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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2

뭐라카네 - 07 (마지막화) 경상남도 사천

사천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해서 시내만 돌아다닐 수는 없었어요.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확실한 목표인 ‘대곡숲’이 있었거든요. 사실 너무 즉흥적으로 찾아낸 곳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의 머리 속에 확실한 이 여행의 목적으로 확고히 자리 잡아 버렸어요. 문제는 대곡숲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분명 여기는 한국. 말은 잘 통해요. 길을 물어보는 데에 전혀 어려움이 없어요.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대곡숲을 잘 모른다는 사실이었어요. 더욱이 여행이 꼬이려고 작정했는지 대곡숲 가는 길을 물어보기 위해 말을 건 행인들 전부 외지에서 사천으로 온 지 얼마 안 되신 분들. 목적지는 있는데 길을 못 찾아서 점점 우리의 길은 여행에서 방랑으로 변질되어가고 있었어요. 친구와 방향 없이 걷다가 마침 봄이다..

뭐라카네 - 06 경상남도 사천

진주-하동-구례-진주-남해-진주-사천-제주 아침 10시. 오른쪽 무릎 안쪽의 아랫부분이 심하게 아파서 잠에서 깨었습니다. 누군가 있는 힘껏 꽉 누르는 느낌이었어요. 얼마나 아픈지 엄지손가락으로 눌러보자마자 이제 보통 자다가 잘못 되어서 아프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꾸르륵 오른쪽 무릎이 아파서 계속 누워 있는데 뱃속에서 꾸르륵 소리가 났습니다. 절대 ‘꼬르륵’이 아니었어요. ‘꾸르륵’이었어요. ‘오’와 ‘우’의 미묘한 차이. 두 개가 단지 모음만 차이날 뿐인데, ‘아’와 ‘오’의 차이만큼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아닌데 ‘꼬르륵’과 ‘꾸르륵’은 아주 다른 의미에요. ‘꼬르륵’은 몸 안으로 무언가를 초대하고 싶은 의미이고 ‘꾸르륵’은 몸 밖으로 무언가를 내쫓고 싶은 의미. 하지만 무릎이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