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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06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제주시

비행기가 제주도로 다가가는데 날이 흐려서 제주도 전경을 다 볼 수는 없었어요. 비행기는 제주시 서부로 방향을 틀었어요. 참 제주도스러운 모습. 그렇지만 제주도라고 전부 시골은 아니에요. 이렇게 개발이 된 곳도 많아요. 맞은편 창가에 앉았다면 아마 신제주 쪽을 사진으로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비행기가 만석이라 그것까지는 하지 못했어요. 예전에 내려올 때에는 비행기에서 저희집을 찾기도 했었었죠. 드디어 제주 공항 도착. "어? '제주 JEJU' 글자 색깔은 어디 간 거지?" 혹시 밤에 보면 파란 빛으로 빛날까요? 예전에는 분명히 파란색으로 '제주 JEJU' 라고 되어 있었는데 색이 없어져 버렸어요. 그리고 제가 어렸을 적에는 'Cheju' 였지요. 구름 속에서 1년만에 고향 제주도에 도착했어요.

여행-제주도 2014.07.21

김포공항과 서울 상공

1년에 한 번, 제주도에 가요. 그 이유는 집이 거기 있기 때문. 남들은 제주도 간다고 부러워하지만 사실 제게 제주행 비행기는 귀경행 버스와 다를 바 없고, 제주도는 그냥 고향. 그래서 여행가는 것 같은 감흥이 전혀 없어요. 그냥 버스 타고 집에 가는 그런 기분이에요.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이라면 하늘에서 제주도와 서울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것. 이것만큼은 다른 교통수단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지요. 운이 좋다면 우리나라 서해안도 모두 볼 수 있겠지만, 제가 갈 때에는 그런 운은 따라주지 않았어요. 김포공항은 국내선 청사는 으리으리한 반면, 국제선 청사는 휑하기 그지없지요. 제주 노선의 위엄. 우리나라 국내선은 제주 노선이 먹여 살리지요. 제주도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뉴스 중 하나가 바로 '00지역에 공항..

여행-서울 2014.07.20

2014년 대한민국에서의 이슬람 최대 명절 라마단 (서울 이태원)

올해도 라마단이 돌아왔어요. 올해 라마단은 작년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알려졌죠. 그 이유는 월드컵. 월드컵에 출전한 팀들 중 아랍 선수들이 딱 라마단에 걸리면서 단식을 어찌 할 지에 대해 고민이라는 뉴스가 올라왔던 적이 있었어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라마단을 맞아 서울 이태원에 있는 이슬람 성원으로 갔어요. (작년 방문기 : http://zomzom.tistory.com/731) 작년에는 너무 늦게 갔다가 밥만 먹고 돌아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작년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로 했어요. 참고로 이번 라마단은 매우 힘든 라마단이랍니다. 하지가 지나자마자 라마단이 왔기 때문에 금식해야 하는 시간이 매우 길지요. 이 예배 시간표에서 날짜 바로 옆에 있는 'FAJR' 부터 오른쪽에서 두 번째 칸에 있는 '..

여행-서울 2014.07.06

시간을 뒤섞어 - 07 대만 화리엔

아침 8시 반. 버스에 올라탔어요. "여러분 모두 어제 잘 주무셨어요?" 가이드 아주머니께서 버스에 탑승하셨어요. 오늘은 여행 2일차, 화리엔 (화련, 花蓮) 가는 날. 전날 잠을 잘 시간은 많았지만, 그래도 정신이 완벽히 맑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딱 세 시간만 더 자면 머리가 맑아질 것 같았지만, 오늘은 일정이 일정인지라 아침 일찍 일어나야만 했거든요. 일단 날씨는 맑았고, 모두 기분이 괜찮은 듯한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곧 저는 졸았어요. 그리고 졸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전날 보았던 야시장을 다시 떠올려 보고는 했어요. 오늘도 화리엔 일정 후 야시장 한 곳을 들리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어요. 물론 전날 그 '참사'의 반복이겠지만요. 그리고 전날 가이드 아주머니께서 야시장 가는 길에..

