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판은 어지간하면 넣지 않을 생각이었어요. 볼거리가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크게 끌리지 않는 곳이었거든요. 투르판을 집어넣은 결정적 이유는 A의 강력한 주장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그 주장의 근거는 38시간 이동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도중에 한 번 내려서 쉬었다 가자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 투르판이 제대로 문제덩어리였어요. 지도를 뒤져보니 기차역은 투르판 시내에서 40km 넘게 떨어져 있었어요. 친구가 제가 지도에서 찾은 그 역이 아니라 투르판 북역이라고 알려주었지만, 그 투르판 북역도 시내에서 17km 떨어져 있었어요. 친구는 17km 정도면 주변 풍경 감상하며 걸어가면 된다고 했어요. 저와 A가 예전에 서울에서 일산까지 걸어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정도 거리라고 했어요. 그때는 우리가 짐이 없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