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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 11

복습의 시간 - 73 중국 대륙 횡단 여행 마지막 기차 - 시안~상하이 야간 좌석 이동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 짐을 찾았어요. 앞뒤로 가방을 메니 숨이 콱 막혔어요. 바로 벗어던지고 싶었어요. 시안 와서 숙소에 체크인을 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이렇게 앞뒤로 가방을 메지 않았거든요. 며칠간 가벼운 몸으로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다 다시 가방을 짊어메니 업보를 다시 몸에 장착한 기분이었어요. 사실 틀린 것도 아닌 것이, 가방이 무거운 것은 제가 투르판과 카슈가르에서 책을 샀기 때문이었어요. 책이 몸통을 꽉 누르고 조이는 것이었어요. 책을 제외하면 선물이나 기념품을 산 것도 별로 없고, 한국에서는 정말 몸만 덜렁덜렁 오다시피 했기 때문에 무거울 것이 없었거든요. "하아..." 한숨이 나왔어요. 이제는 적응이 될 법도 한데 적응이 전혀 되지 않았어요. 바로 오늘 이 밤이 마지막 기차 좌석칸 야간 ..

복습의 시간 - 72 중국 대륙 횡단기 - 시안 맛집 西安 窄巷子陕菜馆 (粉巷店)

"너 뭐 안 먹고 싶어?""글쎄.""우리 뭐 좀 먹을까?""아니." 친구가 슬슬 배가 고픈지 제게 무언가 먹지 않겠냐고 물어보았어요. 바로 거절했어요. "왜? 우리 점심 안 먹었잖아.""그 별점 5개짜리 식당의 맛이 대체 어떤지 정확히 느껴보려구. 지금 우리 뭐 먹으면 이따 그 식당에서 밥 못 먹어.""그런가?""거기 다섯 시면 문 열잖아. 우리 숙소도 갔다 와야 하구. 거기 만약 자리 다 차면 느긋하게 기다릴 여유가 없네." 친구는 제 말을 듣더니 또 일리가 있어서 잠시 고민에 빠졌어요. 친구도 그 식당의 음식 맛이 매우 궁금했어요. 평가한 사람이 3천명이 넘는데 별점이 5점. 친구와 여행하며 4.5점 받은 식당까지는 가보았지만 5점은 처음이었어요. 이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서는 무조건 5시에 다시..

복습의 시간 - 71 중국 횡단 기차 여행 - 서안 상자묘 (도교 사원) 西安 湘子廟

눈을 떴더니 주변이 어두웠어요. 오늘은 유로 2016 스웨덴 대 아일랜드 축구 경기까지 보고 잠깐 잤다가 일어나기로 했는데 짐을 싸놓고 잠깐 침대에 누워 있는다는 것이 깜빡 잠들어버리고 말았어요. TV는 켜져 있었어요. 친구는 앉아서 화면을 열중하며 보고 있었어요. B는 누워서 자고 있었어요. 다시 일어나서 축구 보기 귀찮았어요. 별로 기대가 되는 경기가 아니었거든요. 지금 일어나서 축구를 보는 것보다 잠을 푹 자는 게 더 좋았어요. 이따 기차에서 자야 하니까요. '그래, 내가 등신이지.' 가스가 새고 있고 신나가 뿌려진 방 안에서 성냥을 켜는 것은 멍청한 짓. 이런 상황에서 불이 안 나기를 바라며 성냥을 켜는 놈이 멍청이에요. 당연히 이런 상황이라면 절대 성냥을 켜면 안 된다는 것이 일반 상식이지요. ..

