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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06

문화인류학 현지 조사 방법 - 사진 촬영 활용 조사 방법

- 사진 또한 조사자의 고유한 편견들을 반영.- 무엇이 사진을 찍을 만큼 중요한 순간이나 대상인가에 관한 결정은 진행중인 연구 조사의 목적 뿐만 아니라 사진기를 들고 있는 사람의 '문화적인 조건화' cultural conditioning 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음. 이 사실은 현지민 정보제공자가 찍은 일련의 사진들과 소위 '객관적인' 현지조사자들의 사진들을 비교해 봄으로써 종종 증명되곤 함. - 현지조사를 계획하는 사람들은 누구든 '관찰이라는 도전'을 받아들여야만 함. 관찰하기를 연습한다는 것은 현지에서의 사진 촬영에 있어 크게 도움이 됨. 그러므로 매일매일 일상생활에서도 사소한 세부 사실들에 이르기까지 주의를 집중하면서 다시 한 번 사물들을 관찰하는 연습을 하도록 해야 함. -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히..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8 태국 치앙마이 올드 치앙마이 문화 센터 깐똑쇼

이제 어쩌지? 진짜 어쩌지? 땅이 흔들렸어요. 눈 앞이 새하얘졌어요. 인도네시아에서 스마트폰을 분실한 상태에서 여권과 라오스 여행 경비 전부, 그리고 체크카드를 잃어버렸어요. 이것은 정말 답이 안 나오는 상황. 이제 남은 것은 노트북 컴퓨터와 카메라 뿐이었어요. 이것만으로 남은 일정을 소화할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없었어요.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이 오지 않았어요. 돈도 없고 체크카드도 없고 여권도 없으니까요. 치앙마이에 한국 영사관 있나? 그 이전에 치앙마이 경찰서부터 가서 분실 신고를 해야 할텐데. 영사관 가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서 라오스 입국은 될까? 비행기표는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출발인데. 만에 하나 여행증명서로 라오스를 못 들어가면 비행기표도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것은 또 체크..

복습의 시간 - 68 중국 횡단 여행 - 섬서성 서안 서원문 거리

2016년 6월 13일 아침이 밝았어요. 아침이 밝든 말든 신경 끄고 마음껏 늦잠을 잤어요. 오늘은 급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거든요. B가 선물 사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어요. 선물은 서원문 거리로 가서 둘러보면서 구입하면 될 거고, 그 이후에는 택시 타고 대안탑 다녀오면 오늘 일정이 끝. 밤에 술집 가서 축구를 보든 방에 모여서 축구를 보든 하면서 짐을 정리하면 오늘 하루도 즐겁고 보람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였어요. "아침 먹자.""아침?""응. 아침 먹고 돌아와서 또 쉬든가 하게." 아침 10시. 셋이 숙소를 나왔어요. 거리는 이 한적해야할 시간에도 차가 많이 다니고 있었어요. 중국인들이 아침에 많이 먹는다는 또우장을 파는 것이 보였어요. "저거 하나씩 먹자.""저거 뭔데?""또우..

복습의 시간 - 62 중국 기차 여행 - 란저우 정닝루 야시장 中国 兰州 正宁路 夜市, 회족 음식

"야, 란저우도 크다!" 이 당시에는 란저우가 중국에서 손꼽히게 공기가 더러운 공업 도시라는 것을 몰랐어요. 친구가 란저우에 라면 먹으러 가고 싶다고 할 때만 해도 별 볼 일 없는 지방의 중소 도시라고 생각했고, 아침에 돌아다닐 때까지만 해도 그냥 평범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런데 야시장으로 가는 길은 상당히 현대적이고 번화한 거리였어요. 물론 이것이 그렇게 놀랄 것까지는 아니었지만요. 기차를 타고 여러 도시를 지나가면서 중국 도시는 도심이 엄청 화려하고 그 도심을 벗어나면 엄청나게 낙후된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시든 풀에 달라붙어 배가 뽕뽕해진 진딧물 같은 구조가 바로 중국의 모습이었어요. 친구가 진짜 야시장이라고 찾아서 가고 있는 곳은 正宁路小吃夜市 정닝루 샤오츠 예시였어요. "우리 야시..

