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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22

몰타 마스터 코스 - 루카

드디어 마지막, 몰타 마스터 코스군요. 정말 몰타의 마지막까지 다 보겠다고 이곳을 가시는 분은 진정한 몰타 마스터이십니다. Luqa. 매우 유명한 도시에요. 이유는 여기에 몰타 유일의 공항인 루카 국제공항이 있거든요. 배를 타고 들어오지 않는 한 여기를 통해 발을 내딛게 되요. 그래서 대부분의 관광객이 루카는 꼭 가게 되죠. 비행기 타고 나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몰타의 지명과 달리 Luqa를 '루카'라고 해도 사람들이 매우 잘 알아들어요. 아니, 오히려 '루아'라고 하면 오히려 이상하게 여기기도 해요. 원래 발음은 '루아'지만 여기만큼은 워낙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고 그 사람들이 '루카'라고 해서 '루카'라고 해도 잘 통하는 곳이에요. 왜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가는 이곳이 몰타 마스터 코스이자 ..

몰타 중급자 코스 - 03. 블루 그로토

여행을 하다보면 아름다운 자연 풍경도 보고 싶어지죠. 사람 사는 곳도 재미있지만 계속 사람 사는 곳만 보다보면 금새 질리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유럽 여행에서는 특히 자연 환경을 보는 코스를 군데 군데 많이 집어넣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아도 유럽 여행을 다니다보면 점점 질리기 시작해요. 처음에야 우리나라와 너무나 많이 다르기 때문에 도시 구경 자체가 재미있지만 분위기에 적응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놈이 그놈이네'라는 생각이 들며 시시해지고 지루해지기 시작하죠. 처음에는 동네 성당도 신기해서 열심히 들어가보죠. 왜냐하면 유럽의 동네 성당이 우리나라 명동 성당보다 훨씬 아름답고 웅장한 경우도 많거든요. 확실히 성당 내부의 화려함만 놓고 보면..

몰타 중급자 코스 - 02. 아우라

이번에 소개할 곳은 아우라입니다. 이곳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몰타 지명 읽는 법과 관련해서 몇 가지 설명해드릴 게 있어요. 몰타어는 영어처럼 라틴 알파벳을 써요. 그래서 그냥 읽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그게 함정이다 ㅋㅋㅋ 예. 영어를 많이 쓰고 영어처럼 라틴 알파벳을 쓴다고 영어랑 읽는 법이 똑같은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많이 달라요. 그런데 왜 구경하러 가서 남의 언어 알파벳 읽는 법을 외워야 하느냐하면... 전에 말씀드렸듯이 몰타에서는 영국식 영어를 아주 많이 쓰지만 모두가 매우 잘 아는 것은 아니에요. 게다가 영어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지명을 영어식으로 읽으면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좀 있어요. 버스기사가 영어를 잘 알아듣고 친절하고 엉터리로 지명을 말해도 잘 알아들을 거라는 기대는..

몰타 중급자 코스 - 01. 셍글레아, 빗토리오사

초급자 코스를 잘 끝내셨다면 이제 중급자 코스랍니다. 초급자 코스만 보았어도 몰타를 잘 보았다고 할 수 있어요. 사실 몰타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임디나와 발레타이거든요. 여기만 보아도 사실 큰 문제는 없어요. 그러나 강행군을 좋아하거나 날짜를 너무 많이 잡았거나 부득이하게 몰타에 오래 체류해야 한다면 맨날 임디나, 그리고 발레타 둘만 갈 수는 없죠. 그런 분들께 추천하는 관광지에요. 중급자 코스부터는 정말 추천하고 싶은 곳이 먼저 나오고 추천하고 싶지 않은 곳은 가장 나중에 나와요. 즉, 뒤로 갈수록 추천하지 않는 곳이죠. 발레타에서 슬리에마쪽의 반대쪽 해안에서 보이는 맞은 편이에요. 좀 자세히 보면 이렇게 요트 정박장이 있죠. 그리고 뭔가 성 같은 게 보이구요. 발레타를 돌아다니다보면 이 볼록 ..

