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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신메뉴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

좀좀이 2021. 2. 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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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스타벅스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에요. 스타벅스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는 2021년 2월 16일에 출시된 스프링 프로모션 신메뉴 음료에요.

 

전날 잠을 엄청나게 일찍 잤어요. 그냥 많이 피곤했어요. 한 것도 없는데 머리가 멍하고 정신이 없었어요. 정신이 산만해서 글은 제대로 안 써지고 자꾸 딴짓만 했어요. 글은 안 쓰고 자꾸 인터넷만 하다보니 더 피곤해졌어요. 이대로는 아무 것도 안 될 것 같아서 잠이나 푹 자고 일어나서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할 것 하기로 마음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어요.

 

아침에 일어났어요. 정신을 차리고 인터넷을 봤어요.

 

"스타벅스 신메뉴 출시하네?"

 

2021년 2월 16일에 스타벅스에서 스프링 프로모션으로 신메뉴 음료를 출시한다는 게시물이 보였어요. 스타벅스에서 이번에 출시하는 신메뉴 음료는 슈크림 라떼, 슈크림 프라푸치노 위드 판나코타,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였어요.

 

'지난 번에는 스타벅스 신메뉴 하나도 못 마셨지?'

 

2021년 1월에 출시된 스타벅스 신메뉴 음료는 하나도 못 마셨어요. 이때는 카페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실 수 없었어요. 하필 지독하게 추울 때라서 음료를 사들고 나와서 밖에서 마실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배스킨라빈스31 2021년 1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인 우낀소 아이스크림은 강추위 한파 속에서 밖에서 싱글 레귤러 컵으로 먹다가 세상에 베스킨라빈스31 싱글 레귤러 컵 하나 비우기 그렇게 힘들다는 것을 처음 경험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싱글 레귤러 컵 하나 정도는 진짜 별 것도 아닌데 이때 한파 속에서 찬바람 맞아가며 싱글 레귤러 컵을 먹으려고 하니 제가 아이스크림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우낀소 아이스크림이 얼마나 단맛이 강한지 잘 몰라요. 우낀소 아이스크림 떠올려보면 맛이 기억나는 것이 아니라 하도 추워서 아이스크림을 사실상 스푼으로 깨어가며 먹었던 것만 기억나요. 그랬기 때문에 스타벅스 2021년 1월 신메뉴는 아예 포기했어요.

 

이제 상황이 달라졌어요. 카페 매장 안에서 음료를 다시 마실 수 있게 되었어요. 드디어 카페에 가서 새로 출시된 음료를 마실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 주식 단타 매매 일기 쓰는 것 좀 쉬자.'

 

블로그를 보니 소소한 일상과 먹은 것, 돌아다니며 본 것 올리는 블로그에서 완전 주식, 채권 블로그로 바뀌어 있었어요. 이건 어쩔 수 없었어요. 2020년 11월 24일 0시부로 수도권에서는 밖에 나가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새로운 취미 삼아서 주식 단타 매매를 하나의 게임으로 즐기고 단타 매매 일기를 써서 블로그에 올렸어요. 그게 이번 겨울 내내 이어졌어요. 그거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렇지만 이제는 카페에서 신메뉴가 출시되면 가서 마셔볼 수 있어요. 실내에서 테이블에 앉아서 느긋하게 음료를 즐길 수 있어요. 가뜩이나 블로그에 주식 단타 매매 일기 쓰는 것이 재미없어지던 차에 매우 잘 되었어요.

 

'스타벅스 신메뉴 한 번 마셔볼까?'

 

이번에 스타벅스에서 스프링 프로모션 신메뉴 음료로 출시한 메뉴를 쭉 봤어요.

 

'슈크림은 별로야.'

 

슈크림은 개인적으로 그렇게 많이 좋아하지 않아요. 슈크림 들어간 것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그러면 남는 것은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 뿐이었어요.

 

용과라면 내가 할 말이 조금 있지.

 

스타벅스 신메뉴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는 기대 0%.

더 웃긴 건 이 음료를 보자마자 실망할 확률 0%, 열광할 확률 0% 확정.

 

용과는 선인장 열매 중 하나에요. 선인장 열매 중에는 용과가 있고 백년초가 있어요. 둘 다 제 기억에 좋은 것도 없고 나쁜 것도 없었어요. 이러기도 힘들어요. 좋은 기억도 있고 나쁜 기억도 있기 마련이에요. 최소한 하나는 있어요. 그렇지만 용과, 백년초는 좋은 기억도 없고 나쁜 기억도 없어요.

 

제주도에 용과와 백년초가 처음 나왔을 때였어요. 당시에는 가격이 무지 비쌌어요. 한라봉을 시작으로 한 알에 5천원, 1만원짜리 과일이 줄줄이 나오기 시작할 때였어요. 용과, 백년초는 한라봉이 등장한 이후 꽤 나중에 등장했어요.