복습의 시간 - 60 중국 서북부 공업 도시 란저우 난주방 모스크, 서호공원 蘭州坊 淸眞寺, 西湖公园

강변에 내려와서 보니 강변으로 넘실거리며 흘러들어오는 물도 붉은 빛을 띄고 있었어요. 정말로 물에 흙이 많이 섞여 있었어요. 그냥 황하를 보아도 붉은데 물 자체가 흙이 섞여서 붉은 빛을 띄는 것을 보니 더 신기했어요. 강변에서는 사람들이 와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어요. 한쪽에서는 연을 날리는 사람도 있었어요. 강 너머로 수상 모스크가 보였어요. "이제 수상 모스크 가자.""나 모스크 가기 싫어! 여기서 쉬게." 친구가 모스크 가기 싫다고 떼를 썼어요. 첫 번째 란저우 라면 이후 미안해서 모스크 가준다고 했던 친구였지만, 모스크 한 번 들어갔다 나오더니 이건 정말 아니라고 크게 느꼈나봐요. 친구는 여기서 좀 쉬고 백탑사나 다녀오자고 했어요. 강을 건너야 수상 모스크로 갈 수 있는데 강 건너에는 쉴 만한 곳이..

알씨로 망친 여행 사진 살려내는 방법 (후보정 방법)

여행 중 찍은 사진이 망쳤을 때만큼 속상한 경우도 없어요. 특히 해외 여행의 경우 다시 가서 찍어올 수도 없기 때문에 더욱 속이 쓰려요. 사진을 처음부터 잘 찍는 것이 좋겠지만, 이미 망쳐버린 사진을 찍고 돌아와버린 경우에는 어떻게는 사진을 살리고 싶어져요. 사진을 살려내려면 후보정 작업을 해야 하는데, 포토샵으로 후보정하면 좋기는 하지만, 포토샵 자체가 유료 프로그램이며 어쨌든 공부를 해야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해요. 게다가 가벼운 프로그램도 아니구요. 사진에 중점을 둔다면 포토샵으로 후보정을 해야겠지만, 글에서 참고자료 정도로 사용하는 사진을 포토샵으로 후보정하려면 솔직히 귀찮은 것이 사실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여행기에 사진이 많이 들어가다보니 후다닥 응급조치로 살려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

여행 Tip 2016.08.10

바람은 남서쪽으로 - 08 베트남 후에 야시장

원래 제 생각은 베트남 친구와 저녁까지 같이 먹고 야시장을 같이 둘러보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친구는 돌아갔고, 날은 이제 어두웠어요. 이렇게 어두워진 날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저녁을 먹고 야시장이나 구경하는 것 정도. 그나마 다행이라면 왕궁 구경을 마치니까 비가 싹 그쳤다는 것이었어요. 진작에 좀 그칠 것이지. 진작에 그쳤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구경하고 사진도 많이 찍고 했을 텐데 친구랑 구경 다 끝나고 날도 깜깜해져서 사진 찍을 것도 별로 없어지니까 그때 되어서야 그치네. 진짜 날씨가 얄미웠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베트남 친구 말로는 동바 시장은 이 시각에 문을 닫았고, 야시장은 저녁 7시나 되어야 슬슬 문을 열 거라고 했어요. 지금 시각은 저녁 6시. 한 시간 동안 무언가 다른 것을 해야 했..

