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200

전래동화에서도 비싼 것은 욕먹는구나

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를 읽다보면 가끔씩 타지키스탄에서 사용하는 타지크어 지식을 요구할 때가 있어요. 그 이유는 우즈베크인과 타지크인들이 서로 많이 섞여 살고 있는데다 (사마르칸트, 부하라는 타지크인들의 도시랍니다. 민족 분포선과 국경이 많이 안 맞아요) 옛날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행정 및 문학 언어로 페르시아-타지크어를 많이 사용했거든요. 그래서 이런 동화를 읽을 때 의외로 타지크어 사전을 찾아보아야 할 때가 있어요. 현대 우즈베크어 사전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 단어들이 있거든요. 그런 건 대체로 타지크어 사전을 뒤적여보면 뜻이 있어요. 참고로 여기서 현대 우즈베크어 사전은 우즈베크어-한국어 사전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우리나라에 나와 있는 우즈베크어-한국어 사전은 진짜 최악, 아니, 개최악임. 이건 차후 ..

비 내리는 타슈켄트

어제는 새벽부터 하루 종일 비가 내렸어요. 도대체 얼마나 추워지려고 비가 이렇게 주룩주룩 내리는 것인지... 이제 겨울 특유의 스산함이 스물스물 기어올라오는 것 같네요. 참고로 재미있는 것은, 이 나라에서 남자들은 우산을 별로 안 써요. 비가 어지간히 많이 오지 않는 한 우산을 쓰고 돌아다니지 않는답니다. 그냥 맞고 다녀요. 그냥 귀찮아서, 또는 비가 워낙 적게 내리는 동네라 비 맞는 게 좋아서 등등 여러 가설을 세워보았고, 현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무언가 뚜렷한 답은 구하지 못한 상태. 그리고 이 나라는 비가 많이 내리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우산 구하는 것이 어려워요. 혹시 봄, 겨울에 오시는 분들, 또는 오래 체류하시러 오시는 분들은 우산 꼭 챙겨오세요.

타슈켄트는 지금 홍시가 제철

요즘들어 시장에 종종 가고 있어요. 사실 시장에 매일 가는 것은 이상할 것도 아닌 것이, 저는 냉장고에 무언가 있는 걸 매우 싫어하거든요. 웬만하면 조금씩 사서 그날 먹어치우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거의 매일 시장에 가다시피해요. 하지만 요즘은 다른 이유가 있어요. 그것은 바로! 홍시!!!!! 너무 좋아! 참고로 이건 홍시 2kg. 가격은 3천숨. 홍시 한 번 사러 가면 진열대에 있는 걸 쓸어오듯 해요. 그래봐야 보통 2kg이지만요. 그리고 이렇게 하는 이유는 결정적으로... 집에서 숙성시켜야 하거든. 일단 매일 시장에 매의 눈이 되어서 몇 번이고 목표물을 찾아 헤매요. 그러다 목표물이 나타났다? 생각 필요 없어요. 그냥 미친듯 싹쓸이. 물론 한 진열대에서도 잘 골라야해요. 여기서 배우는 생존 우즈베크어...

타슈켄트에서 소나기가 내린 밤

요즘들어 날이 이상할 정도로 따뜻하다. 한국에 있는 분들은 춥다고 난리인데, 여기는 왜 겨울옷을 꺼냈는지 후회가 될 정도로 따스하다. 낮 최고 20도를 넘기고 있다. 아침에는 조금 쌀쌀해서 겨울 코트를 입고 가도 문제가 안 되는데, 낮에는 겨울 코트 입으면 매우 덥다. 저녁이 되어서 이유없이 핸드폰으로 집 앞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방에 들어와 할 일 하고 있는데 콰르릉 쾅 천둥 번개가 무섭게 쳐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창문에서 누가 조그만 돌멩이를 던져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창밖을 보니 씨알이 매우 굵은 빗방울이 무섭게 떨어지고 있었다. 이런 비를 소나기라고 하기도 조금 그런 것이, 이 나라 비는 한국 비에 비해 근성이 별로 없는 편이다. 길게 좌악 내리기보다는 종종 몰아쳐서 확 퍼붓고 끝난다. 단, ..

