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잊혀진 어머니의 돌 (2022)

잊혀진 어머니의 돌 - 12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전두리 강원남부로 도계 버스터미널 요금 운행 시간표, 도계역 나한정역 흥전역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

좀좀이 2022. 11. 9.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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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터미널 아냐?"

 

2022년 8월 30일 오후 2시 46분, 걷다 보니 새로 잘 지은 건물 앞까지 왔어요. 도계 버스터미널 건물이었어요.

 

 

비가 너무 많이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도계 버스터미널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어요. 안에 들어가서 화장실도 들리고 비도 조금 피하기로 했어요. 점심으로 물닭갈비 먹고 나와서 쉬지 않고 계속 걸었어요.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었어요. 쉴 만한 자리도 없었고, 비가 와서 어디 주저앉아서 쉴 수도 없었어요. 아직 다음 일정을 제대로 정하지도 못 했어요. 원래 일정은 도계 갔다가 태백 들러서 예미로 넘어가는 거였어요. 그렇게 가기로 하고 왔어요.

 

그렇지만 친구가 갑자기 정선군 사북 강원랜드 가서 한 판 땡기자고 했어요. 여행 일정 짤 때는 별 생각 없이 가만히 있다가 도계역 가는 기차 타서 가는 곳 위치 대충 확인하더니 사북 들를 수 있겠다면서 강원랜드 가자고 했어요. 원래 계획은 태백시에 가서 태백시 구경하고 태백시에서 1박 하고 다음날 예미로 넘어가는 것이었지만 강원랜드를 가려면 사북을 가야 했어요. 아무리 해가 긴 여름이라고 해도 오후 3시가 다 되어가고 기차 시간이 있는데 태백역에서 내려서 잠깐 둘러보고 다시 태백역 돌아와서 기차 타고 사북 가는 건 무리였어요. 만약 그렇게 하려면 태백시로 넘어가서 1박하고, 다음날에 사북을 가야 하는데 이러면 예미 가기 애매해졌어요.

 

친구가 강원랜드 가고 싶다고 하니 강원랜드를 끼워넣어야 하는데, 그러면 태백이나 예미를 포기해야 했어요. 예미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러면 태백을 포기해야 했어요. 사실 일정 하루 더 늘리면 태백과 예미 가고 중간에 사북을 집어넣을 수 있었지만, 그건 또 친구가 안 된다고 하고 있었어요.

 

친구가 강원랜드 가자고 하니 그러면 원래 일정에서 태백을 포기해야 했어요. 도계가 비 퍼붓고 있는데 옆동네 태백도 아마 비가 퍼붓고 있을 거였어요. 다음날 날씨도 오후까지 계속 비가 내릴 수 있다고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외에서 돌아다녀야 하는 태백 대신 사북 가서 실내에서 땡기는 강원랜드를 가기로 했어요. 그러나 친구 의견을 일정에 반영한다고 해도 당장 어디로 갈 지 정하지 못했어요.

 

도계 버스터미널 안으로 들어갔어요.

 

 

터미널 안은 아주 한산했어요. 고요했어요.

 

"마스크 써주세요!"

 

직원이 마이크로 제게 마스크를 쓰라고 말했어요. 날이 하도 안 좋아서 정신없어서 마스크 올리는 것을 깜빡했어요. 바로 턱으로 내렸던 마스크를 다시 위로 올렸어요. 화장실을 다녀온 후 도계 버스터미널 내부를 둘러봤어요.

 

 

벽 한쪽에는 삼척 관광안내도가 붙어 있었어요.

 

삼척 관광안내도 앞에는 자동 발권기가 있었어요. 자동 발매기 기계 위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어요.

 

삼척, 환선굴, 도계시내버스 안내

삼척, 환선굴, 도계시내버스 이용 승객께서는 승차권을 발권하지 마시고 차량에서 현금 또는 교통카드를 사용하여 승차하시기 바랍니다. 교통카드 사용이 할인 혜택 있습니다.

 

 

도계는 삼척시에서 서남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곳이었어요. 삼척 해안가에는 해수욕장과 관광지가 바글바글했어요. 도계 쪽은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 거의 없었어요.

 

도계 버스 터미널 매표소 위에는 버스 요금과 시간표가 붙어 있었어요.

 

 

2022년 8월 30일 기준 도계 버스터미널 버스 요금은 다음과 같았어요.