바람은 남서쪽으로 - 07 베트남 후에 왕궁

여행 중 비 내리는 것이 주는 장점은 딱 하나 있어요. 카메라 배터리 절약시켜줌. 택시를 타고 후에 시타델 가는 길에 창밖 풍경을 찍고 싶었지만 도저히 찍을 수가 없었어요. 창문에는 빗방울이 맺혀서 밖에 깔끔하게 보이지도 않았고, 택시는 빠르게 달리는데 밖이 밝지가 않아서 셔터 스피드가 나오지도 않았어요. 여행할 때 이동중 창밖이 잘 보이면 셔터를 난사하기 마련인데 이런 상황이니 셔터를 난사할 수가 없었어요. 덕분에 카메라 배터리는 아주 잘 절약할 수 있었어요. 이런 것은 전혀 절약하지 않아도 좋은데! 지금 보조 배터리도 빵빵하게 완충되어 있는데! 택시를 타고 후에 시타델에 도착했어요. 친구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어요.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 중이라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았어요. 비는 비록 부슬비였지만, 우..

인도네시아 자바섬 candi songo 산

2015년 1월 15일 저녁. 인도네시아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 나 산에 있어.- 응? 왠 산? 이 친구는 학교를 다니고, 저녁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부지런한 친구. 그런데 아르바이트 하고 있을 시간에 산에 가 있다고 했어요. - 여기 신호 별로 안 좋아.- 아, 그래? 왜 산에 갔어? 그리고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물론 저도 그때 피곤해서 잠들었구요. 다음날 아침. 인도네시아 친구가 매우 춥다고 했어요. - 왜 추워?- 나 지금 산이야.- 산? 왜 산에 있어?- 시험 끝나고 왔어. 시험 끝나고 산으로? 대체...갑자기 떠오르는 뉴스들. 우리나라 뉴스에서 시험 끝나고 산에 간다고 하면...?!!! 물론 그거야 아니겠지만 왜 산에 갔나 궁금했어요. 친구가 산에 간 이유는 시험 끝나고..

바람은 남서쪽으로 - 06 베트남 후에에서 친구 만나기

버스는 슬슬 속도를 내며 달리기 시작했어요. '이제 눈 뜨면 후에인가?' 하지만 버스는 가다 멈추다를 반복했어요. 버스가 가면서 몇몇 곳에서 사람들을 계속 태우고, 물건도 싣고 그랬거든요. 창밖을 통해 베트남 야간 풍경을 보는 것은 재미있었지만, 창가가 아니라 버스 한가운데 자리이다보니 창문 바로 옆에서 보는 것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어요. 버스는 물건을 싣는다고 자꾸 멈추어섰고, 그때마다 몇 분씩 시간이 걸렸어요. 앞자리에 있는 베트남인들이 버스가 정차할 때 눈치껏 내려서 담배를 태우고 올라오는 것이 보였어요. 그리고 어느 곳에서인가 버스 정차 시간이 길어지자 백인 여자가 2층에서 내려가더니 밖으로 나갔어요. 기사는 나가지 말라고 뭐라고 하는 것 같은데 백인 여자는 이것을 무시하고 나가서 바로 옆 가게로 ..

기억을 되짚어 07 - 통영시 해저터널, 충렬사, 빼떼기죽, 우짜

해저터널로 바로 가는 길도 있었지만 친구의 추억을 들으며 조금 멀리 돌아가기로 했어요. 친구의 옛날 통영 살 때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고, 동네 골목을 걸어보는 것도 좋았어요. "우리 점심 뭐 먹지?" 동피랑에서 친구와 점심은 해저터널을 갔다 와서 먹기로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나 그때 무엇을 먹을지는 정하지 않았어요. "빼떼기죽이 뭐?" "아, 빼떼기죽!" 친구 말로는 빼떼기죽이란 말린 고구마에 팥을 넣고 삶아 만든 죽이라고 했어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종종 만들어주셨는데, 그때는 그것이 정말 먹기 싫었다고 했어요. 가난하던 시절에 만들어먹던 음식이고, 자기는 차갑게해서 먹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해주었어요. "근데 이름이 뭔가 웃기다. 빼떼기죽." "응, 빼떼기죽." "점심 빼떼기죽 먹을까?" "응..

