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림에 정말 소질이 없다. 인물화는 아예 못 그린다. 비례고 뭐고 없다. 그래서 인물화는 절대 그리지 않는다. 그나마 가끔 장난 삼아 그려본 건 풍경화. 하지만 없는 실력이 그림에 사람 없다고 좋아질 리는 없는 법. 풍경화도 엉망이기는 마찬가지. 그래서 지금까지 그린 그림 중 남아 있는 그림이라고는 이 그림 하나 뿐이다. 고등학생 시절 어느 날, 집에서 책상 앞에 앉아서 문제집을 펼쳐놓고 멍때리고 있다가 갑자기 내가 좋아하는 고흐의 그림을 따라그리고 싶어졌다. 원작은 바로 이 그림. 당연히 원작이 무한대로 더 좋다. 나름 노력했는데도 원작에서 저 역동하는 밤하늘이 내뿜는 힘은 도저히 따라할 수 없었다. 위의 샤프로 그린 그림은 그때 그려놓고 보니 나름 마음에 들어서 서랍 밑바닥에 잘 보관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