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

트레몰로 하모니카 구입

좀좀이 2013. 11. 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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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완벽히 페이스 말린 달. 한 번 엉망이 되니 다시 마음먹고 하려는데 쉽지 않았어요.


그러던 차에 친한 형이 하모니카를 샀다며 같이 하모니카 불며 놀자고 꼬드겼어요.


"하모니카 안 불어요."

"나중에 밤새 걸으면서 중량천에서 하모니카 불자고 해도?"


그 형이 계속 꼬드기자 적당히 싼 거 하나 사서 가지고 놀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형은 자기가 구입한 하모니카와 같은 종류의 하모니카를 사라고 꼬드겼지만, 굳이 구입한다면 그 종류 말고 가장 평범한 하모니카인 트레몰로 하모니카를 구입할 생각이었어요.


트레몰로 하모니카의 단점은 반음을 낼 수 없다는 점. 그래서 부를 수 있는 곡이 꽤 많이 제한되요. 반음을 낼 수 있는 하모니카들이 있기는 한데, 문제는 비싸다는 것. 오랜만에 하모니카 가지고 불면 재미는 있을 거고, 기분전환도 되지 않을까 해서 구입할까 한 것이었기 때문에 가격도 중요한 기준이었어요.


그래서 결정한 것이 미화 Golden Butterfly 트레몰로 하모니카.




오랜만에 불어보니 예전 어렸을 때 불렀던 기억도 나고 재미있었어요.


어렸을 때는 주로 동요를 불렀어요. 가장 좋아했던 것은 반달. 반달 곡 자체는 반음이 많기 때문에 대충 음을 이렇게 바꾸어서 부르곤 했어요.


(-솔 = 1옥타브 낮은 솔, +도 = 1옥타브 높은 도)


솔라솔미 솔미도-솔 -라도레솔미

솔라솔미 솔미도-솔 -라도-솔레도

레 레도 레레라솔 미레미라솔

+도 솔솔 미미라라 솔미도-솔레도


일단 구입했으니 반달 한 번 부르고, 섬집아기를 부르는데...


왜 앞에 모자를 놓아야할 거 같지?


기교 넣기도 좋고 다 좋은데 문제는 그러면 앞에 왠지 모자를 놓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


동요들 부르다 심심해져서 연주곡들을 불러보기로 했어요. 이것 저것 흉내내다 갑자기 '이거다!' 하고 느낌이 든 것은 바로...


Chrono trigger 라는 오락의 '바람의 동경' 이라는 곡의 피아노 버전.




이 곡이에요.


호기롭게 들으며 따라부르기 시작했지만...몇 분 후.


허파 찢어지겠네...


하모니카로 이걸 따라 부르려니 음을 적어놓아도 도저히 따라 부를 수 있는 속도가 아니었어요. 음은 대충 비슷하게 적은 것 같은데 가뜩이나 하모니카는 들숨, 날숨 둘 다 쓰다보니 조금만 속도가 빨라져도 감당이 되지 않았어요. 이건 정말 많은 훈련이 필요할 듯.


일단 하모니카 자체는 그냥저냥 괜찮았어요. 한 옥타브 높은 미가 유독 소리가 잘 안 나는데 이것은 제품의 특성인지, 아니면 제껏이 원래 문제인지는 애매해요. 그러고보면 어렸을 때 불렀던 하모니카도 한 옥타브 높은 미가 문제였었네요.


결론 : 숨쉬기도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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