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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여행 21

겨울 강행군 - 14 불가리아 벨리코 터르노보

친구와 만나 오토가르로 갔어요. 여행 책자에는 분명히 이스탄불 오토가르에서 벨리코 터르노보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어요.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거칠게 잡는 호객꾼의 손길. '벨리코 터르노보'로 간다고 하면 무조건 버스가 없다며 '소피아'행 버스로 끌고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여기에 굴복할 제가 아니었어요. 분명히 제가 보고 있던 여행 책자에 벨리코 터르노보행 버스가 있다고 나와 있었거든요. 호객꾼들을 뒤로 하고 버스 회사 사무실을 하나하나 들어가보기 시작했어요. "벨리코 터르노보 가요?" "안 가요." 전부 벨리코 터르노보 가는 버스는 없다고 했어요. "책이 잘못 나온 건가?" 버스 사무실을 한참 돌아다녔지만 벨리코 터르노보로 간다는 버스는 없었어요. 책이 잘못 나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겨울 강행군 - 11 불가리아 소피아

2009년 12월 24일 기차에 타자마자 외투 안주머니 속에 귀중품을 전부 집어넣고 위에 점퍼를 걸치고 정신없이 잤어요. 귀중품을 전부 외투 안주머니 속에 집어넣고 점퍼를 입은 이유는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서였어요. 강도야 어쩔 수 없지만 도둑은 조금만 신경쓰면 피할 수 있는데, 겨울에는 가장 좋은 것이 옷 속에 집어넣고 위에 외투를 걸치고 자는 것. 옷을 발가벗기고 훔쳐가면 그것은 강도. 기차에서 도둑을 한 번 당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확실히 도난을 당하지 않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었어요. 솔직히 깊이 잠들면 가방을 건드리는 것은 신경쓰기 어려워요. 친구와 불침번을 서며 자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지만 친구는 기차에 타자마자 정신 못 차리고 잠들었어요. 솔직히 피곤한 상황에서 불침번을 선다는 것 자체가 말이 ..

7박 35일 - 40 몬테네그로 울친 구시가지 Stari Grad Ulcinj

"가자!" 신나서 외쳤어요. 와~신난다! 짐을 끌고 오르막길 오르니 몸이 건강해져요. 악력 운동 제대로 되요. 거기에 오르막길 경사도 급해요. 길도 지그재그에요. 건강해지는 소리가 들려요. 야~신난다! 짐을 끈다는 표현보다 잡아 댕긴다는 표현이 맞았어요. 진짜 너무 신나서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입에서 욕이 나오고 땀이 삐질삐질 나기 시작했어요. 마음 같아서는 후배의 짐도 끌어주고 싶었지만 제 짐 끄는 것도 충분히 벅찼어요. 소가 달구지 끄는 기분이 어떤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어요. 그냥 곧은 길을 짐을 끌고 가면 그래도 나을 거 같은데 길은 계속 꼬불꼬불했어요. 잠깐 쉬려고 섰어요. 쉬는데 쉬는 게 아니었어요. 가방이 제 멋대로 뒤로 자빠지려고 했기 때문에 쉬는 동안에도 가방을 잡고 있어야 했어요. ..

7박 35일 - 37 코소보 프리슈티나

밥을 먹고 쿨쿨 자고 싶었어요. 그러나 정말 시끄러워서 잘 수가 없었어요. 버스에 탄 알바니아인들이 정말 열심히 떠들어댔거든요. "저 사람들은 졸리지도 않나." 들어올 때에는 집채만한 바위 덩어리 때문에 엄청나게 시끄러워서 잠을 다 깨었었는데 이번에는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떠들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마케도니아 국경심사를 받고 마케도니아 휴게소를 지나서야 버스 안이 조용해졌어요. "이제 잠 좀 자야지." 잠을 자려고 눈을 감았어요. 그러나 얼마 못 가 마케도니아 출국 및 코소보 입국 심사 때문에 또 일어나야 했어요. 여권을 차장에게 제출하고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마케도니아 출국 심사는 매우 간단히 통과되었어요. 이번에는 코소보 입국 심사. 역시나 내릴 필요가 없었어요. 어서 빨리 여권을 돌려주기만..

