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프랜차이즈카페 메뉴

메가커피 흑당 밀크티 라떼

좀좀이 2021. 11. 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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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메가커피 흑당 밀크티 라떼에요.

 

동대문 야시장을 둘러보고 홍대로 걸어가는 중이었어요. 동대문 야시장에서 바로 종로대로를 타고 종각으로 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단순하고 익숙한 길을 따라 가는 것보다는 조금 더 돌아다니다 홍대로 넘어가고 싶었어요. 종로대로라면 아주 질리도록 많이 걸어다녔어요. 여기는 심심하면 지나가는 길이에요. 특별할 것도 없어요. 종로1가부터 종로5가까지는 서울에서 놀다가 버스 타고 의정부 돌아갈 때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으로 가기 위해 항상 지나가는 길이에요. 종로6가는 동대문에서 종로로 걸어갈 때만 지나가는 길이라 종로1가부터 종로5가까지 이어지는 길에 비해 덜 걸어본 곳이기는 하지만 여기도 정말 많이 지나다닌 길이었어요.

 

더욱이 종로 거리는 원래 심야시간에 아무 것도 없어요. 여기는 도심 공동화 현상의 대표적인 곳이에요. 오죽하면 학교 지리 시간때 도심 공동화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배우는 곳이에요. 심야시간에 종로에 사람도 없고 차도 없는 풍경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풍경이에요. 이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심야시간 카페, 식당 영업 전면 금지 이전부터 계속 그래왔어요. 그런 길을 또 걸을 필요는 없었어요.

 

'청계천으로 빠질까?'

 

청계천변은 평소에 별로 안 걷는 길이에요. 동대문에서 종각까지 걸어가야겠다고 작정하고 걷는 날이 아니면 어지간하면 청계천변 따라서 걷지는 않았어요. 을지로와 종로 사이에 있는 청계천변 따라서 걷는 동안 주변에 구경할 것도 별로 없을 뿐더러 낮시간에는 이쪽이 오히려 다니기 조금 불편해요. 아예 청계천 산책로를 따라서 걸을 게 아니라면 재미도 별로 없고 조금 음침한 느낌도 있어요. 낮시간에는 이쪽 도로가 좁은데 차가 계속 다녀서 오히려 정신없을 때도 있구요.

 

11개월만에 심야시간에 돌아다니는 거라 평소에 잘 안 다니는 길로 다니고 싶었어요. 여기에 시간도 별로 없었어요. 광화문까지 빠르게 가려면 청계천을 따라 걸어가야 했어요. 그래서 밀리오레 뒷편을 지나 청계천으로 가기로 했어요.

 

밀리오레 뒷편은 역시나 깜깜했어요. 24시간 영업하는 곳이 있을 리 없었어요. 그런데 불이 환하게 켜저 있는 곳이 한 곳 있었어요. 메가커피 동대문점이었어요.

 

"여기 24시간 카페잖아!"

 

메가커피 동대문점은 비록 테이크아웃 전문점이기는 하지만 무려 24시간 카페였어요. 폭압적인 엉터리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수도권 심야시간 카페, 식당 영업 시간 제한으로 멸종하다시피 한 24시간 카페였어요.

 

"뭐 하나 사서 마시고 갈까?"

 

메가커피는 여기저기 많이 있어요. 어느 순간부터 지점이 크게 늘어났어요. 과거에 저가 커피 체인점의 대명사는 이디야 커피였어요. 이디야 매장이 진짜 많았어요. 그런데 이디야가 줄어들고 메가커피가 여기저기 많이 생겼어요. 한동안 메가커피는 저렴한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로만 알고 있었어요. 한동안 메가커피는 관심을 아예 안 가졌어요. 하지만 메가커피 매장 중에는 실내에 매장을 갖춘 곳도 있었어요.

 

메가커피 매장 중 실내에 매장을 갖춘 곳도 있다는 것을 알자 메가커피 매장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셔보려고 생각했어요. 언제나 생각 뿐이었어요. 계속 뒤로 미루기만 했어요. 제가 혼자 카페를 갈 때는 심야시간이에요. 심야시간에 혼자 책 보고 글 쓰러 가곤 해요. 그 외에 카페 갈 때는 주로 다른 사람과 만나서 가곤 하는데, 이때는 스타벅스나 커피빈을 주로 가요. 기껏 시간 들여서 사람 만났는데 메가커피 가는 일은 없어요.

