 비나카페에요. "어? 이거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판매하네?" 외국 과자 할인점에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베트남 커피 중 하나인 Vinacafe Gold Original 비나카페 골드 오리지널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때는 2015년. 인도네시아, 태국, 라오스 여행을 하고 귀국하는 길이었어요. 제가 이때 귀국하는 경로는 라오스 비엔티엔 왓타이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으로 가서 거기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경로였어요. 라오스 비엔티엔 왓타이 국제공항에서는 딱히 무언가 구입할 것이 없었어요. 거기는 정말 작은 공항이었어요.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으로 갔어요. "이야,..

바람은 남서쪽으로 - 17 베트남 훼에서 다낭 거쳐 호이안 가는 길

"벌써 6시네."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었어요. 새벽 6시였어요. 조금만 더 잘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잠기운이 영 가시지 않았어요. 그래도 일어나야만 했어요. 껌헨을 먹어야 해. 후에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인 껌 헨을 못 먹었어요. 이것을 먹고 훼를 떠나고 싶었어요. 후에 사는 베트남인 친구가 알려준 것이었기 때문에 껌 헨을 포기하고 훼를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잠기운에 패배해서 껌 헨을 포기한다 해도 일어나야만 했어요. 아침 8시에 호이안 가는 버스를 타야 했거든요. 호이안 가는 버스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아무리 졸려도 호이안 일정까지 통째로 포기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씻고 나와 짐을 정리했어요. 이렇게 2014년 12월 21일 아침이 시작되었어요. 껌 헨은 아침 노점에..

바람은 남서쪽으로 - 16 베트남 후에 동바 시장

이제 남은 일정은 드래곤 보트를 타는 것이었어요. 가이드가 버스에서 관광객들에게 알려주었어요. "이제 드래곤 보트를 타러 갈 거에요. 보트에서 내리는 것으로 일정이 끝나요. 이 차로 돌아오지 않아요. 그러니 모두 짐을 다 갖고 내리세요." 어? 뭔가 이상한데? 시간 관계상 생략인 거야? 이 투어 설명을 처음 들을 때였어요. 호텔 아주머니께서는 버스를 타고 가서 쭉 구경을 한 후, 버스가 다시 숙소까지 데려다줄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가이드 지시 사항에 따르면 이 버스는 딱 드래곤 보트 선착장까지 가는 버스였어요. 그 이상 안 갔어요. 그렇기 때문에 버스에 짐을 놓고 드래곤 보트를 타면 절대 안 되었어요. 어디에 내려줄 지는 모르겠지만 숙소에서 그렇게까지 멀리 떨어진 곳에 던져놓지는 않을 것이었어요. 후에..

바람은 남서쪽으로 - 15 베트남 후에 뜨득 황제릉 Lăng Tự Đức

버스 기사가 버스에 시동을 걸었어요. 가이드가 버스에 사람들이 다 탄 것을 확인한 후 이야기했어요. "뜨득 황제릉 가기 전에 다른 곳 한 곳 들릴께요." 그 정도 시간 여유가 되나? 지금 이미 늦어도 꽤 많이 늦었을텐데? 아직도 일정이 남아 있었어요. 뜨득 황제릉도 가야 했고, 보트를 타는 코스도 남아 있었어요.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뜨득 황제릉에 가 있어야 했어요. 그래야 투어 설명에 나와 있던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관광이 끝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아직도 뜨득 황제릉은 가지 못했고, 이제 막 카이딘 황제릉에서 출발했어요. 갈 길은 멀고 시간은 없는데 투어 코스에 없던 곳 하나가 추가된 것이었어요. 뜨득 황제릉 방문이 어찌 되든 별 관심 없었어요. 제가 그렇게 가보고 싶어했던 카이딘 황제릉은 잘 봤거든..

베트남 음료 - 스파클링 코코넛 워터 망고향

예전에는 베트남 먹거리를 한국에서 접하기 힘들었어요. 외국인 노동자들 몰려사는 곳 아니면 이태원에 조금 있는 정도였어요. 그러나 어느 순간 베트남 먹거리가 참 많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제 눈에 많이 띈 것은 수입과자전문점이 여기저기 생기면서부터였어요. 초기 수입과자전문점에서는 유럽 과자를 많이 팔았어요.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동남아시아 과자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심지어는 일본어로 적혀 있는 것도 동남아시아 과자인 경우가 많아요. 일본어로 적혀 있으니 일본 과자인가 하고 집어들어 생산국가를 보면 동남아시아 -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산. 동남아시아에서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 생산한 과자 중 일부가 우리나라로 수입된 것인지, 아니면 동남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먹어주니까 그런 것인지 모르겠어요..