7박 35일 - 35 알바니아 티라나 인공 호수 Liqeni artificial i Tiranёs

알바니아 입국 심사를 받고 잠을 자고 있는데 후배가 저를 깨웠어요. "오빠, 일어나요!" "예? 왜요? 뭐 일 터졌어요?" "저 자리로 옮겨 앉으래요." 버스 기사가 왼쪽에 앉아 있는 승객들 모두 일어나서 오른쪽에 가라고 했어요. 버스가 텅 빈 버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히 오른쪽에 앉을 자리가 없었어요. "아...다른 승객들 또 태우려고 그러나! 거 참 짜증나게 하네." 서로 연락하고 자리를 비워주어야 하는데 연락이 잘못 가서 우리에게 자리를 비키라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가뜩이나 졸린데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하니 짜증이 확 났어요. 그래도 다 옆으로 가기에 저도 같이 갔어요. 옆에서 혼자 궁시렁대며 서 있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어요. 버스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어요. "오빠, 길에 집..

7박 35일 - 32 세르비아 니슈

"프리슈티나행 버스 몇 시에 있어요?"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어요. 프리슈티나에 가기 위해서는 사실상 바로 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기껏 니슈까지 왔는데 오자마자 다시 떠나게 생겼어요. 되도 않는 세르비아어와 불가리아어를 섞어가며 버스 시각 확인을 했어요. 매표소 직원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어요. 손짓 발짓 하고 펜으로 숫자를 써가며 알아낸 정보는 잠시 후 바로 프리슈티나행 버스를 타든가 16시에 있는 베오그라드행 버스를 타고 베오그라드로 돌아간 후 21시 30분 버스를 타고 프리슈티나에 가는 것이었어요. 당장 버스를 타면 프리슈티나에 정말 엄한 시각에 떨어질 것이 뻔했어요. 정말 아무 것도 없는 프리슈티나에서 1박을 하든가 아니면 베오그라드로 돌아가 프리슈티나행 버스를 타든가 둘 중 하나를 ..

7박 35일 - 21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구시가지, 라틴 다리

"예, 한국인이에요. 한국인이세요?" "예, 반가워요!" 그분께서는 사라예보에 체류중이신 교민이라고 하셨어요. 그분께서는 우리를 보더니 매우 반가워하셨어요. "여기 언제 도착하셨어요?" "오늘이요." "그러면 여기서 얼마나 머물다 가실 건가요?" "지금 바로 크로아티아로 떠나려구요." "지금 바로요?" "예." 당연하죠. 이런 으스스한 동네는 살다살다 처음이었어요. 당장 무장단체가 총을 난사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동네에 더 머무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구멍을 시멘트로 땜질이라도 해 놓았으면 그래도 좀 나았을텐데 그런 거 없었어요. 왠지 손가락을 구멍에 집어넣으면 탄두가 빠져나올 것 같았어요. "여기 전에 와보신 적 있으세요?" "아니요." "그럼 왜 오늘 도착하자마자 떠나려고 하세요?" "..

7박 35일 - 20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사라예보는 처절했던 유고슬라비아 전쟁으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했지만 1984년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 도시이기도 했어요. 기대보다는 너무 밋밋하고 단조로웠어요. 일단 버스 터미널로 돌아갔어요. 이제 구 유고 연방 국가 중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만 남았어요. 그런데 슬로베니아는 유로를 쓰는 나라여서 정말 가기 싫었어요. 이제 다음 목적지는 크로아티아. 사람들이 그렇게 칭찬하는 아드리아해의 절경을 보러 크로아티아에 가는 일만 남았어요. "크로아티아행 버스 없어요." "예?" 다행히 영어가 통해서 설명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우리가 내린 곳 - 즉 지금 있는 곳은 동사라예보 버스 터미널. 여기에서는 베오그라드를 비롯해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로 가는 버스가 출발해요. 크로아티아로 가기 위해서는 시내에 있는 다른 버..