기억을 되짚어 06 - 통영시 동피랑

"어우, 뭐야!" 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펄떡펄떡 뛰어다니고 파닥거리는 생선들. 거대한 생선이 요동치며 물을 크게 튀었고, 그것이 다리에 튀었어요. 확실히 살아있는 시장이었어요. 생선도 해산물도 전부 싱싱해서 물을 찍찍 뿜고 팍팍 튀겨대고 있었어요. 친구가 시장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서 제가 꿀빵을 들었어요. 저는 이렇게 물이 많이 튀기는 곳에서는 카메라를 꺼내고 싶지 않았거든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가뜩이나 지금도 렌즈가 더러워서 사진이 뿌옇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 물까지 튀기면 아예 답이 없는 상황이 벌어져서 렌즈 청소 받으러 가야할 것 같았거든요. "젓갈 맛 보고 가세요!" 한 청년이 젓갈을 맛보라고 했어요. 친구는 그 말에 젓갈을 시식해보러 갔어요. "이게 멍..

기억을 되짚어 05 - 통영시 강구안, 꿀빵

"야, 일어나! 다 왔어." 친구가 흔들어서 깨웠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너무나 평범한 아파트들. 통영도 나름 '시'이니까. 시에 아파트가 없는 게 더 이상한 것이겠지. 잠을 깨야 하는데 잠이 깨어지지 않았어요. 어쨌든 버스에서 내려서 친구를 졸졸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 이때 양쪽 중지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신발 디자인이 제 발과 맞지 않아서 쉽게 물집이 잡히곤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물집이 잡혔어요. 크게 잡힌 것은 아니라 그럭저럭 참고 걸을만 했지만 물집이 안 잡힌 상태보다는 당연히 걷기 부자연스러웠어요. "와...여기 원래 다 논밭이었는데 싹 바뀌었다!" 친구 말로는 예전에는 시외버스터미널만 덜렁 있고 그 주변은 싹 다 논밭이었대요. 그러나 지금 걸으며 주변을 보니..

제주도의 섬 속의 섬 차귀도와 수월봉 세계지질공원

수월봉은 올레길 12코스에 있는 오름이에요. 수월봉 정상에는 고산 기상대가 있고, 수월봉 자체가 올라가기 그렇게 힘든 오름은 아니에요. 수월봉에서 차귀도 포구까지 가는 길은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되어 있지요. 이쪽은 해안가 모습이 특이하고, 옆으로는 천연기념물 제 422호 차귀도가 보이기 때문에 걸어서 돌아보시는 것을 추천한답니다. 참고로 차귀도는 과거에는 유인도였지만 지금은 무인도이며, 최근 개방되어서 제트유람선을 타고 둘러보고, 섬에 올라가서 구경할 수도 있어요. 운항시간은 하절기에는 09:30 ~ 18:30 매정시 및 30분에 운항하고, 동절기에는 09:00 ~ 17:00 까지 매정시 운항한다고 해요. 차귀도 관광은 http://www.xn--hh0b37if3x.net/ 를 참고하세요. 저는 차귀도를..

여행-제주도 2014.09.24

기억을 되짚어 04 - 진주시 진주성, 촉석루, 꿀빵

남해군 읍내로 돌아와서 할 것은 일단 두 가지 있었어요. 첫 번째는 점심을 먹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남은 일정을 확정짓는 것이었어요. "점심 먹어야지." "벌써? 시장 좀 구경하다 먹자." 밥을 먹자고 하자 친구가 시장을 둘러보다가 점심을 먹자고 했어요. 버스를 타고 오던 길에 '남해사투리사전'을 파는 서점이 보여서 일단 그곳에 갔다가 시장을 둘러보고 밥을 먹기로 했어요. 분명 버스를 타고 갈 때에는 서점 문이 열려 있었는데, 막상 남해군청에서 내려서 서점으로 걸어가보니 서점은 그새 문을 닫아버렸어요. 시장을 둘러보며 친구와 남은 일정을 어떻게 할 지 논의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어떻게 할까? 금산 갈까, 아니면 통영 갈까?" "글쎄...?" "너 산 안 좋아하잖아." "응." 친구는 산에 올라가는..