 

삼척 방면

 

마교 1500원

늑구리 1500원

고사리 1500원

발리 1500원

마차역 1500원

감나무골 1800원

감나무골(시내좌석) 2000원

안의리 2100원

안의리(시내좌석) 2000원

신기 2400원

신기(시내좌석) 2000원

환선굴 2000원

천기 2900원

상정 3000원

하정 3200원

상거노 3400원

하장입구 3700원

미로 3900원

미로(시내좌석) 2000원

도경 4300원

삼척 5000원

삼척(시내좌석) 2000원

동해 7000원

강릉 11000원

 

태백 방면

흥전 1500원

나한정 1500원

심포리 1500원

통리 1500원

태백 2200원

 

기본요금(원)

일반 시외 1500원, 시내일반 1400원, 시내좌석 2000원

중고생 : 일반 요금의 20% 할인

초등생 : 일반 요금의 50% 할인

 

 

2022년 8월 30일 기준 도계 버스터미널 태백 방면, 환선굴, 흥전항, 황조, 점리, 도계캠퍼스 버스 시간표는 다음과 같았어요.

 

태백

완행 08:20

완행 10:50

12:20

완행 15:50

18:00

완행 20:20

완행 21:45

 

환선굴

06:50, 10:40, 12:30, 15:40, 17:40

 

흥전항

12:00

 

황조

07:20, 08:40, 10:40, 13:30, 15:50, 18:00

 

점리

09:50, 17:10

 

도계캠퍼스

08:40, 10:40, 15:50, 18:00

 

 

2022년 8월 30일 기준 도계 버스터미널 삼척, 동해, 강릉 방면 버스 시간표는 다음과 같았어요.

 

강릉 06:10 (삼척, 동해 경유) 미로 미정차

강릉 07:25 (삼척, 동해 경유)

강릉 09:45 (삼척, 동해 경유) 우회도로

삼척 09:40 (시내좌석)

삼척 10:40 (시내좌석) 환선굴 경유

삼척 12:10 (시내좌석)

삼척 12:30 (시내좌석) 환선굴 경유

강릉 12:40 (삼척, 동해 경유)

강릉 15:00 (삼척, 동해 경유) 우회도로

삼척 15:40 (시내좌석) 환선굴 경유

강릉 17:00 (삼척, 동해 경유) 삼척 완행

삼척 20:10 삼척 완행

 

화장실에 다녀온 후 의자에 앉았어요.

 

"이제 어떻게 할 거?"

 

친구가 물어봤어요. 친구 표정에는 빨리 기차역 가서 쉬자는 말이 적혀 있었어요. 기차역 가서 쉬다가 사북 넘어가서 얼른 한 판 땡기자고 징징거리고 떼쓰고 보채고 싶지만 꾹 참고 있는 게 보였어요.

 

'혼자 왔으면 더 돌아다닐 건데.'

 

천하무적의 치트키, 나 지금 몸 안 좋아.

 

처음부터 여기 올 때 도계를 가기로 했어요. 그래서 친구가 참고 있었어요. 만약 저 혼자 왔다면 버스 터미널에서 잠시 쉬다가 더 남쪽에 있는 흥전 삭도마을, 도계 유리나라까지 걸어갔을 거에요. 그 이전에 아까 탄광 찾아간다고 걷다가 되돌아나오지 않고 거기에서 끝장을 보고 나왔을 거에요. 그러나 혼자 온 게 아니었어요. 게다가 친구는 몸이 안 좋았어요. 병원에서 치료받는 게 있었어요.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이 있는 걸 알고 체력이 예전보다 훨씬 약해진 것을 아니까 더 남쪽으로 가보자고 하기도 조금 그랬어요.

 

물론 만약 더 남쪽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온다면 친구는 여행 다녀와서 아주 만족할 거였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모험 같은 여행을 하고 왔다고 자랑할 거고, 사람들은 매우 신기한 곳 다녀왔다고 놀라고 정말 대단하다고 박수를 쳐줄 거였어요. 마치 자기가 처음부터 계획하고 힘든 것을 극복해내며 다녀온 것처럼 자랑하고 으쓱해할 거였고, 사람들은 여행 엄청 잘한다고 칭찬해줄 거에요.

 

그러나 친구를 끌고 남쪽 도계 유리나라까지 가야하는지 저 스스로도 회의적이었어요. 날씨가 너무 안 좋았고, 시간도 빠듯했어요. 친구가 갑자기 사북 가서 강원랜드에서 한 판 땡기자고 해서 원래 일정에서 태백시를 포기해야 하는데 만약 기차 시간 이상하게 꼬이면 정선군 예미리 가는 것도 일정이 이상해질 수 있었어요. 게다가 남쪽에 위치한 도계 유리나라까지 걸어간다면 결국 돌아올 때도 기차역까지 걸어와야 할 건데, 친구가 체력 후달려서 못 걷겠다고 주저앉아버리면 그것도 문제였어요.

 

"기차 타고 넘어가자."

"어디로?"

"사북 가재메. 강원랜드 갔다가 예미로 넘어가?"