[체코 여행] 7박 35일 - 59 체코 프라하 성비투스 대성당

"아침 드세요!" 주인 아저씨께서 깨우셔서 일어났어요. 오늘은 귀국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귀국을 할 생각을 하니 속이 울렁거렸어요. 여행을 더 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돌아가야만 하는 날. 밥을 먹고 샴푸만 가지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은 후 짐을 꾸리고 카메라와 지갑만 들고 밖으로 나왔어요. "어디를 갈까?" 여행 마지막 날을 무미건조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여행 마지막 날을 무미건조하게 보내면 가뜩이나 귀국하는 게 싫은데 귀국해서 더 많은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어요. 그러나 선택권은 많지 않았어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프라하성으로 가는 것 밖에 없었어요. 이런 것을 지나서 오늘도 건넌다, 카를교! 처음 왔을 때에는 조금 신기했지만 이제는 전혀 신기하지 않았어요. '또 ..

7박 35일 - 58 체코 프라하

민박집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로 일단 중앙역으로 갔어요. "여기 내가 처음에 왔던 역이잖아!" 수수께끼는 거의 다 풀렸어요. 서울에 영등포역과 서울역이 있는 것처럼 여기도 중앙역과 아침에 내린 휑한 역이 있는 것이었어요. 만약 여기를 다시 오지 않았다면 귀국해서도 왜 그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는지 계속 고민했을 거에요. 중앙역에서 나오니 너무나 낯익은 풍경이 펼쳐졌어요. 굳이 사진으로 찍어온 민박집 가는 길을 보지 않아도 대충 찾아갈 수 있었어요. 민박집 앞에 도착해 벨을 눌렀어요. "살았다!" 문이 열리는 순간 속으로 외쳤어요. 설마 쫓아내겠어. 지금이 성수기여야 맞기는 하겠지만 한국에서 체코 오는 것은 그다지 성수기도 아니에요. 해외 여행은 국내 여행과 달리 방학이 성수기인데 지금은 4월 12..

7박 35일 - 57 체코 프라하 카를교

정말 본능적으로 원하지 않았지만 두뇌가 판단을 거부하는 바람에 헤매는데 더욱 큰 문제가 생겼어요. 화장실! 다행히 큰 일은 아니었어요. 방광에 슬슬 자극이 오기 시작했어요. 기차에서 내리기 전에 화장실을 들려서 소변이라도 보고 내리곤 했는데 이날은 급히 내리느라 화장실은 당연히 못 갔고 세수도 못했어요. 기차역에서는 제 기억과 전혀 다른 기차역이라서 화장실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게다가 중요한 것은 여기는 돈 내고 화장실 가야하는 나라. 우리나라에서라면 일단 화장실 들려서 물이라도 조금 빼고 가자는 식이지만 여기서는 정말 급할 때 아니면 절대 화장실 안 가는 게 좋아요. 괜히 물이나 빼고 가자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돈을 지출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더욱이 무슨 10원, 20원 던져주..

7박 35일 - 56 체코 프라하

드디어 혼자 하는 여행. 이제 목표는 오직 하나, 무사 귀환이었어요. 이때만 해도 프라하 성은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내일 바로 공항에 가서 하룻밤만 노숙할까?' 프라하에서 더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도, 체력도 없었기 때문에 공항에서 노숙하고 바로 떠나는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어요. 하지만 문제는 비행기 시각이 너무 늦게 있다는 것. 보나마나 다음날 새벽에 도착할텐데 비행기는 프라하 도착한 다음날 저녁. 공항에서 노숙이 가능할지도 의문이었지만 결정적으로 노숙을 할 만큼 체력이 되느냐도 문제였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전날 부다페스트에서 하루 종일 잠만 잤다는 것이었어요. 혼자 기차를 타고 야간이동을 하려니 확실히 귀찮고 신경쓰였어요. 씻으러 화장실에 가는데 카메라 가방을 들고 가야..

7박 35일 - 55 헝가리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 도착하자마자 호텔을 찾았어요. 민박을 찾는 것은 무리. 예전에 인터넷을 검색해본 결과 부다페스트에는 민박이 없었어요. 멀리 돌아다닐 힘도 없어서 켈레티역 근처 호텔에서 방을 잡았어요. 방은 하룻밤에 80유로. 가격은 프랑스 파리와 똑같았지만 3성 호텔이었어요. 방에 들어가니 정말 방이 으리으리했어요. 너무 커서 방을 '걸어다녀야' 했어요.이렇게 큰 방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어요. 침대에 드러누웠어요. 잠이 밀려왔어요. 눈을 떴을 때에는 오후 6시.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어요. 잠깐 눈 좀 붙인다는 것이 너무 깊게 잠든 것이었어요. 잠에서 깨어났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문을 열었더니 후배가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어요. "별 일 없었어요?" "오빠 방 몇 번 노크했는데 문 안 열어주어서 ..

