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슬로베니아는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버스느 반드시 크로아티아를 통과해야만 해요. 구 유고 연방 국가 가운데 그 어떤 나라도 크로아티아를 거치지 않는 한 슬로베니아에 갈 수 없어요. 좋게 생각한다면 여권에 도장을 추가로 찍을 수 있는 기회이기는 해요. 여권에 도장이 두두두두 찍혀 가는 것을 볼 때마다 뭔가 기분이 좋기는 한데 이거는 솔직히 뻥치는 느낌이 있는 도장이에요. 그래도 안 찍어주는 것보다는 2개고 3개고 마구 찍어주는 것이 훨씬 좋은 것은 사실이었어요. 야이체를 지나자 더 이상 창밖 풍경을 보고 싶지 않았어요. 야심한 시각에 창밖에 보이는 것은 야경인데 불빛이 없으니 보이는 게 없었어요. 그냥 시커먼 창밖을 보느니 눈이라도 조금 붙이는 것이 낫겠다 싶었어요. 작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