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 리뷰/투르크멘어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좀좀이 2025. 6. 2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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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교과서는 투르크메니스탄의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에요. 이 교과서는 2010년에 출판된 교과서에요.

 

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하나에요. 중앙아시아 국가라고 하면 보통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을 일컬어요. 아프가니스탄은 남아시아로 보는 견해가 강하구요. 아프가니스탄을 중앙아시아로 보기도 하지만, 대체로 남아시아 국가로 봐요. 그래서 중앙아시아 국가는 5개 국가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중앙아시아 5개국 -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국가는 타지키스탄이에요. 중앙아사아 5개국 중 나머지 4개국은 튀르크 민족 국가이지만, 타지키스탄은 페르시아계 민족인 타지크인 국가에요. 그래서 민족도 언어도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 4개국과는 완전히 달라요. 특히 언어는 차이가 정말로 커요. 어족 자체가 아예 다르니까요. 카자흐어, 키르기스어, 우즈베크어, 투르크멘어는 튀르크어족에 속하지만, 타지크어는 인도유럽어족 인도이란어파 이란어군에 속해요.

 

그 다음으로 이질적인 국가는 바로 투르크메니스탄이에요. 투르크메니스탄은 다른 중앙아시아 4개국과 다른 점이 크게 두 가지 있어요. 먼저 국제정치적으로 보면 영구중립국이며, 상당히 폐쇄적인 국가에요. 중앙아시아 5개국 중 투르크메니스탄은 여전히 한국인이 무비자로 방문할 수 없는 국가이며, 관광 목적의 비자 발급도 유난히 매우 어려운 국가에요.

 

게다가 투르크메니스탄의 국어인 투르크멘어는 튀르크어족에서도 오우즈어파에 속해요. 카자흐어, 키르기스어는 큽착어파, 우즈베크어는 차가타이어파에 속해요. 큽착어파와 차가타이어파에 속하는 튀르크 언어들은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많아요. 그러나 오우즈어파에 속한 튀르크어족 언어들은 큽착어파와 차가타이어파에 속한 언어들과 차이가 꽤 커요. 그래서 카자흐어, 키르기스어, 우즈베크어는 서로 비슷하지만, 이들 언어들과 투르크멘어는 차이가 큰 편이에요.

 

재미있는 점은 오우즈어파에서도 투르크멘어는 다른 오우즈어파 언어들인 튀르키예어, 아제르바이잔어, 가가우즈어와 차이가 큰 편이에요. 오우즈어파에서 투르크멘어는 다시 동부 오우즈어파와 서부 오우즈어파로 갈려요. 여기에서 튀르키예어, 아제르바이잔어, 가가우즈어는 서부 오우즈어파에 속하고, 투르크멘어는 동부 오우즈어파에 속해요.

 

동부 오우즈어파와 서부 오우즈어파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튀르크어가 서부로 확장해가는 과정이 매우 확실하게 드러나요. 서부 오우즈어파에 속하는 언어들은 다른 동쪽의 튀르크어족에서 나타나는 특징들이 여러 가지 상실된 모습을 보여요. 이로 미루어 봤을 때, 튀르크어가 서부로 퍼지는 과정에서 원래 튀르크어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어족에 속하던 언어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모어로 튀르크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모어의 영향이 남고 튀르크어 고유의 특징이 여러 가지 상실된 모습이 나타나요.

 

"투르크메니스탄이 주목받을 일이 딱히 없지?"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리뷰를 쓰기 전에 문득 든 생각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이 주목받을 일이 과연 뭐가 있겠는지 싶었어요. 우리나라와 큰 관련은 없는 나라이니까요.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깊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투르크메니스탄만은 유독 우리나라와 그렇게 깊은 관계를 갖고 있지 않아요. 기껏해야 가끔 축구 경기하는 정도일 거에요. 그 외에는 별로 주목받을 일도 없고, 일반인들이 접할 일도 없는 나라에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은 이들 국가 국민들이 우리나라로 유학, 근로를 위해 입국하는 일이 많아서 일반인들도 꽤 접할 수 있지만, 투르크메니스탄은 아니거든요.