 

이래서 계속 메가커피는 안 가고 있었어요. 가는 것을 뒤로 미루기만 했어요. 그러다 24시간 카페 매장으로 메가커피를 만났어요.

 

'메가커피 음료 한 번 마셔보려고 했는데 잘 되었다.'

 

24시간 카페를 발견했다는 기쁨과 더불어 어차피 메가커피는 언젠가 하루 날 잡아서 가볼 생각이었어요. 겸사겸사 아주 잘 되었어요. 게다가 동대문 야시장을 몇 바퀴 돌면서 구경했기 때문에 잠시 쉬고 싶었어요. 음료 하나 사서 마시며 쉰 후 다시 갈 길 걸어가면 딱 좋았어요.

 

'뭐 마시지?'

 

메가커피 메뉴를 살펴봤어요. 만약 낮에 실내 매장이 있는 메가커피 지점으로 갔다면 당연히 커피 종류에서 골랐을 거에요. 그렇지만 이때는 심야시간이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심야시간 다닐 때 생긴 매우 중요한 문제가 있었어요. 바로 화장실 문제였어요. 과거에는 심야시간에도 화장실 문제는 걱정할 필요 없었어요. 밤에 문이 열려 있는 대형 건물이 많았기 때문에 수위 아저씨께 부탁하면 화장실을 빌릴 수 있었어요. 밤에 영업하는 식당, 카페도 여러 곳 있어서 거기서 야참 삼아서 뭐 사먹으며 쉬면서 화장실 이용하는 방법도 있었구요. 그렇지만 심야시간 사실상 통행금지 조치 이후 심야시간이 되면 건물 전체를 다 잠가버려요. 실제로 밤에 배달일 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화장실 문제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해요. 제 친한 동생도 무급휴직 때문에 밤에 잠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할 때 화장실이 제일 골치아픈 문제라고 했어요.

 

커피는 이따 화장실 가고 싶어질 수 있기 때문에 피하기로 했어요. 커피 말고 다른 음료를 고르기로 했어요.

 

"흑당밀크티 있네?"

 

메가커피 메뉴 중 흑당 밀크티 라떼가 있고 흑당 버블 밀크티가 있었어요.

 

"흑당 버블 밀크티 마셔야겠다."

 

메가커피 흑당 버블 밀크티를 주문했어요. 직원이 저를 불렀어요. 지금 타피오카펄이 다 떨어져서 흑당 버블 밀크티는 주문할 수 없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다른 메뉴 고르면 바로 주문 바꿔주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흑당 밀크티 라떼를 골랐어요. 직원에게 흑당 버블 밀크티와 흑당 밀크티 라떼 차이를 물어보자 직원은 둘의 차이는 오직 펄 차이라고 대답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메가커피 흑당 밀크티 라떼가 나왔어요.

 

메가커피 흑당 밀크티 라떼는 이렇게 생겼어요.

 

 

"이거 맞게 나온 거 맞나?"

 

아래에는 흑당이 깔려 있었어요. 위에는 하얀 액체가 가득 들어 있었어요.

 

'설마 밀크티 빠지고 흑당만 들어간 거 아냐?'

 

지금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한창 흑당이 유행할 때 우유에 흑당 집어넣고 '흑당 밀크티'라고 판매하는 카페들이 꽤 많았어요. 밀크티라고 해서 진짜 차를 같이 넣어주는 카페는 별로 없고 온통 흑당 우유를 만들어놓고서는 흑당 밀크티라고 판매해대었어요. 차가 들어가지도 않고 오직 우유에 흑당만 부어놓은 게 어째서 밀크티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짓이 만연해 있었어요.

 

이것도 외관상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 밀크티라면 커피 아이스크림 색깔과 비슷하지만 보다 옅은 색이 나기 마련인데 이건 완전히 하얀 액체가 가득했어요.

 

 

컵 홀더를 벗겨봤어요. 아래에 흑당이 깔려 있고 흰색 액체가 가득 담겨 있었어요.

