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식당, 카페

서울 동대문 24시간 치킨집 - 동대문 한국통닭

좀좀이 2022. 4. 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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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밤에 꼭 서울 가야지."

 

2022년 4월 18일 0시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었어요. 원래는 4월 17일 밤에 서울로 가서 밤새도록 서울을 돌아다닐 계획이었어요. 그러나 4월 18일 0시부터 바로 밤새도록 24시간 영업 개시를 한 24시간 카페는 서울에 없었어요. 오히려 의외로 의정부에 있었어요. 커핀그루나루 의정부역점은 4월 18일 0시부터 바로 24시간 영업을 개시했어요.

 

4월 18일 새벽 사회적 거리두기 첫 새벽은 커핀그루나루 의정부역점에서 밤새 글을 쓰는 것으로 제 나름의 기념 의식을 진행했어요. 정말 글을 열심히 썼어요. 확실히 24시간 카페를 갈 때는 글감도 많이 생기고 글 쓸 것도 많아요. 24시간 카페에서는 글도 잘 써지구요. 정말 간만에 글을 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24시간 카페에서 밤새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너무 재미있는 일이었어요.

 

4월 18일 새벽에는 서울을 못 갔지만 4월 19일 새벽에는 반드시 서울에 가서 밤새도록 돌아다니기로 했어요. 4월 19일 새벽부터는 24시간 영업하는 곳도 있을 거고 심야영업을 하는 곳도 있을 거에요. 결정적으로 날이 풀렸는데 편의점 안에서 의자에 앉아서 음료와 음식을 먹을 수 있었어요. 이게 엄청 커요. 24시간 카페가 없더라도 편의점에서 잠시 앉아서 쉴 수 있으니까요.

 

"어디 가지?"

 

심야시간 영업 규제가 풀린 서울.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았어요. 강남도 가보고 싶고 이태원도 가보고 싶었어요. 서울 전역을 다 돌아다니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밤은 너무 짧았어요. 이전부터 영업시간이 조금씩 늘어나서 0시까지는 영업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 진짜 의미있는 시간에 서울을 돌아다니려면 0시가 넘어서 돌아다녀야했어요. 그러면 기껏해야 5시간이었어요.

 

"아무래도 시작은 동대문 야시장부터인가?"

 

동대문 야시장. 정말 많이 갔던 곳이에요. 그럴 수 밖에 없었어요. 의정부에서 서울로 버스 타고 갈 때 최남단 지점이 동대문이에요. 버스를 타고 서울을 가면 무조건 동대문에 가게 되었어요. 심야시간에 의정부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면 동대문에서 내리곤 했어요. 그러니 동대문 야시장은 좋든 싫든 매우 많이 갔어요. 꼭 동대문 야시장으로 가지 않아도 되기는 했어요. 수유역까지 가는 버스는 새벽 1시 반까지 있고, 정 안 되겠으면 도봉산역까지 걸어가서 도봉산역에서 서울 심야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었어요. 그래도 웬만하면 동대문으로 가서 시작하는 것이 좋았어요.

 

"동대문 야시장에 식당 많은데 거기도 다 문 열고 장사하고 있겠지?"

 

동대문 야시장 쪽은 원래 심야시간에 영업하는 식당이 꽤 많은 곳이었어요. 동대문 상권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동대문 야시장 상권이라고 해도 되요. 야시장에 오는 사람들이 워낙 많고 야시장에서 활동하는 상인과 관련 종사자들이 꽤 많아서 이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이 많아요. 실내 영업이 금지된 때에는 이런 식당들이 매장과 정해진 장소에 배달해주는 식으로 장사했어요.

 

"동대문부터 봐야지."

 

수유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동대문으로 가기로 했어요. 이러면 수유역도 아주 잠시 스쳐지나가며 볼 수 있었어요. 버스 기다리는 동안 수유역 번화가를 대충 보면 되었어요.

 

자정 넘어서 수유역 가는 버스를 탔어요. 버스는 잘 달렸어요. 어느새 수유역에 도착했어요. 수유역 버스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서울 심야버스 N15번과 N16번 도착 시간을 봤어요. 모두 3분 후면 도착할 거였어요. 이 중 N16번 버스는 제가 잘 이용하는 106번 버스와 노선이 비슷했어요. N15번, N16번 모두 동대문쪽으로 가지만 이왕이면 106번 버스 노선과 비슷한 N16번 버스를 타기로 했어요.

 

N16번 버스를 타고 동대문역으로 갔어요.

 

"야시장 갈까? 아니면 바로 종로로 넘어갈까?"

 

이때까지 어디를 갈지 정확히 정하지 않았어요.

 

"밥부터 먹고 생각해야지."

 

전날 새벽에 롯데리아 가서 햄버거 먹은 후 먹은 게 없었어요. 집 와서 계속 잠만 잤어요. 집에 오자마자 바로 잠을 자지는 않았어요. 밤을 샜기 때문에 도보 배달 아르바이트는 못 할 거니 오랜만에 주식 단타나 치기로 했어요. 그렇게 주식 단타 조금 치다가 잠들었다가 깨어나니 어느덧 밤 10시였어요. 당연히 집에서 뭘 먹고 나오지 않았어요. 시간적으로 보면 야식이지만 제게는 아침 식사였어요.