복습의 시간 - 70 중국 서안 화각항 化觉巷, 대안탑 大雁塔

회족 거리로 오니 역시나 쓰레기통이 있었고, 여기에 버려진 나무 꼬챙이를 재활용하기 위해 주워가는 사람이 보였어요. "여기도 역시나 나무 꼬챙이 재활용하네." 란저우에서 목격한 장면을 여기에서 또 목격했어요. B에게 저거 보라고 하면서 여기에서는 절대 큼지막한 나무 꼬챙이에 끼워진 거 먹으면 안 된다고 알려주었어요. 거리에서는 회족이 양고기를 해체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우리나라라면 어떻게 지저분하게 거리에서 저렇게 고기를 해체하냐고 하겠지만, 여기는 중국이었어요. 저렇게 거리에서 해체하는 장면을 보니 매우 믿음이 갔어요. 고기에 미세먼지 좀 뭍는다고 해서 걱정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잘 안 보이는 곳에서 이상한 고기 섞어서 팔거나 하는 것보다 차라리 저렇게 대놓고 공개하는 것이 훨씬 믿음이 갔어..

복습의 시간 - 68 중국 횡단 여행 - 섬서성 서안 서원문 거리

2016년 6월 13일 아침이 밝았어요. 아침이 밝든 말든 신경 끄고 마음껏 늦잠을 잤어요. 오늘은 급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거든요. B가 선물 사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어요. 선물은 서원문 거리로 가서 둘러보면서 구입하면 될 거고, 그 이후에는 택시 타고 대안탑 다녀오면 오늘 일정이 끝. 밤에 술집 가서 축구를 보든 방에 모여서 축구를 보든 하면서 짐을 정리하면 오늘 하루도 즐겁고 보람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였어요. "아침 먹자.""아침?""응. 아침 먹고 돌아와서 또 쉬든가 하게." 아침 10시. 셋이 숙소를 나왔어요. 거리는 이 한적해야할 시간에도 차가 많이 다니고 있었어요. 중국인들이 아침에 많이 먹는다는 또우장을 파는 것이 보였어요. "저거 하나씩 먹자.""저거 뭔데?""또우..

복습의 시간 - 67 중국 산시성 여행 - 시안 회족 구역

딱 적당한 시각에 화청지에서 나왔어요. 이제 시안성으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고 숙소 돌아가서 쉬면 오늘 하루 매우 알차게 보내는 것이었어요. 다음날 일정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놓은 것이 없었어요. 일단 이제 남은 것은 대안탑인데, 이것도 입장료가 있는 곳이었어요. 대안탑은 대안탑 근처로 가서 입장료 내지 않고 밖에서 탑이 어떻게 생겼나 구경만 하고 오기로 했어요. "내일은 적당히 시안성 안이나 돌아다닐까?""그러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안 온 첫날 시안성을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제대로 잘 구경하지는 못했어요. B도 힘들었고 저와 친구도 힘들었거든요. B가 혼자 날아다닌다면 그 분위기에 장단맞추며 관심갖고 이것저것 둘러보았을텐데 B가 매우 힘들고 중국에 적응이 하나도 안 되어서 저희도 대충 둘러보았어요. 모..

복습의 시간 - 66 중국 실크로드 여행 - 시안 화청지

샌드위치를 먹고 화청지로 가는 버스를 탔어요. 화청지는 당 현종과 양귀비가 사랑을 나누던 궁궐이에요. 병마용은 실크로드와 관련이 없지만 화청지는 실크로드와 아예 연관이 없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어요. 실크로드는 한나라 무제 시절 장건이 개척한 무역로니까요. 중학교 사회 시간에 배워서 '중국 당나라'라고 하면 당삼채부터 떠올리니 억지로 실크로드와 연관을 지으려면 지을 수도 있는 곳이에요. 하지만 당연히 그런 것에 대한 낭만을 품고 갈 리가 없었어요. 이 일정은 전날 밤 B가 검색해서 일정에 급히 추가된 일정이었어요. 알고 가는 것이라고는 여기에서 당 현종과 양귀비가 놀았다는 것 뿐이었어요. 뭐가 중요하고 무엇을 집중적으로 보아야 하는지 등은 세 명 모두 머리 속에 탑재하고 있지 않았어요. 제가 아는 것이라고..