제주도 아흔아홉골 석굴암

흔히 '석굴암' 이라고 하면 경상북도 경주 석굴암을 생각해요. 하지만 제주도에도 석굴암이 있답니다. 한라산 국립공원에는 '아흔아홉골'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 석굴암이 있지요. 한라산 국립공원 내부는 정해진 곳 외에는 절대 허가 없이 들어갈 수 없게 막아놓는데, 여기는 국립공원 이전부터 이 암자가 있었기 때문에 그냥 갈 수 있지요. 그냥 굴에 작은 암자가 있기 때문에 석굴암이며, 이것 자체는 크게 볼 것은 없어요. 경주 석굴암을 생각하고 간다면 실망할 수 밖에 없지요. 사진은 2006년에 찍은 것이랍니다. 제주에 내려갈 때마다 부모님과 함께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는 하는데, 여기는 잘 가지는 않는 곳이에요. 하지만 어쨌든 제주도에 석굴암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외지인들을 놀라게 할 수는 있지요. 그리고..

여행-제주도 2014.06.06

전래동화 낙서들 01

블로그에 전래동화를 올릴 때, 삽화는 직접 그려서 올리고 있어요. 그 중 사람은 그림판으로 그리고, 동물은 손으로 그리는 편이에요. 사람은 그림판에서 지원해주는 간단한 기능들로 그리는 게 쉽고, 동물은 그냥 손으로 그리는 게 쉽더라구요. 물론 둘 다 못 그리지만요. 손으로 그리는 그림은 매달 날아오는 공과금 용지 뒤에 그리고 있답니다. 이제야 한 장 썼네요. 어차피 버리는 종이, 뒷면이나 활용하자는 생각에 공과금 용지 뒤에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제 한 장을 다 썼어요. 아직도 여러 장 남아 있답니다. 원래 6개를 채우려 했는데 배치를 잘못해서 5개 그리고 끝나버렸어요. 다음에는 한 장에 전래동화 낙서 6개를 넣도록 해야겠습니다.

2014 6.4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제 (의정부시청)

이번 선거부터 바뀐 선거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투표제에요. 예전 부재자 투표는 상당히 불편한 점이 많았어요. 일단 부재자 투표 신고 기간이 선거와 꽤 멀리 떨어진데다, 툭하면 홍보도 제대로 안 되어 있어서 신고 기간 놓쳐버리기 일쑤고, 투표소 역시 매우 제한적이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부재자 투표가 없어지고 사전투표제가 도입되었어요. 제가 느낀 사전투표제의 최고 장점은 바로 두 가지. 1. 투표소가 있는 곳 아무 데나 가서 투표를 해도 됩니다. 길 가다가 투표소가 보인다? 바로 들어가서 투표를 해도 되요. 단, 민증 등 본인인증이 가능한 신분증명서가 있다는 전제하에서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신분증명서가 없으면 투표를 못합니다. 2. 아무나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정말 부재자만 부재자 투표를 ..

시간을 뒤섞어 - 06 대만 TV 방송 구경

"모두 한국에서 일찍 출발하셔서 많이 힘드시죠? 내일은 아침 일찍 출발해야하니 오늘은 일찍 주무세요." 라오허제 야시장에서 호텔로 오는 길에 아마 모두가 잠을 잤을 거에요. 방에 들어와서 침대에 드러누웠어요. '아...망했네...' 침대에 눕는 순간 드는 생각은 오직 이것뿐. 첫 가족여행에다 첫 패키지여행에 여행 첫날이라 매우 신나있기는 했지만, 야시장에서의 충격은 너무나 컸어요. 일단 첫날 일정은 제 예상과 꽤 다르게 돌아갔어요. 흔히 말하는 가이드가 관광객들 다 끌고 휙 보고 이동하고 휙 보고 이동하고 하는 그런 여행이 아니었어요. 가이드 아주머니께서 처음에 같이 돌면서 설명해주신 후, 자유시간을 꽤 많이 주는 식의 여행이었어요. 예전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 수학여행으로 갔던 전국 일주를 생각하라고 ..

시간을 뒤섞어 - 05 대만 타이베이 101타워, 라오허제 야시장

저녁을 먹고 버스에 올라타자 가이드 아주머니께서 관광객들에게 의견을 물어보았어요. "타이완이 요즘 이상기후라서 밤에 비가 자주 내려요. 요새 계속 그랬는데 오늘은 모처럼 맑아요. 그러니 오늘 101 타워를 보는 게 어떻겠어요?" 어차피 오늘 남은 일정은 라오허제 야시장 하나 뿐이었어요. 관광객들 모두 좋다고 했고, 버스는 101 타워를 향해 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기억이 흐릿해요. 밥을 먹고 나니 잠이 밀려왔거든요. 이것은 저 뿐만이 아니었어요. 버스에 탑승한 여행객들 모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어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김포 공항까지 아침 8시 반 집결이었거든요. 그렇다고 비행기에서 푹 잘 시간이 있었던 것도 아니구요. 여기서 한 가지 깨달았어요. 대만 여행 갈 때 비행기가 너무 아침에 있으..

