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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8

복습의 시간 - 76 중국 탈출, 그리고 다시 한 번 게으름의 축복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았어요. 잠이 오지 않는 밤. 신장-위구르 지역을 벗어나면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졌어요. 한족 지역에 있는 것이 너무 싫었어요. 이제 대망의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 왔어요. 편안한 침대에 누워서 마지막 밤을 푹 자고 눈을 뜨자마자 푸동 공항으로 가면 되는데, 그냥 잠이 오지 않았어요. 한족 지역이 싫은 것은 싫은 것이고, 여행을 끝내기 싫은 것 또한 싫은 것이었어요. 마음 같아서는 다시 기차를 타고 카슈가르로 가고 싶었어요. 그러나 그래야할 이유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위구르어 교과서는 8월에 들어온다고 했거든요. 지금 위구르 지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교과서는 구할 수 없었어요. 비자는 한 달 짜리였구요. 조용히 밖으로 나가서 유스호스텔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으로 갔어요..

복습의 시간 - 75 중국 여행 - 위대한 모스크 로드의 완주 (상하이 샤오타오위안 모스크 上海 小桃园清真寺)

"들어갈래?""아니. 안 들어가." 친구가 다시 한 번 물어보았어요. 친구에게 딱 잘라서 대답했어요. 돈 내고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들어가서 보아야할 이유를 못 찾았거든요. 정말 들어가고 싶다면 다음날 아침에 와서 들어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냥 상하이 관광 그 자체에 아무 의욕이 없었어요. 여기는 말 그대로 귀국하기 위해 온 곳. 애초에 오고 싶어서 온 곳이 아니었어요. 단지 친구와 만나서 같이 위구르인들의 땅을 여행하기 위해 온 곳이고, 비행기표를 왕복으로 끊었기 때문에 여기로 돌아온 것이었어요. 게다가 예원은 친구가 몇 번 씩이나 가보았다고 했어요. 친구가 보고 싶다고 하면 그냥 친구 따라 구경하는 셈치고 들어갈텐데 친구는 한두 번도 아니고 몇 번을 들어가보았어요. 아는 사람이 상하이..

복습의 시간 - 74 중국 여행기 - 상하이 라오제 (상해노가, 上海老街)

"잠깐 맥도날드 들렸다 가자.""맥도날드? 갑자기 왜?""숙소 가는 길이랑 뭣 좀 찾아보게." 친구가 기차역에서 나오더니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 상하이역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에 잠깐 갔다가 숙소로 가자고 했어요.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친구는 숙소 가는 방법을 확인한 후, 와이파이로 뭔가 개인적인 일을 처리했어요. 친구가 일을 마친 후,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이거 비 오는 거 아니야?" 푹푹 찌는 공기. 하늘은 미세먼지 알갱이 하나가 구름을 톡 건드리는 순간 물이 쫙 쏟아지게 생겼어요. "상하이의 이 습한 공기 진짜 싫다." 친구가 투덜대었어요. 더워서 땀이 나는 것이 아니라 습해서 땀이 났어요. 일단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갔어요. 버스에서 내려서 숙소로 걸어가는데 계속 비가 한바탕 퍼부을 거 같았어요..

복습의 시간 - 73 중국 대륙 횡단 여행 마지막 기차 - 시안~상하이 야간 좌석 이동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 짐을 찾았어요. 앞뒤로 가방을 메니 숨이 콱 막혔어요. 바로 벗어던지고 싶었어요. 시안 와서 숙소에 체크인을 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이렇게 앞뒤로 가방을 메지 않았거든요. 며칠간 가벼운 몸으로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다 다시 가방을 짊어메니 업보를 다시 몸에 장착한 기분이었어요. 사실 틀린 것도 아닌 것이, 가방이 무거운 것은 제가 투르판과 카슈가르에서 책을 샀기 때문이었어요. 책이 몸통을 꽉 누르고 조이는 것이었어요. 책을 제외하면 선물이나 기념품을 산 것도 별로 없고, 한국에서는 정말 몸만 덜렁덜렁 오다시피 했기 때문에 무거울 것이 없었거든요. "하아..." 한숨이 나왔어요. 이제는 적응이 될 법도 한데 적응이 전혀 되지 않았어요. 바로 오늘 이 밤이 마지막 기차 좌석칸 야간 ..