바람은 남서쪽으로 - 14 베트남 후에 카이딘 황제릉 lăng khải định

내가 베트남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기억. 계몽사에서 출판한 학습그림사회. 어렸을 적 제가 가장 좋아했던 책이었어요. 이 책이 저희집에는 없었기 때문에 그 책이 있는 이웃집에서 책을 빌려서 보곤 했어요. 그 중 '동남아시아'권에 수록된 베트남 편을 보면 카이딘 황제릉 사진이 나와요. 하도 오래전에 본 책이라 어떤 그림과 사진들이 있었는지 다 기억하지는 못해요. 그렇지만 '카이딘 황제릉'이 있었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어요. 그게 카이딘 황제릉이라는 것은 몰랐지만요. 그러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그것이 바로 카이딘 황제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순간부터 이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바로 '카이딘 황제릉 방문'이 되었어요. 어째서인지는 몰라요. 어렸을 적 그 책에 실린 카이딘 황제릉 사진을 ..

바람은 남서쪽으로 - 13 베트남 후에 민망 황제릉 Lăng Minh Mạng

차는 후에 신시가지 근처의 작은 식당 앞에 멈추어섰어요. 가이드가 차량에 탑승중인 승객들 모두에게 내리라고 했어요. 차에서 내렸어요. "음식은 부페식이니 가져다 먹으면 되요. 그러나 음료는 투어 비용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각자 지불하셔야 해요." 머리 꽤 잘 쓰는데? 밥값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음료값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진짜 머리 잘 굴렸어요. 무릎을 탁 쳤어요. 매우 기발한 발상이었어요. 두 가지 이유로 이런 제도는 참 굉장했어요. 먼저 밥을 먹는데 음료를 안 마실 사람은 없을 거에요. 자기가 생수를 사와서 마시지 않는 한요. 특히 부페식이라면 더더욱 생수와 먹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콜라라도 시켜서 마시죠. 음료를 따로 팔면 식당 입장에서는 음료 가격으로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어요. ..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 알기쉬운 베트남어 입문

이번에 다룰 교재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중 하나인 알기쉬운 베트남어 입문이에요.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베트남어는 정말로 비전이 아예 없는 언어였어요. 중국어는 그나마 타이완이 있었어요. 러시아어는 소련이 적성국가라 딱히 사용할 곳이 없는 언어였지만, 소련이 공산진영의 수장 국가이다보니 안기부 쪽으로 아주 약간의 수요가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베트남어는 공산주의 북베트남에 의한 베트남 통일 이후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일이 아예 없어졌어요. 대학교 입학했을 당시였어요. 아주 잠깐 베트남어를 공부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당시 베트남으로 중소 기업들이 진출한다는 뉴스가 간간이 나오고 있었거든요.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던 때라 모두의 관심은 중국으로 향해 있었어요. 그러나 베트남도 조용히 조용히 크..

벚꽃 바람과 염불소리 05 - 인천 부평 베트남 불교 문화 - 베트남인 절 원오도량

마지막으로 가보아야 할 베트남인 절에 갈 때가 되었어요. 오후 4시. 미얀마인 청년과 부평역에서 헤어졌어요. 미얀마인 청년은 나중에 꼭 다시 놀러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후에 언어교환도 하자고 했어요. 아마 언젠가는 같이 언어교환을 할 수 있을 거에요. 그 전에 제가 미얀마어 글자를 다 외워야겠지만요. 베트남인 절 역시 인천 부평에 있었어요. 부평역에서 인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간석오거리역으로 가야 했어요. 1호선 부평역으로 들어가서 인천 지하철 1호선 부평역으로 갔어요. '진짜 있겠지?' 베트남인 절인 원오도량은 오피스텔 1실이었어요. 만약 다른 곳으로 옮겼다면 허탕치는 것이었어요. 제일 먼저 찾으려 했던 외국인들을 위한 불교 사원은 베트남인 절이었어요. 그러나 인터넷에서 베트남인 절을 찾는 것은 정말..