시간을 뒤섞어 - 04 타이완 타이베이 고궁박물관, 충렬사

이제부터 우리가 타고 다닐 버스는 2층 버스. 1층은 짐칸이었고, 2층이 객석이 있는 층이었어요. "짐은 아래에 싣고 위로 타세요." 버스 앞에 서서 잠시 망설였어요. 이유는 날씨. 정말 더웠어요. 실제 기온은 그렇게 더운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추운 한국에 있다가 갑자기 대만으로 오니 초여름처럼 덥게 느껴졌어요. 이 정도 날씨라면 외투를 입고 있는 것 자체가 불편할 정도였고, 굳이 밤이 되어서 기온이 떨어진다 해도 외투를 입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았어요. 괜히 걸리적거리고 귀찮게 버스 안에 옷을 벗어놓고 다니기보다는 차라리 지금 가방에 외투를 넣어버리는 것이 나을 듯 했어요. "짐 안 넣고 뭐 해요? 무슨 문제 있나요?" "아뇨, 그냥 더워서 외투를 가방에 넣어버릴까 고민하고 있었어요." "아, 외투 들..

시간을 뒤섞어 - 03 대만 가는 길

개찰구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가려니 매우 어색했어요. 솔직히 이 모든 상황 전체가 매우 어색했어요. 이렇게 이른 시간에 김포공항에 온 적도 없었고, 김포공항에 오는 목적은 항상 고향에 내려가기 위해서였어요. 그래서 5호선 방화행 지하철에서 나온 후 국내선 청사로 가는 왼쪽으로 갔어요. 외국에 나갈 때에는 항상 인천공항으로 갔구요. 단 한 번도 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여기 올 때는 항상 다른 사람이 외국 나가는 것을 배웅해주러 온 것이었어요. 제가 외국을 가기 위해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를 가는 것은 처음. 그리고 이렇게 이른 시각에 김포공항에 오는 것도 처음. 인천공항이 생기기 전, 우리나라 최대의 국제공항은 당연히 김포국제공항이었어요. 그러나 인천공항이 생긴 후, 인천공항은 국제선 전용, 김포공항은 국..

2013년 12월 31일 서울 보신각

연말, 친한 형과 만나서 돌아다니다 보신각을 지나게 되었다. 둘 다 저 많은 인파 속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둘이 하고 싶었던 것은 많은 인파가 모여드는 장면을 구경하는 것. 보신각 타종은 딱 한 번 보았었다. 그래도 서울 올라왔는데 한 번은 경험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다른 고향 친구들과 갔었다. 그날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두 발을 땅에서 떼어도 한동안 공중에 떠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11시가 넘자 사람들이 우루루 모여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가고 경찰 버스로 구역을 막아놓은 것을 구경하다가 친한 형 집으로 향했다. "우리 올해 안에 집에 갈 수 있을까요?" "글쎄...가능하지 않을까?" 마치 1년간 엄청난 유랑을 하다 마지막 대장정을 끝..

여행-서울 2014.01.02

아제르바이잔 전래동화 - 말이 주는 상처

어느덧 2013년도 다 끝나가네요. 연말이 되면 이래저래 인사할 일도 많고, 말해야 하는 일도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항상 말은 조심해야 하지만, 연말에는 특히 말할 일이 많으니 말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지요. 연말일 수록 말을 조심합시다. 그리고 보통 동물은 손으로 그리고, 사람은 그림판으로 그리는데 두 개가 섞이니 참 애매하네요. 말이 주는 상처 어떤 사람이 곰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하루는 곰을 자신의 집에 초대했습니다. 그리고 곰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손님들이 하나 둘 그의 집으로 모여들었고, 곰도 그의 집으로 왔습니다. 그는 곰에게도, 친구에게도 손님 접대를 했습니다. 모두가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고, 그는 곰을 친구로써 매우 사랑했기 때문에 그를 껴안고 ..

