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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망상 속의 동해 (2022) 20

망상 속의 동해 - 20 강원도 동해시 KTX 기차역 묵호역

논골마을 아랫쪽을 향해 걸어내려갔어요. "다 내려왔다." 논골마을 입구로 돌아왔어요. 몇 시인지 봤어요. 2022년 7월 19일 13시 7분이었어요. "널널하겠다." KTX 기차를 타기 위해 묵호역으로 가야 했어요. 오후 2시 서울행 KTX 기차였어요. 기차 시각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아 있었어요. 한 시간이면 어떻게 해도 묵호역까지 가고도 남는 시간이었어요. "봐, 안 늦다니까." 친구가 시간 널널하다고 했어요. 저도 마음이 놓였어요. 시간에 쫓기지 않고 돌아다녀도 되었어요. 돌아다닌다고 해도 멀리 가거나 새로운 곳을 가지는 않을 거였어요. 기껏해야 어시장이나 한 번 더 보고 동쪽바다 중앙시장을 한 번 더 가서 그 안에서 조금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정도가 될 거였어요. 더 갈 곳도 없었고, 더 갈 수도 없..

망상 속의 동해 - 19 강원도 동해시 논골담길 바람의 언덕 전망대

또 다시 온 논골마을. 친구와 논골마을 논골담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 옆으로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어요. 산제골 마을이었어요. 전날 본 풍경이었지만 다시 봐도 너무 아름다웠어요. '저기는 뭔 일이 있었던 거지?' 전날 논골마을에서 본 산제골 마을 풍경이었지만 느낌이 조금 달랐어요. 산제골 마을 꼭대기에 있는 시꺼멓게 불타버린 건물. 저 건물 안에는 침대 매트리스와 밥통이 있었어요. 얼핏 보면 아무도 안 사는 것 같지만 친구와 옆을 지나가며 봤을 때 사람 사는 흔적이 있었어요.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아니라 '살고 있는' 흔적이 있어서 조금 무서워서 도망치듯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어요. 불타버린 건물 옆에는 아시바로 짜놓은 구조물이 있었어요. 이것은 아무리 봐도 공사장 같았어요. 이쪽 경치가 좋..

망상 속의 동해 - 18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달동네 산제골 마을

어시장에서 나와서 묵호시장으로 갔어요. "여행 하루만 더 하면 딱인데..." 친구와 여행을 하루만 더 하면 아주 완벽한 일정일 거였어요. 만약 7월 19일에 서울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정을 하루만 더 늘려서 7월 20일에 서울로 돌아간다고 한다면 전날 왔던 곳을 계속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었어요. 바로 강릉시로 올라가서 버스를 타고 속초로 넘어가도 되었어요. 동해시를 보고 버스로 동해안 감상하며 북쪽으로 올라가서 속초 가서 놀다가 서울로 돌아가면 완벽한 여행 일정이었어요. 동해안을 너무 잘 즐기고 돌아가는 여행이었어요. "걔 약속 취소하면 안 돼?" "안 돼. 걔 오늘 밖에 시간 안 된대. 그리고 약속 취소하면 걔 엄청 삐져." 전날 묵호시장에 왔을 때였어요. 친구는 다른 지인한테서 전화가 왔다고 하며..

망상 속의 동해 - 17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동쪽바다 중앙시장 어시장

"야, 식혜 완전 진하고 맛있어!" 친구는 식혜를 마시며 아주 기뻐했어요. 식혜 맛이 매우 진하고 맛있다고 했어요. "한 입 마셔볼래?" "괜찮아." 친구는 제게 식혜를 한 모금 마셔보라고 했어요. 괜찮다고 했어요. 만약 진심으로 마시고 싶었다면 친구가 식혜를 구입할 때 저도 같이 한 잔 구입했을 거에요. 진짜로 식혜 마시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식혜를 사지 않았어요. 친구는 얼마나 맛있는지 제게 식혜 한 모금 마셔보라고 연신 권했어요. 친구가 몇 번 권했지만 마시지는 않고 잘 되었다고 친구를 축하해줬어요. 친구와 묵호항 동쪽바다 중앙시장 어시장을 향해 걸어갔어요. 논골마을 기념품점으로 급히 갈 필요 없었어요. 전날 걸으며 봤던 길이지만 다시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감상하며 가기로 했어요. "..