 

'이거 엄청 맛있게 생겼는데?'

 

백년초, 용과 모두 비싼 가격을 자랑하고 있었어요. 생긴 것을 보면 너무 맛있게 생겼어요. 보랏빛 껍질에 속에는 하얀 과육과 무수히 많은 씨앗이 있었어요. 보기만 해도 이건 설탕 덩어리처럼 생겼어요. 둘 다 생긴 것이 영락없는 문방구 앞 불량식품 사탕이었어요.

 

그렇지만 당시에는 가격이 가격인지라 사서 먹어보지는 못했어요. 하도 비싸서 시식도 없었어요. 백년초, 용과 모두 맛을 문방구 앞 불량식품 사탕맛일 거라고 추측만 할 뿐이었어요.

 

그러다 몰타에 갔어요. 몰타에는 손바닥 선인장이 진짜 많았어요. 손바닥 선인장이 백년초에요. 도처에 백년초가 많이 있었어요. 길거리 길바닥 선인장에 백년초가 열려 있었어요. 돌담 대신 선인장을 심어서 담처럼 만든 곳도 있었어요. 여기에 있는 선인장도 백년초가 열려 있었어요. 백년초를 팔기도 했어요. 이때는 겨울이라서 도처에 백년초가 있었어요. 이때 백년초를 처음 먹어봤어요.

 

환상이 깨진다.

 

"뭐야? 이거 왜 아무 맛도 없어?"

 

정말 아무 맛이 없었어요. 엄청 달고 맛있을 줄 알았는데 씨앗 씹히는 식감 외에 그 어떤 맛도 없었어요. 이게 도대체 제주도에서 왜 비싸게 판매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이때 몰타에서 백년초 관련해서 기억나는 것은 딱 2개에요. 첫 번째는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백년초가 제 상상과 달리 진짜 아무 맛이 없어서 엄청나게 충격받았다는 것, 두 번째는 영어로 백년초를 '시어머니의 혓바닥'이라고 부른다는 것이었어요. 백년초를 보면 위에 가시가 도돌도돌 달려 있어요. 그래서 백년초를 영어로 시어머니의 혓바닥이라고 한대요.

 

한국 돌아와서 백년초를 또 먹어봤어요. 역시 아무 맛 없었어요. 씨앗만 무지 씹혔어요.

 

시간이 흘러갔어요. 용과가 한국에 많이 보급되었어요. 용과를 먹어봤어요.

 

아무 맛이 없다.

 

이후 외국 여행 갔을 때도 용과를 먹어봤어요.

 

아무 맛이 없다.

 

용과, 백년초 모두 아무 맛이 없었어요. 씨앗만 무지 씹혔어요. 으직으직 씹는 맛은 좋았지만 딱 그것 뿐이었어요.

 

용과는 왜 아무 맛이 없는가?

 

용과. 龍果. Dragonfruit.

 

용의 과일.

 

세상에 용이 존재하지 않으니까 용과가 맛이 없지!

 

아주 명쾌한 결론. 용이 세상에 존재할 리 없잖아요. 그러니 용과는 맛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거에요. 용이 존재해야 용의 과일 용과도 맛이 존재하죠. 용이 존재하지 않는데 용의 과일 용과에 뭔 맛이 존재하겠어요. 용을 먹어본 사람은 고사하고 본 사람조차 단 한 명도 없는데 뭔 얼어죽을 용의 맛이고 용의 과일이에요. 당연히 용 따위는 세상에 졵재하지 않으니 용의 과일 용과도 맛이 존재하지 않는 게 정상이었어요.

 

용과에 맛이 존재하지 않으니 용과를 먹은 기억을 아무리 다 떠올려봐도 좋았던 기억도 없고 나빴던 기억도 없었어요. 무슨 맛이 특별하게 느껴져야 감흥이 있죠. 맛이 없는데 무슨 감흥이에요.

 

그렇다. 나는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를 먹겠다.

 

목표가 정해졌어요.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 이거 맛은 안 봐도 뻔했어요. 용과가 맛이 존재하지 않는데 뭔 맛이 있겠어요. 그거 다 레모네이드 맛이겠죠. 제가 이 음료를 맛있다고 한다면 그건 스타벅스가 레모네이드를 잘 만들어서 맛있는 거에요.

 

스타벅스로 갔어요. 가자마자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를 주무했어요.

 

스타벅스 신메뉴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는 이렇게 생겼어요.

 

 

스타벅스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는 얼핏 보면 자주색 액체만 있는 음료처럼 생겼어요. 그렇지만 아래를 자세히 보면 희무끄리한 것과 검은 깨처럼 생긴 것들이 있었어요. 검은 깨처럼 생긴 것은 용과 씨앗이고, 희무끄리한 덩어리는 알로에 젤리 조각이었어요.

