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가본 식당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 지하철 6호선 망원역에 있는 타이완 1인 샤브샤브 식당인 타이완웨이에요.
"형, 타이완 훠궈 드셔보신 적 있으세요?"
"타이완 훠궈? 그거 아주 예전에."
친한 동생이 제게 갑자기 타이완 샤브샤브를 먹어본 적이 있냐고 물어봤어요. 훠궈는 꽤 많이 먹었어요. 그러나 전부 중국 본토식이었어요. 중국은 워낙 큰 나라라서 '중국 본토식'이라고 하면 그것도 말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중국식 훠궈였어요. 이것은 서울에 무한리필 식당도 여러 곳 있어서 종종 먹곤 했어요. 괴질로 전사회가 시끄러워지기 전까지는요.
그렇지만 타이완 훠궈는 먹어본 적이 딱 한 번 있었어요. 아주 오래 전에 타이완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가족들과 단체여행으로 갔던 여행이었어요. 이때 귀국 바로 전날 밤 저녁 식사가 바로 타이완 샤브샤브였어요. 이 당시에는 샤브샤브를 썩 좋아하지 않았어요. 먹는 방법도 잘 몰랐고, 물에 빠쳐서 먹는 것보다는 볶고 구운 음식을 좋아했어요. 단체여행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가 맛있게 먹었어요. 저만 제외하구요. 저는 그때 그냥 덤덤했어요. 제가 샤브샤브를 좋아하게 된 것은 그때부터 꽤 많은 시간이 흐른 뒤였어요. 결정적으로 샤브샤브에서 청경채가 그렇게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샤브샤브, 훠궈를 엄청나게 좋아하게 되었어요.
"망원동에 타이완 훠궈 파는 집 있는데 같이 가볼래요?"
"어? 진짜? 타이완 훠궈집이 있어?"
타이완 샤브샤브가 한국에 있다는 말 자체를 못 들어봤어요. 만약 알았다면 한 번은 궁금해서 먹으러 가봤을 거에요.
"가자! 언제 갈까?"
"주말에 괜찮으세요?"
"응. 나는 주말에 한가해."
"그러면 주말에 같이 가요."
"그래."
친한 동생과 타이완 샤브샤브 식당에 같이 가기로 약속을 잡았어요.
'그러고 보면 타이완 먹거리가 한국에서 진짜 인기 좋아.'
타이완 먹거리는 한국에서 상당히 인기가 좋아요. 꽃보다 할배 때문에 타이완 여행 붐이 불었었어요. 저는 그 붐이 전염병 사태 전까지 계속 지속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에 대해 외국 음식 중에서 타이완 먹거리가 한국인 입맛에 가장 잘 맞기 때문이라고 봐요. 실제로 타이완 밀크티, 간식류 같은 것은 한국에 매우 많이 들어와 있어요. 지파이, 밀크티, 흑당 밀크티 등 타이완 먹거리는 한국에 들어와서 성공적으로 안착했어요. 타이완 가서 음식 때문에 고생했다는 사람은 별로 못 봤어요.
작년까지 일본 여행 가는 한국인이 매우 많았어요. 타이완 여행 가는 사람에 비할 바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음식, 일본 디저트는 한국에서 그렇게 힘을 못 쓰고 있어요. 많기는 해요. 그렇지만 '일본 본래의 맛'을 강조한 곳은 한결같이 망했어요. 망하지 않고 살아남은 곳은 전부 맛을 한국화시켰어요. 이런 특징을 아주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일본 음식이 바로 라멘이에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맛과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맛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해요. 특히 한국인들은 음식맛이 달고 짜고 느끼하면 견디지를 못해요. 한 음식의 맛이 달고 짜고 느끼하면 한 번은 맛있다고 먹지만 그걸 매일 세 끼 먹으라고 하면 엄청나게 힘들어하는 한국인이 엄청나게 많아요. 그래서 한국에서 일본 음식은 대체로 한국인 입맛에 맞게 변형시키는 편이에요.