망상 속의 동해 - 16 강원도 동해시 발한동 불교 절 조계종 제4교구 대원사

"성당 갔으니까 절 갈까?" 친구가 성당에서 나오더니 절에 가지 않겠냐고 했어요. "절?" "너는 불교잖아." "아, 그렇기는 한데..." 친구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 저는 날나리 불교도. 저는 불교를 믿기는 하지만 수계도 안 받았고 정해진 절도 없고 매주 법회에 가지도 않아요. 그냥 불교니까 불교에요. 절을 지나가게 되면 절에 가서 법당에 들어가서 삼배 드리고 나오는 수준이에요. 독실함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요. 가는 길에 절이 있으면 가는 거고 없으면 안 가요. 일부러 막 찾아다니며 다니지는 않아요. "여기 절 있긴 있어?" "찾아보면 나오지 않겠어?" 친구가 지도를 봤어요. 근처에 절이 한 곳 있었어요. "여기 절 있네?" 망상해수욕장을 안 가기로 하자 딱히 갈 곳이 없었어요. 논골마을 논골담길 가서..

망상 속의 동해 - 15 강원도 동해시 가톨릭 성당 천주교 춘천교구 바다의 별 묵호성당

친구와 숙소로 돌아왔어요.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드러누웠어요. 친구는 드러눕더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어요. 저는 제 스마트폰을 일부러 외면하고 있었어요. "여기 뭐 있나 한 번 찾아볼까?" 다음날 오전 일정은 망상해수욕장이었어요. 저는 여기에 뭐가 있는지 더 찾아볼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일정은 정해져 있었어요. 만약 망상해수욕장을 안 간다면 논골마을과 묵호항이나 갔다올 생각이었어요. 다음날은 숙소에서 체크아웃한 후 짐을 다 짊어메고 다녀야 했어요. 짐이 많지는 않았지만 돌아다닐 때 거추장스러웠어요. 게다가 뜨거운 여름이라서 조그만 짐이라도 몸에 붙어 있으면 더 뜨겁고 땀이 좍좍 날 거였어요.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있다!" "어? 진짜?" 친구가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동해시 편을 찾았어요. ..

망상 속의 동해 - 14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도째비골 해랑 전망대

"우리 어디 갈 거?" 친구는 내심 숙소로 돌아가서 쉬고 싶어하는 눈치였어요. 힘들다고 하고 있었어요. "아까 도째비골에서 바다쪽에 있는 전망대까지 가자." "거기?" "거기까지만 갔다가 돌아가자. 내일 망상 갈 건데 다 보고 가야지." 친구에게 아까 묵호등대 옆에 있었던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아래에 있던 해변에 만들어진 전망대까지만 가자고 했어요. 그 이상은 저도 갈 생각이 없었어요. 딱 거기까지만 갔다가 숙소로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아래에 있는 바닷가에 있는 전망대는 도째비골 해랑 전망대였어요. 다음날은 이쪽으로 오지 않을 거였어요. 오전에 망상해수욕장 갔다가 바로 묵호역으로 가서 서울로 돌아갈 계획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묵호항 근처에 있는 볼 것은 다 보고 가야 했어요. 대충 도..

망상 속의 동해 - 13 강원도 동해시 묵호 논골담길 전망 조망 카페 묵꼬양

곰치국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왔어요. "배 터지겠네." 배가 부르다 못해 배가 터질 거 같았어요. 목구멍 입구까지 음식물이 꽉 찼어요. 곰치국 먹으러 식당 들어갈 때만 해도 배가 그렇게 부르다고 느끼지 못했어요. 아침부터 계속 뭔가 먹어서 뱃속에 음식물이 가득 차기는 했지만 논골담길까지 돌아다니면서 어느 정도 소화가 된 것 같았어요. 그러나 그건 제가 느낀 잘못된 느낌이었어요. 음식을 많이 먹어서 배가 빵빵하게 불러 있었지만 단지 그것을 못 느끼는 상태였을 뿐이었어요. 그래도 곰치국이 뱃속에 들어갔으니 약간 소화가 되기는 했을 거에요. 중요한 건 이제 더 이상 음식을 못 먹을 상태가 되었다는 점이었어요. 여기에서 음식을 더 먹으면 토할 수준이었어요. "우리 내일 아침 못 먹는 거 아냐?" "그럴 수도 있..