7박 35일 - 49 이탈리아 베니스

기차에 타는데 이탈리아 학생들 한 무리와 선생님 몇 명이 올라탔어요. "오늘 잠 잘 자기는 글렀다." 침대칸이었기 때문에 아무 자리나 가서 앉는 것이 아니라 지정된 좌석에 가서 앉아 있다가 누워야 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표를 아침에 구입했어요. 기차에 올라타서 지정된 좌석에 가서 앉았어요. "실례하지만 좌석 좀 바꾸어줄 수 있나요?"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좌석 좀 바꾸어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어느 좌석과 바꾸어달라고 하는지 가서 보았어요. 바꾸어달라고 하는 객실에는 엄청난 체취를 풍기고 있는 인도인 가족 4명이 타고 있었어요. 문제는 우리가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체취도 문제였지만 인도인 가족의 짐이 너무 많았어요. 객실 한가운데에 정말 '산 처럼' 쌓아 놓았어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짐은 배..

7박 35일 - 48 프랑스 파리

"유리 피라미드다!" 유리 피라미드는 책에서 꽤 많이 보았어요. 앞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어요. 정말 엄청난 인파. 처음에 무슨 식물원 온실인줄 알았어요. "여기 뭐 하는 곳이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많지?" 궁금해서 유리 피라미드로 갔어요. 여기가 루브르구나! 유리 피라미드가 루브르 박물관 입구라는 사실은 몰랐어요. 루브르 박물관 유명한 거야 두 번 말하면 잔소리죠. 유리 피라미드도 꽤 많이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유리 피라미드 = 루브르 박물관' 이라는 생각은 지금껏 한 번도 해 보지 못했어요. 정작 유리 피라미드 앞에 가서야 여기가 루브르 박물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루브르 박물관을 들어가기엔 늦은 시간이라서 요금이나 보고 가기로 했어요. 금요일 오후 6시 이후에는 할인된 요금이라는 문구를 ..

7박 35일 - 47 프랑스 파리

프랑스 파리를 가기 위해 제가 세운 원칙을 또 버려야 했어요. 정말 어쩔 수 없이 침대칸에 탔어요. 지금까지는 계속 일반 객실에서 잠을 잤지만 이때 처음 침대칸에서 잠을 청하게 되었어요. 침대칸은 매우 특별할 줄 알았는데 그다지 특별한 것도 없었어요. 2등실 침대칸은 6명이 잠을 자는 방식. 침대칸은 짐을 모두 바닥에 내려놓아야 했고, 그래서 방이 더욱 비좁았어요. 일반 객실 의자에 드러누워 자는 것보다 훨씬 불편했어요. 말이 좋아 침대칸이지 일반 객실 의자 위에 누워 자는 것보다 훨씬 불편했어요. 게다가 자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 같이 자서 다 같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도 매우 불편했어요. 제가 잠에서 깨었을 때 기차는 프랑스 안을 달리고 있었어요. 방금 비가 멈춘 듯 하늘은 흐렸고 대..

7박 35일 - 45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용다리 Zmajski most

성에서 내려와 다시 시내를 향해 걸어갔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했어요. 아무리 도시가 작아도 그렇지, 여기는 엄연한 한 나라의 수도에요. 그런데 벌써 성까지 다 보았어요. 성도 크지도 않았어요. 어쨌든 여기를 와서 발칸 유럽 국가는 전부 간 것이 되었어요. 아까 성에서 본 성당에 간 후,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사고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류블라냐 관광을 잘 하는 방법 - 첫 번째, 절대 그 어떤 기대나 상상도 하지 말 것. 정말 기도에 집중 잘 하게 생긴 교회였어요. 너무 휑해서 아직도 공사중인 교회인줄 알았어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사바 교회가 이렇게 생겼다면 이해를 해요. 그 교회야 겉만 완성해놓은 교회이니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사바교회보다도 더 휑하고 아무 것도 없었어요. 이것은 어떻게..