바람은 남서쪽으로 - 12 베트남 후에 티엔무 사원 Chùa Thiên Mụ

"티엔무 사원 관람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할 거에요." 가이드가 차에 올라타자마자 점심 시간을 알려주었어요. 차가 출발했어요. 얼마 간 것 같지도 않은데 차가 주차했어요. 가이드는 사람들에게 티엔무 사원 도착했으니 차에서 내리라고 말했어요. '벌써 도착했어?' 시계를 보니 11시 조금 넘었어요. 티엔무 사원에 도착했다고 해서 차에서 내렸어요. 가깝다고 할 만한 거리는 아니었지만 차로 가니 금방이었어요. 체감상으로는 걸어서도 얼마 안 걸릴 바로 옆 동네 같았지만, 실제 걸어갔다면 꽤 걸렸을 거에요. 차가 신나게 달렸으니까요. 차에서 내리자 기념품점이 몰려 있는 것이 보였어요. 작은 기념품점 몇 곳 있는 정도가 아니라 조그마한 시장급으로 모여 있었어요. 가이드가 앞서서 티엔무 사원으로 가는 오르막길을 걸어올라..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91 라오스 비엔티안 왓따이 국제공항,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 그리고 귀국

마지막 행운 포인트까지 깔끔하게 쓰고 가는구나! 스콜이 시원하게 내리고 나니 공기가 맑고 시원해졌어요. 딱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은 공기와 온도였어요. '그래. 아직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이 있잖아.' 아직 여행이 완벽히 끝난 것이 아니었어요. 이 비행기는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까지 가는 비행기. 노이바이 공항에서 환승해야 했어요. 이 당시 저는 노이바이 신공항 건물만 보았어요. 2014년 12월 베트남에 갔을 때 노이바이 신공항은 건물이 완성된 상태였지만 사용하지는 않고 있었어요. 그래서 하노이 노이바이 신공항을 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베트남 경유하니 베트남 구경 조금은 하겠네.' 노이바이 공항 면세구역 안에서 돌아다니며 놀겠지만 그래도 거기는 베트남. 게다가 제가 못 가 본 노이바이 신공항..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90 라오스 비엔티안 여행 - 베트남 절 방 렁 사원 (왓 반 렁)

역시나 아침 8시에 일어났어요. 라오스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 올라서야 하는 2015년 6월 27일이 밝아버렸어요. 아무리 저항해도 대자연의 섭리, 시간의 흐름을 거부할 수 없었어요. 매일 그래왔던 것처럼 바로 씻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다른 날에는 피곤하고 몸이 아파서 침대에 누워 조금 더 쉬기 위해서 그런 것이었어요. 이날은 달랐어요. 출국일이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려서 옷을 버려서는 안 되었기 때문에 일찍 나가서 열심히 돌아다닐 수 없었어요. 블로그 지인분과의 점심 약속은 오후 1시. 그 전에 전날 밤에 발견한 베트남 절이나 적당히 다녀올 계획이었어요. 그래도 마지막날에 '베트남 절'이라는 곳이 남아 있어서인지 다른 여행 때와는 달리 그렇게까지 체념하거나 만사 될 대로 되라..

바람은 남서쪽으로 - 11 베트남 여행 - 후에 안 히엔 가든하우스 Nhà vườn An Hiên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가이드는 다음 목적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어요. "다음에 갈 곳은 아름다운 전통 가옥들이 있는 곳이에요. 이곳에는 원래 전통 가옥이 몇 채 있는데, 지금은 시간이 부족해서 가장 유명한 가옥만 갈께요." 이 투어의 두 번째 일정표에서 두 번째 방문지는 'Garden House Village'라고 적혀 있었어요. 가이드는 원래 이 마을에 있는 가옥 5개를 모두 보는 코스였지만, 점심 식사를 예약해놓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 후, 이 가옥 5채 가운데에서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고, 또한 가장 아름다운 전통 가옥인 안 히엔 가든하우스를 보고 다음 목적지인 티엔무 사원으로 이동할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어요. 차량에 탑승한 사람들 모두 알았다고 대답했어요. 사실 이 코스..

