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탈 기차는 새벽 2시 반 기차였어요. 류블라냐 밤거리를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역시나 작은 동네. 얼마 돌아다니지도 않았는데 계속 제자리만 맴돌고 있었어요. "우리 기차역으로 돌아가요." 후배가 기차역 대합실에서 앉아서 쉬다가 기차를 타자고 했어요. 날이 어두워진 유럽의 거리는 우리나라처럼 안심하고 돌아다닐 거리는 확실히 아니었기 때문에 무의미하게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짓을 그만하고 기차역으로 가서 쉬기로 했어요. 어두컴컴한 대합실. 잠을 자기에는 너무 불편하고 마음이 놓이지 않았어요. 밤이 깊어갈수록 기온도 뚝 떨어져 갔어요. 말이 새벽 2시이지, 기차역에 들어온 시각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긴 시각이었어요. 의자에 앉아 멍하니 있었어요. 가끔 후배와 잡담하는 것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