우즈베키스탄, 2013년을 '번영하는 삶의 해'로 발표

오늘은 12월 8일. 그리고 토요일이에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12월 8일이 제헌절이랍니다. 이날 헌법을 발표한 것이죠. 1992년 12월 8일에 헌법을 발표했으니, 올해는 정확히 헌법 발표 20주년이죠. 국제적으로 본다면 독립 20주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치 우리나라가 광복은 1945년에 했지만, 국제 무대에서 독립국가로 당당히 인정받은 것은 1948년 헌법을 발표한 시점부터인 것처럼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제헌절은 공휴일입니다. 그런데 토요일이에요. 직장에 나가는 사람들은 토요일도 일하기 때문에 쉬는 날로써 의미가 있겠지만, 저는 토요일에 원래 쉬기 때문에 조금 아쉬워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최근들어 제헌절이 중요해진 이유는 다음해 1년을 어떤 목표를 가지고 집중적으로 추진할지 슬로건을 발표하기 때문이에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잘 틀리는 글자

어렸을 적 받아쓰기 해 본 기억이 모두 있으실 거에요. 저도 초등학교 3학년까지 학교에서 받아쓰기를 하곤 했어요. 받아쓰기를 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은 다름 아닌 받침들. 한국어에서는 받침이 오직 ㄱ,ㄴ,ㄷ,ㄹ,ㅁ,ㅂ,ㅇ - 이렇게 7개 소리로만 나죠. 이것을 잘 넘겼다 싶으면 또 나오는 것이 '읽다, 삶다' 와 같은 이중자음으로 된 받침들. 이중자음으로 된 받침들은 저도 가끔 햇갈릴 때가 있어요. '돌, 돐'처럼 둘 다 인정이 되는 건 상관이 없는데, '졸음'이 맞는지 '졺'이 맞는지 희안하게 햇갈릴 때가 가끔 찾아오더라구요. 더 웃긴 건 별 생각없이 쓰면 맞는데, 깊이 생각하며 쓰려고 하면 그때부터 햇갈리기 시작한다는 것. '안'과 '않'의 차이야 워낙 유명하고 악명 높다보니 그다지 햇갈리지 않는데 ..

타슈켄트의 겨울은 얼마나 추울까

결국은 또 돌아온 겨울. 겨울만 되면 마음이 심란해져요. 추위를 매우 싫어하는데다 물가도 뛰기 때문에 겨울이 오면 마음 속에는 태풍이 몰아치는 것 같아요. 추워서 얌전히 집에 있는데 왜 지출은 밖에 뽈뽈뽈 돌아다니는 여름보다 더 늘어나는 것인지... 하지만 요즘은 매우 따스하답니다. 11월에는 여기도 꽤 추워서 겨울 코트 꺼내입고 다니는데 요즘은 낮에 그렇게 입고 다니면 조금 덥게 입고 다니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에요. 요즘 타슈켄트의 겨울 기온입니다. 한국은 영하네, 폭설 내리네, 주변 국가인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도 폭설에 추위라는데 여기는 그딴 거 없어요. 마음같아서는 내심 30도까지 올라가주기를 바라고 있는데 30도까지는 무리네요. 그래도 일기예보를 보면 목요일에 20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참 ..

멜론이 흔한 우즈베키스탄에는 이런 것도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멜론이 정말 많이 나는 나라에요. 그 종류만 130가지가 넘는다고 해요. 즉 제가 여러 멜론을 먹어보았다고 여러 글을 올렸는데, 그거 다 해봐야 10% 채 안 된다는 불편한 진실. 아...진짜 쪽팔리네요. 우즈베키스탄 산다고 하면서 우즈베키스탄 멜론 종류 가운데 50%는 고사하고 10%도 못 먹었다니요...지금껏 정말 다양한 멜론을 먹어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먹은 건 정말 새발의 피도 안 되네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멜론 20톤을 수출했다는 뉴스를 보았어요. 호라즘 멜론이 수출되었다고 하더군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우즈베키스탄 멜론을 접할 수 있게 되나봐요. 하여간 여기는 지금은 멜론이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지다시피 했지만, 멜론이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 나라. 달다 못해 목이 타는 ..

