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어요.


'카페 가서 잠깐 글 쓰고 책 보다 집으로 돌아갈까?'


밤이 되어도 전혀 시원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더워진 거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낮에 비해 습도가 더 높아진 것 같았거든요. 바람이 불 때마다 시원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바람을 쐴 때마다 오히려 더 더워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습기를 잔뜩 머금은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바람에 얼마나 많은 습기가 있는지 얼굴과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거든요.


'집에 돌아가면 더워서 잠만 자고 싶을 건데...'


집까지 돌아가는 동안 습도와 더위에 쩔어버릴 것이 분명했어요. 사실 더위 그 자체는 별 거 아니었어요. 저는 30도 정도는 별로 덥다고 느끼지 않거든요. 문제는 습도였어요. 이 습도는 대책없었어요. 더워서 땀이 나는 것이 아니라 습해서 땀이 나고 있었어요. 버스든 지하철이든 집에 가서 방 안에 들어가는 순간 땀이 비오듯 쏟아져내릴 거였어요. 이건 딱히 추리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할 필요도 없는 거의 정확한 예측이었어요. 보나마나 제 방은 많이 달궈져 있을 거고, 에어컨을 바로 틀어서 방을 식히고 찬물로 샤워한다고 해도 그 짧은 시간에 땀이 쫙 날 거니까요.


'카페 가서 책 좀 보고 글 쓰다 돌아가야겠다.'


집에 가면 덥고 습하고 피곤해서 만사 다 귀찮아질 것이 뻔했어요. 무언가 하고 싶다는 의욕은 0을 넘어 음의 영역까지 뚝 떨어질 거였어요. 그럴 바에는 차라리 지금 카페 가서 책도 보고 글도 쓰다가 집에 가서 바로 씻고 드러누워 잠을 청하는 것이 훨씬 보람찬 하루를 보내는 길이었어요.


'여기 카페 없나?'


어디에 카페가 있는지 찾아봤어요. 우리나라 서울에서 카페가 없는 곳을 찾는 것이 더 힘들어요. 중요한 것은 카페 그 자체를 찾는 것이 아니라 마감시간이 적당히 늦은 카페를 찾는 것이었어요.


밖에 나와서 밤을 새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굳이 24시간 카페를 찾아서 가야 할 필요는 없었어요. 24시간 카페를 찾아서 가면 심야시간에 보다 여유로운 분위기이기는 해요. 그렇지만 대신 24시간 카페는 음료 가격이 아무래도 조금 비싼 편이에요. 대체로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엔제리너스 커피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체인점 카페들이거든요. 대형 프랜차이즈 체인점 카페가 아니라 하더라도 24시간 카페로 운영되는 곳 음료는 그렇게 저렴하지는 않아요.


마감시간이 조금 늦은 카페를 찾으며 길을 걸어갔어요.


"커피나무? 저기는 무슨 카페이지?"


'커피나무'라는 카페가 있었어요. 마감시간은 11시 정도였어요. 그 정도면 괜찮았어요. 일단 가격이 비싸지 않았어요. 잠깐 들어가서 더위 좀 식히고 글 조금 쓰다가 나오기에 괜찮은 카페 같아보였어요.


커피나무 카페 안으로 들어갔어요. 여기도 나름대로 프랜차이즈 카페였어요.


음료를 골랐어요. 그러나 재료가 다 떨어졌다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그래서 다른 음료를 주문했어요. 역시 재료가 다 떨어져서 죄송하다는 말이 돌아왔어요.


'뭐지? 오늘 대체 사람들이 음료 얼마나 많이 사서 마신거야?'


두 번이나 재료 없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들은 건 예전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있는 탐앤탐스 24시간 카페 이후 처음이었어요.


'설마 이건 있겠지.'


"레몬에이드 주세요."

"예."


역시 레몬에이드는 있었어요. 레몬에이드를 주문했어요.


카페 커피나무 레몬 에이드는 이렇게 생겼어요.


레몬에이드


컵 홀더에는 특별한 무늬 같은 것이 없었어요.


컵 홀더를 벗겨봤어요.


카페 커피나무 레몬 에이드


컵 안에는 레몬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 있었어요.


커피나무 음료


카페 커피나무 레몬에이드 가격은 3500원이었어요.


커피나무 카페 레몬에이드


신맛은 어디 갔는가.


맛이 꽤 특이한 레몬에이드였어요.


단맛과 쓴맛이 꽤 강했어요. 레몬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을 눈으로 보지 않고 레몬향을 잘 느끼지 못했다면 라임 에이드에 시럽 팍팍 넣은 것 아닌가 착각했을 거에요. 맛이 라임 에이드와 뭔가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많았어요.


레몬에이드인데 신맛이 거의 안 느껴졌어요. 오직 단맛과 쓴맛이었어요. 레몬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 있는데 왜 신맛이 별로 없는지 신기했어요. 레몬에이드는 보통 신맛과 단맛, 탄산의 조합인데 이건 단맛과 쓴맛, 탄산의 조합이었어요. 레몬이 한 조각만 들어가 있다면 그러려니 할 수 있었을 거에요. 그런데 이건 레몬이 꽤 많이 들어가 있었어요. 그런데도 신맛이 무지 약했어요.


'희안한 레몬에이드네.'


레몬을 꺼내서 먹어봤어요. 분명히 셨어요. 레몬에서 물이 다 빠져서 안 신 것도 아니었어요. 보통 이 정도로 레몬을 풍요롭게 넣어주면 신맛이 꽤 강하기 마련인데, 이건 신맛은 거의 안 느껴졌어요.


레몬이 많이 들어 있어서 레몬을 꺼내먹는 맛이 있었어요. 레몬도 껍질째 씹어먹으면 나름 맛있거든요.


커피나무 레몬에이드는 어째서 레몬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 있는데 신맛은 별로 없고 단맛과 쓴맛이 강한지 신기했던 음료였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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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직히 레몬에이드 가루 타주는 게 조미료처럼 더 자극적이게 새콤달콤 한 거 같아요. 보통 레몬에이드 4000원짜리에도 레몬 슬라이스 한 조각 안 넣어주는 곳도 있던데 여긴 양심적이네요.

    2019.07.22 23: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긴 레몬을 진짜 양심적으로 넣어주더라구요. 레몬을 엄청 넣어줬어요 ㅋㅋ 저처럼 레몬에이드에서 레몬 조각 건져먹는 사람에게는 매우 좋은 곳이었어요. 맛이 조금만 더 새콤달콤했다면 최고였겠지만 레몬 들어 있는 거 보고 레몬에이드 원래 맛이 이렇구나 했어요 ㅎㅎ

      2019.07.24 23:35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