7박 35일 - 18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21시 20분, 베오그라드발 포드고리차행 버스에 올라탔어요. 굳이 포드고리차행 버스에 올라탄 이유는 그래도 왠지 한 번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몬테네그로 들어갈 때에도 별 일 없겠지?' 예전에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였지만 이제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는 전혀 다른 나라. 그래서 세르비아에서 몬테네그로를 갈 때에는 반드시 국경심사를 받아야 해요. 몬테네그로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해 주었는지는 잘 몰랐지만 비자를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만약 몬테네그로 입국시 비자가 필요하다면 낮에 만난 한국분께서 알려주셨을 거에요. 그러나 마케도니아 비자가 없어졌다고 하자 매우 좋아하시면서 이제 발칸 유럽에서 비자 받아 들어가야 하는 국가는 없다고 하셨어요. 그 말씀을 믿고 일단 몬테네..

7박 35일 - 17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성 사바 성당 Храм Светог Савe

생각보다 사바 교회를 찾는 것은 쉬웠어요. 하도 커서 멀리서도 보였거든요. "저건 슈퍼 뚱땡이다!" "예?" 제 말에 후배가 거리 한 가운데에서 배를 잡고 깔깔 웃기 시작했어요. "왜 웃어요!" "아니...센스 하고는...슈퍼 뚱땡이가 뭐에요!" 사바 교회는 둥글둥글 푸짐하게 생겼어요. 그런데 그 크기가 불가리아 소피아의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보다 훨씬 더 커요. 얘도 '뚱땡이 교회'라고 별명을 붙여주고 싶은데 그 별명은 이미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가 가져갔어요. 그래서 붙여준 별명이 '슈퍼 뚱땡이 교회'. 교회 외관은 정말 깔끔했어요. 화려하지만 오래된 맛이 있었던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와는 정반대였어요. 사바 교회를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와 비교해서 보니 더욱 재미있었어요. 사바 교회는 정면에서 보면..

7박 35일 - 15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부쿠레슈티 발 베오그라드 행 기차 안은 조용했어요. 확실히 비수기라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요. 복도에서는 사람들이 담배를 태우고 있었어요. 보통은 열차에서 흡연은 절대 금지에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항상 그래왔다는 듯이 복도에서 창문을 열고 담배를 뻑뻑 태워댔어요. "여기서 담배 태워도 되요?" "예. 되요." 그래서 저도 그 사람들과 같이 창문을 열어놓고 복도에서 담배를 태웠어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창밖을 보며 담배를 태우고 있는데 경찰이 오더니 표를 내놓으라고 했어요. "여기서 담배 태우면 안 되나요?" "안 되요. 표 내놔요!" "잘못했어요!" 표를 주지는 않았어요. 왠지 표를 주면 표를 압수당하고 다음 역에서 쫓겨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싹싹 빌었어요. 그럼 그렇지....

7박 35일 - 14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치슈미지우 공원, 개선문

일단 인민궁전을 보러 가기로 했어요. 책자를 뒤져보았지만 인민궁전 외에는 크게 보고 싶은 것도 없었고, 아는 것도 없었어요. 그러나 인민궁전은 꼭 보고 가야 하는 것이었어요. 인민궁전을 본 후에는 농촌 박물관 (Village Museum)에 가서 루마니아의 전통 가옥 및 의상을 구경할 생각이었어요. 인민궁전으로 가는데 왠지 가 보는 것이 좋아보이는 공원이 나타났어요. 공원 이름은 치슈미지우 공원 (Cişmigiu park). 사진은 별 볼 일 없이 나왔는데 실제 보면 매우 예뻐요. 한가롭게 공원을 구경하며 어디로 갈까 다시 고민하게 되었어요. 인민궁전을 갈까 생각했지만 인민궁전은 못 들어가요. 시간도 애매하게 남았어요. 아침부터 너무 걸어서 많이 걷는 것은 확실히 무리였어요. 그래서 농촌 박물관이나 보고..

7박 35일 - 12 불가리아 소피아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

소피아 대학교를 본 후 드디어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를 보러 갔어요.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 부근의 석상. 무언가 훌륭하신 분의 석상 같았는데 왠지 두 손 들고 서 있는 벌을 서는 것 처럼 보였어요. 이것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인가...무언가 전도하려는 모습보다는 교회 앞에서 뭔가 잘못을 저질러 십자가 들고 벌 서는 모습이었어요. "우와...진짜 뚱뚱해 보인다!"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는 발칸 유럽에서 가장 컸던 동방 정교 교회에요. 현재는 더 큰 것이 생겨서 두 번째로 커요. 비취색의 지붕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왠지 케이크가 생각나는 모양이었어요. "이거 이제부터 뚱땡이 교회라고 불러야겠네요." 이 건물이 소피아 여행에서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라고 정식 명칭을 다 부르기에는 ..