우즈베키스탄 이슬람의 특징

우즈베키스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조금 알아본 후 물어보는 질문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에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술이랑 돼지고기 팔아요? 거기 이슬람 국가라고 하던데요." 예, 술 많이 팔고, 돼지고기도 팔아요. 돼지고기는 많이 파는 편은 아니나, 타슈켄트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술은 정말 많이 팔아요. 마시는 사람도 많구요. 이 나라 포도주는 맛있어요. 확실히 포도가 좋아서 그런지 포도주가 맛있고, 가격도 싸요. 사실 '이슬람'에 대해 다루기란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 이유는 '기독교', '불교'는 우리나라에 잘 정착했기 때문에 굳이 쉬운 이야기부터 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어요. 예를 들어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 및 교리의 특성에 대해 굳이 서기 0년 즈음까지 이야..

모두 즐거운 12월 보내세요!

12월이 왔다는 것을 이제야 체감하고 있어요. 정작 12월 1일이 거의 다 끝나서야 아...12월이 시작되었구나...하고 있지요. 정말 오랜만에 주말에 밖에 나갔어요. 타지키스탄 여행갈 즈음부터 주말에는 절대 안 나가고 집에서 쉬고 잠자느라 정신없었던 거 같았는데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져서 모처럼 나갔다 왔어요. 한국도, 다른 나라도 춥다고 하던데, 여기는 오히려 기온이 풀려가고 있어요. 지난주에는 얼음이 얼어 있었는데 지금은 밤에도 얼음 얼고 서리 내린 곳이 없어요. 낮 최고 기온도 10도대를 회복했죠. 제발 이대로 쭈욱 제가 한국 돌아갈 때까지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모두 추운 겨울이지만 따스하고 포근한 12월 보내세요!

우즈베키스탄 마스크쇼

우즈베키스탄은 '소문'이 중요한 나라에요. 왜냐하면 모든 정보를 소문을 통해 입수하거든요. 우리나라 같으면 사회의 안 좋은 면도 방송을 통해 볼 수 있지만 이 나라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아주 가끔 특집 형식으로 나오는 것 말고는 방송과 신문에서 거의 접할 수 없거든요. 이 나라에는 '마스크 쇼'라는 게 있어요. 이게 자주 열리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 정말 어쩌다 가끔 한 번 일어나는 일이에요. 그러면 이게 어떤 행사일까요? 어렸을 때 보았던 마스크맨 복장으로 사람들이 거리에 우루루 몰려나와 덩실덩실? 아니면 마스크 쓰고 단체 자동차 폭주? 그도 아니면 음란행위? 저도 마스크쇼를 처음 들었을 때 무슨 말인가 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정말 중대형 범죄 현장을 급습해 덮치는 걸 '마..

감을 살 때 매의 눈이 되어야하는 이유

우즈베키스탄에서 살며 과일은 참 많이 먹었어요. 요즘은 거의 안 먹지만, 여름, 가을에는 밥 대신 과일을 먹을 정도로 과일을 매우 많이 먹었죠. 이유는 간단해요. 싸고 엄청나게 맛있으니까요. 여름, 가을에는 신 맛이 나는 과일을 찾는 게 단 맛이 나는 과일을 찾는 것보다 더 어려워요. 하지만 여기는 저장시설이 안 좋은 나라. 그래서 몇 번이고 시장을 돌아다녀야 해요. 저는 물건 하나 사려고 시장을 몇 바퀴 도는 것을 참 안 좋아하지만, 몇 번 과일 잘못 산 후로는 열심히 시장을 돌아다니고 충분히 과일을 비교해본 후 과일을 구입해요. 안 그러면 돈 날리고 쓰레기만 늘거든요. 우리나라는 좋은 과일을 파는 가게 한 곳 알면 그 집 가서 계속 구입해먹게 되는데, 여기는 그런 게 별로 없어요. 질 좋은 과일을 파..

우즈베키스탄에도 컨닝이 있다

학생 있는 곳에 컨닝이 없을 수가 없죠. '태어나서 지금까지 주변에 컨닝하는 사람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한다면 그건 99% 거짓말일 거에요. 당연히 이 나라도 컨닝이 있어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선생이 컨닝페이퍼를 돈 받고 판다는 것이죠... 그러면 이런 일은 왜 일어나는가? 가장 큰 문제는 교사 월급이 매우 적다는 데에서 출발해요. 교사가 월급이 적다보니 다른 방법을 통해 돈을 벌어야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암암리에 학생이 선생에게 점수를 돈을 주고 사는 일이 벌어져요. 정말 웃긴 것은 선생이 점수를 사겠다는 학생의 제의를 거절하자 학생이 선생을 두들겨 팬 사건도 있다는 것이죠. 오히려 돈을 안 받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고 할 정도이니 초중고교 교육에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외국에서 라면 살 때 주의할 점