"사북에서 자도 돼. 사북이 숙소는 많아. 예미에 숙소 있어?"

"예미는 예미역 근처에 모텔이랑 무슨 MTB마을호스텔 있더라."

 

만약 더 남쪽으로 걸어내려가지 않고 기차역으로 돌아갈 거라면 차라리 빨리 기차역으로 돌아가서 사북으로 가야 했어요. 도계역에서 사북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16시 3분에 있었어요. 어정쩡하게 도계 버스터미널에서 쉴 바에는 마음이라도 편하게 도계역 가서 쉬는 게 나았어요.

 

"기차역 가서 쉬다가 사북 넘어가자."

"어!"

 

친구 표정이 매우 밝아졌어요.

 

"사북 가서 강원랜드 갔다가 시간 되면 예미로 넘어가자."

"어, 그렇게 하게. 만약 강원랜드에서 늦으면 사북에서 자면 돼. 사북은 숙소 많아."

"사북에서 자면 다음날은 예미랑 민둥산?"

"그래도 되구. 기차 타고 가면 되잖아. 영월도 구경하구."

 

친구는 사북에 숙소가 많다고 강조했어요. 만약 강원랜드 갔다가 일정이 일찍 끝나서 예미역으로 넘어가서 1박 한다면 다음날은 민둥산역 가보고 그 다음 영월역으로 가서 영월 구경을 하기로 했어요.

 

"강원랜드 가서 뭐할 거? 진짜 땡기게?"

"어, 가면 땡겨야지."

"뭐 얼마나?"

"3만원만 해볼까?"

"3만원?"

 

친구가 강원랜드 가서 3만원만 땡겨보자고 했어요. 강원랜드는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아니, 정확히는 '카지노'라는 곳을 가본 일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강원랜드 가서 딱 3만원어치만 땡기고 오면 그것도 괜찮아보였어요. 이럴 때 아니면 제가 언제 강원랜드를 가보겠어요. 강원랜드 갔는데 구경만 하고 오면 너무 허무하니 한 판 땡기고 오기는 해야 할 건데, 3만원 정도만 땡기고 온다면 나름 어른들의 타락한 놀이동산 다녀온 셈 쳐도 될 거였어요

 

강원랜드는 탄광과 아예 벗어나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강원랜드가 생긴 이유가 사북, 고한 지역 동원탄좌가 폐광되면서 이 지역을 살리기 위한 사업으로 생긴 것이거든요. 그러니 이 여행의 큰 주제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었어요. 강원랜드에서 하루 종일 죽치고 앉아서 반드시 이기고 말겠다고 강승부 걸었다가 전재산 홀라당 날리면 문제겠지만, 3만원 들여서 재미로 땡겨보고 나오면 나름대로 즐거운 경험이 될 거였어요.

 

"기차역 가자."

 

사북 가기로 했으니 기차역 가서 쉬기로 했어요. 사북 가는 기차 시각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있었어요. 그래도 사북 가기로 결정했으니 빨리 기차역 가서 쉬는 게 나았어요. 도계 버스터미널에서 도계역까지는 걸어갈 만한 거리이기는 하지만 가깝지는 않았어요. 도계 버스터미널에서 도계역 가는 동안 비가 그칠 리 없었으니 그러면 차라리 빨리 도계역 가서 마음 편하게 쉬다가 사북역 가는 기차 오면 그거 타고 사북역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았어요.

 

 

터미널에서 나왔어요.

 

 

 

도계 버스터미널 길 건너 맞은편에는 태화마트가 있었어요.

 

 

"마트 들렸다가 갈까?"

"그러자."

 

친구와 길을 건너서 태화마트 안으로 들어갔어요.

 

"아...이거 먹고 싶다."

"아...이거 맛있겠다."

 

친구는 과자, 빵 같은 것을 보며 연신 먹고 싶다고 탄식했어요. 무슨 래퍼 빙의한 것처럼 계속 먹고 싶다, 맛있겠다 쉬지 않고 칭얼거리며 노래하고 있었어요. 친구는 병원 다니며 치료받는 게 있어서 못 먹는 게 매우 많아요. 먹어도 되기는 하지만 소량만 먹고 자주 먹거나 많이 먹으면 안 되는 것들도 많구요. 병원에서 친구에게 밀가루 음식은 최대한 적게 먹으라고 했다고 했어요. 그것 때문에 물닭갈비에 사리도 안 넣고 먹었어요. 마트 들어왔더니 온갖 간식거리가 넘쳐나고 있었어요. 친구는 그저 못 먹으니까 아쉬워서 탄식만 계속 했어요.

 

저는 마트에서 딱히 뭐 먹고 싶은 것이 없었어요. 목이 마르지도 않았고 배고프지도 않았어요. 솔직히 무언가 먹을 것을 사려고 들어왔다기 보다는 혹시 이 동네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구경하려고 들어왔어요. 그런데 그런 것은 없었어요.

