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패스트푸드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

좀좀이 2021. 1. 2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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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체인점 사이드 메뉴는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에요.

 

모스버거에서 신메뉴로 리치더블치즈버거를 출시했을 때였어요. 이때 모스버거에서 사이드 메뉴 신메뉴로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도 같이 출시했어요.

 

"고구마 후라이? 이건 무슨 맛일까?"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를 보는 순간 엄청나게 궁금해졌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까지 고구마 후라이는 못 봤어요. 감자튀김은 엄청나게 많이 먹었어요.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점 가서 햄버거 세트 메뉴 시키면 감자튀김이 따라서 나오니까요. 감자튀김도 종류가 많아요. 길다란 감자튀김이라 해도 두께에 따라 다르고 어떻게 튀겼느냐에 따라 다르고 소금을 얼마나 뿌리느냐에 따라 달라요. 길다란 육면체 감자튀김이라 해도 패스트푸드 체인점마다 맛이 천차만별이에요.

 

그렇지만 고구마 후라이는 못 봤어요. 다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체인점에서 고구마 후라이를 출시했다는 말은 못 들어봤어요. 물론 지금까지 출시된 적 있는 모든 메뉴를 뒤져보면 한 번은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제가 알기로는 없었어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식당 신메뉴를 다 먹어본 것도 아니고 거기에 엄청나게 큰 관심을 갖고 매니아로써 다 챙겨먹지도 않아요. 그래서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제가 지금까지 고구마 후라이는 단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는 거였어요.

 

'이거 무슨 맛이지?'

 

고구마 후라이니까 고구마 튀김 맛이겠지?

 

그런데 어떤 고구마 튀김?

 

고구마 튀김이라면 크게 두 종류 있어요. 분식집에서 판매하는 밀가루 묻혀서 튀긴 고구마 튀김이 있어요. 이것은 고구마가 튀겨졌다기 보다는 고구마는 뜨거운 열에 익은 거고 밀가루 반죽이 튀겨진 거에요. 두 번째로는 맛탕이 있어요. 맛탕은 고구마 자체를 튀긴 거 맞아요. 그런데 맛탕은 고구마 위에 엄청나게 단 시럽을 버무려서 먹는 간식이에요. 둘 다 고구마 후라이 맛을 유추하기에는 약간 거리가 있었어요.

 

햄버거보다 고구마 후라이가 더 궁금하잖아!

 

모스버거에서 출시한 신메뉴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리치더블치즈버거였어요. 그러나 리치더블치즈버거 맛은 그렇게 궁금하지 않았어요. 당연히 맛있겠죠. 모스버거 특유의 쫄깃한 햄버거 번과 고기패티, 치즈의 조화겠죠. 이것은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모스버거 햄버거를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먹어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맛이 엄청나게 궁금하지는 않았어요. 정작 맛이 엄청나게 궁금해서 당장 달려가서 먹어보고 싶은 것은 모스버거 리치더블치즈버거가 아니라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였어요.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 꼭 먹어봐야겠다.'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만큼은 꼭 먹어보기로 결심했어요. 모스버거로 갔어요. 리치더블치즈버거를 세트로 주문한 후, 감자튀김을 고구마 후라이로 변경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리치더블치즈버거 세트가 나왔어요. 제가 주문한 대로 감자튀김은 고구마 후라이로 변경되어 있었어요. 제가 주문한 것을 받아서 자리로 갔어요.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는 이렇게 생겼어요.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는 색부터 감자튀김과 완전히 달랐어요. 감자튀김은 노르스름한 색이에요.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는 불그죽죽한 빛이 도는 색이었어요. 맛탕 만들 때 사용하는 고구마와 완전히 달랐어요. 일반 고구마가 아니라 호박고구마 색과 비슷했어요. 호박고구마보다 붉은 빛이 훨씬 많이 돌고 있었어요.

 

 

모스버거에서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고구마 후라이에 대해 '바삭달콤한 고구마 후라이'라고 아주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어요.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 영문명은 Sweet Potato Fries 에요.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 가격은 2900원이에요.

 

 

이거 뭐라고 해야 하지?

 

진짜 뭐라고 말해야 할 지 혼동스럽게 만드는 맛.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를 하나 먹고 이것을 어떻게 말해야할지 참 많이 고민했어요. 일단 첫 맛은 별로 안 달았어요. 단맛이 거의 없었어요. 튀김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고소함만 느껴졌어요. 그 고소함도 그렇게까지 강렬하지는 않았어요.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 첫 맛은 꽤 밋밋한 맛이었어요. 소금도 안 뿌려져 있고 설탕도 안 뿌려져 있었어요. 그래서 더욱 밋밋한 맛이었어요.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를 계속 씹어먹었어요. 씹어먹어도 단맛이 강하지 않았어요. 맛이 상당히 밋밋했어요. 고구마 튀김, 맛탕 같은 것에서 느껴지는 단맛을 기대하고 먹었는데 매우 소박한 단맛이었어요. 소박하고 수수한 단맛이었어요.

 

계속 먹다보니 단맛이 점점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일본 문화 컨텐츠 속 애정 관계 같은 맛이네.

 

없는 거 같기도 하고 있는 거 같기도 한 단맛. 은은하고 이어질 듯 말 듯 사람 계속 간보는 남녀 관계. 둘 다 좋아하면 속 시원하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불꽃놀이도 터뜨려주고 시원하게 끝나면 좋겠는데 마지막까지 서로 간만 보고 밀고 당기고 서로의 마음을 계속 테스트해보기만 하다 애잔한 감정 남기며 끝나는 엔딩. 딱 일본 문화 컨텐츠에서 나오는 남녀간이 애정 같은 단맛이었어요.

 

'이거는 설탕이라도 왕창 뿌려주던가 소금이라도 살짝 뿌려주는 게 낫지 않을까?'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는 맛있기는 했지만 무엇과 어울리는 맛인지 참 애매한 맛이었어요. 고구마 후라이만 먹으면 맛있었어요. 그러나 햄버거와 같이 먹기에는 맛이 너무 순했고, 맥주 안주로 먹기에는 단맛 때문에 맥주와 그렇게까지 잘 어울릴 거 같지 않았어요. 일본 연애물 보면서 속 터져서 내가 작품 속에 들어가서 둘이 그렇게 좋아하면 그냥 서로 사랑한다고 외치고 밥이나 먹으러 가라고 소리쳐버리고 싶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소금이든 설탕이든 뭐든 조금만 가미해주면 상당히 맛있을 거 같은데 햄버거와도 간보고 밀당만 하다 끝나고 맥주랑도 간보고 밀당만 하다 끝날 맛이었어요.

 

모스버거 고구마 후라이는 일본 문화 컨텐츠 속 이어질 듯 말 듯 끝없이 서로 다가가려다 망설이고 주저거리다 이어진 것도 아니고 안 이어진 것도 아닌 채 끝나버려 답답함과 애잔한 여운 남기는 남녀 애정관계 같은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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