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9일, 강남3구에 있는 달동네 세 곳을 보러 출발할 때였어요. '현금 인출해 가야겠다.' 저는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아요. 제가 현금을 인출하는 경우는 오직 하나 - 지하철 카드를 충전할 때에요. 그런데 이날은 왠지 현금을 조금이라도 들고 나가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어디에 그 현금을 쓸 지 딱히 생각해 놓은 것은 없었어요. 그냥 왠지 현금이 있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일부러 출발하기 전에 편의점에 들려 ATM에서 현금 만원을 인출했어요. "구멍가게 여기 또 있네?" 구룡마을은 단순한 판자촌 달동네가 아니라 정말로 하나의 마을이었어요. 이곳 안에는 구멍가게, 미장실, 점집, 교회 등이 있었어요. 마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얼추 다 있었어요. '음료수나 하나 사서 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