 

 

스타벅스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 가격은 Tall 사이즈 5900원, Grande 사이즈 6400원, Venti 사이즈 6900원이에요.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는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에 대해 '갓 피어난 봄을 닮은 핑크 레모네이드. 레드 용과의 풍부한 영양분과 부드러운 알로에 젤리를 담아 새콤 달콤한 봄을 느낄 수 있는 화사한 음료'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사실 화사한 음료라면 저건 레모네이드가 화사한 맛이라는 것일 거에요. 용과 맛을 최대한 농축시키고 무한 적분해도 맛이 느껴질지 솔직히 의문이에요.

 

 

스타벅스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 영문명은 Pink Dragon Fruit Lemonade 에요. 열량은 Tall 사이즈 기준으로 180kcal 이에요.

 

 

레모네이드 맛.

 

스타벅스 신메뉴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 맛은 레모네이드 맛이었어요. 당연했어요. 용과에 무슨 맛이 있다고 특별한 맛이 더 느껴지겠어요. 지금까지 용과를 먹으면서 용과에 특별한 맛이 있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용과는 항상 아무 맛 없고 씨앗만 으직으직 씹히는 과일이었어요. 용과 자체가 원래 그런 과일인데 무슨 특별한 맛이 있기를 바라면 답이 없어요. 실제 용을 만나고 용도 때려잡고 드래곤 바베큐 만들어 먹어보고나서 용과에 무슨 맛을 기대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어요. 게임상에서 용을 때려잡는 거 말고 진짜 이 현실 세계 오프라인 세계 속에서요.

 

스타벅스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는 신맛이 꽤 강한 음료였어요. 한 모금 마시자마자 신맛이 확 느껴졌어요. 신맛이 꽤 날카로웠어요. 혀 양쪽 끝을 짜릿하게 자극했어요. 봄날 춘곤증을 깨우기 위해 누가 툭 치는 신맛 정도가 아니라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졸다가 선생님께 회초리로 등짝 한 대 맞는 정도의 날카로움이었어요. 졸릴 때 마시면 잠 잘 깰 맛이었어요. 새콤한 맛이 자극적이어서 이거 한 잔 마시면 왠지 비타민C 많이 복용해서 건강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여기에 아래에는 알로에 젤리가 깔려 있었어요. 저는 매우 가늘은 빨대를 받았어요. 알로에 젤리는 가늘은 빨대로는 잘 빨리지 않았어요. 세게 들이마시면 알로에 젤리가 흡입력에 으깨지면서 입 안으로 들어왔어요. 알로에 젤리는 살짝 풋풋한 맛이 있고 달았어요. 알로에 젤리를 빨아들인 후 입 안에서 질겅질겅 씹는 맛이 있었어요. 알로에 젤리가 들어간 것까지는 좋았어요. 빨대만 조금 더 지름이 큰 것으로 받았다면 알로에 젤리가 들어간 것을 좋게 평가했을 거에요.

 

일반 레모네이드와 맛이 약간 달랐어요. 아주 미세하지만 차이가 있기는 했어요. 일반적인 레모네이드는 레몬의 상큼한 향기와 새콤달콤한 맛의 조화에요. 스타벅스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 맛은 기본적으로 레모네이드 맛이었어요. 여기에 약간 풋풋한 향이 들어 있었어요. 싱싱한 풀잎에서 느껴지는 풀냄새 아주 비슷한 향이 미량 존재했어요. 이게 일반 레모네이드와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의 차이였어요.

 

이제 용과맛.

 

그렇지만 이 아주 살짝 느껴지는 풋풋한 향이 용과 향이라고 할 수는 없었어요. 솔직히 용과향보다는 알로에 젤리향이라고 봐야 더 맞아보였어요. 알로에 젤리에서 느껴지는 향이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에서 느껴지는 풋풋한 향기랑 매우 비슷했어요. 풋풋한 향이 용과향이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제가 봤을 때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에서 느껴지는 풋풋한 향은 용과 향이 아니라 알로에 젤리 향이었어요.

 

용과 씨앗이 아래 조금 깔려 있기는 했지만 큰 존재감은 없었어요. 용과가 맛에서 존재감 하나도 없으니까 눈으로 확인하라고 용과 씨앗이 조금 깔려 있는 것 같았어요. 용과 씨앗은 식감에서도 알로에 젤리에 밀려서 아무 존재감 없었어요. 괜찮아요. 이 세상에 용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스타벅스가 출시한 건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이지 무슨 판타지 월드 레드 드래곤 레모네이드 포션이 아니니까요.

 

스타벅스 신메뉴 핑크 용과 레모네이드는 알로에 향 조금 느껴지는 레모네이드 맛이었어요. 레모네이드 좋아한다면 레모네이드니까 좋아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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