시간을 뒤섞어 - 12 안녕, 타이완...귀국

정말 깊게 잘 자고 일어났어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일어나서 씻은 후 호텔 1층에 가서 아침을 먹고 방으로 돌아왔어요. 아직 10시까지 시간이 그럭저럭 남아 있었어요. 짐을 꾸릴 것은 없었어요. 전날 이미 짐을 깨끗하게 다 꾸려놓았거든요. 들고온 짐도 얼마 없었고, 자오시 와서 꺼낸 짐도 얼마 없었어요. 여기 와서 꺼낸 짐이라고 해봐야 세면도구와 잠옷으로 입을 옷이 전부. "아버지, 저 잠깐 나갔다 올께요." "어디 가려구? 이제 곧 떠날 시간인데." "아...그냥 동네 한 바퀴 돌고 오려구요." "늦지 않게 와라." "예, 9시 반까지 돌아올께요. 짐은 제가 돌아와서 들고 내려갈테니 아버지께서는 어디 가실 거 아니시면 그냥 방에 계세요." 너무 아쉬워서 방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어요. ..

기억을 되짚어 03 - 남해군 다랭이마을

전날밤 이곳 사람들로부터 들었던 대로 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로 갔어요. "다랭이 마을 가려면 어떤 표 끊어야 해요?" "가천이요." "얼마에요?" "2500원이요." 표를 끊고 건물 밖으로 나왔어요. 8월 16일. 아직 엄연한 여름인데 공기가 시원했어요. 8월 15일은 광복절이지만, 그 외에도 나름 의미가 있는 날이었어요. 해수욕장의 바닷물이 차가워져서 슬슬 문을 닫을 때가 8월 15일이거든요. 8월 15일 이후로는 물이 차가워져서 해수욕장 가도 물 속에 들어가서 놀지는 못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 8월 15일 이후에는 해수욕장으로 놀러가는 일이 없었어요. 요즘은 학교장 재량휴일 때문에 방학이 마구 짧아지면서 바닷물의 온도와 상관없이 8월 15일이 사실상 해수욕장이 마지막으로 붐비는 시기가 되어버렸..

기억을 되짚어 02 - 남해군의 밤

혹시 24시간 하는 사우나나 찜질방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터미널 3층에 24시간 사우나가 있다고 했어요. "우리 저 사우나에서 자자. 눈만 붙였다가 최대한 일찍 나와야 하잖아." "혹시 모르니까 다른 곳 찾아보자." 친구가 사우나에서 자는 게 영 못마땅한지 다른 곳에 가서 잠을 청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어요. "야, 돼지국밥집 문 열었다! 저기서 밥 좀 먹고 가자." "나 지금 별로. 차에서 멀미해서 속 안 좋아." 이 녀석이 먹을 것을 거부할 때도 있네? 멀미 때문에 별로 먹기 싫다고 했기 때문에 일단 읍내 나가서 숙소 찾고 식사 할 수 있으면 먹고 잠을 청하자고 제안했어요. 친구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돌아다니면 된다고 했지만, 제 기억에 의하면 ..

제주도의 섬 속의 섬 우도 04 - 톨칸이, 산호 모래 해수욕장

올레길은 멀쩡한 길이 아니라 수풀로 이어졌어요. 수풀을 뚫고 나오자 또 다시 장관이 나타났어요. "이거 지역카드 우도 사진이다!" 2000년 8월,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지역카드가 발행되었어요. 지역카드란 공중전화카드 중 정식으로 각 지역에서만 발행했던 카드를 말해요. 이 마지막 지역카드들은 발행매수가 1만장으로 터무니없이 적었어요. 이 가운데 가장 마지막 번호가 바로 '제주우도' 라는 지역카드였어요. 제주도에서 발행되었고,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지역카드 311종 가운데 311번째 지역카드로, 발행번호는 MO0008217 이었어요. 액면가는 3천원. 이때 우도 지역카드 그림을 보고 우도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상태였지만 왜 이게 우도인지 매우 이해할 수 없었어요. 제주도에서 우도가 관광지로 유명했던 이유는..