외국에서 살다보면 한국 라면 참 그립죠. 한국에서 자취하며 엄청 먹어대었는데, 아니 그 이전부터 엄청 먹어대었기 때문에 뼈 속에 새겨진 맛이랄까요? 저는 한국에서 라면을 하도 먹어서 밥이 그리운 만큼 라면이 그리워요. 물론 우즈베키스탄에도 라면이 있기 때문에 대리 만족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이건 한국에서 먹던 라면이 아니다보니 그 허전함의 10%밖에 채워주지를 못해요. 아무리 라면 국물 맛을 내려고 고춧가루도 넣어보고 후추도 넣어보고 소금도 넣어보고 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 그러다 작정하고 가스피탈리에 가서 한국 라면을 사 왔어요. 슈퍼 들어가는 순간 눈알이 뱅글뱅글...그냥 슈퍼를 통째로 들고 나오고 싶었어요. 라면은 물론이고 냉동 삼겹살에 과자까지 다 있었어요. 그래서 이성의 끈을 놓고 먹고 ..

우즈베키스탄 환율, 안정세로 가는가?

올해는 환율 변화가 꽤 심했어요. 제가 2월에 왔을 때 1달러에 2800, 그리고 쭈욱 떨어져서 2700 근처까지 갔다가 여름이 되며 2850까지 치솟았어요. 아마 숫자로만 이야기하면 감이 잘 안 오실테니 약간의 이야기를 해 드리자면... 100달러를 바꾸었을 때 2700숨과 2850숨의 차이는 15000숨 차이가 나요. 일만 오천 숨 차이죠. 이 일만 오천 숨의 차이가 얼마나 큰가를 따지기 위해서는 가격이 대체로 일정한 공산품 및 식당 밥값으로 비교하는 법도 있어요. 이 경우 15000숨은 현지 레스토랑에서 그럭저럭 먹을 수 있는 가격이에요. 시장에서 밥을 먹는다고 하면 3~5끼 정도 나오죠. 시장에서 밥은 3000~5000숨 이거든요. 무엇을 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대체로 15000숨이면 3끼 나..

우즈베키스탄에서 삼겹살 구워 먹기

우즈베키스탄에도 삼겹살이 있다는 것은 전에 이야기했었어요. 사람들이 우즈베키스탄은 이슬람 국가인데 돼지고기 구할 수 있냐고 많이 궁금해하시더군요. 당연히 구할 수 있어요. 여기 무슬림들은 돼지고기가 담겼던 그릇은 40일간 씻어야 다시 쓸 수 있다고 하기는 하지만, 이 나라 사람들 전부 무슬림도 아니고, 특히 타슈켄트에는 한국인 많아요. 가스피탈리 가면 거의 다 있어요. 오늘은 조금 돈을 더 주고 먹기 편한 삼겹살을 구해왔어요. 다른 도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타슈켄트에서는 돼지고기 구하는 게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아요. 고기의 출처는 가스피탈리 시장 근처의 한국 가게. 여기서는 키르기즈스탄 돼지 고기를 수입해 구워먹기 좋게 잘라서 판다고 하는데 정확히 이게 키르기즈스탄 돼지인지까지는 모르겠어요. 역시 가..

타슈켄트에 서리 내렸네요

원래 어제 글을 올리려 했으나 어제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골아떨어져서...사실 버스 안에서부터 서서 졸았어요. 사람들 다 저보고 웃는 거 같던데 그냥 졸려서 계속 꾸벅꾸벅 졸았네요. 어제 아침 밖에 나와보니 드디어 타슈켄트도 서리가 내렸더군요. 그리고 오늘 새벽에 일어나 오늘 올릴 여행기 올리고 다른 분들 블로그에 놀러가 글을 보는데 한국은 눈이 왔다고 하고, 키르기즈스탄에 계신 해동공자님께서는 비슈켁에 눈이 쌓였다고 하셨어요. 저는 아직 춥다고 찡찡대면 안 되겠군요... 모두 날씨 많이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 보내세요!

