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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4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모산 달동네 구룡마을

2019년 4월 29일, 강남3구에 있는 달동네 세 곳을 보러 출발할 때였어요. '현금 인출해 가야겠다.' 저는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아요. 제가 현금을 인출하는 경우는 오직 하나 - 지하철 카드를 충전할 때에요. 그런데 이날은 왠지 현금을 조금이라도 들고 나가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어디에 그 현금을 쓸 지 딱히 생각해 놓은 것은 없었어요. 그냥 왠지 현금이 있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일부러 출발하기 전에 편의점에 들려 ATM에서 현금 만원을 인출했어요. "구멍가게 여기 또 있네?" 구룡마을은 단순한 판자촌 달동네가 아니라 정말로 하나의 마을이었어요. 이곳 안에는 구멍가게, 미장실, 점집, 교회 등이 있었어요. 마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얼추 다 있었어요. '음료수나 하나 사서 마셔야겠다...

서울 강남구 개포1동 구룡마을 골목길 풍경

구룡마을 판자집들 사이를 계속 돌아다녔어요. 어쩌면 이제 재개발로 인해 곧 사라질 수 있는 곳이었거든요. 태극기가 걸려 있는 집이 나왔어요. 여기도 대한민국이에요. '설마 이런 풍경이 우리나라에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에요. 그러나 엄연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이루고 있는 한 곳이에요. 구룡마을 골목길은 매우 비좁았어요. 집 앞 길은 사람 하나 지나갈 정도의 길이었어요. 연탄 창고 앞에는 '연탄 공부방'이라고 적힌 박스 조각이 매달려 있었어요. 연탄도 여기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꿈을 키워가고 있나 봐요. 구룡마을은 아직도 공동 변소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여기는 판자촌인데다 좁은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기 때문에 자기 집 안에 화장실을 만들기 어렵지 않을까 싶었어요. 여기 저기에서 연탄 ..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달동네 구룡마을

강남 구룡마을 길을 따라 위로 계속 올라가다가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봤어요. 예전에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달동네 구룡마을에서 도곡동 타워팰리스만 보였어요. 이제는 무슨 좌청룡 우백호처럼 왼쪽으로는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아파트가 보였어요. 예전에는 멀리 타워팰리스만 보여서 한국의 빈부격차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다면, 이제는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아파트까지 보여서 이 동네로 저 고급 주거지가 쫓아오고 몰려오는 것처럼 보였어요. 다시 윗쪽으로 올라갔어요. 일단 '큰 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구룡마을 판자촌 외곽에 있는 길을 따라 끝까지 가볼 생각이었어요. 의외로 구룡마을은 나름대로 정비가 잘 되어 있었어요. 집이 두서없이 마구 지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양재대로 478 판자촌

분당선 구룡역 1번 출구에 있는 불교 절인 심복사에서 나왔어요. 이제 그곳에 갈 때가 되었어요. 길을 건너 개포고등학교에서 왼쪽으로 꺾어 선릉로로 들어갔어요. 제가 걷고 있는 선릉로 인도 맞은편으로는 그 유명한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가 있었어요.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는 철거가 진행중이었어요. 뿌연 하늘을 더 뿌옇게 보이게 만들고 있었어요.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개포동은 원래 별로 주목받던 동네가 아니었어요. 오죽하면 여기 별명이 '개도 포기한 동네'였어요. 그냥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진짜로 개도 포기한 동네라고 악명 높았어요. 양재천을 접하고 있는 일부 민영 아파트들은 압구정 현대아파트보다도 비싼 가격을 자랑해 '개도 포니 타는 동네'라 불렸다고 하나, 1만 세대가 넘는 저층 주공 아파트들이 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