여행-제주도 2014.08.29

제주도의 섬 속의 섬 우도 02 - 하우목동항, 하고수동 해수욕장

제주도 부속도서 가운데 유인도인 우도,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 추자도에서 비양도는 그저 협재해수욕장을 아름답게 보이게 만들어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이고, 가파도는 그냥 유인도, 마라도는 그냥 남쪽 끝에 있는 섬 정도의 존재였어요. 추자도는 비양도, 마라도, 가파도보다는 존재감이 있는 섬이기는 했는데 제주도 인근에 있지를 않았구요. 그에 비해 우도는 제가 어렸을 적부터 관광지로 유명했어요. 당시 우도가 유명했던 이유는 섬에 산호 모래 해수욕장과 검은 모래 해수욕장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제주도에서 검은 모래 사장을 볼 수 있는 곳은 몇 곳 있어요. 삼양해수욕장 흑사장은 제주도민들이 모래찜질하러 가던 곳이었고, 송악산 아래에도 흑사장이 조금 있었지요. 흑사장은 제주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

여행-제주도 2014.08.27

[타이완 여행] 시간을 뒤섞어 - 10 대만 타이베이 중정기념당, 시먼딩

타이베이로 돌아가는 길. 하늘은 다시 맑게 개고 있었어요. '타이베이도 이제 마지막이구나...' 중정기념당과 시먼딩 거리를 구경하면 이제 타이베이는 끝이에요. 저녁은 타이베이에서 먹고, 그 후에 자오시로 이동해서 거기에서 잠을 잔 후, 다음날 아침 귀국하는 일정이었거든요.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 아쉬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분명 지금까지의 일정 모든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계속 타이베이에 가까워질수록 알 수 없는 아쉬움은 커져만 가고 있었어요. 중정기념당은 대만민주기념당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장화민국 초대 총통인 장제스를 기리기 위해 1980년에 설립했다고 해요. 중정기념당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바로 이곳에 있는 6.3m 높이의 장제스 동상이에요. 이 동..

제주도 섬 속의 섬 가파도 04 - 제단집, 불턱, 상동우물, 상동할망당

올레길을 따라 상동항선착장으로 돌아온 후 동쪽 해안을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 가파도 올레길인 10-1 올레코스는 상동항에서 시작해서 서쪽 해안을 따라 돌다가 고인돌 군락을 통해 대원사가 있는 섬 내륙까지 들어가고, 그대로 쭉 올라가 다시 상동항선착장으로 돌아간 후 동쪽 해안을 타고 걸어서 하동항선착장까지 가는 길이에요. 그리고 하동항선착장에서 바닷가를 따라 쭉 걸으면 섬 전체를 한 바퀴 도는 것이지요. 산방산이 구름에 가려서 꼭대기 쪽만 살짝 드러났어요. '저거 이쪽 잘 모르는 사람한테 보여주고 '저거 한라산이에요'라고 하면 속지 않을까?' 아쉽게도 옆에 이쪽을 잘 모르는 사람이 없어서 시도는 못 해 보았어요. 물론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전송하고 '저거 한라산'이라고 장난쳐볼 수는 있었지만, 이게 장난이고..