크리스마스 즈음하여 의정부 성당

정작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에는 성당 근처에도 가지 않았고, 그냥 별 생각없이 지나가다가 의정부 성당 앞을 지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저 속에는 아기 예수 인형이 누워 있었을까? 예전 친구와 명동성당에서 자정미사를 구경하려 했다가 이게 보통 일찍 가서는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서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겨우 버스 타고 집에 돌아왔던 것이 기억났다. 그러고보니 여기 앞을 종종 지나다녔는데 단 한 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다. 저 안은 어떻게 생겼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여행-한국 2013.12.29

미세먼지가 덮친 날 모습

지난 주 토요일. 거리에 나간 순간. "어우...공기 왜 이래?"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마치 공사장에 있다가 나온 듯한 기분이었어요. 온몸이 먼지투성이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입안이 너무 텁텁해 견딜 수가 없었어요.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린 날이라고 뉴스에서 보고 나왔지만 이렇게 입이 텁텁해지는 것을 경험한 것은 참 오랜만의 일. 폰카라 화질이 떨어지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멀리까지 선명히 잘 보여요. 그런데 이날은 황사처럼 뿌연 풍경. 집에 돌아오자마자 양치질을 박박박했던 지난 주말 토요일. 2013년 11월 23일.

방 정리

요즘 스스로 공부를 하도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모처럼 방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역시 눈에 안 보이니 게을러지는 건가?" 기껏 구한 국어 교과서들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방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스스로 반성했어요. 게다가 지금까지 모아놓은 교과서 외에 교과서들이 또 들어올 예정이다보니 이건 분명 철저히 반성해야 하는 문제. "그래, 눈에 보이는 곳에 다 꺼내놓자!" 꺼내놓으니 앞으로 열심히 구한 교과서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자는 공간과 생활하는 공간이 확실히 갈라진 것은 부수적인 효과. 컴퓨터 파일로 가지고 있는 것들까지 저기 더해지면 아마 10년간은 읽을 것 없다고 툴툴댈 일은 없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공간을 많이 없애놓았으니 공간을 새로 만..

깊은 밤의 노래 - 뒷 이야기 (40km 걸은 이야기)

30km 조금 넘게 걸었지만 뭔가 아쉬움이 밀려왔어요. 이왕이면 40km, 50km도 걸어보고 싶었어요. 올림픽에서 최장거리 운동은 50km 경보이죠. 얼마나 걸었는지 정확히 재어보기 위해 네이버 지도에서 길이를 재며 40km, 50km 코스를 만들어보았어요. 하지만 출발지점을 의정부로 놓으니 선택지가 많지 않았어요. 이렇게 긴 거리를 걸을 때에는 아무래도 사람 북적이는 곳보다는 아예 걸으라고 만든 산책로를 따라 혼자 걷는 게 나아요. 그런데 의정부에서 중량천을 따라 걷는 것을 시작으로 하면 마땅히 좋은 길이 보이지 않았어요. 코스를 만들려고 한다면 못 만들 것도 없지만, 문제는 다 걷고 집에 돌아오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게다가 이렇게 코스가 길어지면 웬만하면 제가 아는 길로 가는 게 좋았어요...

깊은 밤의 노래 - 05 중량천에서 청계천 청계광장으로 가기

"이건 대체 뭐지?" 일단 다리를 따라 걸어보는데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았어요. 물은 콸콸 흐르고 다리도 복잡하게 여러 개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여기는 길이 도대체 어떻게 되어 있는 거야?" 아무리 보아도 이 다리를 건너가는 것은 길이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다시 중량천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으로 돌아갔어요. '청계천으로 빠져야 하는데...' 머리가 살짝 복잡해졌어요. 큰 길로 올라가서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아야 하나? 만약 길을 못 찾으면 의정부로 걸어서 돌아가야 하는데...못 찾을 리는 없겠지? 정 안 되면 큰 길로 올라가서 길을 찾으면 되겠지. 길을 찾기 위해 지도를 확대해 보았어요. '일단 청계천이랑 중량천이 이어져 있으니까 다리는 절대 건너면 안 될테고...그냥 일단 땅으로만 가다 보..