우즈베키스탄에 초겨울을 알리는 비가 내리네요

지난주는 정말 따뜻했어요. 낮 최고 20도도 넘어가는 날이 이어져서 정말 행복했어요. 게다가 집에 히터까지 나와서 집안에서는 반팔을 입고 돌아다니는 짓까지 했어요. 그런데 겨울이 기다리다 짜증났는지 오늘은 아침부터 비를 퍼부어 버리네요. 집에서는 홍시를 만들고 있어요. 사실 만들고 싶어서 만드는 게 아니라 지지난주 초에 사온 감이 아직도 떫은 맛이 나서 그냥 푹푹 묵히는 중이에요. 홍시가 되면 먹고, 썩으면 버리자는 심보랍니다. 그런데 이 감이 홍시가 되기도 해서 감을 아예 왕창 사놓고 다 저렇게 푹푹 묵혀볼까 고민중이에요. 감이 더 비싸지기 전에 잔뜩 사서 푹푹 묵힌 후, 냉동실에 얼려놓고 겨울 내내 먹을까 하구요. 하늘은 쩅하게 갤 줄 모르고 있어요. 빨리 구름이 걷혀야 내일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따..

외국에서 먹은 팔도 남자라면

오늘은 정말 밥 해 먹기 귀찮은 날. 요즘 들어 계속 낮에 잠만 와서 손가락 하나 꿈쩍이기가 싫어요. 이런 날은 바로 라면 끓여먹는 날. 여기에서는 라면도 별미에요. 절대 함부로 먹을 음식은 아니에요. 그도 그럴만한 것이 한국 라면 한 봉지가 3~4천 숨 하거든요. 3~4천숨이면 시장에서 밥 한 그릇 먹는 가격.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 라면을 구하기는 쉬워요. 가스피탈리 시장 주변에 한국 식품 파는 가게들이 있거든요. 가스피탈리 주변에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살다 보니 여기 가면 웬만한 것은 다 구할 수 있어요. 그래서 끓여먹은 남자라면. 이건 올해 처음 먹어보는 라면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조금 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한국 라면은 비싸서 사먹은 적이 없었지만, 날이 추워지니 역시나 얼큰한 국물이 땡기더..

우즈베키스탄에도 학원과 과외가 있다

외국 나가서 한국에 대해 조금 들은 외국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한국의 교육 문제에 대해 말하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어요. 한국에서는 애들이 불쌍하다, 어떻게 11시 넘게 학원에 가고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냐 등등이요. 그리고 사실 생각해보면 외국인과 이야기할 때 학원을 빼고 이야기하려고 하면 학창시절 이야기할 게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학원을 한 번도 안 다녀본 사람 찾기도 어렵고, 설령 자신이 학원을 한 번도 안 다녔다고해도 주변 사람들까지 학원을 한 번도 안 다녔다는 사람은 아직까지 보지를 못했어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학원 이야기를 제외하고 학창시절을 말할 수 없는 게 일반적인 한국인. 그런데 문제는 이런 '학원'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단어인데, 정작 이 ..

우즈베키스탄에도 단감이 있어요

제목 그대로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단감이 있어요. 요즘 시장 가면 단감이 많이 나와 있답니다. 생긴 것은 크게 세 가지에요. 우리나라 단감처럼 생긴 것, 대봉감처럼 생긴 것, 그리고 단면이 네잎 클로버처럼 생긴 것이 있어요. 감을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시장에 가서 감을 사 왔어요. 별로 모험이나 도전이랄 것도 없는 것이 시장 가서 시식해보고 괜찮으면 사오는 거라 크게 모험을 할 것은 없었어요. 몇 집 돌아다니며 시식을 해 본 후, 제일 괜찮은 집 가서 사오면 되요. 우즈벡어로는 '옙 쿠리슈 뭄큰므?' (Yeb ko'rish mumkinmi?) 라고 하면 되요. 직역하면 '먹어보아도 되나요?'에요. 전체 문장에서 '므'를 높이고 강조하는 게 포인트. 책으로는 '맛 보아도 되나요?'라고 '타틉 쿠리슈 뭄큰므?'..