그런데 정말 신기한 점은 타이완 음식 판매하는 식당은 한국에 별로 없다는 점이에요. 타이완 음식은 주로 디저트에서 대흥행이고, 식사류는 별로 안 보여요. 한국에 널리 알려진 중국 음식은 화교들이 만든 중국풍 한식이거나 주로 조선족,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의 동북3성 중국요리일 거에요. 타이완 식사류 음식은 의외로 한국에서 찾아보기 매우 힘들어요.
친한 동생은 타이완을 정말 많이 좋아하고 꽃보다 할배로 인해 타이완 여행 붐이 일기 전부터 타이완을 많이 가던 동생이었어요. 그런 동생이 같이 가보지 않겠냐고 해서 기대되었어요.
주말이 되었어요. 친한 동생과 망원역에서 만났어요. 친한 동생이 데려간 식당은 '타이완웨이'라는 식당이었어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어? 여기는 혼밥 되나보네?"
"예. 여기는 1인 샤브샤브 식당이에요."
친한 동생 말로는 타이완에서는 1인 샤브샤브 식당이 꽤 있대요. 혼자서 1인 샤브샤브 식당에 가서 훠궈를 먹는 타이완인들이 많대요. 1인 샤브샤브가 원래부터 타이완에 존재했던 오래된 문화는 아니지만, 1인 샤브샤브 식당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요즘은 혼자 1인 샤브샤브 식당 가서 훠궈를 즐기는 타이완인이 많고, 1인 샤브샤브가 매우 보편화되었대요.
자리에 앉았어요. 자리마다 인덕션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메뉴판을 봤어요. 육수 종류는 타이웨샤브육수, 치즈우유육수, 마라훠궈육수가 있었어요.
"치즈우유육수는 뭐야?"
"그게 타이완에서 얼마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육수에요."
친한 동생이 치즈 우유 육수는 타이완에서 얼마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샤브샤브 육수라고 알려줬어요. 그때 직원이 왔어요.
"주문 도와드릴까요?"
"타이웨샤브육수는 뭐에요?"
마라훠궈육수는 뭔지 알기 때문에 타이웨샤브육수가 무엇인지 물어봤어요. 직원은 닭고기와 야채를 넣고 만든 깔끔한 육수라고 알려줬어요.
직원이 주문방법을 설명해줬어요. 기본적으로 육수, 고기, 주식을 선택해야 했어요. 기본 육수는 타이웨샤브육수이고, 치즈우유육수를 추가하면 2000원, 마라훠궈육수를 추가하면 4000원이 추가되었어요. 고기는 종류별로 가격이 달랐어요. 주식은 밥, 대만도삭면, 우동 중 택1이었고, 추가요금이 없었어요. 직원은 기본적으로 모듬 야채가 하나 제공되기 때문에 추가메뉴는 굳이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요.
'이왕 온 거 추가메뉴도 주문해볼까?'
저는 추가메뉴로 건두부와 요우타이우를 주문했어요.
먼저 기본으로 제공해주는 야채가 나왔어요.
청경채, 배추, 단호박, 브로콜리, 양배추, 팽이버섯 등에 소세지, 어묵 같은 것도 들어 있었어요. 야채 양은 꽤 괜찮았어요.
참고로 한국인과 중국인, 타이완인이 훠궈 및 샤브샤브 먹는 문화에서 재미있는 차이점이 있어요. 한국인들은 훠궈, 샤브샤브를 먹을 때 청경채를 좋아해요. 그러나 중국인, 타이완인들은 배추를 좋아해요. 훠궈 및 샤브샤브 식당 갔는데 배추를 많이 집어간다면 중국인, 타이완인인 경우가 많아요. 청경채야 모두가 좋아하지만 배추는 한국인들이 훠궈, 샤브샤브 먹을 때 그렇게 잘 선택하지 않는 야채거든요.
"어? 양념이 다르네?"
제가 잘 가는 동대문에 있는 훠궈 무한리필 식당 및 다른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훠궈 식당에 있는 소스 재료들과는 묘하게 차이가 있었어요. '사차장'이라는 것이 있었고, 고추기름이 없었어요. 사차장은 생선으로 만든 소스로, 감칠맛을 더해줘요. 중국 훠궈집에 고추기름이 있을 자리에 타이완 샤브샤브 식당인 타이완웨이는 사차장이 자리잡고 있었어요.