복습의 시간 - 65 중국 시안 여행 - 병마용

2016년 6월 12일 아침이 밝았어요. 자리에서 일어나 신발 깔창이 말랐나 확인해 보았어요. 완벽히 바짝 마르지는 않았지만 신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말랐어요. 오늘 일정은 병마용과 화청지를 다녀오는 것. 입장료를 검색해보니 병마용도 150위안, 화청지도 150위안이었어요. 전날 셋이서 맥주를 곁들여 저녁을 먹고 나온 돈이 다 합쳐서 92위안이었어요. 한 명당 92위안도 아니고 세 명 먹은 것을 다 합쳐서요. 중국 여행 경비는 관광지 입장료에 따라 큰 폭으로 차이난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와닿았어요. 그리고 이 두 곳 입장료 300위안으로 인해 저와 친구의 원래 목표였던 2800위안으로 중국 여행하는 것은 완벽히 끝났어요. 복권에 당첨되어서 당첨금을 받든가 길에서 수백 위안이 들어 있는 지갑을 줍지 않는 ..

복습의 시간 - 64 중국 서안 여행 - 회족 거리 및 서안성 돌아다니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인물이 추가되면 새로운 인물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어요. B의 합류는 저와 친구에게 그런 재미를 주었어요. "야, 여기 차 왜 이래?""여기 중국이네." 시안이라고 차가 신호를 잘 준수하고 차선을 잘 지킬 리 없었어요. 전날 란저우보다는 그래도 상황이 나았지만 여기도 엉망이기는 매한가지였어요. 저는 중국 여행을 한 지 이제 열흘도 훌쩍 넘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 자체가 신기하거나 이상하지 않았어요. 중국어로 적힌 간판도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졌어요. 그 상황 속에서 중국의 무질서함에 당황해하는 B의 등장은 신선함 그 자체였어요.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정도가 아니라 초록불 자체를 믿지 말아야 하는 중국의 길 건너기에 B는 전혀 적응이 되지 않는..

복습의 시간 - 63 중국 시안 셴양 국제 공항과 친구 B의 중국 도착

가방을 되찾은 후, 짐검사를 받고 기차역 안으로 들어갔어요. "나 씻고 온다.""너는 꼭 이럴 때 씻냐?""그러면 어디에서 씻어? 너 안 씻을 거야?""나는 기차에서 씻을 거야.""믿음이 안 가는데?""진짜야!""퍽이나 기차에서 씻겠다. 기차 꼴이 그따위인데 어떻게 씻어? 이제 기차 타자마자 바로 안 씻고 골아떨어진다." 친구에게 짐 좀 봐달라고 하고 세면도구를 챙겨서 화장실로 갔어요. 세면대에서 양치하고 세수하고 머리를 감았어요. 정신이 맑아졌어요. 세면도구를 들고 자리로 돌아와서 친구 옆에 앉았어요. 친구는 또 과자를 먹어보라고 했어요. 하나 다 안 먹어보아도 좋고 부스러기라도 맛보라고 했어요. 그러나 싫다고 했어요. 정말로 그 과자는 먹기 싫었거든요. 친구의 과자를 보니 부서져서 가루로 되어버린 부..

중국 시안 여행 지도 (시안 성벽 내부)

시안 여행은 크게 시안 성벽 및 성벽 내부를 구경하는 것과 외곽의 대안사, 병마용, 화청지 등을 구경하는 것으로 나누어볼 수 있어요. 이 지도는 중국 시안에 걸려 있는 안내 지도에요. 남쪽의 큰 문이 영녕문 (남문)으로 대체로 이 문으로 시안성 안으로 들어가요. 북문 오른쪽에는 기차역이 있어요. 이 기차역 주변에서 병마용, 화청지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어요. 병마용과 화청지는 한 길에 있기 때문에 둘을 한 번에 보고 올 수 있어요. 시안성 자체가 상당히 크고 번잡한 곳이에요. 우리나라 전주 한옥마을 같을 거라 생각하고 가면 오산이에요. 그런 곳도 있기는 하지만 저 성 안이 전부 그럴 것이라 상상한다면 오산이에요. 서울 종로, 광화문과 비슷한 느낌이라 생각하시는 것이 오히려 더 맞을 거에요. 시안 여행 가..

여행 Tip 2016.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