우즈베크어 숫자

우즈베키스탄에 오면 이렇게나 영어가 안 통할 수도 있나 싶어요. 계속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영어 잘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최소한 숫자는 외워서 오시는 게 좋답니다. 러시아어로든, 우즈벡어로든요. 참고로 우즈벡어에서 i는 경우에 따라 '으'로도 발음되고 '이'로도 발음됩니다. 어말의 t는 묵음이 되며, 어말의 k는 y가 되죠. 1 bir 브르 2 ikki 익키 3 uch 우츠 4 to'rt 토르 5 besh 베슈 6 olti 올트 7 yetti 옛트 8 sakkiz 삭크즈 9 to'qqiz 톡크즈 10 o'n 온 20 yig'irma 이기르마 30 o'ttiz 오투즈 40 qirq 크르크 50 ellik 엘리 60 oltmish 올트므슈 70 yetmish 옛트므슈 80 sakson ..

키릴 문자 자판 외우기

며칠 전 여행기를 드디어 다 썼어요. 하루에 한 편씩 올리니 아마 11월중에 다 올리지 않을까 하고 있어요. 5월부터 계속 해 온 밀린 여행기 쓰기를 다 끝냈다는 생각에 속이 후련하더라구요. 문제는 이게 끝나니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여행기 쓸 때에만 해도 '여행기 끝나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책도 읽고,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리고 해야지!'라고 결심했는데 웬 걸...여행기 다 쓰자마자 며칠째 잠이나 펑펑 자고 싶다는 생각 뿐이네요. 지금은 그냥 책장을 들추어보는 것 자체가 싫어요. 그래도 아무 것도 안 하고 빈들거리다가는 분명 귀국할 때 후회만 가득할 거 같아 어제부터 시작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키릴 문자 자판 외우기! 지금까지는 키릴 문자 자판을 쓸 일이 ..

아직도 안 끝난 우즈베키스탄 멜론의 세계 - 가을 멜론편

우즈베키스탄 멜론에 관한 글을 이미 몇 차례 올렸어요. 하지만 아직도 멜론 이야기가 안 끝났어요. 그만큼 우즈베키스탄은 다양한 멜론의 나라랍니다. 지금은 가을 멜론이 나오고 있어요. 이것도 거의 끝물이죠. 겨울 멜론도 있다고 하지만 이것은 정말 보기 어려운 편이에요. 저도 2월에 초르수 바자르에서 파는 것을 본 게 전부. 겨울 멜론도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 사서 먹어보기는 했는데, 그때는 저 역시 우즈베키스탄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이름을 물어보고 사진을 잘 남기고 하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어요. 그때만 해도 '듸냐'가 우즈베키스탄 멜론의 한 종류인 줄 알던 무지하고 미개한 원시인 시절. 저 이야기 우즈베키스탄 현지인에게 이야기했다가 현지인이 깔깔거리며 뒤집어졌었어요. 우즈베크어 '코분'이 ..

중앙아시아 포도 종류 - Kish mish

이제 겨울이 오고 있어요. 오늘은 날이 갑자기 많이 풀려서 따뜻하고 습하지만, 이것도 일주일 정도 지속되고 다시 추워진다고 하고 있어요. 계절이 바뀌며 안 좋은 점은 이제 여기 농산물 가격이 뛰고 있다는 것. 1000숨도 안 하던 감자 1kg이 이제 1200숨까지 하고 있어요. 당연히 과일도 웬만한 과일들은 다 들어갔어요. 지금 나오는 과일들은 사과와 감. 포도는 이제 거의 끝물이에요. 오늘 소개할 포도는 Kish mish 라는 포도에요. 지난번 소개했던 Oq Husayn은 이제 끝물이라서 여름에 먹었던 것만큼 맛있지가 않아요. 지금은 그래서 Kish mish를 사 먹고 있어요. 오른쪽에 보이는 보라색 포도가 바로 Kish mish (크슈 므슈)에요. 왼쪽 초록색 포도가 Oq husayn 이구요. kis..

중앙아시아 포도 종류 - Oq Husayn

요즘 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제게 그것은 단순히 추워졌다는 의미 뿐이 아니에요. 식비 지출이 늘어나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여름에는 우즈베키스탄 물가가 매우 저렴해요. 관광객이야 큰 영향을 못 받지만, 현지 살면 여름에는 물가가 정말로 저렴하답니다. 과일도 많이 나오고 야채도 풍부하거든요. 그런데 이 쓸모 없는 겨울이 오면서 과일도 싹 들어가고 물가는 올라가고 있어요. 아직 과일이 다 들어간 것은 아니랍니다. 지금은 사과와 감이 나와요. 그나마 마지막까지 힘을 내주고 있는 것은 포도. 우즈베키스탄에는 매우 다양한 포도 종류가 있어요. 포도 우표가 나왔었는데, 그때 7종류인가 나왔었어요. 그 우표를 구해보려고 했는데 아직까지 보기만 하고 구하지는 못했답니다. 제가 여기에서 주로 먹는 포도는 Oq Husayn..