7박 35일 - 44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Ljubljanski grad 류블랴나 고성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슬로베니아는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버스느 반드시 크로아티아를 통과해야만 해요. 구 유고 연방 국가 가운데 그 어떤 나라도 크로아티아를 거치지 않는 한 슬로베니아에 갈 수 없어요. 좋게 생각한다면 여권에 도장을 추가로 찍을 수 있는 기회이기는 해요. 여권에 도장이 두두두두 찍혀 가는 것을 볼 때마다 뭔가 기분이 좋기는 한데 이거는 솔직히 뻥치는 느낌이 있는 도장이에요. 그래도 안 찍어주는 것보다는 2개고 3개고 마구 찍어주는 것이 훨씬 좋은 것은 사실이었어요. 야이체를 지나자 더 이상 창밖 풍경을 보고 싶지 않았어요. 야심한 시각에 창밖에 보이는 것은 야경인데 불빛이 없으니 보이는 게 없었어요. 그냥 시커먼 창밖을 보느니 눈이라도 조금 붙이는 것이 낫겠다 싶었어요. 작년..

7박 35일 - 43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Yellow Bastion

표를 구입하고 버스 터미널에 짐을 맡긴 후 점심을 먹으러 다시 구시가지로 돌아왔어요. 간단히 점심을 먹고 사라예보의 공원에 가기로 했어요. 트램 타러 가는 길에 본 유고 연방군 및 세르비아 민병대의 사라예보 포위도에요. 이때 사라예보 시민들이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공항에서 시내로 이어지는 땅굴 때문이었어요. 유엔이 공항에 보급품을 내려놓으면 땅굴로 사라예보 시내로 보급품을 운반, 도시에 물자를 공급해서 버텼대요. 이것은 유고 내전 지도에요. 내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는 단연코 보스니아, 코소보에요. 크로아티아에서도 많은 전투가 일어났지만 보스니아는 그냥 전국이 전쟁터로 나와 있어요. 유고 내전 중 유일하게 전쟁이 없었던 곳은 마케도니아 밖에 없어요. 여기는 전쟁 없이 조용히 독립한 유일한 국가에..

7박 35일 - 42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노크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어요. 대충 옷을 주워 입고 문을 열었어요. "오빠, 10시에요." "예?!" "11시까지 체크아웃이에요. 빨리 준비해요!" 후배 말에 정신없이 씻고 짐을 꾸리고 밖으로 나왔어요. 다행히 11시를 넘기지 않아 추가 요금은 물지 않아도 되었어요. "달러로 내도 되나요?" "아니요. 유로나 보스니아 카엠으로 내세요." "달러 안 되요?" "안 되요." 다행히 일요일이 아니라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해서 지불하면 되는 일이었어요. 여기는 환전을 하려면 여권이 반드시 있어야 해요. 여권 없으면 환전을 안 해줘요. 돈과 함께 여권을 제시해야만 환전을 해주는 나라에 속해요. "여권 주세요." "돈 내세요." "환전하려면 여권이 필요해요. 제 친구가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전날 카운터..

7박 35일 - 41 몬테네그로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아침 9시 35분. 울친 구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자축하며 버스에 올라탔어요.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잠들었어요. 기억난다고 할 게 없어요. 진짜 의자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들었어요. 다행히 버스 종점은 포드고리차였어요. 아침 11시 35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에 도착했어요. 버스 시각을 보고 경로를 결정해야 했어요. 일단 울친에서 버스시간표는 아래와 같았어요. 울친 -> 두브로브니크 (새벽 05시 20분) 울친 -> 포드고리차 (아침 09시 35분) 두 개의 선택권이 있었는데 울친을 보고 나오기 위해 울친에서 두브로브니크로 바로 가는 것은 포기했어요. 그래서 온 포드고리차. 이제 확실히 결정을 내려야 했어요. 두브로브니크로 들어갈 것인가, 다른 도시로 들어갈 것인가? 여기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오늘은 ..

7박 35일 - 40 몬테네그로 울친 구시가지 Stari Grad Ulcinj

"가자!" 신나서 외쳤어요. 와~신난다! 짐을 끌고 오르막길 오르니 몸이 건강해져요. 악력 운동 제대로 되요. 거기에 오르막길 경사도 급해요. 길도 지그재그에요. 건강해지는 소리가 들려요. 야~신난다! 짐을 끈다는 표현보다 잡아 댕긴다는 표현이 맞았어요. 진짜 너무 신나서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입에서 욕이 나오고 땀이 삐질삐질 나기 시작했어요. 마음 같아서는 후배의 짐도 끌어주고 싶었지만 제 짐 끄는 것도 충분히 벅찼어요. 소가 달구지 끄는 기분이 어떤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어요. 그냥 곧은 길을 짐을 끌고 가면 그래도 나을 거 같은데 길은 계속 꼬불꼬불했어요. 잠깐 쉬려고 섰어요. 쉬는데 쉬는 게 아니었어요. 가방이 제 멋대로 뒤로 자빠지려고 했기 때문에 쉬는 동안에도 가방을 잡고 있어야 했어요. ..