 

 

'조명 때문에 이런 건가?'

 

메가커피 흑당밀크티라떼는 완전 하얀색인지 약간 다른 색이 섞인 희무끄레한 색인지 분간이 어려웠어요. 뒤에 있는 박스 때문에 약간 누런 빛이 도는 것처럼 보이는 건지 알 수 없었어요.

 

메가커피 흑당 밀크티 라떼 가격은 3300원이에요.

 

 

메가커피 흑당 밀크티 라떼를 마시기 전에 열심히 섞었어요. 섞기 진짜 힘들었어요. 빨대가 가늘고 양은 많았어요. 컵도 크고 각얼음도 수북히 들어가 있었어요. 굵은 펄 빨아마시는 빨대라도 젓기 쉽지 않을 건데 가늘은 빨대를 받아서 젓기 상당히 어려웠어요. 그래도 빨대가 잘 버텨줘서 근성 하나만 있으면 잘 섞을 수 있었어요. 바닥에 시럽이 깔려 있어서 바닥을 긁으면서 저어야 했어요. 위 사진은 제가 최대한 많이 노력한 거에요. 저 이상 섞기는 어려웠어요.

 

"홍차 시럽 썼나?"

 

메가커피 흑당 밀크티 라떼는 외관을 보면 우유에 흑당 시럽만 넣어서 흑당 우유 만들어놓은 것처럼 생겼어요. 그렇지만 마셔보니 밀크티 맛이 났어요. 홍차향이 살아 있었어요. 오래되고 눅눅해진 건초 비슷한 향 같으면서 들꽃 같은 향이 있었어요. 홍차향은 첫 맛에서는 안 느껴졌어요. 중간과 끝부분에서 느껴졌어요. 아주 강하지도 않았고 아주 약하지도 않았어요. 홍차 들어갔는지 긴가민가할 때 '저는 홍차 들어가 있거든요?'라고 따지는 느낌이었어요.

 

메가커피 흑당 밀크티 라떼는 외관만 보면 홍차가 아예 안 들어가 있는 것처럼 생겼지만 실제 마셔보니 홍차가 들어가 있었고 홍차향도 괜찮게 느껴졌어요. 솔직히 말해서 맛있었어요. 단지 목말라서 맛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 정도 맛이면 괜찮은 밀크티라고 해줄 만 했어요. 돈만 비싸게 받아먹고 밍밍하기만 한 밀크티보다 훨씬 더 맛있는 밀크티였어요. 처음 섞기 전 모습과 맛을 놓고 봤을 때 진한 홍차향을 위해 홍차 시럽을 붓는 것 같았어요. 흑당 시럽 붓고 거기에 바로 홍차 시럽 부어서 처음 받아서 봤을 때 아래에는 시럽이 잔뜩 깔려 있고 위는 아주 하얀색 우유층이 찰랑거리고 있었던 것 아닌가 싶었어요.

 

메가커피 흑당 밀크티 라떼에서는 흑당 맛과 향도 잘 느껴졌어요. 한약 비슷한 흑당 향과 고소한 흑당 맛과 밀크티 맛 비율이 좋았어요. 전반부와 중반부까지는 흑당 맛이고 중후반부에서 후반부까지는 밀크티 맛이었어요. 끝에 가면 밀크티 향은 날아가고 흑당향만 느껴졌어요. 이 정도면 만족하며 마실 만한 맛이었어요. 진하지도 묽지도 않았어요. 길 가면서 가볍게 마시기 딱 좋은 맛이었어요. 여름에 갈증날 때 마시기 좋은 맛이었어요.

 

"진짜 의외인데?"

 

메가커피 흑당 밀크티 라떼는 사실 별 기대 안 했어요. 3300원이니까 실망할 것도 없겠다고 생각하며 주문했는데 3300원 이상의 가치가 있었어요. 매우 맛있게 마셨어요. 이름 그대로 흑당 밀크티 라떼 맛이었어요. 흑당 맛도 느껴지고 밀크티 맛도 느껴졌어요. 얼음이 많이 녹으면 밍밍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맛이기는 했어요. 맛 자체가 매우 진한 편은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얼음이 많이 녹지만 않는다면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부드러운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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