망상 속의 동해 - 12 강원도 동해시 동해안 별미 음식 해장국 곰치국

이제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어요. 묵호 분위기를 봐서는 저녁을 빨리 먹어야 했어요. 거리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저녁 7시, 8시에 밥 먹으려고 했다가는 식당이 다 문 닫아버려서 밥 먹을 곳 없게 생긴 분위기였어요. 동해시의 명물 김밥천국을 느껴보고 싶은가? 아니요. 그것만큼은 절대 거절합니다. 여유 부리다가는 식당 문 다 닫아서 저녁 늦게까지 하는 김밥천국에서 '이게 바로 동해의 별미야!'해야 하는 최악의 대참사 발생할 거였어요. 동해시까지 여행 와서 저녁에 김밥천국 가서 김밥 먹고 싶지는 않았어요. 물론 동해시에 있는 김밥천국 가서 김밥 먹어보는 것도 나름의 의의는 있어요. 김밥천국이라고 해서 모든 지역 모든 김밥천국 맛이 똑같지는 않아요. 지역에서 선호하는 맛이 있고 그게 김밥맛에도 약간 반영되..

망상 속의 동해 - 11 강원도 동해시 묵호 등대 전망대, 동해시 마그네틱

"저 집 뭐지?" 강원도 묵호진동 논골담길 거의 끝까지 올라가자 매우 독특한 집 한 채가 나타났어요. 강원도 동해시 묵호진동 논골담길에 있는 가옥들은 벽화가 조성되기는 했지만 매우 수수한 풍경이었어요. 소박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논골담길에서 이 집만 유독 장식이 엄청나게 많고 화려해서 눈에 확 들어왔어요. "여기 뭐 하는 집이지?" 내부를 살짝 들여다봤어요. 기념품점이었어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기념품점 안에는 여러 가지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계산대 앞에는 흙으로 빚어서 구워 만든 작은 집이 수북히 쌓여 있었어요. "동해시 마그네틱도 있네?" 기념품점 이름은 등대그집이었어요. 등대그집 안에는 동해시 관광 기념품으로 냉장고 자석도 판매하고 있었어요. "우리나라 기념품, 정말 많이 발전했어?" 예전에는..

망상 속의 동해 - 10 강원도 동해시 추천 여행지 묵호 논골담길

길을 걷다 보니 가파른 계단이 나왔어요. 옆에는 어린왕자 부조가 있었어요. "이 계단 따라 올라가면 카페 간다는데?" 가파른 계단을 따라 걸어올라가면 '묵꼬양 CAFE'라는 곳이 나온다고 나와 있었어요. "이걸 기어올라가서 카페?" 갑자기 도전정신이 생겼어요. 이런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서 있는 카페는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했어요. "우리 이따 가보자." "어, 여기 가보자." 친구와 논골담길 갔다가 돌아올 때 가파른 계단 꼭대기에 있는 '묵꼬양 CAFE'라는 곳을 가보기로 했어요. 이번에는 묵호시장 입구가 나왔어요. 시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묵호시장은 동쪽바다 중앙시장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북평오일장이 워낙 큰 장이다 보니 다른 시장은 다 사람이 없는 것 같았어요. 묵호시장은 일반적인 ..

망상 속의 동해 - 09 강원도 동해시 발한동 동쪽바다중앙시장

친구와 성당에서 나와서 아까 점심 먹었던 식당쪽으로 다시 걸어갔어요. 식당 앞에서는 식혜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우리 식혜 좀 마시면서 쉬자." 하늘이 맑아지고 있었어요. 엄청 더웠어요. 그렇지 않아도 기온이 높았는데 햇볕도 뜨거웠어요. 오후에 절대 비가 안 내릴 하늘이었어요. 맑은 하늘을 보자 마음이 매우 편해졌어요. 일정을 급하게 계속 진행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날씨가 저녁까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비가 안 내릴 게 분명하니 저녁 늦게까지 시간이 있었어요. 갈 곳이 많이 남은 것도 아니었어요. 갈 곳이라고 해봐야 묵호, 아니면 다른 지역 넘어가는 것 정도였어요. 식혜를 구입해서 북평오일장에 있는 조그만 광장 쪽으로 갔어요. 광장에 의자가 있었어요. 의자에 앉았어요. "뭐? 비? 비는 개뿔." 아침..

