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던킨 도넛은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이에요. 던킨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은 던킨 2020년 9월 이달의 도넛 DOM 이에요.
밤새 서울을 돌아다니다 이른 아침에 의정부로 돌아왔어요. 아침을 먹어야 했어요. 집에 가는 길에 던킨 매장이 있었어요.
'던킨 가서 도넛 사먹고 갈까?'
잠깐 고민했어요. 그러나 정말 배가 고팠기 때문에 참았어요. 던킨에서 도넛으로 배부르게 먹으려고 하면 도넛을 정말 많이 먹어야 하거든요. 그건 조금 아닌 것 같았어요. 던킨 도넛은 한두 개 맛있게 먹는 것이 좋거든요. 던킨 도넛은 던킨 특유의 튀긴 빵맛이 공통적으로 있고 맛이 그렇게 크게 튀지 않아요. 일반 도넛, 초콜렛 도넛, 위에 코팅한 것 정도로 구분해도 될 정도에요. 한두 개 먹을 때는 도넛 각각의 맛 차이를 느낄 수 있어서 맛있지만 여러 개 먹으면 전부 그놈이 그놈이 되어버려요. 게다가 정말 작정하고 식사 대신에 포만감 느낄 때까지 배부르게 먹으려면 여기도 돈 꽤나 깨져요.
그래서 아침에는 얌전히 김밥 먹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집에 와서 한숨 자고 일어났어요. 이제 9월 30일이었어요.
'아, 맞다. 던킨은 이달의 도넛 있지?'
배스킨라빈스는 매달 1일에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을 출시해요. 던킨도 배스킨라빈스와 마찬가지로 매달 1일에 이달의 도넛을 출시해요. 그런데 배스킨라빈스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은 매우 잘 알려져 있는 반면, 던킨의 이달의 도넛은 별로 유명하지 않아요. 그래도 던킨은 매달 꾸준히 이달의 도넛을 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던킨 홈페이지에 들어가봤어요.
"어? 던킨은 이달의 도넛 발표 안 했네?"
던킨은 아직 2020년 10월 이달의 도넛을 발표하지 않았어요. 여전히 2020년 9월 이달의 도넛이 홈페이지 맨 앞에 올라와 있었어요. 던킨 2020년 9월 이달의 도넛도 뭔지 몰랐기 때문에 무엇이 2020년 9월 이달의 도넛이었는지 확인해봤어요.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
순간 떠오른 게 있었어요.
배스킨라빈스31 2018년 9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 쫀떡궁합!
지금까지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을 140종류 넘게 먹어봤어요. 이 가운데 블로그에 글로 쓴 것이 137종류구요. 이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기억을 선사해준 아이스크림은 단연 쫀떡궁합 아이스크림이에요.
나는 진지하게 과장 하나 안 보태고 쫀떡궁합 망할 줄 알았다.
베스킨라빈스31 쫀떡궁합을 먹었을 때 정말로 욕했어요. 떡 때문에 아주 괴악한 아이스크림이었어요. 그래서 정말로 먹으면서 욕했어요. 이건 무조건 망할 거라고 예상했어요.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어요. 오히려 쫀떡궁합은 대히트쳤어요. 배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중 먹는 동안 저를 열받게 한 유일한 아이스크림이 바로 쫀떡궁합이에요. 민트 초콜릿칩 아이스크림을 먹고 충격받아서 몇 년 동안 베스킨라빈스에 얼씬도 안 했지만 그건 맛에 너무 충격받아서였지 먹는 동안 욕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쫀떡궁합은 진짜로 욕했어요. 그런데 이게 대성공했어요. 지금도 팔리고 있어요. 찐득찐득한 떡 식감을 줄여서 제가 맛있게 잘 먹은 쌀떡궁합은 오히려 코빼기도 안 보이구요.
아니야, 이건 도넛이잖아. 쫀떡궁합이랑 달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건 도넛이었어요. 배스킨라빈스31 쫀떡궁합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에 떡이 찍 늘어나서 대책없었어요. 그러나 던킨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은 어떨지 상상해보니 찐득거리고 찍 늘어난다 해도 원래 인절미가 그런 거에요. 이건 충분히 납득하고 먹을 수 있었어요. 원래 인절미 매우 좋아하구요.
'추석인데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이나 하나 사먹고 와야겠다.'