여행-제주도 2014.08.22

제주도의 섬 속의 섬 가파도 03 - 대원사, 가파초등학교

고인돌 군락을 지나 대원사와 가파초등학교가 있는 가파도 내륙 지역으로 걸어갔어요. 관음보살상이다! 절이라고 했는데 절은 보이지 않고 관음보살상만 보였어요. 바로 담과 밭을 넘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길을 따라 관음보살상이 있는 쪽으로 돌아갔어요. 겨울과 봄에는 보리밭이었을 곳은 이제 보리 농사가 끝나 있었고, 그 보리밭 너머로 바다가, 그리고 바다 너머로 제주도가 보였어요. 구름은 산방산이 있는 안덕 쪽을 자욱하게 덮고 있었어요. 가파도는 땡볕이 내리쬐고 있는데 안덕 쪽은 거대한 구름이 내리깔아앉아 있었지요. 배에서 내릴 때만 해도 한라산과 중산간 지방은 구름 때문에 안 보였지만 산방산은 잘 보이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구름이 남쪽으로 내려와서 이제는 산방산도 가리기 시작하고 있었어요. 더욱 희안한 것은 안..

여행-제주도 2014.08.21

제주시 제주목관아 - 탐라 고난의 근원이자 수탈의 중심

관덕정 옆에는 제주목관아가 있어요. 예. 있어요. 제주목관아가 복원된 지는 꽤 외었어요. 하지만 여기는 이번에야 가 보았어요. 여기는 원래 무엇이 있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아요. 하지만 정말 존재감 없는 곳이었어요. 관덕정은 제가 어렸을 때 제주도에 있는 유일한 보물인데다 중요한 버스정거장이었기 때문에 존재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제주목관아'라는 것 자체가 어렸을 때 없었던 데다 관덕정을 가도 제주목관아를 들어가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관덕정에 가는 이유는 관덕정을 보러 가는 게 아니라 그쪽에서 친구를 만나 탑동으로 빠지거나 동문로터리 근처에서 놀기 위해서였거든요. 제주목관아지 발굴작업 및 복원작업은 제주도 지방뉴스에도 간간이 보도되었어요. 발굴했는데 유물들이 나왔다고 엽전과 도자기 조각을 보..

여행-제주도 2014.08.05

제주도의 섬 속의 섬 비양도와 협재해수욕장

제주 서부의 해수욕장은 예전부터 꽤 유명한 편이었어요. 중문관광단지 때문에 유명한 중문해수욕장, 그리고 곽지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 금능해수욕장이 제주 서부의 대표적인 해수욕장들이에요. 어느 쪽이 더 아름답느냐야 개인의 취향과 미적기준의 차이이지만, 제주도 개발은 서부부터 되었기 때문에 해수욕장 역시 서부가 동부보다는 먼저 알려졌어요. 위에 열거한 해수욕장 가운데 아름다운 것은 바로 협재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은 인기가 좋은 해수욕장 중 하나에요. 제주 서부 해안도로를 타고 내려가는 길이라면 꼭 구경할 가치가 있는 해수욕장이죠. 재미있는 것은 금능해수욕장과 하나라고 봐도 될 듯 말 듯하게 떨어져 있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그냥 협재-금능해수욕장이라고 하는 경우도 가끔 있고, 그냥 합쳐서 협재해수욕장, 또는 ..

여행-제주도 2014.07.31

확장공사를 마친 제주국제공항

어렴풋한 기억에 제주국제공항을 처음 가 본 것은 제가 아주 어렸을 적 어린이날이었어요. 아버지와 함께 공항 구경을 갔는데, 그 당시에는 입구에 보안검색대가 있어서 아이고 어른이고 모두가 들어갈 때 x-ray 검사를 받아야했어요. 공항 내부는 한산했고, 이때 처음 에스컬레이터를 타보았어요.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나중에는 재미있어서 계속 이것을 타며 놀았어요. 이때는 국내선 비행기 타려면 공항에 2시간 전까지 가야 했던 시절. 왜 2시간 전까지였냐 하면 일단 공항 자체에 들어가기 위해 보안검색을 받아야 했으니까요. 사람이 몰리면 그 사람들이 전부 '공항에 들어가기 위해' 보안검색을 받아야했던 것이었어요. 그리고 집에서 제주공항으로 간 적은 몇 번 없어요. 초등학교 저학년때 친척집에 가기 위해 제주공항을 간 적..