베트남 음료수 - 뷰코 코코넛 밀크 VUCO COCONUT MILK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배가 고팠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밥을 안 먹고 밖으로 나왔어요. 그래서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나 하나 사먹고 돌아다녀야겠다고 생각하고 편의점으로 갔어요. 도시락을 하나 고르고 음료수는 무엇을 마실까 냉장고를 뚫어져라 쳐다보았어요. 사실 제일 무난한 선택지는 당연히 생수를 사서 마시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생수를 사서 마시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어요. 뭔가 좀 특별한 것을 마시고 싶었어요. 진열장을 천천히 살펴보며 혹시 뭔가 웃기게 생긴 것 없나 살펴보았어요. 그때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음료수가 하나 보였어요. "으익, 이거 코코넛 음료다!" 이번에는 뭔가 다를까? 지금까지 코코넛 음료를 마시며 만족한 적은 코코팜 마셨을 때 외에는 없어요. 진짜 코코넛도, 그 진짜 코코넛 즙이 듬뿍 ..

베트남 인스턴트 젓갈 라면 Acecook - Bun Mam

라면 끓여먹기 싫은데 라면을 끓여먹어야 하는 상황. 라면을 안 끓이고 라면을 먹을 방법이 없을까 찾아보다가 갑자기 떠오른 것이 있었어요. 내 방 어디엔가 베트남 라면 있었어! 친구가 먹으라고 준 베트남 라면이 방 어디엔가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어요. 방을 뒤져보니 친구가 준 라면이 나왔어요. 베트남 인스턴트 라면의 좋은 점은 끓여먹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에요. 사발에 라면을 넣고 포트로 뜨거운 물을 끓여서 부어준 후 가만히 기다리면 알아서 익어요. 냄비에 물을 팔팔 끓여야하는 우리나라 라면보다 방을 훨씬 덜 덥게 만들어요. 겨울에는 장점이 아니지만 뜨거운 여름에는 확실한 장점이에요. 베트남어로 mắm 은 젓갈이에요. 베트남 생선 소스로 잘 알려진 느억맘의 '맘'이 바로 이 맘이에요. 이것은 '젓갈 국수'라고..

베트남 과자 - 파라인 크래커 Farine crackers

이번에 먹어본 과자는 베트남 과자인 파라인 크래커에요. 종로에 있는 수입과자점에서 구입했어요. 베트남 과자인데 왜 봉지에 전부 일본어로 적혀 있는지 모르겠어요. 왠지 베트남에서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 생산한 제품이 그대로 한국으로 수입된 것 아닌가 싶었어요. 야채 크래커래요. 6봉지에 6개씩 들어 있대요. 그리고 양파향이 사용되어 있다고 작게 적혀 있어요. 분명히 원산지는 베트남으로 되어 있어요. 수입 판매원은 효성 인터네셔날이에요. 재료를 보면 양파양념 분말이 들어가 있는데, 이것은 양파분말과 마늘, 정제소금, 설탕, 타피오카전분을 이용해 만들었대요. 그리고 밀, 우유가 함유된 과자에요. 종이곽을 뜯어보면 이렇게 생긴 봉지가 6개 들어있어요. 과자는 이렇게 생겼어요. 진짜로 저렇게 노란빛을 띄고 있어요..

베트남 캔커피 - Birdy Black

'베트남 커피'라고 하면 일단 떠오르는 것은 딱 하나 있어요. 독하다. 이것은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것에 한한 것은 아니에요.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는 베트남 커피라 하면 G7이 대표적인데, 이게 무지 독해요. 그렇다고 해서 G7 때문에 생긴 오해는 절대 아니에요. 베트남 커피 이것저것 마셔보고, 한국에서도 마셔보고 베트남에서도 마셔보았지만, 한결같이 커피가 상당히 독했어요. 그냥 월남인들이 차, 커피를 상당히 독하게 마시는 것을 즐기더라구요. 이번에 구해서 마셔본 베트남 커피는 Birdy 커피로, 캔커피에요. 캔 크기는 우리나라 캔커피랑 다를 게 없는데, 아래 적힌 문구가 너무나 인상적이었어요. - 고카페인함유 (160mg)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 이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