망상 속의 동해 - 08 강원도 동해시 구미동 가톨릭 성당 천주교북평교회 동해 북평 성당

흔들다리에서 내려왔어요. "편의점에서 뭐 마실래?" 음료수 하나 마시며 바다를 보면서 조금 쉬고 싶었어요. 친구에게 음료수 하나 마시지 않겠냐고 물어봤어요. "제로 콜라." 친구는 제로 콜라를 마시고 싶다고 했어요.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어요. 친구가 마시고 싶다고 한 제로 콜라를 집어들었어요. 저는 제로 콜라를 싫어하기 때문에 시원한 코카콜라를 집어들었어요. 이래뵈도 내가 코카콜라 주주 저는 미국 코카콜라 주주에요. 비록 1주 갖고 있지만 어쨌든 1주라도 갖고 있으면 주주에요. 2020년 4월 24일에 45.84달러에 매수해서 단 한 번도 팔지 않고 지금까지 계속 갖고 있어요. 여자친구에게 코카콜라 주식 사는 거 어떠냐고 물어보자 그때 여자친구는 그거 매우 길게 봐야 하는 거 알고 있냐고 말했어요. 그래..

망상 속의 동해 - 07 강원도 동해시 추암 촛대바위

"추암 촛대바위까지 걸어가자." 강원도 동해시 북평 5일장에서 추암 촛대바위까지 거리는 4km였어요. 북평 5일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려면 한참 기다려야 했어요. 시간이 아까웠어요. 1분 1초라도 더 아껴야 했어요. 일정이 빠듯해서 그런 게 아니었어요. 오후 강수 확률 80% 2022년 7월18일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 강수 확률은 무려 80%에 육박했어요. 하늘은 매우 흐렸어요. 오전 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어요. 이날 일정은 추암 촛대바위를 갔다가 북평 5일장에 돌아온 후 묵호로 가는 일정이었어요. 묵호는 다음날 묵호역에서 기차 타고 서울 돌아가면 되니까 당장 오후에 비가 내린다면 묵호를 다음날 아침에 보러 나가면 되었어요. 북평 민속 오일장도 대충 보기는 했으니까 돌아와서 점심만 먹..

망상 속의 동해 - 06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 북평 민속 오일장

이불도 안 덮고 이불 위에 드러누워서 그대로 잠들어버렸어요. 눈을 떠보니 커튼 사이로 햇볕이 들어오고 있었어요. 2022년 7월 18일 새벽이었어요. "진짜 깊게 잤네." 오늘은 북평 5일장날. 친구는 인터넷을 찾아보더니 북평 5일장이 전국 3대 전통시장이라고 했어요. 전국 3대 전통시장 기준이 뭔지는 몰라요. 이것도 찾아보면 제각각이에요. 성남 모란장, 전북 익산장, 동해 북평장을 전국 3대 전통시장이라고 하는 글도 있고, 대구 서문장이 들어가기도 하고 충남 강경장이 들어가기도 해요. 그래도 대체로 북평장은 3대 전통시장에 들어가는 편이니 전국 3대 전통시장이라고 해도 될 거에요.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 북평 민속 오일장 장날은 매 3일과 8일이에요. 5일장이기 때문에 이 외의 날에 가면 장이 제대로 안..

망상 속의 동해 - 05 강원도 동해시 한섬 몽돌해변, 동해안 음식 장치찜

고불개를 가려면 절벽 위에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가야 했어요. 산책로는 계속 산으로 올라갔어요. 아래 바다를 감상하며 걸었어요. 눈과 코는 매우 즐거웠어요. "치톤피드 넘치네." "치톤피드?" 제가 치톤피드가 넘친다고 하자 친구가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그 나무에서 뿜어져나오는 거 있잖아." "그건 피톤치드!" "아, 맞다." 치톤피드가 아니라 피톤치드였어요. 숲냄새가 진했어요. 여기에 바다 비린내도 살짝 섞여 있었어요. 코는 산 속에 있고 눈은 아래 바다를 보면 바다에 있었어요. 눈과 코는 분명히 매우 즐거웠어요. 그렇지만 괴로웠어요. 옷을 완전히 잘못 입고 왔어요. 이건 감당이 될 더위가 아니었어요. 아직 땀에 흠뻑 젖지는 않았지만 옷이 땀에 절었어요. 불쾌지수가 치솟는 수준이 아니라 몸에 달..