 

이란 주재 한국인들,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피신!

 

그런데 모처럼 뉴스에 등장했어요. 이스라엘-이란 갈등이 격화되면서 이란 주재 한국인들이 우리나라 정부와 외교관들의 노력으로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피신했다는 뉴스였어요.

 

"외교관들 진짜 대단하네."

 

아제르바이잔도 아니고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피신했다는 뉴스를 보고 우리나라 외교관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아제르바이잔 쪽은 지금 튀르키예 쪽으로 피난가는 이란인들 때문에 정신없겠지만요. 그래도 그렇게 비자 받기 어렵고 폐쇄적인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을 피신시켰다는 게 정말 놀라웠어요. 예전에 제가 투르크메니스탄 비자를 받기 위해 엄청나게 고생했던 것이 떠오르며 더욱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빨리 리뷰 써야지."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는 예전에 다 본 교과서에요. 계속 리뷰 쓰는 것을 미루고 있었어요. 그러다 뉴스를 보면서 빨리 리뷰를 써서 끝내기로 했어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표지는 이렇게 생겼어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표지는 초록색이에요. 하얀 글자로 TÜRKMEN DILI 라고 적혀 있어요. 그 아래에는 하얀색 선 2줄이 그어져 있고, 5학년이라서 5가 적혀 있어요. 그 외의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5학년은 이제 클 만큼 컸다는 건가?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까지는 표지가 화려했어요. 그러나 5학년 들어오자 표지가 매우 밋밋해졌어요. 5학년이면 슬슬 사춘기를 코 앞에 둔 나이에요. 사춘기가 아주 빠르게 오면 6학년, 보통 중학교 때 찾아오니까요. 2차성징 돌입을 앞둔 때에요. 그러니 클 만큼 큰 거죠. 생물학적으로 보면 '어린이'의 끝자락이에요.

 

투르크메니스탄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첫 장은 위와 같아요. 첫 장 역시 딱히 특징이랄 것이 없어요.

 

첫 장에 적혀 있는 Orta mekdepleriň rus dilinde okadylýan V synpy üçin synag okuw kitaby 문장 뜻은 '중등학교의 러시아어로 수업받는 5학년을 위한 교과서'라는 의미에요.

 

그 다음 문장인 Türkmenistanyň Bilim ministrligi tarapyndan hödürlenildi 는 '투르크메니스탄 교육부에서 제공되었다'라는 말이에요.

 

이 문구는 지난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에서도 똑같이 있었어요.

 

투르크멘어 교과서

 

이후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는 대통령 사진, 국장과 국기 등이 나와요. 그리고 위와 같이 본문이 시작되요.

 

투르크멘어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는 컬러 교과서에요. 표지는 아주 밋밋한 성인용 표지가 되었지만, 아직 5학년은 어린이에요. 그러니 당연히 책도 컬러에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지문에서 새로 등장하는 문법들은 아래와 같아요.

 

- '동사어간+yp-동사어간+mAn' 는 '~하든 하지 않든' 이라는 의미다.

- '동사어간+yp-동사어간+mAnkA' 는 '비록 ~함에도 불구하고', '설령 ~하더라도' 라는 의미다.

- 'kä A kä B' 는 '때로는 A, 때로는 B' 라는 의미다.

- 명사 뒤에 붙는 jagaz 는 지소사다.

- '동사어간 + Ar ýaly' 는 '~할 만큼', '~하도록' 이라는 의미다.

- 테케, 사륵, 괴클렝 방언에서 초월시제 1인칭 단수 부정은 man / men, 3인칭 단수 부정은 mar / mer 형태다.

- An 동형용사 ýaly 는 '마치 ~한 것처럼' 이라는 의미다.