 

"엿 먹을까?"

 

계산대 쪽에 가평 잣엿이 쌓여 있었어요. 친구에게 엿이나 하나씩 사서 먹자고 했어요. 친구도 좋다고 했어요.

 

 

엿을 살 때는 별로 신경 안 썼는데 나와서 구입한 엿이 '가평 잣엿'이라는 것을 보자 조금 웃겼어요. 강원도 와서 경기도 가평군의 가평 잣엿을 빨아먹고 있었어요. 단순히 강원도에서 경기도 가평군의 잣엿을 먹고 있어서 웃긴 게 아니었어요.

 

가평 남이섬인가 춘천 남이섬인가.

 

강원도 춘천 친구와 잡담하며 놀 때 가끔 하던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남이섬은 매우 유명한 관광지에요. 드라마 겨울연가로 춘천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엄청 몰려갈 때 남이섬도 같이 외국인들에게 매우 크게 유명해진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역병 사태 이전에 남이섬은 외국인들이 서울쪽으로 관광 오면 한 번 갔다 오는 곳이었어요.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가는지 남이섬 식당 중에는 무슬림을 겨냥한 할랄 인증 식당까지 있었어요.

 

남이섬은 경기도 가평 관광지로 많이 알려져 있어요. 그렇지만 행정구역상 남이섬은 춘천시에 속해요. 재미있는 점은 남이섬 들어가는 입구가 가평에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남이섬 갈 때는 전부 가평으로 가요. 이 때문에 남이섬 자체를 춘천 남이섬이 아니라 가평 남이섬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꽤 있어요.

 

엿을 먹으며 도계역을 향해 걸어갔어요.

 

 

비 내리는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풍경은 더욱 우중충하고 무거웠어요.

 

2022년 3월 2일, 대한석탄공사와 석공노조는 강원도 원주시 대한석탄공사 본사에서 열린 노사정위원회에서 2023년 전남 화순광업소, 2024년 태백 장성광업소, 2025년 삼척 도계광업소를 단계적으로 폐광하기로 합의했어요. 여기에서 조기 폐광에 따른 폐광대책비 외에 특별위로금을 석공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해요.

 

대한민국 산업화 시절 번창했던 도계 탄광은 2025년에 폐광될 예정이에요. 만약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가 폐광되는 2025년 이전에 도계읍이 다른 활로를 못 찾는다면 지금도 쇠락한 동네이지만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되게 더 쇠락한 동네로 전락할 거에요.

 

 

'여기 엄청 아름답고 매력적인 곳인데?'

 

얼핏 보면 우중충하고 칙칙한 풍경이었어요. 그렇지만 도계는 상당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기본적으로 자연 지형 자체가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산골짜기 계곡 곡류 근처에 있는 좁은 평지에 형성된 지역이었어요. 자연 지형만 놓고 보면 안 아름다울 수 없는 지형이었어요. 다른 지역이었다면 무슨 10경이네 비경이네 할 만한 자연 풍경이었어요. 산과 곡류가 어우러진 풍경이니까요. 산도 그냥 산이 아니라 첩첩산중이라는 표현을 써야 맞는 산이었고, 오르기 쉽지 않은 경사 심한 강원도 산이었어요.

 

예전에는 아마 많이 삭막한 풍경이었을 거에요. 외지인들이 처음 와서 기겁하고 경악하는 풍경이었을 수도 있어요. 석탄산업 활황으로 도계읍에 사람이 바글바글할 때는 진짜 도처에 판잣집, 사옥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고 해요. 이 판잣집, 사옥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폐갱목을 가져와서 가작을 해서 집을 더 넓혔으니 처음 온 사람들 눈에는 시꺼먼 판잣집이 우글우글한 동네로 보였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건 모두 예전의 일이고, 지금은 판잣집 같은 것이 많이 정리되었어요. 깨끗하게 보수하고 조금만 잘 꾸미면 자연풍경과 어우러져서 상당히 아름다운 풍경이 될 수 있는 곳이었어요.

 

석탄 산업 지역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에요. 나름의 희소성도 있었어요. 탄광촌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풍경도 있었어요. 게다가 아직까지는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은 편이에요. 청량리역에서 도계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하루에 다섯 번 있어요. 강릉, 동해, 삼척에서 버스로 갈 수도 있구요.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은 어떻게 보면 숨어 있는 보물 같은 동네였어요. 배낭여행 스타일로 갈 만하고 가볼 가치가 매우 컸어요.

 

'여기 정말 잘 왔어.'

