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람이 있다 (2019)

서울 성동구 한양대 살곶이2길 꽃담 벽화마을

좀좀이 2019. 6. 12.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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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되돌아가서 안 가본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서울


서울 성동구 마장동 마장역 한양대 살곶이2길 꽃담 벽화마을은 2014년 9월부터 벽화 제작이 진행되었어요.



2014년 9월부터 성동구가 마장동 30통 전역에 대해 진행한 벽화마을 조성사업은 2016년 11월 말에 마무리되었어요.


마장동


성동구가 진행한 마장동 벽화마을 조성사업에는 청년봉사단체 아티스, 낭자, 문화예술프로젝트 창의집단, 이룸이 참여했고, 대우건설, 신도리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한양여대도 참여했어요. 여러 단체와 개인봉사자 등 1000여명이 총 15차례 참여했고, 벽화 150여개를 그렸다고 해요.


서울 성동구 한양대 살곶이2길 꽃담 벽화마을


2017년 11월 18일, 성동구는 오전 11시 30분에 마장동 벽화마을에서 꽃담벽화마을 안내도 제막식을 열었어요. 제막식과 더불어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골목길 도보 여행을 실시했다고 해요. 마을잔치도 열었다고 하구요.


마장동 빈민가


그 후로는 딱히 특별한 것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인터넷에서 마장동 꽃담벽화마을 - 일명 피카소 마을 관련 정보를 찾아봤지만 눈여겨볼 만한 것이 없었거든요.


성동구 주거환경


벽화마을 조성은 정말 잘 했어요. 그러나 한 가지 의문점이 있었어요.


street view seoul


지금이야 아직 마장동 벽화마을이 그렇게까지 유명하지 않으니 상관없어요. 그렇지만 이화동 벽화마을처럼 매우 유명해진다면 여기는 어떻게 될 지 궁금했어요.


shanty town street in seoul south korea


빈곤 포르노니 젠트리피케이션이니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이 벽화로 인해 주민들의 거주환경이 얼마나 많이 개선되었는지에요. 저는 오직 그것에만 관심있어요.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직접 살아본 적이 있거든요.


서울특별시


벽화마을이 조성되면 사람들이 구경하러 많이 가요. 한편, 이것을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제 벽화마을은 빈민가의 상징처럼 되어 버렸어요. 벽화마을이 조성된 곳은 빈민가라고 보면 되요. 달동네라고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아요. 그 대신 '벽화마을'이라고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꽤 잘 나와요. '빈민가'라는 단어게 '벽화마을'로 바뀌어버렸어요.


한국


벽화마을 조성사업이 왜 엄청난 호응을 얻었고 광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확 퍼졌는지 짐작가는 것이 있어요.


냉정히 이야기해서 음악, 미술 등 예술 계열은 빈곤 해결에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아요. 순간 즐겁게야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술 마시고 뻗어서 잠드는 것과 똑같아요.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없어요. 애초에 미술, 음악은 오직 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술, 담배와 마찬가지로 유흥거리에 속해요. 감성이 메말랐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것들이 배고픔을 해결해줄 수 없는 건 분명해요. 거리에서 그림 그려주고 악기 연주하고 노래하며 구걸하면 된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요.




그래서 예술 계열 사람들은 봉사활동, 사회운동에서 묘한 열등감이 존재해요. 자기들은 투쟁가, 선동 포스터 같은 이야기를 하며 사회운동, 봉사활동 운운해요. 그러나 그들 스스로 예술이 현실의 고통을 덮어버리기 위해 소주 먹고 취하는 행동과 따지고 보면 별 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잘 알아요. 힘드니까 소주 병나발 불고 잠이나 한숨 푹 자라고 하는 것이나 그들이 힘든 사람 찾아가서 미술, 음악 봉사활동 하는 것이나 똑같다는 거에요. 근본적 문제 해결에는 아무 도움이 안 되요. 차라리 가서 무거운 짐 들어서 하나 날라주는 게 더 도움되요. 라면 하나 사서 주는 게 더 도움되구요.




이런 예술 계열 사람들이 갖고 있는 내재된 열등감을 자극해 긍정적으로 표출하게 한 것 중 하나가 벽화마을 조성사업이라고 봐요. 게다가 이건 봉사활동 후 결과물이 모든 사람들에게 아주 정확하고 뚜렷한 모습으로 장기간 공개적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후원자 입장에서도 꽤 만족스러운 사업이었을 거구요.




벽화마을 조성사업으로 인해 관광지처럼 된 곳들이 여럿 있어요. 그리고 동네 풍경이 조금 더 밝아지면서 주민들 정서적 안정감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부분도 있구요. 순기능은 분명히 있었어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뭐가 달라졌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물음표만 쌓이고 쌓여가요. 결국 달라진 거 없잖아요. 동네 분위기가 조금 더 밝아져 보일 뿐이죠. 오히려 동네 분위기가 조금 더 밝아보이면서 근본적인 문제인 집 건물 개선은 덮혀버렸어요. 여기 거주하는 사람들의 빈곤도 가려져 버렸구요.




벽화마을 조성사업 좋아요. 긍정적 효과 분명 있을 거에요. 우범지역 같던 동네를 조금이라도 평범한 사람 사는 공간처럼 보이게 만든 효과 인정하고, 덕분에 동네가 한결 더 깔끔해 보이게 된 점 이해해요. 그렇지만 벽화가 그려진 벽 너머,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삶이 어떻게 더 개선되었는지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에요. 제가 봤을 때는 힘들고 아프다는 사람에게 술 한 병 주고 이거나 마시고 잠이나 푹 자라고 한 것에 불과하다고 봐요.




벽화마을 조성사업을 했다면, 그렇게 해서 탄생한 벽화마을 그 자체를 갖고 어떻게 거기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 그러면 나아진 거 하나도 없어요.




우범지역처럼 생긴 빈민가에 벽화를 그려서 동네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것은 좋아요. 그렇지만 거기에서 그친다면 무의미한 짓이나 마찬가지에요. 벽화를 통해 주민들의 빈곤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게 할 방법을 찾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 데이터 많이 쌓였잖아요. 그동안은 벽화마을 조성사업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자료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일단 실험해봤다고 쳐요. 그러나 언제까지 자원봉사자들 동원해서 벽화 그리라고 할 건가요. 좋아요, 그건 재능기부라 쳐요. 하지만 그렇게 벽화 그린다고 해서 거기 사는 사람들의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은 명백하잖아요. '벽화마을을 잘 조성하면 구경하러 사람들이 몰려온다'는 것은 확실히 밝혀졌으니, 이제는 이것을 이용해 거주민들이 빈곤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방안을 찾아야해요.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백날 천날 벽화마을 조성해봐야 아무 소용 없어요. 오히려 벽화마을은 슬럼가, 빈민가의 상징으로 인식되어갈 뿐이죠.












아래로 계속 내려갔어요.












골목이 좁다는 점을 제외하면 마을을 둘러보기 꽤 좋았어요. 동선 자체가 좋은 편이었어요.



계속 아래를 향해 걸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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