타슈켄트도 가을이 깊어가네요

굳이 알려줄 필요도 없는데 가을을 알려준다고 비가 내렸어요. 그리고 기온은 더 떨어졌구요. 여기도 가을이 깊어가네요. 타슈켄트의 가을은 얼마나 삭막할까 상상하고 있었는데 타슈켄트의 가을도 꽤 괜찮더라구요. 일단 나무가 많아서 삭막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더라구요. 제게는 서울에서 보던 가을보다 더 예쁘네요. 나무가 정말로 많아서 나뭇잎이 단풍드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확 바뀌거든요. 여기 나무들이 한국의 단풍나무나 은행나무처럼 강렬한 원색적인 색깔로 단풍이 들었다면 정말 보기만 해도 아찔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온 거리가 시뻘겋고 샛노란 빛으로 가득 찼을 테니까요. 봄, 여름, 가을의 풍경은 나무가 많아 꽤 아름다운데 겨울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엄청 스산한 풍경으로 돌변한답니다. 겨울이 오지 못하게 가을을 초..

자신의 우즈베크어 이름 찾는 방법

한국인의 이름은 외국인들이 상당히 이상하게 발음해요. 심지어는 자기를 부르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희안하게 불러대는 경우가 많죠. 특히 이름 가운데 모음 '어, 여, 으'가 들어가 있다면 아주 높은 확률로 외국인들이 엉터리로 발음합니다. 꼭 저 모음들만 이상하게 읽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외국에서 살다 보면 보통 현지어로 된 이름을 하나 만들게 됩니다. 사람들이 이름을 기억도 잘 못하고, 이상하게 불러대는 경우가 많아서 자기가 편하게 살기 위해 현지어로 된 이름을 만들죠. 또는 한국에서 사는데 외국인과 자주 만나야해서 외국어로 된 이름을 만드는 경우도 있구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살면서 우즈베크어로 된 이름을 만드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랍니다. 한국어 이름을 잘 발음하지 못하거든요. 기억도 잘 못하구요...

대한민국 국민, 키르기즈스탄 60일 무비자 방문 가능

2012년 7월 21일부터 대한민국 국민은 키르기즈스탄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게 되었다. 무비자 방문 기간은 60일. 이 법은 2020년 12월 31일까지 유효하다. 이 법으로 키르기즈스탄에 무비자 입국을 할 수 있게 된 나라들은 다음과 같다. 아시아 대한민국,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폴, 카타르, 브루나이, 바레인 오세아니아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유럽 벨기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바티칸, 영국, 헝가리, 독일, 네덜란드, 그리스, 덴마크,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리히텐슈타인, 룩셈부르크, 몰타, 모나코,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핀란드, 프랑스, 크로아티아, 체코, 스위스, 스웨덴, 에스토니아 북아메..

우즈베키스탄의 유재석? Jahongir Poziljonov

우즈베키스탄 TV를 보다 보면 광고에 잘 나오는 배우가 한 명 있어요. 광고로는 Artel 이라는 가전 제품 회사와 Beeline 라는 통신 회사 광고에 잘 나와요. 이 두 회사는 광고를 엄청나게 많이 하는 회사라서 거리에서도 광고를 쉽게 볼 수 있어요. 이 사람은 Jahongir Poziljonov. 우즈베키스탄에서 매우 유명한 배우 겸 가수에요. 가수는 Bojalar guruhi에서 메인 보컬로 활동하고 있어요. 우즈벡 사람들은 자혼기르의 노래가 다른 노래와는 다른 독특한 스타일의 노래라고 해요. 그리고 목소리가 매우 특이해서 한 번 들으면 쉽게 이 사람이라는 것을 소리만 듣고 알 수 있죠. 또한 Jahongir는 영화 배우이기도 해요. 위에 유투브 링크를 걸어놓은 뮤비 가운데 가장 마지막 노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