 

날씨가 엄청나게 안 도와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너무 마음에 드는 곳이었어요. 우리나라 여행하면서 정말 마음에 들고 반한 곳 중 하나였어요.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외국 여행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었어요.

 

 

2022년 8월 30일 15시 15분, 도계역에 도착했어요.

 

"이제 우비 버려야지."

 

친구가 우비를 벗더니 쓰레기통에 집어넣으려고 했어요.

 

"야, 우비 왜 버려?"

"이제 쓸 일 없잖아."

"뭐 쓸 일이 없어?"

 

기차 시간이 될 때까지 도계역 대합실에서 대기하는 일만 남았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도계 일정이었어요. 사북은 해가 쨍쨍할 리 없었어요. 사북에서 강원랜드만 갔다가 예미로 넘어갈 예정이었지만, 사북, 예미 모두 날씨가 좋을 리 없었어요. 산지에서는 동네 따라 날씨가 달라지는 일이 조금 있어요. 사북, 예미 모두 첩첩산중에 위치한 동네들이었어요. 사북을 거쳐 예미로 가는 길은 험한 산지를 지나가며 서쪽으로 가는 길이지만 사북, 예미에서 날씨가 갑자기 좋아질 일은 없어 보였어요. 일기예보에서는 사북, 예미 가리지 않고 강원도 남부 일대는 다음날 오후까지 비가 좍좍 퍼부을 예정이라고 나왔어요.

 

"줘. 내가 가방에 넣을께."

 

분명히 이따 다시 우비를 뒤집어써야할 일이 있을 거였어요. 정선군 사북 강원랜드에서 밤을 샐 리는 없었어요. 저녁도 먹고 숙소도 찾아야 했어요. 밤에 더 돌아다닐 수도 있었어요. 예미는 아무 것도 없다고 하지만, 사북이라면 밤에 구경할 것이 조금 있기는 할 거였어요. 친구는 아예 아무 생각 없이 왔기 때문에 옷도 아주 얇게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왔어요. 그렇지 않아도 고지대에 산지라서 저녁이 되면 서울보다 훨씬 선선할 건데 비까지 내려서 몸이 조금이라도 젖으면 선선한 게 아니라 쌀쌀할 거에요. 이러면 또 춥다고 징징거리고 비 온다고 징징거릴 거였어요. 이게 비유적으로 징징거린다는 게 아니라 진짜로 징징거려요. 무슨 초등학교도 못 들어간 5살 꼬맹이가 떼 쓰고 징징거리는 것처럼 굴어요. 자기 자녀라면 엄청 혼내고 등짝을 후려쳐서 멈추게 할 지경으로 심하게 구는데, 친구한테 그만하라고 등짝 후려칠 수는 없잖아요.

 

친구에게 버리려고 하는 우비를 달라고 해서 제 우비와 같이 제 가방에 집어넣었어요. 뻔히 예정된 미래의 사태를 막을 수 있다면 미리 막아야죠. 강원랜드에서 밤을 샐 게 아니라면 보나마나 100% 밤에 우비 다시 입어야할 일이 있을 거였어요.

 

제 우비와 친구 우비를 가방에 넣고 도계역 안으로 들어갔어요. 역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마스크를 써야 했어요. 마스크를 썼어요. 갑자기 콧물이 줄줄 나오기 시작했어요. 콧구멍도 엄청 가려웠어요.

 

'이거 알레르기다.'

 

정확한 이유는 뭔지 몰라요.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마스크와 관련된 무언가가 알레르기를 유발했어요. 마스크를 벗으면 멀쩡했어요.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콧구멍 깊은 곳이 간지럽고 콧물이 계속 나왔어요. 마스크를 벗고 있어야 하는데 도계역 안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했어요. 마스크를 벗고 있을 만한 곳을 찾았어요. 없었어요.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밖에 있을 수 없었어요.

 

 

'주변에 카페 없나?'

 

사북 가는 기차 시각은 4시 3분. 현재 시각은 3시 조금 넘었어요.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쭉 들이킬 시간은 되었어요. 도계역 주변에 있는 카페를 찾아 돌아다녔어요. 도계역 바로 옆쪽에 '카페로이'라는 카페가 있었어요.

 

그래, 바로 이거야.

 

도계역에서 가만히 앉아서 멍때리는 것보다 커피나 시원하게 한 잔 쭉 들이켜고 가는 게 나았어요. 게다가 카페에서 앉아 있으면 알레르기를 유발한 마스크를 벗고 있을 수 있었어요. 이미 알레르기가 올라왔기 때문에 지금 방법은 화장실 가서 물로 코를 풀고 마스크를 벗고 있는 수 밖에 없었어요. 몇 번을 물로 코를 풀면서 콧속을 헹궈내고 한숨 자야 알레르기가 가라앉아 있을 거였어요. 지금으로써는 마스크 벗고 있는 거 외에 방법이 없었어요.