올해 추석은 중국 괴질 사태 때문에 내려가지 않고 혼자 자취방에서 머무르고 있어요. 추석 분위기 낸다고 송편 사와서 방구석에서 혼자 앉아서 먹으면 최악일 거였어요. 그보다 처량한 추석도 없을 거였어요. 방구석에서 혼자 송편 먹으며 우울한 추석을 보낼 바에는 차라리 던킨 가서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이나 하나 먹고 돌아오는 것이 훨씬 기분상 나을 거였어요.
던킨 매장으로 갔어요.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을 1개 샀어요.
던킨 2020년 9월 이달의 도넛 DOM 인 던킨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은 이렇게 생겼어요.
얼핏 보면 정말 인절미처럼 생겼어요. 인절미가 볼륨이 있는 직육면체라면 이것은 아주 넙적한 직육면체에 가까웠어요. 콩가루 발라져 있는 것은 인절미와 똑같았어요.
던킨 홈페이지에서는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에 대해 '쫄깃한 식감의 도넛 위에 콩가루를 토핑하여 인절미를 연상시키는 도넛'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던킨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 열량은 155kcal 이에요.
던킨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 가격은 1100원이에요.
던킨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찹쌀스틱도넛믹스[밀가루(밀/미국산, 캐나다산), 전분가공품/태국산, 알파찹쌀가루(찹쌀/국산)], 쇼트닝1(팜유/말레이시아산, 팜올레인유/말레이시아산), 쇼트닝2(팜유/말레이시아산, 팜올레인유/말레이시아산), 생미분(쌀/국산)
알레르기 유발 성분으로는 밀, 대두, 우유가 함유되어 있대요.
인절미의 던킨화!
던킨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은 인절미 맛과는 약간 차이가 있었어요.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두 가지 있었어요.
첫 번째는 바로 던킨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에서는 던킨 도넛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던킨 특유의 기름에 튀긴 빵 냄새가 느껴진다는 점이었어요. 고소하면서 아주 미세하게 달콤하게 느껴지는 던킨 특유의 냄새가 여기에도 있었어요. 이 냄새는 당연히 일반 인절미에는 없어요. 눈 감고 먹어도 이건 일반 인절미가 아니라 도넛 만드는 곳에서 도넛으로 만든 인절미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두 번째는 던킨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은 콩가루 맛이 매우 약했다는 점이었어요. 진열되어 있는 것 중 콩가루가 가장 많이 발라져 있는 것을 골라서 집었어요. 계산과정에서 콩가루가 떨어진 것도 아니에요. 실제 저 모습으로 진열되어 있었고, 그것을 그대로 들고 왔어요. 인절미는 콩가루 맛과 쌀떡의 단맛으로 먹는데 이것은 콩가루 맛이 매우 약한 편이었어요.
이거라면 외국인들에게 먹여도 되겠다.
떡은 찐득거리지 않았어요. 매우 부드럽고 베어물고 씹는 느낌이 좋았어요. 탱탱하고 쫀득거리고 야들야들한 식감이었어요. 치아에 찐득찐득 들러붙는 것도 없었어요. 기분좋게 베어먹고 깔끔히 씹어삼킬 수 있었어요. 여기에 쌀떡의 부드러운 단맛과 기름에 튀긴 빵냄새의 조합도 매우 괜찮았어요.
외국인들이 안 좋아하는 한국 음식 중 떡이 있어요. 떡의 찐득거리는 느낌을 상당히 싫어해요. 그런데 이것은 찐득거리는 느낌은 전혀 없고 쫀득거리고 탱탱하고 야들야들해서 베어먹고 씹어삼키는 맛이 있었어요. 이런 거라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떡이라고 먹여도 꽤 괜찮을 것 같았어요. 외국인들에게 팔려면 단맛을 추가로 더 집어넣어서 훨씬 더 달게 만들어야하겠지만요.
던킨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은 인절미 대신 먹기에도 괜찮았어요. 개당 1100원이라서 인절미 대신에 먹기에는 가격이 조금 있을 수 있지만, 인절미와 다르면서 비슷한 맛이라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인절미를 기름에 튀기면 이런 맛이 날 것 같았어요.
던킨 쫀떡쫀떡 인절미 도넛은 입 심심할 때 먹으면 딱 좋을 맛과 식감이었어요. 찐득한 느낌 없고 도넛 느낌 나고 쫀득거리는 인절미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