망상 속의 동해 - 04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 한섬해수욕장

천곡동굴에서 나와서 입구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았어요. 잠시 쉬고 가기로 했어요. 동굴 밖에 나오자 더위가 더 뜨겁게 느껴졌어요. 동굴 안이 워낙 시원해서 동굴 밖에 나오자 밖은 불가마였어요. 바닷가가 멀지 않아서 습도도 높았어요. 피부를 까맣게 태우는 소금기 있는 공기가 뜨끈뜨끈해져서 소금 마사지를 해주고 있었어요. 벤치에 앉아서 둘이 멍하니 있었어요. "헛개수 마실래?" "어." 친구에게 헛개수를 마시겠냐고 물어봤어요. 친구가 마신다고 했어요. 예전에 편의점에서 1+1 행사할 때 사서 하나는 마시고 하나는 가방에 넣어서 계속 들고 다니던 헛개수를 꺼냈어요. 친구와 헛개수를 나눠서 마셨어요. "이제 우리 뭐할거?" "해변이나 갈까?" 천곡동굴 이후 아무 계획도 없었어요. 2022년 7월 17일 일정은 오..

망상 속의 동해 - 03 강원도 동해시 천곡황금박쥐동굴

"우리 이번에는 맛집 알아보지 말고 그냥 가보자." "느낌 오는 곳 있으면 막 들어가서 먹어?" "어. 옛날처럼." 친구와 버스에서 이번 여행을 어떻게 다닐지 이야기를 나눴어요. 요즘은 여행 정보가 매우 많아요. 매우 많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제대로 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골라내는 게 일이에요. 예전에는 없는 정보를 억지로 찾는 게 일이었다면 요즘은 정보는 있는데 뭐가 진짜인지 알 수 없어서 무수히 많은 정보에서 진짜 정보를 찾아내는 게 일이고 능력이에요. 여행 준비하다 보면 당연히 어디에서 무엇을 먹을지도 알아봐요. 요즘은 맛집 정보가 있어서 맛집이라고 하고 평점 좋은 곳을 찾아가요. 이런 곳들을 잘 알아보고 찾아가면 만족하고 나올 수 있어요. 그렇지만 대신 가슴 떨리는 흥분은 없어요. 도박..

망상 속의 동해 - 02 상봉역에서 KTX 타고 동해역 가기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도봉산역으로 갔어요. 도봉산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해야 했어요. 언제나 그렇듯 많은 탑승객이 7호선 환승을 위해 도봉산역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경기도 동북부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 강남권을 가려면 도봉산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해야 해요. 이 때문에 지하철 1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도봉산역은 항상 환승객이 매우 많아요. 지하철은 금방 도봉산역에 도착했어요. 사람들이 우루루 내리기 시작했어요. 저도 지하철 1호선 열차에서 내려서 7호선 열차를 타기 위해 이동했어요. 계단을 내려가서 바로 옆에 있는 7호선 하행선 플랫폼으로 갔어요. 7호선 하행선 열차가 도봉산역에 들어와 있다고 표지판에 나와 있었어요. 계단을 빠르게 성큼성큼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저거 놓치면 몇 분을 기다려야 했어요..

망상 속의 동해 - 01 동해를, 동해시를 가자

"같이 여행갈까?" 저와 지금까지 여행을 여러 번 같이 다닌 친구가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친구는 제게 여행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봤어요. 나도 여행 가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안 가고 싶다. 저도 여행가고 싶어요.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어요. 그러나 지금은 아니에요. 계속 어딘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지만 섣불리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어요. 항상 의정부와 서울만 돌아다니고, 그나마도 요즘 들어서는 거의 안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일 없으면 절대 집에서 안 나가고 있었어요. 나가기 싫었어요.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올해는 비행기표 가격이 매우 비싸져서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 내요. 가려면 국내 여행을 떠나야 해요. 심지어 국내여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