 

"야, 옆에 카페 있다."

"어?"

"카페 가자. 내가 음료 사줄께."

"시간 빠듯하지 않아?"

"뭐 오래 있을 것도 아니고 음료나 한 잔 마시고 오자."

 

친구에게 제가 음료를 사줄테니 카페 가자고 했어요. 친구가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카페 로이로 갔어요.

 

"여기 휴무야?"

 

입구에는 화요일이 휴무라고 적혀 있는 종이가 붙어 있었어요. 문을 가볍게 밀었어요. 문이 쑥 밀리며 열렸어요.

 

"어? 뭐야!"

 

문이 갑자기 활짝 열리자 당황했어요. 카페 안에는 직원이 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기 오늘 휴무인가요?"

"아니에요. 이번주부터 휴무일 바뀌었어요."

 

카페로이에서는 원래 화요일이 휴일인데 이번 학기부터 휴일 시간을 바꿨다고 했어요.

 

 

음료를 주문한 후 잠시 밖에 나와서 카페 로이 사진을 찍었어요.

 

 

비가 너무 많이 퍼부어서 사진에 빗줄기가 그대로 찍혔어요.

 

다시 안으로 들어와서 자리에 앉았어요. 스마트폰을 충전하며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나왔어요.

 

 

카페로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설탕이 안 들어가 있는데도 가볍게 단맛이 있었어요. 물 자체가 단맛이 미세하게 있어서 나는 단맛 같았어요. 커피 맛은 쓴맛이 센 언니 화장하고 발랄하게 뛰어노는 맛이었어요. 물의 단맛 때문에 화나서 방방 뛰는 게 아니라 신나서 방방 뛰는 맛이었어요.

 

 

친구와 앉아서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주요 주제는 앞으로의 일정이었어요. 사북을 간다면 일정을 다시 짜야 했어요. 원래 계획은 태백으로 가서 1박한 후, 다음날에 민둥산역과 예미역 갔다가 시간 되면 영월역에서 내려서 영월 구경 조금 하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거였어요. 그러나 태백을 포기하고 친구가 가고 싶다는 사북역으로 가서 강원랜드를 보고 오기로 했어요.

 

"우리 오늘은 어디에서 자지?"

"사북? 예미는 숙소 거의 없어보이던데."

"사북에서 자야 하나?"

 

친구가 스마트폰으로 뭔가 하기 시작했어요.

 

"뭐해?"

"혹시 쏘카 있나."

"쏘카? 차 렌트해서 돌아다니자고?"

"영월은 쏘카 엄청 싸네!"

 

친구는 영월에서 쏘카로 렌트하면 매우 저렴하게 차를 빌릴 수 있다고 했어요. 다음날인 8월 31일에는 무려 0원딜이 있다고 했어요.

 

"0원딜? 아예 공짜?"

"차 빌리는 건 돈 안 내고 기름값이랑 1일 보험료만 내면 돼. 이거 얼마 안 해."

"글쎄..."

 

준비 없는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

같이 가는 사람에게는 최악이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여행은 정말 안 좋아해요. 솔직히 매우 싫어해요. 제대로 코스 꼼꼼하게 짜지 않고 가는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만큼 세상에서 재미없는 것도 없어요. 드라이브 여행을 재미있게 하려면 여행 계획을 아주 디테일하게 잘 짜야 해요. 안 그러면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하기만 하고 시간과 돈만 아까워요. 진짜 하루 종일 차만 타다 돌아와요.

 

자동차로 다니면 자유도가 매우 높은 여행일 거 같지만 실제로는 자유도 최악의 여행이에요. 자동차로 다니면 주차 문제가 반드시 따라와요. 아무 데에나 쉽게 주차할 수 없고, 시골은 특히 주차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곳이 대부분이에요. 주차장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는 곳이 극히 드문 데다, 노면주차를 하려고 해도 길이 아주 폭 좁은 2차선, 심지어는 1차선 시멘트 포장 도로라서 노면주차했다가는 길을 완전히 가로막게 생겨서 노면주차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에요. 이런 걸 한두 번 경험해본 게 아니에요. 누구나 드라이브 여행 갈 때는 원하는 곳 있으면 잠시 세워주겠다고 하지만 차 세우게 생긴 곳이 있어야 세워달라고 하죠. 게다가 고속주행하면 차 세울만한 곳을 놓치기 일쑤구요. 이렇게 되면 옆좌석에 탄 사람은 정말 하루 종일 차만 타고 와요.