- 동사어간 + ip galmak 에서 galmak 은 보조동사로 어떠한 상태에 처하게 되었음을 의미하며, '~해버리다' 라는 의미다.

- 'an 동형용사 badyna' 는 '~하자마자 바로', '~하면서 즉시' 라는 의미다.

- 동사어간+AymAlY' 는 '~해야 한다' 라는 의미로, '자신의 주장을 따라야한다'는 뉘앙스가 있다.

- kä + 인칭접사는 '~할 때' 라는 의미다.

- man (ip 동부사의 부정) + kä 는 '비록 ~임에도 불구하고' 라는 의미다.

 

이 문법들 중 주목해야 하는 문법은 '- 테케, 사륵, 괴클렝 방언에서 초월시제 1인칭 단수 부정은 man / men, 3인칭 단수 부정은 mar / mer 형태'라는 점이에요.

 

중앙아시아 튀르크 언어들의 정형화 과정을 보면 소련 시기에 인위적으로 규범 문법을 정했어요. 이 때, 특정 지역의 방언을 중심으로 규범 문법과 표준어를 만들었어요. 그 결과, 규범 문법 및 표준어와 방언 차이가 꽤 존재해요. 예를 들면 우즈베키스탄의 우즈베크어는 우즈베크어 사마르칸트 방언, 타슈켄트 방언을 토대로 오늘날의 표준 우즈베크어와 우즈베크어가 형성되었어요. 자료에 따라서 사마르칸트 방언이라고 나와 있는 자료도 있고, 타슈켄트 방언이라고 나와 있는 자료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특정 지역의 방언을 거의 그대로 다 가져와서 표준어와 표준문법을 만든 게 아닌 데다, 소련 시절에는 러시아어 우대 정책으로 인해서 표준 우즈베크어의 보급 노력도 그렇게 엄청나게 강하지는 않았어요. 그 결과 수도인 타슈켄트 조차 표준어, 표준문법과 괴리가 있는 타슈켄트 방언이 존재해요. 대표적으로 현재진행접사 -yap-은 타슈켄트 방언에서는 -vop-, -wop- 이 되요.

 

투르크멘어 역시 마찬가지에요. 투르크멘어는 테케 방언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언어이지만, 각 방언차가 커요. 그리고 테케 방언을 거의 다 그대로 가져와서 표준 투르크멘어를 만든 것도 아니기 때문에 투르크멘어 역시 표준 투르크멘어와 투르크멘어 방언의 괴리가 존재해요. 그리고 이런 방언은 표준 문법서 등에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지문에 등장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답이 없어요.

 

'테케, 사륵, 괴클렝 방언에서 초월시제 1인칭 단수 부정은 man / men, 3인칭 단수 부정은 mar / mer 형태' 문법은 3인칭 단수 부정은 그래도 접사 중심으로 보면 분석이 가능하고 유추가 가능해요. 튀르크어족 언어를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ma-는 부정을 의미함을 알고 있고, 초월시제 부정형은 mAz이지만, 여기에서 z가 r에서 온 걸 알거든요. 그러니 눈치껏 알 수 있어요. 하지만 1인칭 단수 부정 man/men은 접사 분석으로도 알아차리기 어려워요.

 

이것을 제외하면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난이도는 4학년 교과서를 봤다는 가정 하에 쉬운 편이에요. 만약 이것만 본다면 상당히 어렵구요. 아무리 모어 화자가 아니라 러시아인 초등학교 교과서라 해도 2학년부터 투르크멘어 교육이 이뤄진다면 4년째 배우는 거에요. 그러니 당연히 쉬울 리가 없어요. 4년째 배우는 것 치고는 난이도가 상당히 낮지만, 그래도 4년이 짧은 시간은 아니에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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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지문은 위의 링크로 들어가면 볼 수 있어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5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레벨은 중급 수준이라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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