저는 쯔마장에 사차장을 넣고 다진 마늘과 다진 파를 집어넣어서 소스를 만들었어요. 이것이 식당에서 추천하는 방식은 아니에요. 식당에서 추천하는 소스 만드는 방법은 소스 재료가 있는 곳에 붙어 있었어요. 그러나 저는 샤브샤브, 훠궈 먹으면서 이제는 나름대로 소스 만드는 방법이 정해져 있어서 추천 소스보다는 그냥 제 입맛에 맞게 만드는 편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샤브샤브 소스는 쯔마장에 다진 마늘을 넣는 것을 베이스로 거기에 다른 맛을 더해주는 소스를 살짝 넣는 거에요. 중국인이 하는 훠궈집에 가면 기름에 절인 고추를 듬뿍 집어넣는데 여기는 고추기름 대신 사차장이 있어서 사차장을 듬뿍 넣었어요.
"소스 맛있다!"
소스만 떠먹어도 매우 맛있었어요. 사차장이 들어가자 감칠맛이 더해졌어요. 여기에 참깨 소스인 쯔마장은 원래 맛있구요. 다진 마늘이 들어가서 한국풍 소스가 되었어요. 이렇게 만든 장에 그냥 밥을 비벼먹고 싶었어요. 이렇게 만든 소스를 밥에 붓고 간장만 조금 더 넣어서 간을 맞추면 그것만 먹어도 매우 괜찮을 맛이었어요. 하지만 이 식당에서 직접 해보지는 않았어요.
"건두부가 다르네?"
건두부는 그냥 건두부가 아니라 말려서 튀긴 두부였어요.
요우타이우는 중국 및 타이완 사람들이 아침에 두유와 같이 먹는 빵 비슷한 거에요.
"이거 중국 훠궈랑 맛 다른데?"
타이완 샤브샤브는 중국 훠궈와 맛이 매우 달랐어요. 타이완 샤브샤브의 가장 큰 특징은 국물에서 고소한 건어물 향이 느껴졌어요. 비린내는 없었고 고소한 건어물 향이 느껴져서 국물이 실제보다 더 고소하게 느껴졌어요.
제가 고른 타이웨샤브육수는 매우 깔끔했어요. 재미있는 점은 단호박이 들어가자 국물맛이 조금 변했어요. 구수한 맛이 더해졌고, 고소한 건어물향도 조금 더 강하게 느껴졌어요.
'역시 직원 말을 잘 들어야 해.'
이날 모든 것이 다 만족스러웠어요.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딱 하나 있었어요. 제가 주문한 요우타이우였어요. 직원은 요우타이우는 마라훠궈육수와 어울리고 타이웨샤브육수와는 그렇게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고 했어요. 제가 타이웨샤브육수를 고르고 요우타이우를 추가로 주문하려고 하자 조금 말리고 싶어하는 기색이 보였어요. 그러나 그냥 시켰어요. 직원 말이 맞았어요. 요우타이우는 타이웨샤브육수와는 안 어울렸어요. 먹어보고 타이웨샤브윣후에 담가서 먹는 것은 정말 별로라고 느꼈기 때문에 남은 것은 제가 만든 소스에 그냥 찍어먹었어요. 그렇게 먹으면 맛있었어요.
타이완웨이에서 판매하는 타이완 샤브샤브는 흔히 보이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중국식 훠궈와는 맛이 매우 달랐어요. 중국식 훠궈가 고깃국 국물 같은 느낌이라면 타이완웨이의 타이완 샤브샤브는 어묵탕 같은 느낌이었어요.
타이완웨이의 가장 좋은 점은 혼자 가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샤브샤브는 그게 한국식이든 중국식이든 혼자 먹기 매우 나빠요. 그러나 타이완웨이는 아예 1인 샤브샤브 식당이라 혼자 가서 먹는 것이 하나도 안 이상했어요. 제가 친한 동생과 먹는 동안 혼자 와서 먹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타이완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면 망원역 근처에 있는 타이완 훠궈 가게인 타이완웨이를 가보는 것도 좋을 거에요. 게다가 1인 샤브샤브 식당이라 혼밥이 자연스러운 곳이라는 점도 매우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