복습의 시간 - 07 중국제 안마기 구입, 그리고 여행 계획 완성하기

비가 제대로 내릴 것 같아서 친구와 열심히 발발발발 걸어갔어요. 비는 올 것 같으면서 안 왔고, 안 오는 것 같으면서 오고 있었어요. 이제 비가 안 내리겠다 싶으면 얼굴로 차가운 물방울이 하나 뚝 떨어졌어요. 빗방울을 얼굴에 맞고 빨리 숙소에 가야겠다고 열심히 걸으면 또 언제 그랬냐는듯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그렇게 빨리 걷다 천천히 걷다를 반복하며 걸어갔어요. "우리 물 사야하지 않을까?" 호텔로 돌아가서 마실 물은 하나 사서 가야 했어요. 마침 친구는 화장실을 잠시 다녀오고 싶다고 했어요.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공공화장실은 보이지 않았어요. 육교를 건너자 테스코가 보였어요. 테스코에는 화장실이 있겠지? 친구에게 이 나라도 화장실에서 돈 받거나, 아예 빌려주는 것을 안 하냐고 물어보자 그런 건 없다고 ..

복습의 시간 - 06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 와이탄

"어디 갈 건데?""그래도 상하이 왔으면 난징동루랑 동방명주는 봐야지." 친구가 앞장서서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저는 친구 뒤를 졸졸 따라갔어요. "여기 진짜 번화한 곳이구나!" 입이 쩌억 벌어졌어요.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에 대해 많이 읽고 듣기는 했어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건설 경기 일으키기 위해 건물을 엄청나게 짓고 있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중국이 여전히 세계의 공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단순히 저가 생산만 해대는 나라가 아니라 엄청난 고급 제품 소비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 또한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이 모든 것은 다 직접 본 것이 아니라 듣고 읽어서 안 것이었어요. 딱 백문이 불여일견이었어요. 이 정도 번화한 곳이 있다면 대체 우리나라로 쇼핑 관광을 왜 오..

복습의 시간 - 05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밥을 먹자마자 가장 먼저 간 곳은 바로 중국은행이었어요. 제가 친구에게 공금으로 건넨 돈은 3300위안. 이 돈을 친구의 중국 은행 계좌에 집어넣어야 했어요. 제가 들고 다니든, 친구가 들고 다니든 이렇게 큰 돈을 들고 다니는 것은 그리 좋지 않았거든요.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중국은행이 있었어요. 친구는 제 돈을 입금하러 들어갔어요. 잠시 후. 친구가 은행에서 나오더니 제게 OK 싸인을 보냈어요. 중국에 위폐가 많다고 하던데, 제가 들고온 돈에는 위폐가 단 한 장도 없었어요. 밥을 먹었으니 이제 소화도 시킬 겸 해서 그냥 발 가는대로 걷기 시작했어요. 허름한 아파트. 이런 허름한 아파트를 보며 제가 중국에 왔다는 사실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어요. 한국의 오래된 아파트와는 다른 모습이었어요. 왠지 창문이..

복습의 시간 - 04 중국 상하이에서 먹은 라즈지 辣子鸡

이번 제 좌석은 비행기 가운데 좌석 중 오른쪽 복도쪽 좌석이었어요. 비행기 좌석은 만석이었어요. 비수기라서 자리가 널널할줄 알았는데 전혀 널널하지 않았어요. 5월 27일이면 중학생 및 고등학생들은 기말고사가 한 달 정도 남은 시기. 그리고 대학생들에게는 기말고사가 슬슬 다가올 때였어요. 학원에서 일할 때 5월 27일이면 슬슬 기말고사 준비 어찌 해야 하나 말이 나올 때이고, 대학교 다닐 때 5월 27일이면 과제 하느라 정신없던 시기. 이런 경험으로 이 시기에는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중국 상하이행 비행기는 예외였어요. 비행기를 타자마자 스튜어디스가 입국카드를 나누어주었어요. 입국카드를 쓰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입국 카드 작성시 주의할 것을 굳이 하나 꼽아보자면 입국 카드에 비자 번호 및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