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가 동해 용궁으로 끌려갔다가 간신히 탈출했던 아픈 기억이 떠오르며 펑펑 우는 모양이었어요. 하늘에서 비가 자비 없이 계속 쏟아졌어요. 이건 쉽게 그칠 비가 아니었어요. 아주 작정하고 퍼부어대는 비였어요. 일기예보도 2022년 10월 6일 이날부터 다음날인 7일까지 동해시에 비가 매우 많이 내릴 거라고 나와 있었어요. 비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풍랑주의보까지 내려져 있었어요. 아무리 비가 내려봐라 내가 갈 길을 안 가나. 동해시까지 왔는데 일정을 포기하고 바로 숙소로 들어갈 생각은 아예 없었어요. 묵호에 집채만한 파도가 덮친다고 해도 무조건 제가 계획한 일정은 싹 다 돌아볼 거였어요. 양보, 타협 이 따위 것은 없었어요. 2022년 10월 6일 계획된 일정만큼은 다 완주할 거였어요. 이 정도 폭우에 굴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