7박 35일 - 11 불가리아 소피아

버스표를 산 후 버스 사무실 2층 대합실로 올라갔어요. 커피를 한 잔 마시며 몸을 녹이고 있는데 동양인 여성 두 명이 들어왔어요. '중국인인가?' 순간 경계를 하기 시작했어요. 중국인과 엮이는 것은 무조건 최악. 특히 이런 동유럽에서는 특히 안 엮이는 것이 정신 건강을 포함해 모든 면에서 좋아요. 아랍과 동구권에서 중국인은 최악이에요. 과장 하나 안 보태고 거의 바퀴벌레 대하는 수준이에요. 문제는 얘네들이 동양인은 무조건 '일본인' 아니면 '중국인'으로 생각하는데 일본인은 부자이고 중국인은 불법체류자라고 아주 편협하게 생각한다는 것이었어요. 단적으로, 러시아 스킨헤드들의 주요 공격 대상은 중국인들이에요. 그런데 얘네들이 동양인을 구분하는 능력이 너무 떨어져서 동양인은 무조건 공격한다고 해요. 아제르바이잔..

7박 35일 - 09 마케도니아 스코페

버스에서 정신없이 잤어요. 국경검사를 받고 또 잤어요. 정말 푹 잔 거 같았어요. 2009년 3월 14일 오후 1시. 마케도니아 스코페에 도착했어요. 버스 터미널은 그냥 그랬어요. 특별한 인상을 주는 것이 전혀 없었어요. 일단 환전을 했어요. 1유로가 63디나르였어요. 버스표를 구입하고 짐을 사무실에 맡겼어요. "택시?" 우리를 보자 달려드는 택시기사들. 사방팔방에서 우루루 달려들었어요. 소매를 잡고 놔줄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20유로, 시내 전부 구경!" 스코페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게 괜찮은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었어요. 그래도 20유로는 좀 너무 심했다 싶어서 그냥 무시하고 가려는데 계속 잡아댔어요. "저리 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어요. 한 할아버지께서 택시기사들을 ..

7박 35일 - 08 코소보 프리슈티나

코소보 입국이 어떻게 될 지 확실히 아는 것이 없었어요. 분명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다고는 했는데 입국이 가능할지 불확실했어요. 인터넷을 뒤져보았지만 여기를 갔다 온 사람들이 많지 않고 무슨 카드를 작성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어요. "안 되면 알바니아로 돌아가면 되죠." 심각하게 걱정하는 후배에게 간단히 말했어요. 안 된다고 하면 알바니아로 돌아가서 마케도니아로 들아갈 생각이었어요. 마케도니아도 무비자. 알바니아에서 마케도니아로 나가는 것이 문제였기는 했어요. 티라나에 버스 터미널이 제대로 있는 게 아니라서 보나마나 물어물어 나가야 할텐데 영어가 전혀 안 통하다보니 물어보며 찾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최후의 보루인 그리스가 있었어요. 티라나에서 그리스로 나가는 방법은 확실히..

7박 35일 - 07 알바니아 티라나 스칸데르베그 광장, 엣헴 베우트 모스크

"후배님, 우리 내일 반드시 오전 9시 차 알아봐야 해요." "예." 이렇게 서로 약속을 하고 잤어요. 그러나 눈을 떠보니 8시 반이었어요. 부리나케 씻고 후배 방 방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어요. "설마 아직도 자나?" 어제 빨래한 것은 전혀 마르지 않았어요. 히터가 없어서 밤새 오들오들 떨면서 잤어요. 온몸이 언 것 같았어요. 일단 짐을 다 챙기고 시계를 보니 오전 8시 50분이었어요. 복도에 나오니 청소가 시작되었어요. 후배 방 방문도 열려있길래 가 보았어요. "저 아까 일어나서 잠깐 아래 내려가 둘러보고 왔어요. 그런데 아직도 회사 문 안 열었어요." "예." 설마 버스가 아침 9시 버스만 있겠어요. 정말 편하게 생각하고 일단 밖으로 나왔어요. 밖은 눈부시게 맑았어요. 밤새 오들오들 ..