7박 35일 - 38 코소보 프리슈티나 - 아뎀 야샤리, Bac, u kry!

황량한 거리를 후배와 둘이 걸으니 그래도 좀 나았어요. 다시 느끼는 것이었지만 전쟁의 참상을 느끼는 도시보다 그냥 황량함을 느끼게 하는 도시였어요. 진짜 전쟁으로 인해 부서진 도시들은 보스니아에 몰려있고 여기는 스산하고 황량한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폐허는 아니었어요. 그냥 개발이 잘 되어 있지 않았어요. 지난번이 '저개발 + 새벽'의 힘이었다면 이번은 '저개발 + 일요일'의 힘이었어요. 계속 스산한 길을 걷다 보니 프리슈티나 국립 도서관에 도착했어요. 들어가보려 했지만 이게 사용하는 건물인지 버려진 건물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어요. 디자인도 특이하기는 했지만 예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더욱 정체 불명으로 보이게 만드는 디자인이었는데 주변까지 사진 속에서 보이는 것처럼 되어 있어서 건물 안에 들..

7박 35일 - 32 세르비아 니슈

"프리슈티나행 버스 몇 시에 있어요?"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어요. 프리슈티나에 가기 위해서는 사실상 바로 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기껏 니슈까지 왔는데 오자마자 다시 떠나게 생겼어요. 되도 않는 세르비아어와 불가리아어를 섞어가며 버스 시각 확인을 했어요. 매표소 직원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어요. 손짓 발짓 하고 펜으로 숫자를 써가며 알아낸 정보는 잠시 후 바로 프리슈티나행 버스를 타든가 16시에 있는 베오그라드행 버스를 타고 베오그라드로 돌아간 후 21시 30분 버스를 타고 프리슈티나에 가는 것이었어요. 당장 버스를 타면 프리슈티나에 정말 엄한 시각에 떨어질 것이 뻔했어요. 정말 아무 것도 없는 프리슈티나에서 1박을 하든가 아니면 베오그라드로 돌아가 프리슈티나행 버스를 타든가 둘 중 하나를 ..

7박 35일 - 31 세르비아 니슈

기차에 타자마자 가방을 열고 수건과 세면도구를 꺼냈어요. 피곤해서 빨리 씻고 자고 싶었어요. 돌아다니기도 많이 돌아다녔고, 지갑을 잃어버린 것 때문에 그저 빨리 씻고 자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먼저 씻고 와요." "오빠는요?" "저는 오늘 양말도 빨아야해요. 그러니까 먼저 씻고 와요." 후배가 먼저 세면도구를 들고 화장실로 갔어요. 저는 그동안 일기를 썼어요. 잠시후, 세수하고 양치를 한 후배가 돌아왔어요. 이제 제가 씻으러 갈 차례. 양치하고 세수하고 발 씻고 양말을 빨 준비를 했어요. 신발을 벗고 자야 하는데 제 발냄새로 객실 안을 오염시킬 수는 없었어요. "혹시 모르니까 문 잠가놓고 있어요." 기차가 별로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배에게 문을 잠가놓고 있으라고 했어요. 후배는 알겠다고 했어요...

7박 35일 - 25 헝가리 부다페스트

기차에 올라타서야 안심하고 잠을 청할 수 있었어요. 크로아티아에서 너무 고생해 버려서 바로 의자에 드러누워 자고 싶었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탄 기차라서 누울 수는 없었어요. 이 기차는 자그레브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아니라 다른 도시를 거쳐 자그레브를 지나가는 기차였어요. 기차가 부다페스트 동역 (켈레티역, Keleti pu.)에 도착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역에서 나와 환전소를 찾았어요.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환전소를 찾아갔어요. 환전소는 켈레티역에서 나와 길을 건넌 후, 오른쪽으로 쭉 가다보면 하나 있어요. 여기 환율이 켈레티역 환전소 환율보다 좋아요. 환전을 하는데 체코 돈도 환전해 준다고 적혀 있었어요. "체코돈 살 수 있어요?" "예." 그래서 체코돈도 조금 구입했어요. 원하는 만큼 구입하지 못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