깊은 밤의 노래 - 03 중량천 타고 의정부에서 한국외대까지 가기

"드디어 서울 들어왔다!" 매우 기뻐서 카톡을 보냈더니 모두가 축하해주었어요. 일단 '의정부에서 서울까지 걸어서 가기'는 성공했어요. 일단 경기도 경계는 넘었으니까요. 서울이라고 해서 반드시 보신각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단 평소에 궁금해했던 '의정부에서 서울까지 걸어가기'는 완수했어요. 걸린 시간은 약 한 시간. "의정부에서 서울 엄청 가깝잖아!" 의정부와 서울은 정말 아주아주 가까워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두 도시는 딱 붙어 있거든요. 도 경계 즈음에서 출발했다면 1분 안에 서울에서 의정부를 갈 수도 있어요. 단지 의정부 어디에서 서울 어디로 가느냐의 문제. 일단 의정부역에서 의정부-서울의 경계까지는 걸어갈 만한 거리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23시 56분에 통과한 이 지점이 의정부-서울 경계 ..

깊은 밤의 노래 - 02 중량천을 따라 의정부에서 서울 들어가기

"30km 쯤이야!" 산길 30km면 이건 하루에 끝내는 게 불가능해요. 산길은 산을 잘 타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충 1시간에 1km 잡으면 맞으니까요. 하지만 이것은 그냥 주구장창 평지를 걷는 것. 제 예상 시간은 8시간 정도였어요. 보통 한 시간에 4km 걷는다고 하는데, 제 경험상 잘 모르는 길은 한 시간에 3km, 익숙한 길은 4km 정도 가요. 이 길은 거의 모르는 길이니 한 시간에 3km 가야 한다고 잡아야겠지만, 방향을 찾아야할 이유도 없고, 흐름을 끊는 신호등, 차도도 없었어요. 게다가 산책로를 걷는 거라서 다른 행인 때문에 속도를 못 낼 일도 없었구요. 즉, 일반적인 길보다는 훨씬 빠르게 갈 수 있기는 한데, 거리가 거리인 만큼 나중에 속도가 팍팍 떨어질 걸 감안해서 8시간 정도면 되겠다 ..

깊은 밤의 노래 - 01 의정부역 - 중량천

의정부에 방을 잡은 후, 의정부에 살고 있는 친한 동생이 제게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어요. "형, 나중에 같이 한 번 걸어볼까요? 중량천 따라서 가다가 청계천 타고 청계광장까지 같이 걸어요." "응." 동생과 나중에 한 번 걸어보기로 했지만 직접 걷지는 못했어요. 왜냐하면 동생이 매우 바빴거든요. 게다가 혼자 걸어보려 했으나 의정부를 워낙 안 돌아다녀서 중량천조차 찾지 못했어요. 그리고 저도 제 일이 있었구요. 이래저래 밍기적거리다보니 어느덧 계절은 여름이 되어 버렸어요. 이번해, 의정부는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려서 장마철에는 감히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그냥 매일 비가 주구장창 내렸고, 그 비가 조금 온 것도 아니라 많이 퍼부어서 중량천이 산책로까지 잠겨버리기도 했어요. 비가 멎으니 이제는..

여러분 모두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여러분 모두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이 인형들은 타지키스탄 전통의상을 입은 인형들이랍니다. 평소에는 둘이 껴안은 형태로 상자에 집어넣어 놓고 있지요. 모처럼 꺼내보았어요. 타지키스탄 전통의상인데 우즈베키스탄 전통의상과 매우 비슷하답니다. 차이점이라면 여자의 땋은 머리 - 코클이 두 갈래라는 점이지요. 코클은 원래 여자들이 긴 머리카락을 감기 어려워서 땋아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미혼 여성은 가늘고 여러 갈래, 기혼 여성은 굵게 두 갈래를 만든다고 해요. 하지만 타지키스탄은 전부 굵게 두 갈래를 만들죠. 그 외에는 우즈베키스탄 전통 의상과 거의 똑같아요. 그러나 이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유는 우즈베크인과 타지크인이 양쪽 국가에 많이 섞여 살고 있거든요. 오래전부터 서로 섞여 살고 교류..

추석 연휴 전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시장

이번 추석 연휴는 고향에 안 내려가게 되었어요. 그래도 명절 때에는 꼭 하고 싶은 게 있으니, 그것은 바로 시장구경! 명절 대목을 맞은 시장은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치죠. 그래서 이번에는 청량리 시장을 구경갔다 왔답니다. 청량리 시장은 청과물 도매시장과 수산물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울에서 상당히 큰 재래시장 중 하나죠. 여기는 규모가 더욱 커 보이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제기동의 경동시장과 사실상 다 이어져 있기 때문이랍니다. 입구부터 사람들이 매우 많더라구요. 정말 대목을 맞은 장 같았어요. 역시 명절이다보니 과일이 많이 나왔더군요. 원래 청과물 도매시장이라 과일이 많은데, 추석을 맞이하여 과일이 더욱 많이 나와 있었어요. 일단 첫번째로 눈길을 끈 것은 바로 단감. 푸르딩딩한 빛이 가시지 않은 단..