7박 35일 - 06 알바니아

그렇게 오흐리드 호수를 구경하고 차에 탔어요. 그냥 코르차에서 티라나 가는 길에 당연히 들리는 곳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오후 3시. 티라나에 도착해야할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도착한 곳은 알 수 없는 한 휴게소였어요.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어요. "안 내리세요?" "예?" "No food?" "Yes." 식사시간이었어요.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발칸반도에서도 남쪽은 휴게소에서 아주 팍팍 쉬어줘요. 그래서 식사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식당에 들어갔어요. 산 중턱에 위치한 휴게소. 당연히 알바니아 현지화는 없었어요. "유로 오케이!" 유로는 있었어요. 하지만 그다지 식사 생각이 없어서 돈이 없다고 버텼어요. "이 사람들 밥 줘요." 계속 술을 드시던 한 할아버지께서 저와 히티틀러님 밥을 사 주셨어요. 밥으로 나온..

7박 35일 - 05 알바니아 오흐리드 호수

눈 앞에 나타난 광경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어요. 호수다! 호수가 웃어 넘길 호수가 아니었어요. 완전 바다 수준의 호수였어요. 티라나 근처에 호수 없어...시계는 조금 있으면 3시야...지금부터 티라나로 달려가야 겨우 3시 도착을 맞출 수 있어... 너무 당황해서 옆 사람에게 안 되는 알바니아어로 물어보았어요. "키 어슈트 에메르 이...(손가락으로 창밖을 가리킴)" "미ㅏㅓㄹ;ㅁ냐ㅐㅔㅇ러" 순간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것이 있었어요. 알바니아에는 정말 유명한 호수가 있어요. 무조건 봐야만 해요. 이건 무조건 보고 시작해야만 해요. 그것은 바로... 오흐리드 호수! "오흐리드?" "뽀!" 뽀(Po)는 알바니아어로 '예'에요. 오흐리드 호수가 맞았어요. 오흐리드 호수는 티라나 가는 길과 전혀 관계없..

7박 35일 - 03 알바니아

"어디에서 오셨어요?" "남한이요." 인터넷을 보니 알바니아는 비자는 필요없는데 입국세 10 유로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와 히티틀러님의 입국세 20유로를 왼손에 꼭 쥐고 입국심사를 받았어요. 알바니아 입국심사는 그리스 입국심사보다 조금 걱정이 되었어요. 그리스 입국심사야 걱정할 필요 없었어요. 그리스는 한국과 무비자. 우리 차례가 되자 여권을 보더니 뭔가 막 뒤적거리기 시작했어요. "10유로 필요없어요." "예?" "이제 우리 한국인한테 안 받아요. 알바니아인은 한국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어요. 알바니아는 지금까지 한국인들에 대해 입국세 10유로만 받고 다 통과시켜 주었어요. 제 생각에는 이 입국세 10유로가 입국비자 발급비가 아닌가 해요. 어차피 이쪽은 한국인들이 거의 안 가는 지역이라 잘 ..

7박 35일 - 02 그리스

2009.03.12 국경심사 받을 때까지 자지 않고 있었어요. 국경심사를 받고 나서도 잠을 자지 않고 있었어요. 제가 일정을 짜고 총괄하는 여행은 처음인데다 옆에는 여자 후배가 있었어요. 07학번 후배인데다 해외여행 경험이 없다고 해서 지켜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을 자지 못했어요. 그러나 피곤한 것은 저도 마찬가지. 터키로 나오기 전에 술 먹고 숙면을 취한 것이 아니라 술 먹고 속이 계속 안 좋아서 깊게 잠을 자지 못했어요. 더욱이 해외에서 일하는 동안 계속 방에서 꼼짝하지 않다가 밖에 기어나와 하루종일 있었더니 너무 피곤했어요. 얼마나 운동을 안 했는지 잠시 외출 한 번 해도 너무 피곤한 하루였다고 느끼게 되었어요. 그래서 결국 국경심사 받고 잠들었어요. "오빠, 일어나세요. 테살로니카 도착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