여행-제주도 2014.07.28

중국 외화 바꾼돈표 1위안

예전 사회주의권 국가들 중에서는 외국인이 외화를 환전하면 '외화 바꾼돈표'를 주는 경우가 있었어요. 지금까지도 그게 남아서 유명한 것이 쿠바의 CUC, CUP이지요. 집에 돌아와 서랍을 열어서 혹시 뭔가 잊고 있던 추억의 물건이 있나 뒤져보다 이런 것을 찾았어요. 동네 아주머니에서 중국을 놀러갔다가 남은 돈이라고 제게 선물로 주신 것이었어요. 1위안 말고 보다 작은 액수도 받았는데, 그것은 어디 갔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요. 이것이 옛날 중국의 외화 바꾼돈표랍니다. 뒷면은 이렇게 생겼죠. 영어로 된 내용을 보면 '런민비 위안'아라는 말이 나와요. 이 당시는 중국도 외국인용 화폐와 내국인용 화폐가 따로 있던 시절이었던 것이죠. 이 당시 '인민폐'는 지금 형편없는 중국의 위안 디자인과 달리 상당히 예쁜..

알바니아의 라마단

발칸 유럽에서 이슬람을 믿는 민족은 두 민족이 있어요. 하나는 알바니아인이고, 하나는 보스니아인이지요. 알바니아인들은 유럽의 대표적인 무슬림들이지요. 알바니아인들의 국가인 알바니아, 그리고 알바니아인들이 대부분인 코소보, 알바니아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마케도니아는 유럽의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들이랍니다. 몬테네그로도 무슬림 비율이 은근히 높은 편인데, 그 이유 역시 알바니아인들 때문이지요. 알바니아는 공산국가 시절, 독재자 엔베르 호자가 모든 신앙 활동을 금지시켰지만 지하에서 근근히 신앙 활동이 이루어졌고, 오늘날에는 다시 이슬람을 열심히 믿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해요. 더욱이 다른 발칸 국가들과 달리 알바니아는 오스만 튀르크 제국과의 관계가 좋은 편이었던 것까지 있어서, 터키가 알바니아에 많은 관심..

제주도 서귀포시 산방산과 단산

제주시에서 서부 관광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가다보면 산방산이 보이기 시작해요. 산방산은 그 모양이 매우 독특해서 금방 알 수 있지요. 아주 멀리서도 산방산은 보면 알 수 있답니다. 설령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금방 알 수 있는 독특한 모습이지요. 그리고 남쪽 모슬포쪽으로 가다 보면 매우 특이하게 생긴 오름이 하나 더 나오는데, 그 오름 이름은 단산이랍니다. 바로 사진 앞에 있는 왼쪽으로 뾰족한 봉우리를 가진 산이지요. 이 산도 생긴 모양이 매우 독특하답니다. 그 살짝 둥그런 모습의 평범하고 흔한 오름의 모습이 아니에요. 사실 제주도에는 워낙 오름이 많고 발에 채이도록 많기 때문에 이렇게 오히려 오름처럼 생기지 않은 오름들이 매우 눈길을 끌지요. 이렇게 멋진 산 둘이 겹쳐져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여행-제주도 2014.07.24

제주도 차귀도와 나비

수월봉을 한 바퀴 돌다가 차귀도 사진 찍기 좋은 곳을 찾아서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디지털 카메라로 실컷 찍은 후 지인들에게 보여주려고 폰카로 사진을 찍는 순간 "뭐지? 이거 사진 망친 거 아니야?" 사진을 찍는 순간 무슨 벌레가 휙 지나가버리는 바람에 벌레도 사진에 같이 찍혔어요. 무엇이 찍혔는지 확인해보니... 나비다! 일부러 합성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선명하게 나비가 사진에 찍혀 있었어요. 정말 운이 좋은 날.

여행-제주도 2014.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