 

설상가상으로 자동차로 다니면 주차한 곳에 반드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활동 반경도 엄청 좁아져요. 자동차 주차한 곳으로 반드시 돌아와야 하니까요. 결국 주차한 곳 주변만 조금 돌아다니다 주차한 곳으로 돌아와야 해요. 멀리 가지도 못해요. 그 이전에 가고 싶은 곳, 돌아다니고 싶은 곳은 주차 문제로 마음대로 설정도 못 하구요. 결국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으로 간다면 몇 곳 찍어서 거기만 찍고 돌아오는 꼴이 되고 말아요.

 

이 친구에게 여행 계획을 맡긴다?

그때마다 여행 개판으로 만들어서 분노했었지.

단 한 번도 빠짐없이.

 

하필이면 이 친구와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이라니 참 꺼려졌어요. 운전 실력 문제가 아니었어요.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 코스를 그만큼 재미있게 잘 짤 수 있는지 능력 문제였어요. 이 친구는 여행 계획 아주 형편없는 수준으로 못 짜요. 이 친구에게 여행 계획 맡겼다가는 여행 제대로 망쳐요.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 코스는 저도 안 짜봤어요.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준비하고 자료 찾아서 온 것도 아니었어요. 대충 큰 정보만 알아보고 나머지는 발품 팔고 동네 주민분들께 물어가며 다닐 계획으로 왔는데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랐어요. 정확히 어디 갈 지 목적지를 다 설정하고 차 타고 목적지를 이동하며 다녀야 하는데 저도 목적지라고는 예미역, 민둥산역만 정하고 왔어요. 솔직히 예미역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몰랐구요.

 

그렇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랐어요. 다음날도 비가 올 거라고 했어요. 예미역 주변은 정말 아무 것도 없다고 했어요. 시골인 만큼 버스로 가기 어려울 거였어요.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으로 다닌다면 최소한 비 피할 곳은 확보하고 다니는 셈이었어요. 차에 타고 있으면 비는 안 맞으니까요. 예미역에 볼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예미역에서 애매하게 5km, 10km 떨어진 곳에 볼 것이 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했어요. 만약 예미역에서 애매하게 먼 거리에 볼 것이 있다고 한다면 이때는 차가 있어야 했어요.

 

"영월이 돼?"

"영월 되지."

 

친구는 다음날 이른 아침에 영월역으로 가면 된다고 했어요.

 

"예미역은 영월역에서 차나 기차나 편도 20분이네."

 

친구가 영월역에서 예미역까지는 차나 기차나 걸리는 시간이 똑같다고 했어요.

 

"이거 봐서 취소해도 위약금 없어."

"그래. 해라."

 

친구는 쏘카를 예약했어요. 다음날 오전 10시에 영월역에서 차를 받아서 5시까지 영월역 주차장으로 반납해야 한다고 했어요.

 

"우리 잠은 어디에서 자?"

 

일정과 계획이 갈아엎는 수준으로 바뀌었어요. 당장 다음날 오전 10시에 영월역으로 가야 했어요. 친구와 숙박을 어떻게 할 지 고민했어요. 사북역에서 영월역으로 가는 기차 시각을 봤어요. 먼저 막차는 저녁 7시 46분에 있었어요. 강원랜드에서 잠깐 구경하고 후딱 땡기고 나오면 막차를 타고 영월역으로 갈 수 있었어요. 도박쟁이도 아니고 그저 구경하고 구경하러 간 김에 재미로 한 번 땡겨보는 거니 잘만 하면 무궁화호 막차 타고 영월역으로 넘어갈 수 있었어요. 만약 영월역으로 넘어가서 잔다면 다음날 아주 푹 자고 일어나도 되었어요.

 

만약 사북역에서 1박한다면 다음날 영월역 가는 첫 번째 기차가 아침 7시 24분에 있었어요. 영월역 도착하면 아침 8시 13분이었어요. 이건 무리였어요. 이거 타려면 새벽에 일어나야 했어요. 그 다음 기차는 아침 8시 55분에 있었어요. 이 기차는 영월역에 9시 44분에 도착할 예정이었어요. 아침 8시 55분 기차를 타고 가면 영월역에 9시 44분에 도착할 거고, 몇 분간 조금 기다렸다가 쏘카를 받아서 예미역으로 가면 되었어요.

 

"사북 가서 결정하자."

 

어디에서 1박할 지는 강원랜드 가서 즐긴 후 결정하기로 했어요. 웬만하면 일찍 나와서 저녁 7시 46분 기차를 타고 영월역 가서 자되, 만약 안 된다면 숙소를 사북역 근처에서 잡고 다음날 아침 8시 55분 기차를 타고 영월역으로 넘어가기로 했어요.

 

카페에서 나왔어요. 도계역으로 갔어요. 매표소로 갔어요.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가 있었어요.

 

'이거 도장 받을 종이 안 가져왔는데...'

