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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쑤성 4

복습의 시간 - 55 중국 명절 단오절 둔황에서 란저우 가는 기차

텐트를 치고 가방에서 저녁거리를 꺼내었어요. 저녁거리라고는 아까 구입한 도넛과 기차역에서 구입한 짝퉁 초코파이와 짝퉁 카스타드. 비닐 껍질은 비닐봉지에 담으며 계속 까먹었어요. 적당히 잡담하며 과자를 까먹고 있는데 달이 떴어요. 하늘에 뜬 달은 초승달. 라마단의 시작을 알리는 달이었어요. 저 초승달을 무슬림들 속에서 바라보았다면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둔황에도 회족들이 많이 보이기는 했지만 이슬람의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어요. 기껏해야 할랄 마크가 붙어 있는 식당 정도였어요. 모스크도 시내에 하나 밖에 없었고, 특별히 이슬람 색채를 느껴볼 수 없었어요. 만약 쿠차나 카슈가르에서 저 초승달을 보았다면 느낌이 정말 달랐을 거에요. '벌써 1년인가.' 작년 이맘때에는 인도네시아 여행중이었어요. 그때도 라마단..

복습의 시간 - 51 중국 둔황 여행 - 간쑤성 짜장면, 둔황 모스크 甘肃省 炸酱面, 敦煌清真寺

"야, 일어나.""몇 시인데?""아주머니가 오늘은 이 방에 손님 들어온다고 12시까지 체크아웃해달래." 전날은 이 방에 손님이 안 들어오니 1시까지 체크아웃하면 된다고 했어요. 하지만 주인 아주머니가 오늘은 이 방에 손님이 들어오므로 원래 체크아웃 시각인 12시에 체크아웃을 해 달라고 했다고 말하며 친구가 저를 깨웠어요. 자리에서 부스스 일어났어요. 밖에서 한국인 여자 목소리가 들렸어요. 두 명쯤 되는 것 같았어요. "한국인들도 왔나보네.""응. 쟤네들 란저우에서 왔다고 해서 란저우 어떠냐고 물어봤어.""뭐래?""볼 것들은 황하 따라서 있대.""그걸로 끝?""응.""뭐 별 거 없네." 전날 밤 제가 인터넷으로 찾아본 란저우 관광 정보와 별다를 것이 없었어요. 란저우 기차역에서 나와서 북쪽으로 걸어가면 황..

복습의 시간 - 48 중국 여행기 간쑤성 둔황 시내 풍경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할 일이 있었어요. 빨래. 빨래를 해야 했어요. 짐을 적게 들고 왔기 때문에 빨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어요. 아직 여행이 9일이나 남아 있었어요. 등에 메는 가방 2개만 가져왔기 때문에 옷 자체를 많이 가져오지 못했어요. 최대한 옷을 빨 수 있을 때 빨아야 했어요. 여기는 건조기후. 비가 올 일은 없을 것이고, 낮에도 꽤 더울 거에요. 모든 옷을 다 빨 수는 없었어요. 빨 수 있는 옷은 위의 셔츠와 양말, 신발 깔창 정도였어요. 이거라도 빨 수 있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라며 빨래를 하고 밖으로 널러 나갔어요. 숙소 앞에 불을 켜놓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로 칠흑같은 밤이었어요. 밖에 빨래를 널어놓을 빨랫줄이 있을 리 없었어요. 문에서 나가자마자 바로 길이었으니까요. 문 앞에 나무 벤치가 하..

복습의 시간 - 47 중국 여행 간쑤성 유원역, 둔황 야시장 甘肃省 柳园站, 敦煌夜市

기차역을 빠져나오다 뒤를 돌아보니 기차역은 황량하기 그지 없었어요. "야, 빨리 가자." 친구가 재촉했어요. 류원역에서 둔황까지는 140km. 빵차를 타고 둔황까지 가야한대요. 14km 면 친구와 오기로라도 걸어보겠는데 140km는 무리였어요. 이건 그냥 불가능이었어요. 140km 면 3일을 짐 없이 이틀을 꼬박 걸어도 절대 못 가요. 아마 3일째에 반송장 되어서 둔황 입구에 도착할 수 있을 거에요. 이것도 짐이 없을 때 이야기고, 지금은 짐이 있으니 그보다 훨씬 많이 걸릴 거에요. 무슨 실크로드 환상에 미쳐서 삼장법사의 서유기, 혜초의 왕오천축국기를 뼈에 새기겠다는 것도 아니고 이런 짓은 할 짓이 아니었어요. 즉, 마지막 빵차도 놓치면 쓸 데 없이 류원역에서 노숙해야 하고, 다음날 아침에 둔황으로 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