여행-서울 2013.09.18

우즈베키스탄 배낭여행 가이드 - 안디잔

타슈켄트 기준으로 우즈베키스탄 동부에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도시라면 안디잔과 나만강이 있어요. 이 두 도시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기 때문이지요. 안디잔은 우즈베키스탄 도시 가운데 매우 잘 알려진 도시 중 하나에요. 일단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고, 안디잔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오는 우즈베키스탄 여성들도 많기 때문이죠. 그리고 실크로드 여행을 하시는 분들 중 키르기즈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오시는 분들은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도시가 안디잔이기도 하구요. 안디잔은 타슈켄트 기준 우즈베키스탄 동남부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도시이며,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이기도 하죠. 그리고 안디잔 주의 주도이기도 하답니다. 도시 정비도 잘 되어 있는 편이지요. 또한 키르기스스탄 및 키르기즈인들과의 교류가..

1991년 소련 15개 민족 민속 우표

이 우표들은 소련 해체 얼마 전에 발행된 우표입니다. 정확히는 1991년 10월 2일에 발행되었답니다. 소련이 1991년에 붕괴되었으니 붕괴되기 거의 직전에 나온 거나 다름없는 우표죠. 이 우표 이후, 15개 민족과 관련한 우표가 또 발행 예정이었던 것으로 추측은 됩니다. 소련 해체 후 구소련 연방을 구성했던 15개 국가에서 발행한 우표들을 보면 왠지 시리즈로 나왔을 듯한 우표들이 있거든요. 이 우표들 이전에도 소련에서는 여러 민족을 다룬 우표들이 몇 번 발행되었어요. 내부적으로는 강력한 러시아인 동화정책을 펼치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여러 민족이 자신들의 문화와 언어를 누리며 살 수 있었거든요. 제일 상단 좌측부터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의 민속이에요. 두 ..

사진 찍어서 가장 자랑하기 좋은 제주 정방폭포

제주도에는 이런 저런 폭포들이 있어요. 하지만 보통 제주도에서 폭포라고 하면 천제연 폭포, 천지연 폭포, 정방 폭포를 꼽아요. 이 세 폭포 외에는 비가 올 때만 폭포가 되고 평소에는 그냥 절벽인 곳들이에요. 이런 비 올 때에만 폭포인 대표적인 곳이 바로 엉또 폭포이지요. 그리고 이 천제연 폭포, 천지연 폭포, 정방 폭포 가운데 다시 제주도를 대표하는 2대 폭포를 꼽으라고 한다면 천지연 폭포와 정방 폭포에요. 천제연 폭포는 3단 폭포라고 하지만, 비가 왔을 때 3단 폭포이거든요. 비가 안 내렸을 때 천제연 폭포는 별 볼 일 없어요. 그냥 여미지 식물원 가는 길에 들리는 폭포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요. 천지연 폭포와 정방 폭포는 둘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답니다. 이 둘은 꼭 가보시는 것을 추천해요. 이 둘..

여행-제주도 2013.08.15

우즈베키스탄 배낭여행 가이드 - 코칸드

우즈베키스탄은 과거 3개의 칸국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 3개 칸국의 수도가 각각 부하라, 히바, 코칸드였죠. 우즈베키스탄에서 관광으로 유명한 도시인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 모두 한 나라의 수도였던 도시이죠. 하지만 유독 코칸드는 한 나라의 수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잘 안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타슈켄트를 기준으로 우즈베키스탄 동부를 여행하는 사람들도 코칸드는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우즈베키스탄 동부로 여행을 가는 이유는 크게 빼어난 자연 경관을 보러 가거나 키르기즈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지나쳐 가는 것이 대부분이거든요. 아니면 사업 및 일 때문에 가든가요. 우즈베키스탄 결혼으로 잘 알려진 나만강도 타슈켄트 기준으로 동부에 위치한 곳이랍니다. 왜 그런지 정확한 이유는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