 

언제 또 도계역에 올 지 몰랐어요. 도계가 자주 올 만큼 오기 쉬운 곳은 아니었어요. 청량리역에서 기차 타고 4시간 걸리는 곳이었어요. 숙소도 별로 없었어요. 24시간 찜질방은 아예 없었어요. 이러면 혼자 못 와요. 청량리-도계 무궁화호 열차 기차비는 편도 16,900원이에요. 왕복으로는 33,800원이에요. 여기에 숙소는 모텔에서 자야 하니 하룻밤에 최소 4만원은 잡아야했어요. 이동시간, 교통비, 숙박비 고려하면 혼자 또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었어요.

 

방법이 있소.

카메라로 도장을 찍어가면 되오!

 

종이에 도장을 받아갈 수는 없었어요. 도계역 도장을 못 받아가는 것이 매우 아쉬웠어요. 그때였어요. 아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올랐어요. 도장 전각 사진을 찍으면 되었어요.

 

도계역에는 도계역 스탬프와 더불어 나한정역, 흥전역 스탬프가 같이 비치되어 있었어요.

 

 

먼저 도계역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 전각 부분은 위와 같이 생겼어요. Z자 철도와 기차가 새겨져 있었고, 작게 나한정, 흥전이라는 글자도 있었어요. 위에는 '국내유일의 스위치백 구간'이라는 글자가 있었어요.

 

 

나한정역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는 직사각형이에요. '나한정역-흥전역은 전국유일의 스위치백 구간입니다.'라는 문구가 있었어요.

 

 

흥전역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는 나한정역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와 디자인이 같았어요. 역 이름만 나한정역 대신 흥전역이었어요.

 

예전에 태백시 통리역부터 도계역구간까지 기차가 다니던 시절에 이 구간은 기차가 직선으로 달리지 못했어요. 경사가 워낙 심해서 기차가 그대로 치고 올라가려고 하면 기차가 레일에서 밀렸어요. 통리역은 해발 680m이고, 도계역은 해발 245m였어요. 고도차이가 435m에 달했어요. 그래서 통리역부터 도계역까지는 기차가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하며 지그재그로 올라갔어요. 바로 스위치백 구간이었어요. 도계역에서 나한정까지 3.2km. 나한정역에서 흥전역까지 1.5km, 흥전역에서 심포리역까지 4.06km 구간이 스위치백 구간이었어요.

 

스위치백이 설치되기 전에는 통리역에서 심포리역까지 강삭철도인 인클라인을 통해 화물열차가 수송되었다고 해요. 승객들은 이 구간에서 내려서 걸어서 올라갔다고 해요. 강삭철도 - 인클라인은 기차를 로프에 묶어서 끌고 올라가는 철도에요. 아주 오래 전에 통리역에서 심포리역까지 강삭철도로 운행될 당시에는 통리재역에서 차량을 한 량씩 다 끊어서 인클라인을 지나가게 했다고 해요. 탑승한 승객은 전부 내려서 심포리역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했구요. 통리역에서 심포리역까지 운행되던 강삭철도는 황지본선 스위치백 구간이 건설되면서 사라졌어요.

 

현재는 동백산역에서 도계역 사이에 똬리굴 터널 방식인 솔안터널이 개통되어서 스위치백 철도 기차역인 심포리역, 나한정역, 흥전역 모두 폐역되었어요.

 

 

도계역 대합실에서 앉아 있다가 매표소로 갔어요.

 

"혹시 기차 시간표 있나요?"

"출력해드릴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매표소로 가서 열차 시간표가 있냐고 여쭈어보자 매표소 직원분께서 출력해주겠다고 하셨어요. 잠시 기다려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매표소에 서 있었어요. 사북역 가는 기차가 곧 들어올테니 이 기차를 탈 승객들은 승강장으로 가라는 방송이 나왔어요. 그때 매표소 직원분께서 도계역 열차시간표를 출력해서 주셨어요.

 

 

도계역 승강장에 서서 도계역 역사를 바라봤어요.

 

 

도계역에는 석탄 운송 화차가 정차해 있었어요.

 

 

'열차 시간표 뒷면에 도계역 도장 받으면 되겠다!'

 

도계역 열차 시간표가 인쇄된 종이 뒷편에 도계역 스탬프를 찍으면 되었어요. 평범한 A4 종이였고, 뒷면에는 아무 것도 없었어요. 도계역으로 뛰어들어갔어요.

 

 

종이 뒷면에 도계역 스탬프를 찍었어요.

 

2022년 8월 30일 당시 도계역 열차 시간표는 다음과 같았어요.

 

 

 

 

 

 

열차 시간표에 도장을 찍고 다시 승강장으로 달려갔어요. 사북역 가는 기차가 승강장에 들어왔어요. 기차에 올라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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