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

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 - 모든 것은 자신에게

좀좀이 2013. 9. 12. 08:46
728x90

이 전래동화는 제가 읽은 것 중 가장 기억에 남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는 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랍니다.


여기에는 번역해서 올리기 때문에 나타나지 않지만, 이 전래동화에서 '남을 저주할 때 사용하는 동사 변화'가 나왔어요. 그래서 특히 기억에 남는 동화랍니다.


그리고 이 전래동화 원문에는 Gado 라는 것이 나와요. 우리말로 번역하면 거지인데, 이게 우리가 상상하는 거지와는 다르답니다. 안빈낙도를 실천하는 사람이지요. 우리가 떠올리는 거지는 단어가 또 따로 있어요.


원본에서는 '쿨차' 라는 것이 나옵니다. 이것은 간식으로 먹기 위해 만든 우즈베키스탄 전통 빵인 논과 비슷한 빵인데, 우리말에는 없기 때문에 그냥 빵이라 번역했어요.


동화이다보니 어린이도 읽을 수 있게 번역하려 했는데, 남을 저주하는 말이 영 맛있게 살아나지가 않네요.




어느 도시에 한 현명하고 욕심 없는 거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도시에서 그가 들어가지 않았던 문도, 그를 모르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 거지는 매우 현명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종종 좋은 말과 조언을 듣고 여러가지를 배우러 그에게 찾아가곤 했습니다.


거지는 항상 "누구든 뭔가 한다면 자신에게!" 라는 말을 반복하며 거리와 시장을 돌아다녔고, 어린이들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그에게 달려오면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받은 빵과 간식들을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곤 했습니다.


어느날 철학자 거지는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누구든 무언가 한다면 자신에게! 누구든 무언가 한다면 자신에게!"라고 외치며 거리를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화덕에서 막 빵을 굽고 있던 사나운 구두쇠 아주머니가 이 거지의 말을 들었습니다.


"아, 그래? 확 죽어버려라. 너는 도대체 죽지를 않는구나. 오늘도 내가 또 너한테 시달려야 한다니!"


구두쇠 아주머니는 혼자 중얼거리며 거지를 저주했습니다.


아주머니의 이 나쁜 행동은 아주머니의 마음에 사악한 목적을 움트게 해서, 아주머니는 굽고 있던 조그만 빵 중 하나에 비소를 섞은 요구르트를 바르고 화덕의 한쪽 구석에 따로 분리해서 구웠습니다.


거지가 대문을 열며 "누구든 뭔가 한다면 자신에게!"라고 외치며 적선을 물어보았을 때, 화덕에서 빵을 떼어내고 있던 구두쇠 아주머니는 즉시 비소를 바른 작은 빵을 화덕에서 떼어내 거지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거지는 그녀를 위해 기도하고 길거리로 나갔습니다.


거리에서는 아이들이 떠들며 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거지를 보자 거지에게 달려갔고, 거지는 자루에 있는 것을 하나씩 꺼내 나누어 주었습니다. 한 아이는 작은 빵을 받았습니다.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빵을 받은 꼬마는 매우 기뻐서 팔짝팔짝 뛰며 빵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거리가 왁자지껄한 소리로 가득찼습니다. 아이들이 소리쳤고, 여자들이 집에서 뛰쳐나왔습니다. 방금 빵을 굽는 것을 마친 구두쇠 아주머니도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아이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구두쇠 아주머니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아들이 그녀가 거지에게 준 비소 바른 작은 빵을 손에 쥐고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아이의 몸은 이미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순간, 구두쇠 아주머니의 양쪽 귀에 거지의 "누구든 뭔가 한다면 자신에게!" 라는 외침이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