 

"뭐 먹지?"

 

바로 앞에 교촌치킨 24시간 매장이 보였어요. 동대문역에 있는 교촌치킨은 24시간 영업해요. 불이 켜져 있었어요. 창문 너머로 보니 영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여기 교촌 말고 한국통닭도 있잖아."

 

교촌치킨 24시간 매장을 보자 치킨을 먹고 싶어졌어요. 교촌치킨 말고 한국통닭도 있었어요. 한국통닭도 아마 문이 열려 있을 거였어요. 한국통닭 동대문점으로 갔어요. 문이 열려 있었어요.

 

"역시 여기는 문 열고 영업할 줄 알았어."

 

 

동대문 한국통닭은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찾아오는 가게에요. 동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 및 이 근방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이 계속 와요. 예전에는 주말에 가보면 외국인들도 와서 통닭을 뜯고 있었어요. 지금은 외국인들은 아마 그렇게 많이 안 올 거에요. 제가 예전에 동대문 한국통닭에 왔을 때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자유롭게 입국할 수 있었던 때였기 때문에 동대문 야시장 보러 오는 외국인들이 많았어요. 지금은 국제 이동 자체가 힘들어서 동대문 야시장 가도 외국인이 별로 없어요.

 

"여기에서 치킨 먹고 갈까?"

 

한국통닭은 서울 여기저기에 있어요. 저렴하게 치킨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저도 한때는 서울 가서 딱히 먹을 거 안 떠오르고 근처에 한국통닭이 있으면 한국통닭 가서 치킨을 뜯곤 했어요. 그러다 한국통닭 안 간 지도 꽤 오래되었어요.

 

한국통닭 안으로 들어갔어요.

 

"여기 24시간 하나요?"

"예, 24시간 해요."

 

동대문 한국통닭 입구에는 24시간 영업한다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어요. 그래서 사장님께 24시간 영업하냐고 여쭈어봤더니 24시간 영업한다고 했어요.

 

'여기에서 통닭으로 첫 끼 해결해야겠다.'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2마리 주세요."

 

통닭 2마리를 주문했어요.

 

 

동대문 한국통닭은 치킨 한 마리 가격이 4000원이고, 두 마리 가격이 7000원이고, 세 마리 가격이 1만원이에요. 예전에는 4500원이었는데 4천원으로 가격을 인하했어요.

 

동대문 한국통닭에서는 치킨 말고 다른 술안주도 판매해요.

 

 

"이거 닭 사진 찍어도 되나요?"

"예."

 

사장님께 한국통닭 치킨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여쭈어봤어요. 사장님께서는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허락하셨어요. 그래서 초벌 튀김된 통닭 사진을 찍었어요.

 

 

 

제가 주문한 통닭 2마리가 나왔어요.

 

 

 

한국통닭의 통닭은 매우 작아요. 성인 남성이 식사 삼아서 먹으려고 하면 혼자 2마리는 먹어야 해요. 여자 혼자도 한 마리는 거뜬히 먹을 수 있어요.

 

한국통닭의 통닭은 살점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그렇지 않아도 작은 닭에 살점도 엄청 많은 뚱뚱한 닭이 아니에요. 그래서 살점의 맛보다는 고소한 껍질 맛이 훨씬 더 강해요. 튀겨진 껍질을 먹는 맛이 강하고 살점 특유의 부드러운 맛은 많이 약한 편이에요.

 

혹자는 이런 치킨을 보고 뼈 빨아먹는 거 같다고 혹평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한국통닭의 통닭 맛은 고유한 매력이 있어요. 가장 먼저 고소한 맛이 상당히 강하고 맛이 꽤 진해요. 부드럽지 않고 투박한 맛이기는 하지만 맛이 진해서 맛 자체만 놓고 보면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부드러운 치킨은 부드러운 치킨이고, 이렇게 투박한 치킨은 투박한 치킨이에요. 고유한 매력이 있어요.

 

두 번째 매력은 통통하지 않은 작은 닭을 완전히 바싹 튀겼기 때문에 뼈도 완전히 바싹 튀겨져 있어요. 그래서 잘잘한 닭 갈비뼈 같은 것을 일일이 발라먹지 않고 그냥 씹어먹어도 되요. 닭 날개에서 제일 끄트머리 부분 같은 것은 소금 찍어서 먹으면 매우 고소하고 바삭해요. 뼈를 완전히 다 발라먹는 게 아니라 매우 가늘은 뼈는 바삭한 튀김 삼아서 씹어먹으면 되요.

 

 

동대문 야시장으로 놀러간다면 야심한 시간에 한국통닭 가서 통닭에 맥주 즐기는 것도 좋을 거에요. 식사 삼아서 2마리 먹고 나와도 되구요. 식사 삼아서 먹어도 가격이 고작 7천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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